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을 입고 다니던 풋풋한 학생 시절, 교과서를 더 많이 파야할 시기였으나 공부보다 푹 빠진 게임이 있었다. 2003년부터 서비스된 온라인 게임 '메이플스토리'가 그 주인공이다. 당시 3D MMORPG 열풍이 불던 만큼 2D인 '메이플스토리'는 어린아이들이나 하는 게임으로 저평가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게임 내의 방대한 콘텐츠 및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커뮤니티 요소들은 '메이플스토리'라는 게임에서 손을 놓지 못하게 만들었다.

초딩게임에 무슨? 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 재미는 해본 사람만 알 수 있다. 실제로 아이들을 도와주기 위해 메이플스토리를 접했던 부모님들이 아이들과 함께 게임에 푹 빠졌다는 일화도 많고, 게임 내의 고수급으로 올라가면 대학생은 물론 직장인도 많았다. 아이들이 제일 많이 즐길 것이라는 편견과 달리 메이플스토리는 꽤 넓은 유저층을 보유한 게임이었다.



어느새 시간이 흘러 교복을 벗고, 남자라면 어쩔수 없이 만나게 되는 군대와 복학생 시절을 거치면서 '메이플스토리'라는 게임이 멀어졌지만, 가슴 한켠에 남아 있는 아련한 추억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가끔이나마 메이플스토리를 접속하게 만든다. 특별한 추억을 선물해준 게임, '메이플스토리'가 모바일로 나온다는 소식은 기자의 심장이 두근거리게 만들기에는 충분했다.

오늘 소개할 '포켓 메이플스토리 for Kakao (이하 포켓 메이플)'은 원작 온라인 '메이플스토리'를 모바일 환경에 고스란히 담아둔 게임이다. 기존에 출시되었던 '메이플스토리'의 모바일 게임들이 메이플스토리를 소재로 한 별도의 게임이라면, 이번 '포켓 메이플스토리'는 여러 사람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멀티 플레이 콘텐츠를 장착해 원작 메이플스토리와 좀 더 가까워진 게임이다.

온라인 게임에서 기념비적인 동접자 수를 기록하는 등 흥행 가도를 질주했던 메이플스토리가 모바일에서도 산뜻한 단풍잎의 이야기를 펼쳐낼 수 있을까? 넥슨 신규개발본부의 김명일 디렉터를 만나 '포켓 메이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 넥슨 신규개발본부의 김명일 디렉터



▲ '포켓 메이플' 소개 영상


'포켓 메이플'의 경우 온라인 '메이플스토리'를 모바일로 그대로 가져온 점이 상당히 흥미가 간다. 우선 '포켓 메이플'에 대한 자세한 소개 부탁한다.

원래 '포켓 메이플'은 기존에 서비스되던 '메이플스토리 Live'의 후속작으로 '메이플스토리 Live 2'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프로젝트였다. '메이플스토리 Live'에 있던 이슈들을 해결하고 더 많은 재미 요소들을 추가하기 위해 개발이 시작됐다.

사실 '메이플스토리 Live1'은 싱글 기반의 콘솔 게임을 플레이하는 느낌이 든다. 캐릭터를 생성하여 엔딩까지 보면 더 이상 그 캐릭터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없다. 또 다른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선 새로운 캐릭터를 생성해서 또 그 캐릭터의 엔딩을 보는 단순 반복 형식의 콘텐츠가 전부였다.

