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 열 번째 날개라는 타이틀 아래 '환영의 탑'이 업데이트 되었습니다.

환영의 탑은 총 20층으로 구성된 일종의 도전형 던전으로 각층을 지키는 몬스터들을 쓰러트리고 올라가면서 보상도 챙기고, 과거에 잘나갔던 보스들과 쫄깃한 전투를 할 수 있다는 매력을 가진 PVE 콘텐츠 정도로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저희 인벤팀에서도 호기롭게 전 층 클리어라는 이상적인 그림을 보여드리고자 주말 특별 방송을 편성. 외부 고수 플레이어를 3명이나 초청해서 알찬 파티를 구성해 도전했지만, 현실은 호락호락하지 않았습니다.

공략의 중심에 있던 이기민 캐스터가 "아이고 선생님"을 연신 외치면서 무기보다 입으로 스킬명이 먼저 나가는 독특한 플레이를 보여주며 선전했지만, 16층이 한계였으니 말이죠.

이처럼 그날 방송을 보며 당분간은 클리어 자체가 힘들 것 같다는 나름의 결론까지 내렸는데, 방송이 종료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인 일요일 새벽. 벨릭의 은총 서버에서 20층 클리어 파티가 탄생했다는 믿기 어려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공식 홈페이지에는 관련 인증 사진까지 올라오면서 '세상은 넓고 괴수는 많다'는 말을 새삼 깨닫게 해 줬습니다. 그럼 최상급 장비로도 17층 이상 진행이 쉽지 않았던 환영의 탑을 클리어한 그들은 도대체 어떤 괴수들일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인벤에서 직접 만나봤습니다.



▲ 일요일 새벽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클리어 사진!




Q. 괴수분들 반갑습니다. 환영의 탑 20층이 이렇게 빨리 정복될지는 몰랐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벨릭의 은총 서버에서 활동하고 있는 초식동물 길드입니다.

우선 저희 길드 소개부터 하면 초식동물은 2013년 7월 6일, 지금은 사라진 샤라의 축복 서버에서 처음 결성되었는데, 이번 환영의 탑 20층 정복에 참여한 인원은 모두 초기 맴버입니다.

비록 총원이 15명 정도인 소규모 길드이지만, 10명 정도는 꾸준하게 접속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길드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좋게 말하면 던전 공략 위주, 돌직구로 말하면 '인던만 돌 줄 아는 바보'들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개인 소개는 간단하게 각자 하도록 할게요!


[ 할배포포리 ]

안녕하세요. 저는 최고 레벨이 50이던 시절에 포포리아 서버에서 열심히 플레이했지만, 중간에 조금 많이 쉬었습니다. 그러다가 작년부터 다시 시작했는데, 길드에 창기사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창기사로 지금까지 쭉 달려왔습니다.

[ 순수함 ]

저는 무사 캐릭터만 7개를 보유한 무사 성애자 '순수함'입니다. 본래 아이디는 '데'인데 현재는 다른 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철판 ]

초식 동물 길드의 메인 간판인 철판입니다. 라임이...

[ 첫번째 ]

첫번째부터 아홉번째까지! 총 9 클래스를 전부 키우고 있는 테라를 사랑하는 유저입니다. 이제 조만간 신규 클래스가 등장할 것으로 보이는데, 미리 열번째 닉네임을 선정해둔 상태죠.

그리고 처음 시작 멘트에 비주얼 담당이라는 것 빼먹지 말고 넣어주세요!

[ 세레 ]

안녕하세요. 힐러를 좋아해서 사제 한우물만 파는 세레입니다.



▲ 요정의 안식처에서 진행된 인터뷰!



Q. 환영의 탑이 추가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정확하게 언제 클리어 한 건가요?

환영의 탑이 목요일에 업데이트가 되었죠. 그리고 저희가 20층을 클리어한 게 토요일에서 일요일로 넘어가는 자정쯤인 걸로 기억됩니다. 대충 3일 정도가 소요되었네요.

좀 더 자세하게 말해드리면, 패치가 진행된 목요일 밤 자정까지 정말 열심히 환영의 탑에 도전했습니다. 운이 좋게도 당일 20층까지 갈 수 있었는데, 20층 보스인 여왕님 체력을 5%까지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길드원들 모두 직장인이라서 다음날은 플레이를 못 했고, 삼일째인 토요일 두 번의 트라이 끝에 최종 클리어하였습니다.



Q. 토요일이면 인벤에서도 특집 방송을 했습니다. 혹시 보셨나요?

방송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시청하지는 못했습니다.

그 이유가 최초킬이라는 뚜렷한 목표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약간은 욕심이 났습니다. 혹시라도 인벤 방송팀이 20층을 먼저 정복할까 봐 다급해져서 더 열심히 공략에 매진한 거 같습니다.

20층 최초 정복 시간도 아마 토요일 자정 정도니까, 방송을 종료한 시점이랑 거의 비슷하네요.




