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목표를 두고 경쟁할 수 있는 대상이 있다는 것은 왠지 모를 에너지를 지닙니다. 이 에너지는 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내는데요. 그만큼 라이벌의 존재는 특별합니다. LoL에서도 많은 라이벌이 존재합니다. 그중에서 가장 재미있는 라이벌은 카직스와 렝가인데요. 이들은 게임 스토리상의 라이벌로 시작, 게임 내적이나 외적으로도 재미있는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영화를 좋아하는 유저라면 카직스와 렝가를 보며 떠오르는 영화가 있을 것입니다. '에일리언 VS 프레데터'라는 영화인데요. 두 강력한 외계인의 대결을 다룬 영화입니다. 여기서 프레데터는 렝가로 에일리언은 카직스로 패러디된 셈인데요.

이 두 챔피언은 너프에도 굴하지 않는 끈질긴 생명력으로 라이엇 밸런스 팀의 최고 난제입니다. 과연 이들의 경쟁은 어디까지 이어질까요? 이번 주, 롤챔프 탐구생활의 주인공은 에일리언...아니, 카직스입니다!





■카직스는 어떤 챔피언?

카직스는 2012년 10월 4일, 105번째로 리그에 진입한 챔피언입니다. 곤충을 떠올리는 단단한 갑피와 사마귀 팔같이 생긴 갈퀴가 특징인데요. 암살형 챔피언으로 특정 상황에서 도약 (E)을 통한 이른바 '메뚜기 월드'를 펼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6, 11, 16레벨에서 궁극기를 찍을 때마다 스킬을 하나씩 진화시킬 수 있는 것이 특징으로 이 진화에 따라, 챔피언의 활용도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적절한 스킬 진화가 필요합니다. 이 진화 덕분에 지속적인 밸런스 조정에서도 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출시 당시에 미드라이너로 각광받았지만 밸런스 조정으로 최근에는 정글러로 상당한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라이벌 렝가 못지 않은 너프의 역사를 지닌 챔피언이기도 한데요. 재미있는 것은 최근 두 챔피언이 정글러로 활용되기 전까지는 한 챔피언이 OP 소리를 듣고 있다면 다른 챔피언은 약세로 돌아서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또한, 게임 내에 영향을 미치는 이스터에그를 가지고 있는 챔피언이기도 한데요. 렝가와 카직스는 일정 조건을 만족하면 게임 내 서브 퀘스트인 '사냥 시작'을 통해 렝가의 최종 단계의 목걸이나 카직스의 4단 진화가 가능해집니다. 2014 섬머 시즌 SKT T1 K와 삼성 블루의 대결에서 삼성 블루의 정글러 'Spirit' 이다윤이 이 조건 성공하여 방송 경기 최초로 4단 진화한 카직스를 선보였습니다.

▲ 카직스의 4단 진화 성공 (영상 출처: 온게임넷)



■출시 초기부터 진화하는 카직스

이제부터 본격적인 카직스의 변천사를 다뤄보겠습니다. 카직스는 전형적인 AD 암살자 챔피언으로 모든 공격 스킬이 추가 AD 계수를 지니고 있습니다. 탑, 미드, 정글에서 얼마나 뛰어난 활약을 펼칠 수 있을지 유저들의 관심이 집중되었습니다. 특히, 라이벌 렝가의 전성기에 출시된 탓에 라이벌에 비해 평범하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카직스의 유행이 시작된 라인은 미드였습니다. 정글 라인에서는 아직 연구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었으며, 탑 라인에서는 탱키한 챔피언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던 당시의 상황에서 탈론이나 판테온같이 순간 버스트 딜로 상대방을 제압하고 빠져나올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는데요.

특히, 11레벨에서 도약 (E)과 공허의 가시 (W)를 진화시킨 카직스의 위력은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체력이 약한 미드 라이너, 원거리 딜러, 서포터 같은 챔피언을 하나둘 암살하는 카직스가 유행하기 시작합니다. 이 시기에는 공허의 가시(W)에 보이지 않는 위협(패시브)을 터뜨릴 수 있었기에 점프 이후, 공허의 가시 (W)로 근접 암살이 아닌 원거리 암살도 빈번하게 이뤄졌습니다.

또한, 2013 롤챔스 스프링 12강 경기에서 CJ 블레이즈의 'Ambition' 강찬용이 카직스로 펜타킬을 기록합니다. 롤챔스에서 원거리 딜러를 제외한 챔피언의 첫 펜타킬인데요. 동시에 미드 라이너가 달성한 첫 펜타킬 기록이기도 합니다.

