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장 : 악마를 이길 자


창조신 '아엘'을 찌른 마신 '카벨'의 무기 '카오스'. 그 파편인 '카오스 스톤'은 신비한 힘을 간직한 채 인간에게 넘어갔다.

'아탄'이라 불리는 마왕들은 마신 '카벨'을 위해 카오스 스톤을 되찾으려 한다. 그들의 힘을 빌린 흑마법사 말릭은 퍼플문 성소에 보관된 카오스 스톤을 노리고 습격한다.

말릭을 돕는 악마들을 인간의 능력으로는 상대할 수 없었다. 카오스 스톤의 수호자 프리야는 금기된 통로로 향한다. 금기된 봉인의 장소에서 누군가를 깨우기 위해, 악마들이 가장 두려워했던 존재, 전설의 데빌리언을···.




■ 세계의 탄생과 카벨의 반란

아무것도 없는 태초의 공간에 한 존재가 생겼다. 존재의 이름은 아엘. 그는 다른 것을 창조하는 힘이 있었다. 아엘은 세계를 창조하고 ‘알케이나’라고 이름 지은 후, 알케이나의 자연과 자신을 수호할 천사들을 만들었다. 자신의 모습을 본떠 인간을 창조한 아엘은 하늘의 왕궁 아엘름을 만들어 그곳에 기거했다.




아엘이 세계를 창조하는 동안, 아무것도 없는 태초의 공간에서 또 하나의 존재가 생겼다. 카벨이라는 이름의 그 존재는 아엘을 직접 찾아와 그를 따르는 천사 중 하나가 되겠다고 간청했고, 아엘은 동생이나 다름없는 카벨의 요청을 흔쾌히 수락했다.


하지만 카벨은 처음부터 다른 목적이 있었다. 아엘을 처치하고 알케이나를 차지하기 위해 그의 수하로 들어간 것이다. 카벨은 천사들을 회유하여 욕심을 불어넣고 분란을 조장하면서 아엘을 공격할 무기를 만들었다. 뱀의 형태를 따라 길고 뾰족하게 만들어진 창 카오스가 바로 그것. 카벨은 자신의 힘을 카오스에 담았다.


때를 정한 카벨은 카오스로 아엘을 찔렀다. 아엘의 비명과 함께 카오스는 산산이 조각나게 되었고 그 조각들은 알케이나를 향해 떨어졌다. 아엘을 공격한 후 그를 수호하는 천사들에게 공격당한 카벨은 큰 상처를 입어 내면의 마력이 드러난 기괴한 모습으로 변했다. 아엘은 마지막 자비를 베풀어 카벨을 죽이지는 않았지만, 어떤 존재도 빠져나오지 못할 ‘무저갱’에 그를 가두었다.


카오스에 찔린 아엘은 상처와 배신감으로 인해 깊은 병에 걸렸다. 땅에 떨어진 카오스 스톤과 카벨을 감시하기 위해 자청해서 지상에 남은 몇몇을 제외한 모든 천사가 태초의 공간으로 떠났다.




한편, 카벨은 무저갱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카오스에 담긴 자신의 힘을 되찾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카벨은 자신을 마신으로 칭한 후, 창조의 권능을 사용하여 자신을 대신해서 카오스의 조각을 찾아올 악마들과 그들을 통솔할 마왕을 만들었다. 악마는 창조자의 끔찍한 마음을 닮아, 아엘이 창조한 인간을 끊임없이 괴롭히려는 욕구를 지녔다.






■ 카오스 스톤으로 변화된 인간, 반인반마

카오스가 깨져 알케이나 지상에 떨어질 때 큰 이변이 일어났다. 아엘의 선한 본성만을 갖고 있던 인간은 카오스 스톤의 영향으로 카벨의 음울함과 교활함, 욕망을 배웠고 무한한 생명력이 사라졌다. 유한 생명체가 된 인간은 카오스 스톤을 획득하기 위한 대립과 싸움 때문에 분열하며 세력을 이뤘고, 각 세력은 왕국이 되었다.


아엘이 사라진 세계에서 방치된 카오스 스톤이 가진 힘은 모두가 두려워하면서도 탐내는 ‘마력’의 원천이 되었으며 그 영향을 받은 사람은 죽거나 괴상한 형태로 변하기도 했다. 사람들은 괴상한 형태로 변한 자를 반인반마라고 부르며 두려워했다.




카오스 스톤중에서도 유독 큰 파편은 천사와 인간 모두에게 너무도 위험한 것이었다. 그래서 천사들은 인간 앞에 모습을 나타내고 계시를 내렸다. 그 후 각 왕국에 성소가 세워지고 카오스 스톤이 성소에 보관되었다. 아엘과 천사를 따르는 정갈한 자들로 이루어진 금빛 수호회의 일원인 수호자들이 카오스 스톤을 지키는 임무를 맡았다.


