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LoL 팬들을 위한 최고의 축제, 2014시즌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의 조별 리그가 성황리에 종료되었습니다. 최고의 선수들이 최고의 무대에서 만난 만큼, 멋진 명경기들이 속출했죠. 명경기도 명경기지만, 그것 외에도 팬들의 관심을 끌 만한 이야기들이 속속 등장했습니다. 대만과 싱가포르에서 있었던 이슈를 롤드컵 16강 이슈 Top.5와 함께 되짚어보시죠.


■ 이슈 1, SK 게이밍 'Svenskeren'의 인종 차별 발언




본격적인 롤드컵 개막에 앞서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바로 SK 게이밍의 정글러 'Svenskeren'의 동양인 비하 발언이 논란이 된 거죠. 'Svenskeren'은 대만에서 펼쳐지는 롤드컵 개막전에 앞서, 대만 서버에서 활동할 자신의 아이디를 동양인을 비하하는 아이디로 변경했습니다.

이 모습이 대만의 한 팬과 대화한 내용을 통해 알려졌고, 대만의 LoL 팬을 비롯한 많은 유저들이 'Svenskeren'의 행동을 비난했습니다. 다양한 국가가 주목하는 국제대회인 만큼 신중하지 못한 'Svenskeren'의 행동에 대한 비난은 가속화되었고, 이러한 흐름에 라이엇 게임즈가 직접 나섰습니다. 바로 롤드컵 3경기 출장 정지와 2,500불의 벌금을 부과한 것이죠.




3경기 출전 금지 패널티는 결코 작지 않았습니다. 기본 6경기를 치르는 예선경기의 절반을 참가할 수 없게 된 셈이죠. 주전 정글러의 공백을 식스맨인 'Gilius'로 메꾼 SK 게이밍의 경기력은 결코 좋다고 말할 수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SK 게이밍은 'Svenskeren'의 징계 기간에 치러진 세 경기를 모두 패배합니다.

이러한 패널티가 더 아프게 다가온 이유는 'Svenskeren'이 복귀한 후 달라진 SK 게이밍의 경기력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비록 복귀전에서 중국의 강호 로얄 클럽을 상대로는 패배했지만, 잔여 2경기를 좋은 경기력으로 따냈기 때문이죠. 'Svenskeren'의 인종 차별 행위가 없었고, 그로 인해 징계받지 않았더라면 B조의 경기 양상은 크게 달라졌을 것입니다.

어떤 경우에든 인종 차별은 용서받지 못하는 행위입니다. 팬들은 'Svenskeren'의 신중하지 못한 행위를 오랫동안 기억할 것입니다. 물론 좋지 않은 쪽으로 말이죠.


■ 이슈 2, TSM, TSM! 경기장에 울려 퍼지는 TSM콜!




LoL 팬들에게 북미 지역 전통의 강호, TSM(Team solomid)은 친숙한 팀일 것입니다. 'Chaox','Reginald' 등 수많은 1세대 스타 플레이어를 보유했던 명실상부 최고의 인기 게임단이죠. 최근엔 'lustboy' 함장식이 서포터로서 활약하고, 'locodoco' 최윤섭이 코치로 활동하고 있어, 한국의 롤 팬들에게 더욱 친숙해진 게임단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TSM의 높은 인기는 시즌4 롤드컵에서도 계속되었습니다. 아니 전보다 더 높아졌다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입니다. TSM이 경기를 치를 때마다 경기장에 울려펴지는 TSM을 향한 응원은, 그야말로 전율이었습니다.


▲ TSM의 인기는 롤드컵에서도 계속된다!


재미있는 점은 이러한 'TSM 콜'이 단순히 TSM을 응원하는 것을 넘어 하나의 재미있는 문화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TSM이 경기를 치를 때는 물론, TSM이 경기를 치르지 않을 때도 관객들은 TSM을 외쳤습니다. TSM이 팬들의 입에 잘 달라붙는 소리였기 때문일까요? 이러한 TSM 콜은 롤드컵 경기에 종종 등장했습니다.


▲ TSM이 아니지만 그래도 우린 TSM! (영상 출처: 온게임넷)


이러한 응원 문화에 팬들은 대체로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대만과 싱가포르에서 울려 퍼진 TSM 콜, TSM이 본선 진출에 성공한 지금 부산에서도 이러한 TSM 콜이 장내에 울려 퍼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꼭 TSM의 경기가 아니라도 말이죠.


■ 이슈 3, 롤드컵 역사상 최고의 명경기에 버그가!?

지난 27일에 펼쳐진 프나틱과 OMG간의 예선 7경기를 기억하십니까? 70분이 넘는 긴 시간동안 펼쳐진 이 경기는, 1분 단위로 잠정 승자가 바뀔 정도의 긴박한 승부의 연속이었습니다. 승자는 OMG가 되었지만, 프나틱으로서는 정말 아쉬운 경기였죠. OMG의 본진을 평타로 단 한대만 쳐도 승리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평타 한대를 허락하지 않은 OMG의 멋진 플레이를 칭찬할 수 밖에 없는, 그런 멋진 경기였습니다.

