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가 1일,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미디어 간담회를 개최하며 공식적인 출범을 선언했다.

모바일 게임시장의 핵심 축을 담당하고 있는 카카오와 게이머들에게는 검은 사막으로 친숙한 다음은 이날 '새로운 연결, 새로운 세상'이라는 비전하에 '모바일 라이프 플랫폼' 리더로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날갈 것이라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다음의 시가 총액은 2조 1388억원 (9월 30일 종가기준)으로, 카카오의 기업 가치가 더 해질 경우 10조원에 달하는 IT 공룡기업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있으며 통합법인은 최세훈, 이석우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그 동안 주주총회 등을 통해 이사 선출과 새로운 사무실 확정, 그리고 조직개편 등을 추진해온 다음카카오는 이번 행사에서 앞으로의 방향과 비전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최세훈 공동대표를 비롯해 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 등 주요 임원들이 자리했으며 새로 출범하는 통합법인의 사업비전과 CI(기업이미지)를 공개했다.

▲ 다음카카오의 최세훈(좌측), 이석우(우측) 공동대표

이날 공개된 통합법인의 CI는 새로 만든 서체로 제작했으며 '젊음'과 '유연함' 그리고 '소통'을 지향하는 다음카카오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행사는 최세훈 공동대표의 인사말로 시작됐다. 그는 다음과 카카오가 걸어온 발자취를 소개했다. "단순한 더하기가 아닌 더 큰 세상을 위한 융합이 될 것."이라며 "다음카카오는 지금까지 인터넷과 모바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며 혁신을 통해 우리의 삶에 의미 있는 가치가 되기를 바란다."

이어 등장한 이석우 공동대표는 다음카카오의 방향성에 대해 말을 이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는 사람, 정보, 사물, 프로세스 등 아직 연결되지 않은 많은 영역이 존재한다"며 "다음카카오는 파트너와 함께 우리 앞에 도래한 이 '연결의 세상'에서 사람과 사물을 아우르는 새로운 소통방식, 나아가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나가는 미션에 도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카카오 소개와 비전발표를 한 최세훈, 이석우 대표는 질의 응답 시간을 가졌다. 아래는 질의 응답을 정리 한 것이다.



앞으로 해외에서 어떤 역량을 발휘할 것인지도 궁금하다.

이석우 : 서로 시너지를 내기 위해 내부에서 많이 논의하고 있다. 훨씬 다양한 도전과 시도를 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해주셔도 좋을 것 같다.

최세훈 : 통합법인으로 글로벌 시장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에 대해 논의를 많이 하고 있다. 자신감도 있다. 하지만 그동안보다 다른 방식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파트너사들과 여러가지로 논의하고 있다.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한 해외 서비스를 많이 노력했는데 앞으로 다음카카오가 출시하는 다양한 서비스 역시 글로벌 유저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카카오 검열 관련해 불안해 하는 국민들이 많다. 어떤 생각과 소신을 가졌는지.

이석우 : 우려하시는 바는 알고 있다. 우리는 최고의 보안 기술로 인해 원치 않게 유출되는 경우를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공정한 법 집행이 있을 경우 검찰에 협조해주고 있다.


해외에서도 한국 소셜네트워킹에 대해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해외 메신저로의 이탈현상에 대해 카카오의 피해가 우려되진 않는지.

이석우 : 구체적 예상은 하기 힘들다. 큰 파장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라인 등 해외 시스템과 경쟁하고 있는데, 이런 것들과 차별화되는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

이석우 : 서비스는 영혼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능으로는 비슷한 것들이 많겠지만, 다음카카오의 서비스들은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함께 하는 상생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면 그 위에서 다양한 서비스가 파트너들을 통해 구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다른 경쟁 플랫폼과 다른 점이다.


다음 쪽에서 인사개편 불만이 나온다는 이야기가 있다.

최세훈 : 통합과정이 남달랐다고 생각한다. 일반 통합 방식은 방향성과 플랜을 짜서 직원에게 알리는 방식이었다면, 우리는 수평적 조직문화와 소통을 중요시하는 회사로 계속 갈 것이기 때문에 통합 과정을 전직원과 공유하는 방식을 택했다.

어느 안이든지 모두가 모여 제안되고 논의하는 과정에서 불만도 나올 수 있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적극적으로 경영진과 대화하는 자리도 열었다. 한 팀이 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앞으로도 보완할 점이 있다면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더 좋은 방법을 찾아갈 것이다.


통합하게 되면, 외부적으로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이 어떤 것이 있을까?