▲ 인벤 방송팀의 최고 기록은 16층! 하지만 이 당시 초식동물 길드는 20층을 적복했다고…


Q. 환영의 탑 정복 당시 파티 구성이나 장비 수준이 궁금하네요.

저희는 조금 독특한 조합으로 갔습니다. 창기사, 광전사 2, 사제, 그리고 무사 이렇게 파티를 조합했습니다.

장비 수준은…많은 분이 20층을 깰 정도면 둔칸 15강으로 도배를 했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저희 파티원들의 장비 수준은 생각보다 어마어마하게 높지는 않았습니다.

창기사의 경우 둔칸 12강 방어구 세트에 15강 둔칸 무기를 착용했지만, 나머지 딜러와 힐러는 대부분 오르카 방어구를 착용하고 공략을 진행했습니다.



Q. 그러고 보니 모두 근접 캐릭터네요?

네. 사제를 제외하고는 말이죠.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저희 길드원들이 이상하게 근접 딜러들을 좋아합니다.

물론 부캐릭으로는 원거리 딜러를 많이 가지고 있지만, 장비 수준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다 보니 본캐릭으로 도전할 수밖에 없었고, 자연스럽게 이런 오묘한 조합이 탄생한 거 같습니다.




Q. 조합 때문에 어려운 부분도 있었을 듯 합니다. 특히 15층 이상은 그야말로 난이도가 지옥인데, 가장 어려웠던 것은 몇 층이었나요?

일단 층마다 등장하는 보스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15층은 켈사이크, 16층은 아카칼리쉬 펠카트라, 17층은 샨상 2네임드 길가쉬, 18층은 멜상 3네임드 라마얀 니르바나, 19층은 아르곤 멜디티아, 대망의 20층은 샨상 마지막 보스! 여왕님이라고 불리는 샨드라 마나이아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가장 어려웠던 보스를 선택하라면 당연히 20층의 여왕님이겠지만, 번외로 여왕님보다 더 많이 전멸했던 층은 17층입니다. 파티 조합이 광전사 2명이라서 그 색깔쫄들을 잡는데 고생 좀 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어려웠던 20층의 여왕님, 정말 빠르고 강력하며, 복잡하기까지 합니다. 특히 여기서도 조합 때문에 손해를 봤는데, 여왕님의 체력이 8% 이하로 떨어지면 진노 모드가 되어 근접 딜러들은 공격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은 양날의 검이라고 볼 수 있는데 여왕님이 일어서는 순간부터 제물 타이밍을 지나, 기어가는 패턴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약 20초간 극딜이 가능하다는 건 장점이지만, 진노한 여왕님의 공격을 버틸 수가 없었으니까 말이죠.




▲ 환영의 탑 20층에서도 유감없이 보여주는 여왕님의 파워는 매섭다


반면 1층부터 도전한 파티의 최고 벽이라고 불리는 15층의 켈사이크. 저희 파티는 신기하게도 한 번에 공략을 성공했습니다.

워낙 사제인 세레님의 실력이 출중해서인지 몰라도 체력 신경안쓰고 패턴만 집중한 채 플레이한 거 같습니다.

물론 개인 물약과 힐량 50%일 때 사용할 보호 주문서는 반드시 지참해야 하지만요. 제 생각에 켈사이크 클리어 가능 여부는 힐러의 역량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합니다.

추가로 참고할만한 정보를 드리면, 저희 파티는 급속 치유 물약이 아닌 치유의 영약을 사용했습니다.



Q. 15층이상을 공략하는데 좀 더 도움이 될만한 팁 같은게 있으면 공유 부탁합니다.

환영의 탑 20층을 정복한 건 맞지만, 그렇다고 쉽게 파밍 할 만큼 저희 파티가 많이 경험한 것은 아닙니다.

아무래도 도전 횟수에는 제한이 있기 때문이죠. 그나마 상위층을 목표로 하는 팀들이 19층에서 가장 많이 어려워하시는 것 같아서 저희가 공략했던 방법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보통 전투에 들어가면 힐러 분들이 드리블을 하게 되는데, 이 경우 깔끔하게 되지가 않았습니다. 그래서 힐러 대신 딜러 한명을 드리블 주자로 내세웠고, 힐러는 탱커와 딜러쪽에 함께 자리를 잡아 정화와 힐에 주력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창기사와 위치를 번갈아가면서 잡고, 사념체를 두고 딜하는 그런 방식 말이죠.




▲ 대기시간이 길지만, 주로 치유의 영약을 이용했다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 관문인 샨드라 여왕님의 제물 패턴에 대한 정보도 공유해 드리겠습니다.

기존 공략대로라면 3명만 제물을 맞게 되는데, 환영의 탑 20층에서는 여왕님이 일어나실 때 요사스러운 광대가 꼭 나타나서 장난을 칩니다. 제물의 대상을 무작위로 바꿔 버리죠.

문제는 그 대상의 수도 랜덤이고, 모두가 바뀌거나 한 명도 안 바뀌는 경우가 있어서 일정한 법칙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즉, 3명으로는 제물 패턴을 안정적으로 커버할 수 없어서 다른 사람이 대타로 맞아야 하는 상황이 옵니다. 그래서 저희 파티는 5명이 제물을 유지하는 방법을 선택했고, 개인 물약 타이밍이나 힐러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중요했습니다.