하지만 일부 팬들은 이 경기에 민병대 버그가 발생했고, 그 버그로 인해 프나틱이 승리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팬들이 말하는 버그는 바로 민병대 버그. OMG의 챔피언이 본진을 비운 틈을 타, 프나틱의 럼블은 상대 진영의 본진을 두드리기 시작합니다. 이에 OMG의 챔피언들은 황급히 본진으로 돌아오기 위해 귀환을 사용하죠.

프나틱 입장에서는 OMG의 귀환을 막을 수 있다면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는 상황. 프나틱의 AD캐리 'Rekkles'의 코그모가 귀환직전의 카직스에게 대미지를 가했습니다. 하지만 카직스는 대미지를 받았지만, 극적으로 귀환에는 성공했습니다. 문제는 이곳에서 발생합니다.


▲ 귀환 직전의 카직스를 극적으로 타격하는 코그모 (영상 캡쳐: 라이엇게임즈)



이론상 대미지를 입었다는 것은 전투중으로 간주되기에, 민병대의 효과가 발동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카직스의 민병대의 효과는 발동되었고, 본진을 두드리는 럼블에게 빠르게 접근, 럼블을 잡아내며 백도어를 막는 것에 성공합니다. 이후 프나틱의 챔피언들이 순차적으로 OMG의 본진을 강제 어택했고, OMG는 필사적으로 막아냈습니다.

프나틱 입장에서 부족했던 대미지는 평타 한방 수준. 럼블이 본진을 공격할 당시에는 본진의 체력이 많이 남아있었기에 카직스의 민병대 효과가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칠지 알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평타 한방의 대미지가 부족해 본진 파괴에 실패한 것을 볼 때, 이 현상은 게임의 승부를 가른 버그가 되었다는 것이죠.

이에 라이엇 게임즈는 답변을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전투 상태를 인식하는 것은 대미지를 주거나 받는 것으로 판단되는데, 이 상황에서 카직스가 받을 대미지를 '맬모셔스의 아귀'의 보호막이 모두 흡수, 카직스는 직접적인 대미지를 받지 않았으므로 전투 중이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 보호막이 대미지를 흡수했기에, 전투중이 아니었다? (자료 출처: RiotNickAllen 코멘트)



이러한 라이엇 게임즈의 답변에, 팬들이 정면으로 반박에 나섰습니다. 팬들은 영상을 통해 민병대에 버그가 있음을 증명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상황에서 전투 중일 경우 6초 동안은 민병대의 효과가 발동하지 않는 옵션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만, 유독 귀환 중에 받은 타격에는 6초 지연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팬들은 귀환 중에만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명백한 버그라고 주장했죠.


▲ 보호막과 관계 없이 민병대에 버그가 있음을 증명한 영상 (영상 출처: DIZE 레딧)


많은 LoL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러한 논란이 확산되자, 라이엇 게임즈는 북미 롤드컵 홈페이지의 포스트를 통해,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요약하자면 귀환의 성공은 곧 전투 상태가 아님을 의미한다는 것. 귀환은 전투 중일 경우 사용할 수 없는 데, 귀환에 성공했다는 것은 비전투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즉, 이 현상은 귀환과 민병대의 상호 메커니즘이 정상적으로 작동, 버그가 아니라는 공식 입장을 확실히 밝혔습니다.


▲ 귀환이 성공했다는 것은 곧 비전투 상태와 연결된다는 라이엇의 공식 입장 (원문 출처: 북미 공홈)


이러한 라이엇 게임즈의 발표에, 프나틱 팬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과거 버그가 등장했던 사례를 비춰볼 때, 버그로 인해 재경기가 되었던 사례는 충분히 있었기 때문입니다. 프나틱 선수들과 프나틱 팬들에겐 아쉬운 일이지만, 롤 팬들은 버그 여부를 떠나 롤드컵 역사상 최고의 명경기를 보여준 양 팀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 이슈 4, 이변 속출! 나진 실드의 퍼펙트 패와 카붐의 승리!

사실 이번 롤드컵은 시작 전부터 팬들이 걱정하는 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한국팀의 독주 체제로 롤드컵 자체의 흥미가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점입니다. 한국 프로게임단이 보여주는 전력은 타 지역의 팀들을 압도하는 수준이었습니다. 많은 전문가와 팬들도 당연히 한국 팀의 독주를 예상했습니다.

그리고 그 예상은 그대로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팀의 예선 성적은 16승 3패. 그야말로 압도적인 전력 차를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이변은 한국 팀이 당한 3패 중에 있었습니다. 한국 팀의 전력이 뛰어나다곤 하나, 무적은 아니기에 타 지역 최강 팀에게 지는 것에 대해 큰 이변이 일어났다고 말할 정도는 아닙니다. 그러나 27일에 있었던 나진 실드와 얼라이언스의 경기는 전 세계 롤 팬들에게 큰 충격을 주기 충분했습니다. 바로 나진 실드가 얼라이언스에게 퍼펙트게임을 내주었기 때문이죠.