▲ 'Ambition' 강찬용의 카직스, 롤챔스 최초 비 원거리 딜러의 펜타킬!(영상출처: 온게임넷)


초기 카직스의 최대 장점 중 하나인 점프 도중 W 사용을 금지한 3.8패치로 미드 카직스는 암흑기에 접어듭니다. 또한, 진화한 W로 패시브 스킬이 발동하지 않게 되자 포킹 챔피언으로도 분류되었던 카직스의 입지가 흔들리게 되는데요.

시즌2에 등장하여 프리시즌 ~ 3.8 패치 직전까지 강력함을 자랑하던 미드 카직스가 서서히 몰락하기 시작합니다.

▲ 3.8패치에서 카직스 하향 내용



■시즌4 정글러로 돌아온 카직스

시즌4에 들어서 미드 카직스가 사장되고 카직스는 정글러로 진화합니다. 고립을 이용한 정글링이나 궁극기의 유틸성이 뛰어났기 때문입니다. 4.3 패치에서는 공포 감지 (Q)와 도약 (E)의 대미지가 또다시 하향되었지만 궁극기의 지속 시간이 늘어나며 생존력도 일정 부분 개선이 이뤄졌습니다. 사용자의 숙련도에 따라 새미 탱커의 역할까지도 소화할 수 있게 된 것인데요.

특히, 탱키한 챔피언으로 대표적인 쉬바나, 레넥톤이 탑을 지배하는 메타의 유행으로 정글러도 딜러가 될 수 있는 흐름이었기에 카직스의 정글러 전향은 성공적이었습니다. 당시 1티어 미드 챔피언인 오리아나나 그라가스와도 궁합이 좋은 편이었던 카직스는 많은 프로 게이머의 선택을 받습니다.

롤챔스 스프링에서 CJ 블레이즈의 'daydream' 강경민이 카직스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삼성 블루의 'Spirit' 이다윤이나 KT 애로우즈의 'KaKAO' 이병권도 카직스 플레이를 선보이며 S급 정글러의 반열에 진입합니다.

▲ 2014 롤챔스 스프링 'daydream' 강경민의 정글 카직스 플레이(영상출처: 온게임넷)


새미 탱커까지 가능한 만능 정글러로 진화한 카직스는 또 한 번 밸런스 조정 대상에 오릅니다. 이번에는 궁극기의 대미지 감소가 사라지고 공허의 가시(W)의 유틸성을 살려주었는데요. 육식 정글러들이 전체적으로 하향되고 있는 시점에서 상향과 하향이 공존한 패치라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리 신을 제외하고 뚜렷하게 강점을 나타내는 육식 정글러의 폭이 매우 줄어든 상황에서 카직스는 아직도 유효한 카드였습니다. 공허의 가시(W)를 선 진화하여 유틸성을 극대화 시킨 카직스가 유행하게 되는데요. 특히, 대회에서 2AP나 안티 AP 조합이 유행하면서 카직스의 암살 능력은 필수적이었습니다.

섬머 시즌에 들어 육식형 정글러들이 대부분 하향당한 상황에서 카직스는 매력적인 카드로 당당히 1티어 자리를 유지합니다. 리 신은 거의 모든 경기에서 밴이되는 상황. 카직스는 렝가와 엘리스 사이에서 자신의 입지를 확보하는 데 성공합니다.

▲ 2014 섬머 시즌을 제패한 'KaKAO' 이병권의 카직스 플레이(영상 출처: 랑말TV)



■프리 시즌 카직스는 어떻게 진화할 것인가?

롤드컵 기간 중 카직스는 W의 대미지가 일정 부분 하향됩니다. 하지만 유틸성 자체에는 아직 라이엇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상황입니다. 프리 시즌 엄청난 변화가 예상되지만, 현재까지 카직스의 입지는 리 신, 렝가와 더불어 1티어 정글러입니다.

물론, 공허의 가시(W) 하향의 여파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오히려 현재의 카직스는 어떤 스킬을 먼저 진화하여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자유로운 선택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시즌4, 프리 시즌에 어떤 변화를 겪더라도 카직스는 또다시 진화하여 여러분 앞에 설 수 있을까요?

카직스는 오늘도 렝가와 함께 여러분의 선택을 기다립니다.



▲ 잘 성장한 카직스의 위엄?! (출처: MBC)


■ 롤챔프 탐구생활 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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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챔프 탐구생활 2화 : "비운의 챔피언!" 마스터 이 편
롤챔프 탐구생활 3화 : "슈퍼 히어로" 쉔 편
롤챔프 탐구생활 4화 : "애증의 챔피언" 티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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