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국내 선수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 LoL 무대에 만족하지 못 하고 더 좋은 대우와 가능성을 찾아 해외로 떠나고 있다. 대우뿐만 아니라 해외 팀 소속으로 월드 챔피언십 무대에서 활약한 선수들의 모습이 이를 자극했다.

이 중심에는 바로 '제로' 윤경섭이 있다. 사실 윤경섭은 KT 롤스터 소속으로 국내 활동을 할 당시에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 했다. 오히려 팬들이 그를 비난하면서 KT 롤스터의 부진을 윤경섭의 탓으로 돌렸다. 그만큼 국내 팬들에게 아쉬운 모습만 보여줬던 윤경섭이었다.

하지만 중국에서 돌아온 윤경섭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월드 챔피언십에서 활약하면서 순식간에 세계 일류 서포터 위치로 올라왔다. 결정적인 순간에 팀의 딜러를 살리는 플레이는 전 세계 LoL 팬들을 열광하게 했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윤경섭은 '스타플레이어'가 된 것이다.

휴가 기간이기 때문에 그의 휴식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메신저를 통해 윤경섭과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인벤과 프랑스 '밀레니엄'의 기자가 함께 진행한 '제로' 윤경섭의 인터뷰다.





Q. 이번 월드 챔피언십은 아시아의 강세였다. 북미와 유럽 팀들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결과적으로 보면 이번 월드 챔피언십은 아시아가 지배했어요. 하지만 대회 중에 북미 팀들이 보여준 저력은 엄청났어요. 그들은 더욱 성장할 거예요. 반면, 유럽은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아요. 조금 더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Q. 스타 혼 로얄클럽으로 이적하기 전에 KT 롤스터에 있었다. 중국과 한국 팀의 가장 큰 차이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또, 중국 스타일을 고집한다면 한국 팀을 이길 수 있을까?

아시다시피 저는 KT 롤스터에만 있었기 때문에 객관적이지 않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제가 느낀 한국 팀과 중국 팀의 차이는 연습의 양과 질이에요. 또, 한국은 형제 팀이 있기 때문에 원할 때마다 스크림을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다양한 밴픽을 준비할 수 있어요. 우리 팀만 해당되는 이야기 일 수도 있지만, 중국에서는 그런 점이 부족했어요.

LPL에 속해 있는 많은 중국 팀들을 보면 한국 스타일을 따라가려는 모습이 많이 보여요. 물론 이것 때문에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한국 팀을 이기지는 못했죠. 솔직히 아직은 한국 팀을 이기기 힘든 것 같아요. 이번 대회에서 나진 실드가 OMG에게 진 이유는 실력적인 부분보다 나진 실드 쪽에 멘탈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Q. LPL에서 EDG와 OMG를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 했다. 하지만 이번 월드 챔피언십에서 이 상성을 깨버렸다. LPL 당시의 로얄 클럽과 월드 챔피언십의 로얄 클럽의 차이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사실 LPL에서도 EDG에게 그렇게 많이 지지는 않았어요(웃음). OMG에게는 상대전적이 좀 안좋긴 했죠. LPL 당시와 지금의 로얄 클럽을 비교하자면 탑 라이너 'Cola'가 많이 변했어요. 정말 많이 연습하면서 노력했기 때문에 발전할 수 있었죠. 또, 팀 전체가 연습량을 늘리면서 소통 문제가 해결됐어요.


Q. 결승전에서 삼성 화이트에게 진 이유가 궁금하다. 밴픽 단계부터 꼬인 느낌이었다.

며칠 되지도 않았지만 결승전 당시 잘 기억이 안 나네요(웃음). 그런데 밴픽이 꼬였다는 느낌은 받지 않았어요. 순수하게 실력으로 졌어요. 우리의 실력과 운영이 아직 '대마왕' 삼성 화이트를 이길 정도는 아니었던 거죠.



Q. 결승 무대에서 '우지세스 메이커'하기 좋은 챔피언을 고르지 않은 이유가 궁금하다. 미드 라이너도 룰루였기 때문에 지키는 챔피언을 했으면 훨씬 좋지 않았을까?

저는 팀원들과 코치님이 원하는 챔피언을 고르는 편이에요. 상황에 맞는 챔피언을 했을 뿐이죠. 개인적으로는 잔나나 나미보다는 단단하거나 강한 벨코즈, 레오나, 말파이트 같은 챔피언을 선호해요.


Q. 그래도 꿈의 무대인 월드 챔피언십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이번 대회 상금을 어떻게 할 계획인가?

사실 우승했으면 상금을 어떻게 쓸지 고민을 했을 거예요. 하지만 준우승이라 크게 고민되지 않아요. 저축해서 미래에 투자해야죠(웃음).


Q. 앞으로 계획이 궁금하다. 다음 시즌 목표를 말해달라.

일단 로얄 클럽에 남을 생각이에요. 계약 문제도 있고, 또 이번 시즌 성적이 나쁘지 않았잖아요. 합류한지 5개월 만에 월드 챔피언십 준우승이면 꽤 만족스러운 성적 같아요.

그리고 만약 로얄 클럽을 떠나게 되더라도 한국 팀으로 갈 생각은 크지 않아요. 아주부 TV를 통해 추가 수익을 만들려는 모습이지만, 해외보다는 안정적이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한국에서 제가 뛰어난 선수도 아니었고, 앞으로 올라올 좋은 선수들도 많기 때문에 대우를 잘 받지 못할 것 같기도 해요.

저는 예전에 다른 인터뷰에서도 밝혔지만 세계 여러 곳에 가고 싶어요. 여행을 좋아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유럽이나 북미 무대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