Q. 기존의 공략과는 미묘하게 다른데, 과거와 현재 환영의 탑 보스는 차이가 크나요?

큰 테두리에서 보면 몬스터의 외형이나 대부분의 주요 패턴은 동일하지만, 미묘하게 여러 인던을 복합적으로 섞어 놓은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들어 아카샤가 등장하는 층에서는 발더의 신전 유물의 방 거울 장치가 추가되었고, 마찬가지로 10층 툴사를 공략하다 보면 발더의 신전에 등장하는 구슬 장치가 괴롭히죠.

뭔가 단순하게 리뉴얼을 한 게 아니라 복합적으로 재미난 요소들을 나름의 콘텐츠적 요소로 결합했다는 노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확실히 같은 패턴의 보스가 등장하는 것보다는 대응 방법의 변화가 있어서 지루함을 막아준다고 해야 할까요?

이외에도 13층의 보스 굴라드쉬에는 석을 깨는 패턴이 나오는데, 예전에는 포격을 피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었지만, 환영의 탑에서는 광폭화 시 무적 효과를 부여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 의외로 툴사에서 저 구슬 패턴에 맞아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Q. 그러고 보니 20층 클리어 보상을 물어보지 못했습니다. 어떤 아이템을 얻을 수 있나요?

아이템은 바하르의 사자 교본 2개, 환영의 탑 증표 4개, 더 크라운의 마법봉, 더 크라운의 원반이 드랍되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바하르의 사자 교본이 2개나 나왔습니다. 아마 1층부터 올라와서 드랍율 버프를 받았기 때문으로 보이며, 함께 드랍된 더 크라운의 마법봉과 원반은 무기 외형 아이템입니다.



▲ 더 크라운의 마법봉 외형


▲ 더 크라운의 원반 외형


생각보다는 룩이 별로라서 약간 실망했습니다. 추가로 바하르의 사자는 교환 불가 아이템이고, 그 외 클리어 순간 업적 2개가 완료되면서 '환영의 지배자' 칭호도 얻었습니다.

외형 아이템은 다행히 교환이 가능해서 부캐릭인 마법사에게 선물해 줬습니다. 만일 교환 불가였다면, 공략 단계에서도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던 직업 구성만 탓하고 있었을 거 같네요.




▲ 환영의 탑 업적으로 획득한 칭호, '환영의 지배자'



Q. 어찌 되었던 3일간 힘들게 환영의 탑을 공략했는데, 클리어를 목표로 하는 파티에게 조언도 부탁드립니다.

저희들이 실제로 공략하면서 느낀 부분을 요약해 드릴게요.

일단 공략에 가장 중요한 건 파티원 간 호흡이지만, 현실적으로 장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무시할 순 없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1~10층은 엘카 9~12강 정도로 공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15층부터는 적어도 12강 오르카 풀셋 이상은 준비해야 희망이 보일듯 합니다.

그리고 저희는 오로지 근접 직업들로 구성해서 도전했지만, 사실 원거리 딜러 하나는 섞어서 가는 것이 공략에 도움이 됩니다. 여기에 탱커로 검투사가 합류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아 보이고요.

이것도 사견인데 폭풍의 엘카라스호에서는 분노유발 부재 때문에 창기사의 입지가 높았지만, 환영의 탑에서는 검투사도 창기사와 비슷한 수준의 탱킹 능력을 보여줄 거 같습니다.

또한 무작정 16층부터 가려는 파티가 있을지도 모르는데, 1층부터 올라가면서 받을 수 있는 버프는 공략에 많은 도움을 주는 요소입니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20층을 목표로 한다면, 1층부터 차근차근 도전해 보세요!




▲ 공략 난이도를 줄여주는 중요한 버프석, 클리어를 목표로 한다면 1층부터!



Q. 오늘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환영의 탑 콘텐츠나 테라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일단 환영의 탑은 업데이트된 지 얼마 안 되지만, 체력 표시 버그라던가 4층에서 석 버프를 받으면 일부 비약 등의 효과가 사라지는 현상이 있습니다.

이 부분은 빨리 수정되어야 하고, 중간에 실패해도 어느 정도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초보 유저분들의 경우 층마다 등장하는 보스의 패턴을 파악하지 못해서 상대적으로 어렵게 느껴질 수 있고, 공략 시간 자체도 길어집니다. 여기에 실패 시 보상도 없다 보니 실수하면 그냥 끝입니다. 이런 부분이 개선되어 누구에게나 도전해보고 싶은 콘텐츠로 자리 잡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딱 한마디만 하고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아마 모든 테라 유저들이 소망하는 것일 텐데요.

"제발 렉 문제가 빠르게 해결되어 스트레스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줬으면 좋겠습니다! 이상!"




▲ 마지막으로 환영의 탑을 배경으로 단체 사진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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