기자는 '건담'을 매우 좋아한다. 어렸을 적 형과 함께 어린이 날 특집으로 MBC에서 방영한 '건담 0083 스타더스트 메모리'때 처음 접하면서부터 지금까지 나온 모든 건담의 시리즈를 챙겨 보았다. 물론 '섬광의 하사웨이'같은 소설도 포함이다.

건담은 과거 패미컴부터 지금 PS3까지 다양한 콘솔용 게임과 한국에서는 'SD 건담 캡슐 파이터' 라는 이름으로 온라인게임이 출시된 적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그러나 모바일 시장에서만은 그렇지 않았다.

모바일 플랫폼만 봤을 때, 일본의 경우에는 건담IP로 모바일 게임이 나와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지만, 한국에서 '건담'을 가지고 만드는게임은 다음 모바게 플랫폼으로 나온 '건담 카드 콜렉션'이 전부였다. 그리고 지난 8월 27일 파티게임즈에서 '건담 IP'를 이용한 'SD건담 배틀스테이션'을 출시했다.

한국에서 선보이는 '건담'을 이용한 두 번째 게임, 그리고 '카드 배틀'이 아닌 스테이션을 통한 베이스 캠프 구축과 거의 모든 기체의 구현. '건담'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당연히 기대와 관심을 쏟을 수 밖에 없는 게임이었다.




원작 충실? 나름 잘 살린 MS(모빌 슈츠)들

건담 팬들이 게임을 하면서 가장 바라는 점은 단 하나다. 어느 정도까지 원작의 느낌을 게임에 입혔나? 라는 부분이다. 건담을 이용한 'G-제네레이션 시리즈'의 경우 건담 종류별로 시나리오를 나누어 따로 즐길 수 있게 배려해 원작의 느낌을 물씬 살리며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SD건담 배틀스테이션은 건담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매력인 '스토리'를 느낄 수 있는 '시나리오'부분이 전무하다.

먼저 튜토리얼을 보면 유저는 SD건담 배틀스테이션이 자신의 기지를 발전시키고, 강력한 MS를 뽑아 적들을 물리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튜토리얼에서는 기지의 확장, 업그레이드 방법, 전투 그리고 업적과 같은 기본 인터페이스 설명으로만 이루어져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아쉽다고 생각하는 점인데, SD건담 배틀스테이션에는 건담 시리즈에서 느낄 수 있는 특유의 '스토리'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전무하다. 파일럿은 없고 기체만 덩그러니 있을 뿐이며, 건담 특유의 '스토리'를 만나 볼 수 있는 공간도 '도감'이라는 이름하에 있는 '기체 정보 모음집' 뿐이다. 심지어 그 '도감'에서는 기체가 게임에 어떤 능력치로 적용되어 있는지만 알 수 있다. 건담 팬의 입장에서는 알맹이가 빠져있는 기분이다.



건담의 종류는 매우 많다. 1970년대 후반 아무로 레이가 나오는 '기동전사 건담'부터, 최근 완결된 유니콘 건담까지 (건담 빌드 파이터즈는 제외) 우주세기와 비우주세기를 넘나드는 시리즈만해도 무려 약 20여작품이다.

거기다 W,X,G건담을 중심으로 한 헤이세이 건담, 가장 많은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진 SEED, 00시리즈를 위시한 신 건담, 오리지널에서는 담아내지 못한 내용을 알수 있는 소설 파트까지 포함한다면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의 숫자를 자랑한다.

더군다나 각각의 기체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도 다르기에, 유저들이 좋아하는 유닛들도 가지각색일 수 밖에 없고, 덕분에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은 게임에서 등장하는 기체들의 특징에 대해 주시하게 된다. 다행스럽게도 SD건담 배틀스테이션은 지금까지 꺼내놓은 기체들의 특징이 나름 잘 드러나는 편이다.

최근 업데이트 된 큐베레이만 살펴봐도 뉴타입 각성과 판넬이라는 원작 설정 그대로의 스킬을 가지고 있고 SD형태로 기획된 모습은 ZZ건담에서 나오던 하만누님의 전용기 형태 그대로 가져가고 있다. 타 기체도 비슷하다. 또한 도감을 살펴보면 최근 종영한 UC(유니콘)까지 포함하고 있어 앞으로 등장할 다양한 건담 혹은 MS들을 기대하게 만든다.




