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리브소프트는 모바일 시장에서 유명한 회사는 아닙니다. 지난 4월 출시 된 세컨어스라는 게임을 통해 모바일 게임 유저들에게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죠. 그런데 이번 지스타 2014에서의 모습이 심상치 않았습니다. '프로젝트 H2', '팡야 모바일', '소환사가 되고싶어!'까지 무려 3종의 게임을 선보이며 본격적으로 모바일 시장으로의 항해를 알렸습니다.

그 중에서도 기자의 눈이 들어온 게임이 있었습니다. 바로 '소환사가 되고싶어!'였습니다. 공개된 스크린샷과 영상에서 볼 수 있었던 작고 앙증맞은 캐릭터들, '트릭스터'의 정식 후계작 등 수식어도 많았습니다. 물론, 보드와 스테이지 전략 배틀을 어떻게 섞었는지에 대한 궁금증도 한몫했고요.

부랴부랴 지스타 B2C관이 열리자마자, 바로 엔씨소프트 부스로 뛰어갔습니다. 조그마한 스마트폰이라는 기기로 시연하기 때문에, 공간이 협소하리라는 예상도 함께였어요.

드디어 도착. 8개의 기기에서 '소환사가 되고싶어!'가 실행되고 있었고, 바로 자리에 서 게임을 즐겼습니다. 메인 UI는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모바일 게임의 형태과 비슷했습니다. 상단에는 유저가 사용하는 재화가, 화면 왼편에는 스테이지를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열쇠와 선물함, 미션, 오른편에는 스테이지를 즐길 수 있는 모험 시작 버튼과 스페셜 던전, 뽑기를 할 수 있는 소환 상점이 위치하고 있었거든요.





또, 하단에는 자신의 파티를 확인 할 수 있는 파티 관리, 캐릭터를 성장 시킬 수 있는 강화, 자신이 얼마나 많은 소환수를 모았는지 알 수 있는 도감, 함께할 파트너를 찾는 친구 버튼이 있었는데, 독특했던 건 중앙에 자신이 꾸린 파티의 캐릭터들이 있었고, 그들을 터치하면 자신만의 대사를 읊조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파티 관리에서는 유저와 함께 던전을 탐험할 캐릭터들을 배치할 수 있고, 왼쪽 상단 화면에서 자신의 파티가 어느정도 강력한지 숫자로 표기되는 것도 발견했습니다. 도트로 꾸며진 귀여운 캐릭터가 모두 다 인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던거죠.

게임 개발자들이 흔히 하는 말 중에 "이지 투 런 하드 투 마스터 (Easy to Learn, Hard to master)"란 말이 있습니다. '배우기는 쉽고, 완벽하게 익히기는 어려운 게임'이라는 뜻이에요. 그만큼 게임은 유저가 즐길 때 쉬우면서 재미있고, 어렵지만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을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일단 있는 그대로 말하자면 투박해도 최대한 직관적으로 보일 수 있게 만들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UI에서 보여지는 버튼이 많기에 복잡해보여도, 필요한 부분은 숫자나 유저들이 쉽게 알 수 있는 것들로 이뤄져 있었기 때문이죠.

'소환사가 되고싶어!'는 보드게임의 형식에 캐릭터들을 이용한 턴제 배틀 방식을 합친 복합 장르 게임입니다. 게임의 장르가 두 개가 섞인다면 자칫 잘못하다 간 너무 많은 정보로 인한 피로를 가져올 수도 있어요.

최대한 직관적으로 보이려는 UI와 텍스트구조는 아무래도 게임 내 많은 정보를 한꺼번에 처리해야하는 유저들의 피로감을 감소시키기 위함과 게임에 최대한 쉽게 접근시키기 위해서 일 겁니다. 이 부분은 직접 체감한 기자로서 어느정도 합격점을 줄 수 있을 만큼 괜찮았습니다.



밖을 보았으니 이제는 본격적으로 안을 탐구해 볼 차례입니다. 게임은 역시 자신의 캐릭터로 어떤 허들을 넘었을 때 느끼는 짜릿함이 있어야 하죠. 이 부분을 스테이지와 몬스터 배틀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지스타 2014에 나온 버전은 모든 유저들이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에디팅 되어있는 캐릭터와 쉬운 스테이지만 즐길 수 있었기에 전투 부분을 판단하기에는 조금 어려움이 있었어요.

일단 첫번째 스테이지 방식, 패널을 이동하는 방식을 주사위가 아닌 카드를 이용했습니다. 두 장의 히든카드와 한장의 확실한 카드를 보여주고 유저가 선택한 숫자만큼 이동하는 방식입니다. 솔직히 아쉬웠습니다.

한 가지의 숫자를 보여주고 두 개의 히든 카드를 보여주는 방식이라, 유저의 행동을 어느 정도 강제시키고 있었던 거죠. 숫자 카드를 이용하다 보니 자신이 가고 싶은 칸에 만약 두 칸만 가면 되는데, 2라는 숫자카드가 있다면 당연히 유저는 그 카드를 선택하는 경우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 점이 보드 형식에서 느낄 수 있는 무작위로 오는 재미를 조금 헤치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모바일이란 플랫폼은 앉아서 진득하게 즐기기 보다는 버스나 지하철 같은 이동 할 때 가장 많이 이용합니다. 스테이지에서 몬스터를 만나면 턴제 배틀을 진행해야 하고, 거기다가 특정 숫자를 통해 이동을 해야하는 스테이지의 구조 상 게임을 빠르게 끝내게 하기 위해서는 유저의 행동을 어느 정도 강제시킬 필요가 있었던 것이죠. 빠르게 한 판을 끝내기 위해서 말입니다.

턴제 전투도 간단하게 그저 적을 한번 터치하고 아군 캐릭터를 터치 했을 경우에 적을 공격하는 방식입니다. 스킬도 하단 게이지가 가득 찼을 때 왼쪽으로 드래그를 한번만 하면 발동이 되죠. 쉽고 간단합니다. 그래서 빨리 배틀을 종료할 수 있고요. 다만, 스킬 사용과 터치만으로 이루어 지는 전투이기에 너무 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부분을 상쇄시켜주는 것이 바로 속성과 스킬을 통한 파티의 전투 조합입니다. 물론 이번 시연 버전에서는 파티를 구성할 수는 없었지만 5가지의 파티를 다양하게 구성해 놓아 즐길 수 있었죠. 각 파티들은 스테이지의 속성 상성을 알 수 있을 만큼 다양했고, 실제로 상극일 경우 더욱 쉽게 게임을 진행했습니다. 즉 속성과 스킬을 통해 부족한 '어려움'을 채우고 있었던 겁니다.



아직까지는 잘모르겠습니다. 완벽하게 완성된 게임도 아닐 뿐더러 2%정도 부족하다는 생각이 계속 머리에서 맴돌았으니까요. 특히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파티 구성부분을 확인을 못했던 것이 큽니다. 이 부분만 확인했더라면 좀 더 확실한 해답을 찾을 수 있었을텐데 말이죠.

그러나 한편으로는 또 기대가 됩니다. 귀엽고 깜찍한 캐릭터도 있고, 모바일 유저들을 배려한 UI와 스테이지 진행방식까지, 이제 이번에 공개되지 않은 파티 구성 부분과 난이도부분이 게임이 출시 할 때 밸런스가 잘 맞춰 등장한다면 아마 많은 유저들이 찾는 게임이 될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연 '소환사가 되고싶어!'는 쉽기 만한 게임이 될 것인지 아니면, 쉬우면서도 완벽해지기는 어려운 게임이 될지, 지켜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