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2014 대망의 첫날, 입구가 열리자마자 엔씨소프트의 부스로 달렸다. '팡야 모바일(가제)'를 하기 위해서 달렸다. 남들보다 빠르게 누구보다 빠르게 달렸다. 엔씨소프트의 외곽을 가득 채우고 있던 예쁜 누나들에게 단 한 순간의 시선도 던지지 않고 달렸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팡야 모바일'은 10년째 장수 만세를 외치고 있는 온라인 캐주얼 골프 게임 '팡야'의 모바일 버전이다. 하지만 단순한 이식작에서 벗어나 터치 기기에 알맞은 조작과 모바일만의 오리지널 캐릭터를 추가했다. 백문이 불여일견 일단 보자.

▲ 진짜 안봤어요

▲ 정말로 뛰기만 했어요




⊙개발사: 엔트리브소프트 ⊙장르: 스포츠(골프) ⊙플랫폼:Android, iOS ⊙출시: 2015년 연내 출시

* 현장 시연 상황으로 소리는 담지 못한 점 양해 바랍니다.


어려운 질문이다. 여자친구가 어제는 두 번 돌린 컬을 오늘 예쁘게 보이고자 세 번 돌리고 와서 물어본다면 정확히 어디가 변했는지 인지할 남자가 몇이나 있겠나. '팡야 모바일'의 느낌이 딱 그렇다. 비주얼적인 면에서 원작과 비교해서 좋아진 것 같은데 어디가 좋아진 지 집어내기 모호하다. 미묘하게 분위기가 바뀐 것 같은데 확실히 뭐가 변했다고 속단하기는 힘들다.

애초 '팡야'라는 게임이, 그리고 캐주얼 골프라는 이 장르가 '스펙타클하고 짜릿한 액션폭발! 지금껏 찾아볼 수 없던 게임! 상상을 뛰어넘는 사실적인 그래픽!'이라는 수식어와 거리가 매우 멀기는 하지만 모바일 버전을 기다리며 무엇인가 커다란 변화를 겪을 것이라고 예상했던 유저에게는 실망을 줄지도 모르겠지만, 원작 '팡야'를 즐겁게 즐겼던 유저들은 쌍수들어 환영할만한 일이다.


▲ 간단하게 터치하는 것만으로도 최고의 비거리를 노릴 수 있다


캐주얼 골프라는 장르는 간단히 게이지를 터치하는 것만으로도 골프의 재미를 간단히 즐기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잔디를 뜯어 바람의 방향을 살피거나 페어웨이의 성질에 따라 여러 클럽을 고르며 고민하는 재미는 없지만, 남녀노소 간단하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간단하다고 밋밋한 것은 아니다. 클럽 헤드와 공이 맞을 때의 타격감과 날아가는 공은 가히 저온 숙성된 탄산수 마냥 짜릿하다. '팡야'라는 문구를 보면 쌓였던 스트레스도 골프공과 함께 사라진다. 절대로 아름다운 모델이 옆에서 가르쳐줘서 그런 거는 아니다.



시연판에서는 확인할 수는 없었으나 약 300여 종이 넘는 코스튬이 있다고 한다. 캐릭터는 원작 '팡야'와 비슷하게 구현됐다. 원작의 귀여움과 깜찍함을 더욱 강화시켜 스마트폰의 액정에 담아냈다. 심지어 시연장에 있던 모델도 플레이하고 있는 기자에게 "참 귀여운 캐릭터죠?"라고 할 정도였다. 문제는 기자가 플레이하고 있던 캐릭터는 남자 캐릭터였다.




시연 버전에서는 랜덤으로 선택되는 캐릭터를 플레이할 수 있었는데 누가 봐도 아름답고 극히 '짧은' 치마를 입은 캐릭터와 울룩불룩 근육이 있는 더러운 캐릭터가 준비되어 있었다. 각 캐릭터는 고유의 행동과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니고 있다. 특히, 연출 카메라는 캐릭터들의 매력을 더욱 부각해준다. 공에 맞는 순간의 효과와 캐릭터의 리액션은 게임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준다.

지스타 2014에서 시연할 수 있었던 버전은 너무 적은 부분만 플레이할 수 있어 명확하게 무슨 게임이라고 말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다만 기자가 플레이한 부분만을 고려했을 때 괜찮은 타격감과 간단한 조작은 충분히 모바일 게임으로서 경쟁력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2015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팡야 모바일'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