모바일에 특화된 상성 시스템과 턴 제 전투

SD건담 배틀스테이션은 SNG형태의 기지 '스테이션'과 다양한 기체로 만든 소대를 이용한 전투로 이루어진다. 스테이션에서는 각종 연구 혹은 개발과 유닛의 생산, 자원, 소대관리 및 출격이 가능하며, 전투는 자신이 구성한 소대로 턴제 전략을 즐길 수 있다.

최근 모바일 미드코어 RPG를 살펴보면, 캐릭터 육성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플레이하는 게임에서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 수 있는 SNG 시스템을 더한 경우가 많다. 이번에 등장한 SD건담 배틀스테이션도 비슷하다.

'스테이션'이라는 부분을 통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유닛들을 강화 시킬 수 있고, 빔공격 강화나 연료 통 강화 등을 통해 자신의 기지에 있는 모든 유닛에 영향을 미치는 업그레이드가 가능하게 만든 것이다.

이를 통해 자칫 잘못하면 강력한 캐릭터만 얻고 끝날 수 있는 부분을, 스테이션 내 업그레이드를 통해서 유저만의 부대를 만들 수 있도록 개발사는 유도하고 있다. 또한 강화 부분도 랜덤이 적용되어있어 일반 유닛의 능력치는 동일 할 지 모르나, 강화된 수치에 따라 모습은 같지만 남들과 다른 나만의 유닛으로 탄생한다.

조금 아쉬운 점은 올라가는 폭이 랜덤으로 결정되며, 일반 골드로 진행하는 강화는 한개가 올라갈지, 세개가 올라갈지 랜덤, 캐쉬를 사용할 경우에는 3개의 수치가 동시에 오르나 오르는 수치는 랜덤으로 적용된다는 점이다. 내가 원하지 않은 부분이 올라갔을 때 되돌릴 수 있는 강화 되돌리기 권도 있지만 이마저도 캐쉬다.



이는 재수 좋은 사람이라면 아무래도 강력한 기체를 획득 할 수 있겠지만, 운이 없다면 5번 강화를 하더라도 4번한 사람보다 좋지않는 능력치를 획득 할 수도 있는 위험성을 내포한다. 유저들은 이기기위해 혹은 더 좋은 능력치를 위해 계속해서 강화를 반복 할 것이고, 반복이 계속되면 이에 관한 불만이 나올 수도 있다.

또한 3기의 기체로 이루어지는 전투는, 각 소대에 위치하는 등급에 따라 보너스가 더해진다. 기체들은 '중거리' '원거리' '근거리' 3개의 속성으로 이루어져 있고, 이 3개의 속성은 각 중거리>근거리>원거리>중거리 순의 상성을 지녀 유저가 스테이지를 진행하면서 어느정도 전략을 고려하게 만들고 있다.

즉 자신이 소대를 만들어 스테이지 전투를 진행할 때, 스테이지 내에 존재하고 있는 적 기체들의 속성을 알고 맞춰서 편성한다면 좀 더 쉬운 전투가 가능하다. 또한 각각 능력치형과 스킬형으로 나뉘어져, 특정 능력치에 보정이 붙거나 혹은 스킬에 특수효과가 붙어있어 각기 상황에 맞게 이용할 수 있다.




원작에 충실해지려는 노력은 보인다. 그러나 게임으로서의 재미는....

SD건담 배틀스테이션은 원작에 등장하는 기체들과 전략시뮬레이션의 재미를 살리려는 개발사의 노력이 보인다. 그러나 건담을 모르는 유저라면 접근하기 어려운 부분도 다소 있다. 더욱이 아쉬운건 건담의 스토리를 알 수 있는 부분이나, 이 기체가 어떤 역할을 했었는지에 대한 배경이 게임에 전혀 없다는 점이다.

또한 스테이션을 발전 시킬 때 필요한 자원의 양이 너무 많다. 물론 시간이 지난다면 점차적으로 스테이션 내의 건물들을 발전 시키고, 그 이후 들어오는 자원의 양에 따라 좀 더 빠른 업그레이드가 가능할지도 모른다.

처음부터 너무 맣은 자원의 양을 요구하다보니, 유저들은 자연스럽게 어떻게 하면 자원을 많이 획득 할 수 있는지 찾게 된다. 그런데 'SD건담 배틀스테이션'에서는 보통 소대로 진행하는 전투인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더라도 획득할 수 있는 자원의 양은 고작 70~100골드 정도에 불과하다.