하지만 '포켓 메이플'은 원작 싱글 콘텐츠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여러 사람과 같이 플레이하는 멀티플레이의 요소를 추가했다. 자신이 육성한 캐릭터를 바탕으로 최대 4인까지 지원하는 파티 시스템부터 뜻이 맞는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길드 요소를 추가해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이 '포켓 메이플'만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 '포켓 메이플'만의 콘텐츠인 4인 파티 플레이


여태까지 출시된 메이플스토리 관련 모바일 게임에서는 여러 사람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요소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에 '포켓 메이플'을 출시하면서 멀티 플레이 시스템을 추가했는데 이러한 시스템에 대해 자세한 설명 부탁한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포켓 메이플'에서는 최대 4인까지 함께 파티를 맺어 던전을 공략하는 인스턴트 던전 시스템을 지원한다. 또한, 마을 안에서도 다른 유저들과 만나거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의 요소도 함께 추가했다. 여담이지만, 온라인 '메이플스토리'처럼 마을 밖의 필드까지도 멀티 요소를 적용하려 했다. 하지만 '메이플스토리' 캐릭터의 스킬 하나하나가 모두 화려한 이펙트를 자랑하는 만큼 모바일로 구현할 수 있는 그래픽이 한계가 있었다.

▲ 고독한 솔로 사냥꾼이라면 필드에서!


▲ 다 같이 즐기고 싶을 땐 마을과 던전에서!


PC 온라인 게임을 모바일 환경으로 옮겨온 만큼 원작의 느낌을 살리기 어려웠을텐데, 이러한 점을 어떻게 해결했나?

'포켓 메이플'은 원작 '메이플스토리'라는 IP를 바탕으로 온라인의 리소스들을 그대로 가져와 최대한 기존 온라인 '메이플스토리'를 플레이라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전은 모바일로 최적화시키기 위해 많은 '재가공'의 시간이 걸렸다. 이러한 재가공 시간 동안 이미지의 용량을 줄이거나 스킬 이펙트를 간소화시켜야 하므로 원작의 '맛'을 그대로 살리기에는 부족했다. 하지만 모바일 기기가 발달한 지금, 온라인의 시스템을 소화할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됐다. 아직 원작 100%를 구현하진 못했고, 온라인 '메이플스토리'에 익숙한 유저들이 플레이하기엔 어느 정도 괴리감이 들 거로 생각하지만, 온라인 게임과의 갭(Gap)을 상당히 줄였다고 평가한다.

▲ 온라인 '메이플스토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포켓 메이플'의 스킬 이펙트


온라인 '메이플스토리'에는 다양한 직업이 있는데, '포켓 메이플'에는 총 몇개의 직업이 구현되어 있는가?

'포켓 메이플'에는 듀얼블레이드, 엔젤릭버스터, 메카닉, 카이저, 데몬슬러이어의 5개 직업이 있으며, 5개의 캐릭터 모두 무료로 플레이할 수 있다. 또한, 캐릭터마다 각기 다른 스토리를 제공하며, 앞으로 지속적으로 새로운 캐릭터가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 강력한 힘으로 몬스터를 무찌른다! 전사 캐릭터 '카이저'


펫 시스템에 대해 간략한 설명 부탁한다.

'포켓 메이플'에는 총 17종의 펫이 있으며, 일종의 서폿팅 역할을 한다. 체력이 일정 이하로 떨어졌을 때 자동으로 물약을 사용하거나 드롭 아이템을 좀 더 넓은 범위에서 자동으로 습득하게 해준다. 또한, 캐릭터의 능력치를 소폭 상승시켜주기도 한다. 물론 지금 구현된 17종의 펫 외에 업데이트를 통하여 더 많은 펫이 추가될 예정이다.

▲ '메이플스토리'의 인기 몬스터 핑크빈도 펫으로 만나볼 수 있다


'포켓 메이플'에서는 전작과 달리 자동사냥 시스템이 있다. 사실 자동사냥은 유저의 호불호가 갈리는 경우가많은데, 왜 이러한 시스템을 사용하게 되었는가?

