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같았던 카드배틀게임 시장도 어느덧 안정기에 접어들고 수많은 카드배틀 타이틀이 서비스되고 있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많은 게임들이 빛을 보지도 못하고 사라졌고, 몇몇 게임은 자리매김에 성공해 많은 유저분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죠.

이 인터뷰의 대상, '큐라레 : 마법도서관' 도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카드배틀게임 중 하나입니다. 동종장르의 다른 타이틀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실시간 파티 플레이와 3D로 구현된 플레이어캐릭터, 풍부한 사운드 등 다채로움으로 무장해 큐라레만의 특색을 대중에게 보여줬습니다. 순탄한 기류를 타고 출발한 큐라레는 그 후 몇 번의 시즌을 거쳐 이제 7개월 째 서비스되고 있습니다.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7개월은 여러 우여곡절이 일어나기 충분한 시간입니다. 업계 최고의 덕이라 불리는 스마일게이트 김영하PD의 애정을 듬뿍 담아 개발하긴 했지만 서비스하다 보면 미처 예상하지 못한 문제 한두 건은 발생하니까요. 요 몇 주간 큐라레도 크고 작은 홍역을 여러 번 치뤘습니다. 많은 유저분들이 실망감을 표하셨고, 이에 큐라레 개발진 역시 유저분들의 마음을 돌리고자 오랫동안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실이 이번 주 목요일 공개되었습니다. 할로윈 기간을 맞아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큐라레: 마법도서관! 유저분들에게 죄송함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한땀한땀 신경써서 준비한 할로윈 업데이트 이야기를 듣기 위해 인벤팀은 큐라레 개발팀 김용하 총괄PD강호연 기획팀장를 만났습니다.

▲ 강호연 기획팀장(좌)과 김용하 개발총괄PD
들고있는 검은 코스프레를 위해 김용하 PD의 사비를 털어 제작한 Haal9000의 무기


안녕하세요. 어느덧 큐라레도 반 년이 훌쩍 넘게 서비스되는 중견(?)게임으로 거듭났네요. 봄에 런칭한 이후 벌써 겨울이 찾아왔어요. 지난 7개월을 되돌아보면 어떤 마음이 드나요?

김용하 PD: 음...일단 죄송스러운 마음 뿐입니다. 처음 런칭할 때부터 제대로 갖추고 시작했어야 했는데, 초반의 기획만 가지고 런칭하는 바람에 이런저런 불편함이 많으셨을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모자란 점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많은 분들이 플레이해 주고 계시고, 많이 격려해주셔서 큰 힘이 됩니다.

수명 짧다는 모바일게임 시장 안에서 단단히 자리매김하곤 있지만, 서비스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초기의 큐라레 유저분들이 많이 떠나셨더라고요.

김용하 PD: 저희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접속 유저들이 조금씩 감소하고 있죠. 실시간 파티플레이를 지향하는 큐라레의 특성상 초보자에겐 다소 불친절한 컨텐츠가 많았고, 컨텐츠의 큰 틀은 변하지 않은 채 반복 플레이로 기존 유저분들을 지치게 한 면도 있었다 반성 중입니다. 그래서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다시 한 번 유저분들에게 큐라레의 가능성을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강호연 팀장: 특히 최근엔 여러가지 이슈가 많았죠. 일단 가장 큰 실수는 저번 시즌에 발생했던 서버롤백이었습니다. 정말 죄송하다는 말 밖엔 드릴 게 없네요. 서버, 즉 하드웨어의 문제였기 때문에 그 즉시 처리하긴 힘들어 유저분들을 오래 기다리게 해드렸습니다. 그 불편함을 조금이라도 만회하고자 제법 큰 규모의 보상을 드렸는데, 다행스럽게도 보상 자체에 대해서는 만족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슈라 하니 생각나네요. 저번에 공개한 * 초보자 패키지 구성품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가 많았죠?
* 초보자 패키지: 10/35/50레벨의 플레이어가 확정적으로 좋은 카드를 구입할 수 있는 패키지상품. 50레벨 구성품이 예상보다 높은 성능이라 기존 유저들 사이에서 논란이 있었다.

강호연 팀장: 음...그 부분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해드렸어야 했는데, 덜컥 공개부터 해버리는 바람에 많은 혼동을 겪으셨던 점 대단히 죄송스럽습니다. 애초에 저희가 생각하는 '초보자'의 개념이 이제 막 게임을 시작한 사람은 물론, 카드와 경험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사람까지 포함되어 있다는 걸 제대로 인지시켜 드렸어야 했는데...

