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ICT 분야 산업기능요원 대학생 배제, 합리적인가?' 라는 주제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정책토론회는 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의원과 김광진 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소프트웨어와 게임 등 ICT 분야의 산업기능요원 편입 자격의 학력 제한이 합리적인지, 그리고 이로 인해 사회적 영향이 어떻게 발생할지 포괄적으로 조명하기 위한 자리였다.

정부는 2012년부터 고졸 취업문화 정착을 위해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졸업생을 산업기능요원으로 우선 충원하도록 했는데, 2015년의 경우 아예 1, 2순위 모두 특성화고 및 마이스터고와 MOU를 체결한 업체에 대해 산업기능요원 전원을 배정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이에 전병헌 의원은 ICT분야 산업기능요원제도의 활성화를 위해 '정보통신 진흥 및 융합 활성화 등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ICT특별법 개정안)'을 15일 대표발의하는 동시에 김광진 의원과 정책토론회를 공동주최한 것.


『정보통신 진흥 및 융합 활성화 등에 관한 법률 특별법』12조2의 신설

제12조의2 (산업기능요원의 공정한 배정)
① 미래창조과학부장관은 우수한 전문인력이 부당하게 경력이 단절되는 것을 예방하고 효율적인 정보통신 진흥을 위하여 연도별로 IT·SW 분야 산업기능요원의 수요 파악을 위한 실태조사를 실시하여야 한다.  

② 미래창조과학부장관은 제1항에 따른 실태조사 결과를 고려하여 병무청이 병역법 제36조제4항에 따른 산업기능요원 선발 시 적정인원의 산정과 전문인력의 학력과 출신학교를 이유로 차별을 하거나 우선순위를 두지 못하도록 병무청장에게 요청해야 한다. 이 경우 병무청장은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할 수 없다.

※공동발의 의원:김광진, 박남춘, 전순옥, 장병완, 백재현, 김상희, 정세균, 김성곤, 박민수, 강기정, 송호창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이 좌장 역할로 토론 진행을 담당했으며, 권영규 병무청 산업지원과장, 신화수 전자신문 논설위원,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박환수 산업정책실장이 패널로 참가했다. 그리고 일반 청중도 자유롭게 주장과 질문이 자유롭도록 해 산업기능요원 문제를 둘러싼 공방을 이었다.


김광진 의원 축사

▲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

국방위에서 이 문제를 많이 고민했다. 병역의무 형평성 문제도 있고, 의무징집을 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각자의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방향이 필요했다. 최근 사회에서 연예병사와 체육특기자 등에 대해 여러 논란이 있었고 대체복무 이야기도 많았다. 각각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업무는 늘려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병역특례 제도로 대학에서 연구를 진행하는 학생들이 혜택을 받았다. 얼마 전부터 마이스터고 및 특성화고가 백 퍼센트 혜택 받는 제대로 변경되면서, 대학진학률 80% 국가에서 역차별 논란이 있었다.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ICT 계열은 현재 대학교를 이수한 사람들이 훨씬 역량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많았다. 산업기능요원 현행 제도가 문제는 없는지, 이후 제도 개선 여지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전병헌 대표와 이번 정책토론회를 주최하게 됐다.



전병헌 의원 축사

▲ [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의원]

가능성 높은 인재들에게는 산업기능요원의 기회를 주고, 또 넓혀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창조경제를 제시하면서 마크 주커버그를 만나기도 했다. 우리나라 20대 스타트업들은 사업을 시작하고 발전할 시점에 마주치는 문제가 군 문제다. 어떤 것보다도 높은 현실적 장벽이다.

현재 제도에서는 한국의 주커버그 신화가 불가능할 것이다. '주커버그가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성공신화의 주역이 아니라 실패의 낙인이 찍힌 채 군 복무를 하고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한국 ICT 인재들이 하기도 했다. 창조경제는 젊은 청년의 창의력이 산업 경쟁력으로 활성화되고, 실패하더라도 재도전의 기회가 제공되는 시스템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환기하고자 한다.