사실 자동사냥이라는 시스템이 뜨거운 감자라고 생각한다. 과연 자동사냥이 '포켓 메이플'에 적합한 시스템인가에 대해 내부적으로도 여러 가지 이슈가 있었다. 하지만 역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저들의 반응을 살펴보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기존 유저들을 대상으로 한 CBT 기간 동안 자동사냥 시스템을 추가해 반응을 살펴보았는데, 놀랍게도 90% 이상의 유저가 자동사냥 시스템에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는 평이 나왔다. 대부분의 유저가 말하길, 상위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서는 캐릭터의 레벨을 올려야 하고, 또 레벨을 올리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같은 몬스터를 반복으로 사냥해야 하는 '노가다'를 해야 하는데, 이럴 때 자동사냥이 굉장히 편리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하지만 너무 자동사냥에만 의존하는 유저들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16레벨 이하의 몬스터를 사냥할 때 전리품을 제외한 나머지 보상을 획득하지 못하도록 페널티를 적용했다.

▲ 화면의 자동전투를 터지하는 것만으로도 내 캐릭터는 쉬지 못한다...


온라인 '메이플스토리'에서는 자유시장 시스템이 있다. 수 많은 유저들이 자유시장에 모여 아이템을 사고파는 장면은 온라인 '메이플스토리'만의 명물이라 할 수 있는데, '포켓 메이플'에서도 이러한 시스템이 있는가?

이러한 부분 역시 CBT 이후 유저들로부터 많은 요청을 받았다. 멀티 플레이의 요소를 지향하는 만큼 유저들 간의 직접 거래도 활성화됐으면 좋겠지만, 기술적인 한계로 온라인 '메이플스토리'처럼 자유시장 공간을 만드는 것이 불가능했다.

대신 '포켓 메이플'에서는 NPC를 통한 거래소 시스템을 만들었다. 유저가 판매하고 싶은 아이템을 NPC를 통해 등록하면 다른 유저가 이런 아이템을 구매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경매장과 같은 개념이라 보면 된다.

▲ 거래소를 통하여 원하는 아이템을 쉽게 검색하고 구입할 수 있다


온라인 '메이플스토리'의 IP를 사용한 만큼 양 게임간의 크로스 프로모션도 상당히 기대되는 부분이다. 혹시 이러한 부분도 생각하고 있나?

아쉽지만 아직까진 계획이 없다. 하지만 '포켓 메이플'이 유저들에게 좀 더 사랑 받는다면 온라인 '메이플스토리'와 크로스 프로모션을 진행할 계획이다.



굳이 카카오 플랫폼으로 출시하게 된 이유가 있나?

사실 이러한 부분에 대해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다. 기존에 '메이플스토리' 시리즈를 즐기던 코어한 유저들 뿐만 아니라 카카오에 있는 라이트하게 즐기는 유저들도 흡수하기 위해선 카카오 플랫폼이 적당하다고 판단했다.



이번에 안드로이드 버전으로만 출시된다고 들었는데, iOS 버전도 출시 예정인가?

iOS버전의 경우 현재 개발이 완료된 상태다. 하지만 게임 안정성 면에서 좀 더 테스트가 필요하며 iOS의 경우 안드로이드와 비교하여 문제 대처가 힘든 점이 있다. 우선 안드로이드로 먼저 선보이지만 가까운 시일 내로 iOS '포켓 메이플'을 만나볼 수 있으니 많은 기대 바란다.



마지막으로 '포켓 메이플'을 기다리고 있는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굉장히 오래 기다리셨습니다!'라고 말하고 싶다. '포켓 메이플'을 출시하게 될 때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유저 간담회나 여러 기사를 통해 '포켓 메이플'의 출시 소식을 알렸고, CBT 이후 언제 정확히 출시하겠다는 말이 없어 유저분들이 막연하게 기다리고만 있었다. 또한, 전작의 '메이플스토리 Live'의 업데이트로 거의 1년 가까지 진행하지 않아 유저들의 기다림이 더 커졌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다린 만큼 앞으로 유저들이 즐길만한 다양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산하고,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더 발전해나가는 '포켓 메이플'이 되도록 약속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