패키지 구성은 그 레벨에 맞는 컨텐츠를 제대로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가령, 고레벨 컨텐츠인 '정예금서' 같은 경우 필수 카드들이 대체로 정해져 있는데요. 이 필수카드가 생각보다 귀했기에 게임을 오랫동안 즐긴 유저들 중에서도 덱을 갖추지 못한 분들이 많았습니다. 이 같은 진입장벽을 해결하고자 마련한 수단이 바로 '패키지'였고, 가격 역시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책정되었으나 구성품만 먼저 공개하는 바람에 괜시리 걱정을 안겨드린 듯 합니다.

▲ 구성품으로 살짝 논란이 됐던 패키지 상품. 이후 상세한 공지로 논란이 사그라들었다


몇 차례 이슈를 겪어서 그런지, 이번 시즌엔 뭔가 큰 한 방을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돋보이는데요. 할로윈 시즌 업데이트 공지를 살펴보니 준비하는 데 상당히 많이 노력한 흔적이 보이더라고요.

김용하 PD: 특별 시즌, 그러니까 3D홀로그램 고성능카드의 공개 및 특별 이벤트가 진행된 시즌은 지난 8월의 해변 시즌이었죠. 그 이후 어떤 때에 차기 특별 시즌을 진행할까 고민했었고, 마침 할로윈 시즌이 제격일듯 싶어 해변 시즌 라이브 이후 만반의 준비를 다 했습니다. 이번 시즌의 면면을 뜯어보시면 정말 많은 것이 추가되고 변경되었다는 걸 알게 되실 겁니다. 그 동안의 미숙한 모습을 만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개발했어요.


해변 시즌 이후 차기 특별 시즌은 '추석'일거라 예상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추석대신 할로윈이 2번째 특별 시즌으로 선정되었는데요. 할로윈이 선택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강호연 팀장: 추석 시즌도 물론 고려는 했으나, 2주 동안 한 시즌을 진행하는 큐라레의 특성상 추석에 업데이트를 진행하기는 시점이 다소 안맞았습니다. 특별 시즌에는 플레이어 캐릭터인 '사서'의 코스튬도 같이 선보이는데요. 한복 코스튬도 정말 예뻤겠지만, 할로윈의 분위기가 코스튬으로 표현하기에 좀 더 적합하다고 생각했어요. 해변 이후 바로 준비한 만큼 시간도 촉박했고요.


▲ 3D로 구현되어 더욱 화려한 사서 코스튬


그러고보니 평소 한 시즌은 2주간 진행되는데, 바로 전 시즌은 이례적으로 1주간만 진행했잖아요. 다 할로윈 시즌을 앞두고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었나요?

김용하 PD: 하하. 그렇다고 볼 수 있네요. 시즌을 정확히 맞추기 위함이었죠. 2주 단위로 업데이트를 진행하다보니 기념일 날짜가 잘 안맞더라고요. 특히 이번 주 목요일부터 진행되는 '할로윈 시즌'은 굉장히 준비를 많이 한 만큼, 알맞은 때에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대신 단 1주일이더라도 공식 시즌이기에 유저분들에게 최고의 일러스트로 뽑힌 '오페라의 유령'도 리메이크 해서 선보이고, 새로운 카드들도 추가하는 등 부족하지 않게 준비했습니다.

▲ 15시즌(팜걸의 고민상담소)에서 공개된 오페라의 유령 리메이크. 왼쪽이 원본, 오른쪽이 리메이크


그럼 이번 할로윈 시즌에 준비한 컨텐츠는 무엇이 있는지 직접 소개 부탁드릴게요.

김용하 PD: 일단 시각적으로 굉장히 화려해졌어요. 시즌에 맞춰 새로운 영상도 제작했고요. 일단 플레이어 캐릭터인 세명의 '사서' 복장이 두 벌씩 추가되었습니다. 할로윈에 걸맞는 어둡고 진한 고스의상과, 사탕을 연상시키는 의상으로 구성되어 있으니 취향껏 고르시면 됩니다. 보너스 개념으로 열리는 던전, '유한차원'도 연출과 클리어 속도를 변경해 부담을 확 줄였고요

강호연 팀장: 편의성 개선도 큰 특징이라 보시면 될 겁니다. 일단 UI를 규격화시켜 깔끔한 구성으로 바꿨으며, 버프와 디버프를 표시하던 문구도 직관적인 이미지로 아이콘으로 만들어 더 쉽게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여기에 카드함의 부족현상을 줄이기 위해 '마도서 보관함'이라는 새로운 기능을 추가했고요. 이전의 큐라레가 초보자들에겐 다소 어려웠다면, 이번 업데이트에서는 게임에 익숙해지는 시간이 빨라질거라 생각합니다.

