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


엔씨소프트의 지스타 프리미어 행사가 11월 18일 오전 10시, 서울 청담 CGV에서 진행됐다.

현장에서는 '리니지 이터널', '프로젝트 혼' 등 이미 알려진 엔씨소프트의 대형 프로젝트가 공개됐다. 또한, 함께 개발 중이던 미공개 신작 및 다양한 모바일 게임들도 대거 등장했다.

기자간담회가 마무리된 후 Q&A 무대에 오른 김택진 대표는 '리니지 이터널'의 핵심 가치 및 그간 엔씨소프트를 둘러싸고 있었던 루머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다음은 이날 현장에서 진행된 질의응답을 정리한 것이다.




오늘 공개된 리니지 이터널을 보니 차세대 게임다운 그래픽, 연출이 인상 깊었다. 다만, 기존 쿼터뷰 RPG의 문법을 너무 충실히 따르다보니 동시 플레이할 수 있는 인원수가 많다는 것, 클라우드를 통한 모바일 플레이 외에 게임 코어 콘텐츠를 보면 새로운 혁신이나 게임플레이 경험을 찾기가 힘든 부분도 있었다.

올해로 리니지이터널이 공개된지 만 3년이 됐는데, 김택진 대표님이 생각했을 때 리니지이터널을 통해 유저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핵심가치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김택진 : 직접 해 보시면 '아, 다르구나'하는 느낌을 받으실 것이다. 그런 느낌을 줄 수 있을 때까지 계속해서 다듬어가고 있다.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지스타 현장에서 직접 느껴보셨으면 싶다.


두 번째는 엔씨소프트를 둘러싼 주가, 지분 같은 이슈, 루머와 관련한 것이다. 이런 얘기가 계속 나오는게 엔씨소프트의 자랑이었던 뛰어난 게임 개발력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약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오늘 이 자리도 엔씨소프트의 개발력을 증명하는 자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개발회사, 기술회사로서 엔씨소프트가 앞으로 가져야할 비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김택진 대표의 생각을 듣고 싶다.

김택진 : 우리는 한 눈을 판 적이 없다. 가보지 않은 길을 향해 끝없이 도전하는 것이 우리의 길이다. 지금도 새로운 도전들이 거듭되고 있다. 우리가 지금 집중하고 있는 것은 AI기술이다. 몇 년간 굉장히 노력을 하고 있고, AI기반으로는 어떤 게임이 가능할지, 그 프로젝트들을 선보이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집중하고 있는 것은 AI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게임플레이를 만드는 것이다.


오늘 프로젝트 혼이나 리니지 이터널을 보니 글로벌 전략이 조금씩 언급되었다. 그러나 모바일은 글로벌 클라우드만 조금 언급되었는데, 엔씨소프트의 모바일 부분 글로벌 전략에 대해 말해줄 수 있는가?

김택진 : 전략이란 것이 특별한 게 있나. 좋은 게임을 만드는 것이 최고의 전략이다. 우리가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몇 가지 규칙이 있다. 절대 'PC only' 게임을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가 만드는 모든 게임은 모바일로 함께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모든 프로젝트가 로컬이 아닌, 글로벌을 목표로 제작 중이다. 세계가 감동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대표의 입장에서 볼 때 게임에 대한 만족도가 어느 정도인가? 수치로 말해달라.

김택진 : 굉장히 난감한 질문인 것 같다. 네트워크가 들어오면서, 게임에 대한 정의가 달라진 것 같다. 예전에는 게임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하나가 끝나고, 다른 게임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에 이르러서는 런칭과 동시에, 진짜 싸움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봐도 될 것 같다. (그러니 지금의 상황에서 정확히 점수를 매기기는 힘들 것 같다는 의미로 보임.)


게임산업 종사자가 10만 명이 넘을 정도로 성장한 상황이다. 대중화하면서 국내에 청소년들이 본드를 안빤다고 하더라. 하지만 여전히 밖에서는 게임을 보는 시각이 그다지 좋지 않다. 직접 게임을 만들고, 게임개발 1세대로 분류되는 입장에서 현 상황을 어떻게 보는가?

김택진 : 게임에 대한 논란은 참 길었다. 우리나라가 게임에 대한 오해가 참 많이 쌓인 사회이기도 하다. 하지만 게임 역시 상식 범위 내에서 존재하고 있다. 모든 것은 부작용이 존재하기 마련이니 말이다.

게임은 정말로 많은 이들이 사랑하고, 사랑받고 있으며, 이것이 더욱 사랑받기 위해서는 더 좋은 게임을 만드는 것이 답인 것 같다. 게임 시장에 관해서도 고민이 많다. 항상 언론에서 이야기하듯 영광만 있는 산업은 아니다. 모바일 시대로 오면서 게임 시대는 굉장히 입장이 달라졌다. 이른바 소작농의 시대라고 해야 할까.

예전에는 내가 나의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시대였다. 하지만 지금은 퍼블리셔가 몇 %, 플랫폼이 몇 %. 그러고 나면 대개 개발자에게 돌아오는 수익은 얼마 되지 않는다. 어느 산업이든 그 정도를 유지하면서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게임 시장은 유통시장이 되었지, 개발자들의 시장이 아니다. 어떻게 이 환경에서 살아남아 좋은 게임을 게이머들에게 줄 수 있을 것인가. 정말 많이 노력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덤으로, 게임산업이 사회에 해를 끼친 것이 없다고는 할 수 없는데, 회사 차원이 아닌 개인이 사회공헌을 할 계획은 없는가?

김택진 : 물론 할 계획이다. 이왕이면 잘 할 계획이고, 그것을 어떻게 하냐고 물어보신다면, 살면서 제가 그런 모습을 보여드릴 때가 있을 거라고 답하고 싶다.


엔씨소프트는 플랫폼으로 치면 PC, 장르로는 MMORPG 개발사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오늘 발표를 보면서 회사의 DNA가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대표로서 생각하는 엔씨소프트의 정체성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김택진 : 지금까지 게임을 만들어 왔고, 앞으로도 더 좋은 게임을 만들어갈 회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게 쉽지가 않다. 목표도 계속해서 변하고, 해야할 일도 점점 늘어난다. 우리는 게임회사이면서 동시에 기술에 목을 멘 회사이기도 하다. 때문에 새로운 기술을 찾아 계속해서 도전하고 있다. 남들이 안 해본 것을 계속해서 시도하는 회사, 엔씨소프트가 그런 회사로 남았으면 좋겠다.


넥슨과의 관계는 어떤가? 여러가지 루머가 있는데. 창업주로서 보고 있는 엔씨의 현상황과 앞으로의 경영 방침은?

김택진 : 여러 루머가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넥슨과 우리의 관계는 서로 돕고 상생하는 관계다. 넥슨이 지금까지 한 번도 약속을 어긴 적도 없고, 지금도 잘 나아가고 있다.

창업주로서의 마인드와 경영 방침은 아까도 말했다시피, 계속해서 좋은 게임을 만드려는 마인드를 갖고 있을 뿐이다.


아까 클라우드를 언급했는데, 엔씨의 경우 글로벌 모바일과 관련해 해외 퍼블리셔보다는 클라우드를 통한 자체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는가.

김택진 : 우리가 개발하는 클라우드는 오픈소스에 기반해 있다. 중국 시장의 경우 조금 특수하기 때문에 힘들지만, 중국 외 시장은 모두 클라우드에 기반해 서비스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