뿐만 아니라 기자의 경우, 골드를 획득할 수 있는 충전소를 레벨 5까지 업그레이드 했음에도 불구하고 1시간당 획득할 수 있는 골드는 약 160에 불과했다. 물론 더 많은 업그레이드를 거친다면 많은 규모의 자원만 획득할 수 있지만, 업그레이드 시 필요한 비용도 기본 1만골드 이상에 5시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업그레이드 혹은 필요한 골드를 모으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들 수 밖에 없다.



심지어 앞서 말했던 골드 효율이 너무나 낮다보니, 오히려 가챠를 하는 것 보다 골드를 캐쉬로 사는게 훨씬 이득이다 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예를 들자면 골드 생산소를 LV 4 에서 LV 5 로 올리면 실질적인 본전은 29일 이후 부터 발생한다. 업그레이드 비용은 너무나 큰데, 생산되는 비용의 효율이 낮으니 결국 유저들은 골드? 차라리 캐쉬로 사! 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같은 등급을 합성시켜 높은 등급의 기체를 얻으려고 해도, 합성 포인트가 필요하게 되는데 문제는 이 합성 포인트를 얻을 수 있는 장소가 '도감 채우기'밖에 없다. 도감을 채우기 위해서는 계속 배틀을 진행하면서 유닛을 획득하거나 설계도로 유닛을 만들면 된다.

문제는 배틀을 진행하더라도 자신이 부족한 유닛을 채우기 위해서는 필요한 유닛이 나올때까지 스테이지를 클리어 해야하며, 설계도도 전투에서 보상으로만 획득이 가능하고 소비되는 돈도 4성기준으로 35,000 골드나 필요하다.

즉 유저들은 합성을 통해 강력한 유닛을 얻을려면 그저 속된말로 뺑뺑이라 부를 수 있을 만큼의 스테이지 배틀 반복 작업을 해야만 한다. 물론 이런 부분은 건담 매니아라면 '건덕후니까' '건담을 좋아하니까' 라는 말로 상쇄시킬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부분은 건담을 잘 모르거나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그저 좀 더 쉬운 '반복 노동'으로 여겨질 수 있다. 다행스럽게도 전투의 Repeat과 Auto버튼으로 한 스테이지를 연료가 다 소모될 때 까지 자동으로 진행이 가도록 해 '반복 노동'의 피로감을 줄여 놓았다.




건덕후로서 건담시리즈를 즐길 수 있는 모바일 게임이라는 점에 'SD건담 배틀스테이션'은 많은 기대를 가지게 만들었던 게임이었다. '3배 빠른 그분'이나 '하얀 악마' '제타' '디오' 등 다양한 기체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점과 모바일에서도 쉽사리 즐길 수 있도록 디자인한 스테이션과 '소대' 시스템은 100점에 80점을 줄 정도로 고민을 한 흔적들이 보였다.

그러나 기체와 본부만 있고 전투는 단순 반복적인 스테이지 형에 곳곳에 발견되는 버그와 한 번씩 느려지는 최적화 부분에서는 높은 점수를 주기가 어려웠다. 특히나 건담에서 가장 중요한 스토리부분과 건담매니아가 아닌 일반 유저들에게 특별한 동기부여를 주는 부분도 없다.

그래도, '건덕후'인 기자로서는 조금이나마 SD건담 배틀스테이션의 발전에 대해 기대를 해보고 싶다. 지금까지 타 회사에서 나온 카드배틀 말고, 진짜 건담에 등장하는 유닛을 가지고 전략이나 전투를 벌이는 게임을 한국에서는 즐겨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얼마전 업데이트한 '제타'나 '큐베레이'만 보더라도 더욱이 많은 기체가 SD건담 배틀스테이션에서 등장 할 수 있다는 가능성과 최근 4일간 이루어진 11번의 긴급,임시 점검을 통해 버그와 최적화 부분을 빠르게 수정하려는 개발사의 노력도 보인다. '건담'을 좋아하고 좀 더 발전된 모습을 기대 하는 유저라면 'SD건담 배틀 스테이션'을 조금 더 지켜보는게 어떨까.

※ 9월 2일 업데이트를 통해 PVP와 월드 보스 시스템, 기체 성장 시스템이 추가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