▲이 경기로 나진 실드는 '나진 퍼펙트 실드'라는 불명예스런 별명을 얻습니다



이 퍼펙트게임이 주는 의미는 컸습니다. 당연히 한국의 독주 체제로 예상되었던 롤드컵의 양상을 한 방에 흩트려 놓았죠. 얼라이언스의 경기력은 앞으로를 기대하기 충분했습니다. 수많은 팬들은 한국 팀을 꺾은 얼라이언스를 주목하기 시작했죠.

하지만 이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브라질 지역의 와일드 카드 진출팀, 카붐 e-스포츠(이하 카붐)가 얼라이언스를 잡는 대이변을 만들어냅니다. 나진 실드를 꺾은 얼라이언스야말로 대회의 다크호스가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던 시점에서, 최약체로 평가받던 카붐의 승리는 팬들에게 있어 충격 그 이상이었죠.

특히 카붐의 미드라이너 'TinOwns'는 세계 최고의 미드라이너 중 하나라 불리는 얼라이언스의 'Froggen'을 상대로 멋진 모습을 보이며 팀을 승리로 이끕니다. 'TinOwns'가 갈길 바쁜 얼라이언스에게 제대로 고춧가루를 뿌린 셈이죠.


▲ 얼라이언스를 눈물 짓게한 카붐의 'TinOwns'


팬들은 카붐의 '유쾌한 반란'을 즐거워했습니다. 대회 최약체 팀이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좋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주던 카붐의 승리는, 그야말로 이번 대회 최고의 이변으로 불리기 충분했습니다. 나진 실드를 퍼펙트 게임으로 잡는 이변을 보여준 얼라이언스. 그리고 그런 얼라이언스를 잡아낸 '복병' 카붐. 이러한 이변이 있기에 롤드컵이 더 즐거운 게 아닐까요?


▲ 그래서 최강은? 이래서 재밌는게 스포츠다!



■ 이슈 5, 'deft'와 'Rekkles'의 대륙을 뛰어넘은 우정

1996년의 동년배 'deft' 김혁규와 'Rekkles' Martin larsson의 각별한 우정은 이미 롤드컵 전에도 잘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Rekkles'가 한국으로 전지훈련을 왔을 당시, 소환사 아이디를 'European Deft'로 지었고, 'deft'역시 자신의 부계정 아이디를 'Rekk1ess'로 변경했을 정도니까요.

운명의 장난일까요? 이 두 선수가 속한 팀인 삼성 블루와 프나틱은 나란히 그룹 C에 속하게 됩니다. 조별 리그부터 맞대결을 펼치게 된거죠. 팬들 두 '절친 AD 캐리'의 대결에 주목합니다. 두 선수 간의 각별한 사이를 제외하고도, 각 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AD 캐리의 맞대결이라는 점에서 이 경기에 대한 팬들의 관심을 뜨거웠습니다.

결과는? 프나틱이 삼성 블루를 제압하고 승리를 따냅니다. 경기 종료 후, 'deft'는 경기의 아쉬움에 눈물을 보입니다.


▲ 경기 종료 후, 아쉬움에 눈물을 보이는 'deft' 김혁규


이 경기 이후, 많은 팬들이 삼성 블루를 걱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신들의 전력이 더 강하다고 생각한 상태에서 당한 패배였기에, 이 후폭풍이 한동안 지속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죠. 특히 팬들은 세계 최고의 AD 캐리의 자리를 건 자존심 싸움에서 패배한 'deft'의 정신적 충격을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곧바로 펼쳐진 LMQ와의 경기에서, 'deft'는 홀로 16킬을 쓸어담으며 전 경기의 여파가 없음을 경기력으로 증명했습니다. 그리고 승리 후 인터뷰에서 프나틱전 후 'Rekkles'와의 일화를 공개했죠.

"팀원들과 감독님, 코치님의 위로로 마음을 정리할 수 있었고,
특히 프나틱의 원거리 딜러 레클리스가 찾아와 포옹해주며 위로해줬다. 고마웠다"
- 26일 LMQ전 승리 후 'deft' 인터뷰 중 -


두 선수의 우정은 경기 후에도 계속되었습니다. 27일 일정이 종료 된 후, 두 선수는 나란히 합동 인터뷰를 하고 서로 포옹을 나누는 등 각별한 우정을 과시했죠. 특히 'deft'는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알파카 인형을 'Rekkles'에게 선물해 둘의 우정을 과시했습니다.

비록 두 선수가 사는 곳의 물리적 거리는 멀지만, LoL로 하나되는 둘의 우정을 가로막기엔 역부족이었죠. 이런 게 바로 국제대회가 주는 큰 감동이 아닐까요?


▲ 사는 곳도 언어도 다르지만, LoL로 하나 되는 두 선수! (사진 출처: 통역가 수지킴 트위터)


2014시즌 롤드컵 조별 예선의 이슈를 정리하는 롤드컵 16강 이슈 Top.5는 여기까지입니다. 부산에서 펼쳐지는 8강전에는 어떤 새로운 이야기가 롤 팬들을 기다리고 있을까요? 예선보다 더 뜨거운 8강전이 되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