ICT 산업기능요원 확대정책을 통해 국가성장동력,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이야기하는 창조경제 근간을 확장시키는 핵심으로 삼아야 할 때다. 정부는 산업기능요원을 전부 마이스터고 및 특성화고로 배정했고, 현재와 같이 운영되면 제도는 사실상 폐지된 것과 다름 없다. 고졸문화 정착을 지원하고 육성해야 하지만, 보다 유연하게 운영할 필요가 있다.

15일 ICT 개정안을 발의했으며, 김광진 의원과 이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할 것이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나오는 주장과 제안이 기본 바탕이 될 것이다. 현실적 대안이 빨리 갖추어져서 관련 법제가 마무리되도록 노력하겠다.


▲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박환수 산업정책실장]

이어 각 패널들의 토론 발제가 시작됐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박환수 산업정책실장은 "소프트웨어 분야에 진출하려는 사람들의 분위기가 좋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소프트웨어의 값을 제대로 매겨주지 않기 때문이다"면서 현재 산업이 처한 상황을 털어놓았다.

이어서 "ICT 중소기업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었던 힘이 인재인데, 그 중에서도 병역특례의 힘이 컸다. 실무를 익힌 학생들이 그 기업에 자리잡으면서 전문 인력을 배출하는 통로가 됐다고 할 수 있다. 대학생 편입 배제가 알려지면서 전문성을 가진 중견 솔루션 기업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는 취지로 개정안 찬성 입장을 밝혔다.

▲ [전자신문 신화수 논설위원]

신화수 전자신문 논설위원은 "소프트웨어나 게임 등은 이전 산업과 성격이 다른 점을 감안해야 한다. 고졸자 우대 방침은 충분히 납득하고 있지만, 대학생에게 아예 기회를 안 준다면 역차별이 문제다. ICT 기업들은 단순히 일을 경험할 사람을 얻으려는 것이 아니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공급받고 인재로 키울 기회를 원하고 있다"며 찬성 의견을 거들었다.

▲ [병무청 권영규 산업지원과장]

반대 의견도 뒤따랐다. 병무청 권영규 산업지원과장은 "가장 큰 문제는 병역의 형평성이다"라며 운을 띄웠다. 산업기능요원 제도가 산업에 큰 도움이 되고 있지만, 국민들 입장에서는 병역의 형평성 문제가 많이 제기되었다는 것.

"편입을 위한 금품 수수나 자리를 사고파는 등 문제가 발생하면서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논의가 생겼다. 병역회피를 악용할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특성화고 위주 정책은 기업체 인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의미가 있으며, 형평성을 얻기도 쉽다"고 정부 정책에 손을 들었다.

그리고 "2020년 이후 절대적 병역자원 부족이 발생한다. 특례제도 중 절반은 축소나 폐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생에게 산업기능요원을 허가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만 18세 이상 군복무 가능 인원이 앞으로 10년 동안 31.1% 가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것이 주요 근거였다.

▲ [중소기업연구원 노민선 연구위원]

방청객들의 의견 제시도 활발했다. 특히 학생들의 질의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졌다. 현재 카이스트를 중퇴했다는 한 학생은 현재 학교 내에서 벌이지는 일들을 알렸다. "제도가 바뀌면서 대학원 경쟁률이 급격하게 올라갔다. 병역의무를 이행할 수 있게 박사학위나 석사학위를 취득하려는 것이다. 일부 회사에서는 2015년부터 전문연구요원 지정업체로 갑자기 전환하면서, 데리고 있던 산업기능요원들을 전직하거나 현역병으로 끌려가야 하는 현상이 연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대혼란이 일어나는 상황에 학생들의 목소리가 발제에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특히 특성화고를 졸업한 뒤 대학에 간 친구들은 배신감을 느끼고 자괴감에 빠져 있다"며 개정안 찬성 의견을 밝혔다. "우리 역시 애국심을 가지고 있으며, 병역자원에 활용될 수 있길 바라고 있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