김용하 PD: 게임 컨텐츠 규모도 커졌습니다. 80까지가 한계였던 만레벨이 85로 확장되었고, 매일 일정 시간에 등장하는 환서(월드보스)도 패턴이 다소 변화해 예전처럼 천편일률적인 덱구성만 필요하진 않을 겁니다. 그만큼 전략적인 재미도 한층 높아졌을 거고요.

▲ 새롭게 바뀐 유한차원(한시적 보너스 던전). 진행이 한층 빨라졌다

▲ UI 개편이 이뤄졌으며, 메뉴 색감도 상당히 다양해졌다



시스템 업데이트도 중요하지만, 이벤트가 곁들여진다면 더 특별할 듯 한데요. 어떤 이벤트를 준비했는지도 듣고 싶습니다.

강호연 팀장: 많은 유저분들이 우정포인트가 넘친다는 이야기를 해주셨거든요. 일단 이번 할로윈 시즌 2주차에 우정포인트를 쓸 수 있는 조그마한 이벤트가 있을 예정입니다. 또한 페이백 이벤트(결제한 금액만큼 차후 캐쉬로 돌려받는 이벤트)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신규유저, 복귀 유저를 위해 접속만 해도 마력석, SR+(6성급, 최고 등급) 카드를 지급할 예정입니다. 이제껏 본 적 없는 새로운 보스정예금서(최고레벨 컨텐츠)도 등장할 거고요. 프리미엄 인쇄(뽑기)에서 SR+(6성)마도서가 나올 확률도 자그마치 3배 상승됩니다.

아, 시즌 SR+ 확률 상승에 대해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더군요. 그 시즌의 신규SR+카드가 뽑기에서 나올 확률이 커졌다고 비시즌 SR+카드의 확률이 줄어드는건 아닙니다. 오히려 SR+ 비중이 커지면서 R, R+(3,4성의 낮은 등급 카드)의 확률이 감소하는 거죠. 비시즌 카드를 획득하고 싶은 유저분이라면 걱정하지 말고 뽑으셔도 됩니다.

▲ 새로 등장한 정예금서 카밀라(좌), 접속보상 SR+메데이아



이번 할로윈 시즌 이후 서비스는 어떤 방향으로 진행할 예정인가요?

김용하 PD: 일단 많은 분들이 우려하는 7성급 카드가 올해 안에 등장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아직 서비스도 1년도 안 됐고, 게임 자체도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기에 아직은 그 정도까진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또한 무한나선이라는 일종의 무한모드, 싱글플레이가 주가 된 던전콘텐츠가 유저분들에게 좋은 평가를 들어 큰 자극이 되었습니다. 초보자유저부터 고레벨 유저까지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컨텐츠를 많이 생산해내야 할 필요성을 느꼈으니까요. 그래서 부스터 기능을 준비, 초보자들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격차를 줄이려 노력했습니다.

강호연 팀장: 음...그리고 그동안 빛을 못 받았던 스킬, 이를테면 돌진이나 역습, 철벽, 간파 등에게도 좋은 날이 올 겁니다. 낮은 평가를 받은 스킬들을 현재 대세 스킬의 대용품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우선적으로 개선할 예정입니다. 그러니 지금 당장 쓸모없다고 내팽겨쳐 두지 마시고 꼭 잘 보관해주시길 바랍니다. 보관함도 생겼잖아요!

▲ 초보자 유저분들의 빠른 성장을 도와주시 위해 마련한 부스터


그럼, 마지막으로 유저분들에게 정말 하고 싶었던 말 한 마디 부탁드릴게요!

강호연 팀장: 초기 멤버가 다 떠났다는 소문이 돌던데...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큐라레 시작부터 함께해 온 개발자 가족들은 여전히 업데이트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하고 있습니다. 항상 부족한 모습을 보여왔지만, 이번 할로윈 시즌으로 완성도 높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라 기대합니다.

김용하 PD: 동종 장르의 게임은 많이 있지만, 그래도 큐라레의 특징인 실시간 파티 플레이로 어느 정도 자리매김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게임 자체가 어려워졌고 진입장벽이 높아지다 보니 신규 유저분들이 많이 힘들어하셨죠. 이 문제를 충분히 고민해 신규 유저분에게도, 기존 유저분에게도 즐거울 수 있는 컨텐츠를 많이 만들어내려 합니다. 이번 할로윈 시즌 말고도 더 보여드릴게 많이 준비되어 있으니 지속적인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