▲ 아스페론 우측 하단, <성소의 수호자> 프리야의 뒤에 성소가 있다.




■ 악마 전쟁의 시작과 데빌리언의 활약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카벨은 마왕과 악마들에게 전 세계에 흩어진 카오스 스톤을 되찾으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렇게 악마 군단의 침략이 시작되고, 악마는 침공의 첫 목표로 크로타 왕국을 지정했다. 크로타의 왕 바실리 크로타는 탐욕이 심한 성격이라 카벨의 부름에 쉽게 넘어갔기 때문.

크로타 왕국의 카오스 스톤을 차지한 후 더욱 힘이 강해진 악마 군단은 주변 나라들을 공격해 황폐화했고, 크로타 왕국보다 더욱 큰 카오스 스톤이 보관된 베노아 왕국을 향해 진격했다.


▲ 아직은 들어갈 수 없는 우측의 크로타 왕국. 가장 먼저 악마의 침략을 당한 곳이다.


악마 군단은 베노아 왕국을 점령했다. 베노아 왕은 악마의 침공 때문에 겁에 질려 자살을 결심했는데, 자살 직전 천사가 나타나 ‘카벨의 창으로 악마를 막으라’는 계시를 내렸다. 현자들을 통해 반인반마를 이용하라는 뜻으로 계시를 해석한 베노아 왕은 반인반마 부대를 만든 후 그들에게 데빌리언이라는 이름을 줘서 악마를 막아 달라고 부탁했다.


악마가 베노아 왕국에 쳐들어오기 전에는 데빌리언의 힘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악마가 나타난 후 데빌리언 힘의 원천이 악마와 같다는 것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고, 인간은 점점 데빌리언을 두려워하게 되었다. 데빌리언에 대한 차별이 심해지고 그러한 차별은 악마 전쟁이 시작된 후 최고조에 달했는데, 바로 그때 베노아 왕이 인간과 데빌리언의 반목을 해결하고 그 힘을 역이용해 악마에 대항한 것이다.




데빌리언은 악마와 거의 동등한 힘으로 싸웠다. 그들은 악마 군단과 싸워 연전연승하면서 아스페론과 카오스 스톤을 지켜냈다. 여러 왕국이 차츰 악마의 손아귀에서 해방되었고 그 선봉에는 항상 데빌리언이 있었다. 결국, 데빌리언은 악마 군단의 심장부까지 침투했고, 악마 군단을 몰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악마 전쟁이 끝난 뒤 살아남은 데빌리언은 소수에 불과했다. 남아있는 데빌리언 중 대부분은 전쟁이 끝난 후 스스로 자취를 감췄으며, 볼튼과 그의 동료 등 일부만 남아 아스페론을 수호했다.


전쟁이 끝난 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마왕과 직접 겨룬 데빌리언이 있는데, 악마 전쟁이 끝나고 천사와의 은밀한 회담 끝에 자신을 봉인했다는 것이다. 그가 스스로 봉인된 후, 그의 이름뿐 아니라 모든 것이 사람들의 기억과 역사에서 지워졌다고 한다. 데빌리언 영웅 볼튼도 알지 못하는 그 소문은 단지 전설로만 떠돌아다니고 있다.






■ 새로운 전쟁의 징후와 검은 진리회의 대두. 프리야의 선택은?

악마 전쟁이 끝나고 세월이 꽤 흘렀지만, 세상은 여전히 전쟁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세계 곳곳의 깊숙한 곳에는 아직 악마들이 남아 있고, 카벨을 따르는 ‘검은 진리회’가 전쟁 직후의 혼란스러운 틈을 타 세계 곳곳으로 은밀하게 퍼져 나갔다.


결국, 검은 진리회는 외부로 드러날 수밖에 없을 만큼 거대한 조직이 되었고 검은 진리회의 도움으로 악마처럼 변한 흑마법사 말릭은 차츰 교만해졌다. 그는 베노아 왕국의 카오스 스톤을 가져오겠다고 장담했고, 검은 진리회는 그를 부추겼다. 말릭은 자신의 추종자들과 함께 카오스 스톤이 보관된 퍼플문 성역을 급습했다. 베노아 기사단은 우왕좌왕했고 말릭은 순식간에 성소 근처에 이르렀다.


성소의 수호자 프리야는 말릭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직감하고 위기 속에서 성소를 벗어나 달렸다. 금기시된 봉인 하나를 풀기 위해, 세상에서 잊혀진 전설 속 데빌리언을 불러낼 준비를 하며···.







제 1막: 퍼플문 성역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