최세훈 : 개인적으로는 글로벌 경쟁사들의 움직임을 잘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힘을 합쳐서 새로운 세상을 이루려면 열심히 모니터링하면서 우리만의 방식으로 발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석우 : 유저분들이 가장 중요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성공적으로 서비스를 발전시킨 이유는 유저들에게 어떤 가치를 줄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소통했기 때문이다. 초심을 잃는 순간 서비스 회사는 망할 수밖에 없다. 경쟁사보다는 유저에게 집중하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술적, 조직적 통합이 궁금하다. 다음은 40대 개발자들, 카카오는 2~30대 기획자들이 뛰어나다고 알고 있다. 세대간 결합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조직적 통합을 통해 어떤 대책을 마련했는지 알려달라.

최세훈 : 카카오다음이 생각한 방식은 조직을 독립적으로 놓고 차차 합쳐가는 것이었다. 그런데 발표 이후 매니지먼트와 팀을 만나면서, 시너지를 내려면 한 팀이 내는 방식을 더 고민해야겠다고 정했다. 그래서 나온 조직 체계도 우리 회사의 기본 구조인 '팀'이다. 속도감 있게 팀을 통해 모이고, 아래 필요에 따라 파트와 셀을 두는 구조에 다들 동의했다.

각각의 장점이 있고, 그 멤버들이 목적을 위해 열심히 뛴다면 어떤 회사보다도 빠르게 결정내릴 수 있는 방식을 찾았다고 생각한다. 특히 각각 서비스를 만들던 인원들이 한 팀으로 일할 수 있는 구조에 중점을 두고 있고, 나이와 상관없이 일원들은 잘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석우 : 첨언하자면, 실제로 나이차가 그렇게 크진 않다(웃음). 신생 기업이라 그런 이미지가 붙긴 했는데 세대간의 격차가 느껴진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카카오의 새로운 경쟁상대인 텔레그램에 대한 대책이 있나?

이석우 : 우리가 열심히 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대책은 없을 것 같다.


침묵행진을 주도했던 사람의 수색영장을 보면 카카오 대화기록을 검열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검찰에 유저 대화기록을 얼마나 제공했는지 구체적인 기록이 있나?

이석우 : 보고받은 내용은 없다. 어느 나라에 있는 서비스든 법에서 예외가 될 수는 없다. 정당한 법 집행 요청이 들어오면 협조할 수밖에 없다. 압수수색 영장에 요청되는 정보가 전부 제공되는 경우는 없고, 극히 일부가 제공된다. 5~7일 정도 보관하기 때문에 영장이 들어오더라도 다 제공되는 것이 아니다.


텔레그램은 대화 내용이 암호화가 되어 있어 메시지를 외부에서 전혀 볼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카카오에 이런 것을 적용할 수 없을까?

이석우 : 암호화되지 않았다고 해도 검찰이 서버를 들고 갈 수는 없는 상태다. 법적으로 정해져 있다. 막연한 불안감을 많이 갖고 계신다고 들어서 오해를 풀 방법을 차차 다른 채널을 통해 설명드리려고 한다.


통합CI를 블랙앤화이트로 한 이유는?

이석우 : 일단 우리가 처음 만든 서체로 썼다. 서체 이름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 우리만의 서체를 쓰기 위해 내부에서 쓰기 시작하고 앞으로 외부에도 내놓게 될 것 같다. 다음에 네 가지 색깔과 카카오의 노란색이 있었는데 다 합치면 결국 검정과 흰색이 남는다.


Connect Everything이라는 비전을 내놓은 이유는?

이석우 : 모든 걸 다 연결하다 보면 다양한 연결이 나오리라 생각한다. 인터넷과 모바일이라는 건 이전에 없던 연결고리가 생겨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나오고 유저들이 새로운 가치를 느끼는 것 같다. 앞서 말한 네 가지 주요 전략적인 방향을 놓고 포괄적으로 고민해보자는 마음에서 IOT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하기로 했다.


주요 주주인 텐센트도 있다 보니 해외에서 할 일이 많을 것 같다.

최세훈 : 텐센트는 우리 회사의 대주주이기도 하고 이사회 멤버기도 해서 합병 후에도 계속 남아 함께 사업을 진행할 것이다. 그동안 가치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해나갈 예정이다.


모바일 중심으로 한 사업을 진행한다고 했는데, 하다 보면 애플 구글 같은 오픈마켓을 향한 종속화가 심해질 것이라 생각한다. 다음카카오가 향후 앱스토어와 같은 오픈마켓을 추진할 계획이 있나?

이석우 : 애플과 구글이 없었다면 카카오라는 회사도 없었을 것이다. 종속화라기보다는 모바일 생태계에 각자의 가치가 있고 공생하는 구조다. 우리가 커졌다고 해서 종속화를 따지기는 이른 게 아닌가 싶다. 끊임없이 애플과 대화하며 일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시각으로 우려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