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스타 2014 B2B관 내 게임빌 부스

신작 게임 체험과 연이어 펼쳐지는 이벤트로 온종일 시끌벅적 발랄한 B2C관과 다르게 B2B관은 시종일관 진지함이 감돈다. 그도 그럴 것이, Business to Business라는 이름에 걸맞게 이 곳에서는 오로지 ‘사업’에 대한 이야기만 진행되기 때문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 역시 B2B의 주 테마는 ‘모바일게임’. 관련 부스에서는 시시때때로 게임사와 해외 파트너의 만남, 퍼블리셔와 개발사의 만남이 이루어졌다. 제 3자 입장에서 사업미팅 현장이 그렇게까지 흥미로운 상황은 아니지만, 개발사와 퍼블리셔와의 미팅은 좀 다르다. 어떻게든 계약을 체결하고자 앞에 있는 소싱 담당자에게 서툰 말로 자신의 게임을 열심히 소개하는 개발자를 보고 있자면 전혀 모르는 사람이더라도 응원의 마음이 절로 든다.

B2B관의 마지막 날인 22일, 지금까지도 자금력과 경험이 부족한 소규모 개발사들은 퍼블리셔를 애타게 찾고 있고, 소싱 담당자들 앞에서 아주 간절하게 게임을 설명하고 있다. 개발만 하다 난생 처음으로 사업이라는 과정을 겪어 보는 서투른 스타트업도 아주 많다. 이들에게 부족한 것은 바로 앞에 앉아 있는 퍼블리셔 담당자의 마음을 파악하는 미팅 방법이 아닐까?.

지스타 기간 내내 미팅이 끊이지 않았던 검증된 퍼블리셔, ‘게임빌’ 의 부스. 이 곳의 소싱 담당자라면 개발사들을 위한 효율적인 팁을 알려줄 수 있을 터. 오히려 더 좋은 개발사를 많이 만날 수 있을 거라며 사업 미팅에 대한 노하우를 적극 공유한 게임빌의 전략기획실 소싱팀 정상원 부장이강욱 과장의 이야기를 옮겨 적었다.

▲ 게임빌 전략기획실 소싱팀 이강욱과장(좌)와 정상원 부장




Q. 게임빌은 그동안 많은 작품들을 성공적으로 모바일 시장에 안착시켜 왔다. 게임 서비스를 결정할 때, 게임의 어떤 면을 주로 보는가?

'어떤 게임이 좋다'라는 명확한 기준은 없지만, '미들코어'와 '글로벌'이라는 두 가지의 키워드를 만족해 주는 게임을 찾고 있다. 특히 '글로벌'이란 키워드는 중요하다. 게임빌은 활발한 글로벌 사업을 펼치고 있기에 코어급이 아닌 게임이라도 해외의 많은 유저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면 높이 평가하고 있다.


Q. 게임빌의 B2B부스 내에서도 많은 개발사들이 찾아오고 있다. 2014년 한 해에도 다수의 계약을 체결했는데, 개발사가 퍼블리셔로서의 게임빌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이라 보는가?

스스로 이야기하긴 좀 민망한 질문이지만...게임빌과 파트너 컴투스, 이 두 회사가 글로벌에서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비즈니스 모델 노하우 및 서비스하는 게임도 여럿 있다 보니 개발사들에게 도움을 많이 줄 수 있다고 여기는 듯하다. 잘 봐줬기에 좋은 게임을 만날 수 있는 기회도 많다 생각하니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내부적으로 평가했을 때 우리 회사는 소싱부터 게임 출시까지의 일정을 잘 관리하는 편이다. 보통 예상 개발 기간보다 출시가 늦어지며 시장의 흐름을 놓치는 경우가 많지 않나. 이러면 개발사도 쉽사리 지치고, 추가 개발에 게임의 본질도 어그러지게 된다. 하지만 게임빌에서는 개발완료까지의 예상 일정을 잘 파악하고 변수의 가능성을 최소화 하기 때문에 출시일이 늦어지는 일이 적다. 이런 능력이 개발사 측에 큰 신뢰를 주지 않았나 싶다.

▲ 재미와 게임성이 갖춰진 좋은 게임에 게임빌의 노하우가 더해져 좋은 성과를 낸 사례가 많다


Q. 최근 게임빌이 소싱한 게임 중 가장 의미있는 성과를 낸 사례를 소개한다면?

개인적으로는 게임빌의 모든 게임이 다 소중하고 의미있지만, 대외적으로 보이는 결과를 놓고 이야기하자면 '다크어벤저'의 불리언게임즈와 '별이되어라!' 의 플린트를 들 수 있다. 두 개발사의 게임은 회사의 첫 모바일 출시작이었지만 괄목할만한 성적을 거두었고, 게임빌의 든든한 파트너로서 공생중이다.

다크어벤저는 4명의 개발자가 스타트업 특유의 열정과 기술력을 합쳐 일궈낸 멋진 작품인데, 국내는 물론 중국, 북미, 동남아 등 여러 국가에 서비스되어 현재 1,7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흥행작으로 성장했다. 워낙 완성도 높은 게임이라 어느 곳에 내놓아도 흥행했을 것이고, 마침 게임빌은 글로벌 네트워크가 있었기에 글로벌 진출에 나름의 도움을 줄 수 있었다. 좋은 파트너의 성공을 좀 더 빨리 앞당겼다는 점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또 하나의 게임, '별이되어라!' 역시 자랑스럽다. 처음 만났을 때도 우리가 믿고 같이 나아갈 수 있을 정도로 잘 만들어진 게임이었고, 여기에 게임빌이 가진 서비스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에서 좋은 성과를 이끌어 냈다. 2월 출시 이래 매출 순위권에서 내려간 적이 없었고, 이제는 어엿한 장수 흥행 게임으로 성장했다. 글로벌 서비스를 하더라도 흥행할 게임이라 해외 진출도 함께 준비했고, 이제 글로벌 시장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 밖에 다수의 게임을 서비스하며 쌓아왔던 우리의 노하우가 게임사들의 성공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 사례는 많다. 재미있는 게임은 항상 성공한다. 하지만 성공의 지름길을 잘 모른다던가, 혹은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게임인데 그 가능성을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 게임을 발굴하고, 출시하고 흥행할때까지의 과정 사이에 우리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상당히 뿌듯하다.

▲ 4명의 개발진이 만들어 낸 수작, 다크어벤저는 현재 글로벌 흥행작으로 거듭났다

▲ 스타트업 플린트의 '별이되어라!' 역시 매출순위 상위권을 오랜 시간 지키고 있다


Q. 상당히 많은 개발사가 퍼블리셔와의 계약을 위해 지금도 노력 중인데, 그들에게 효과적인 게임 소개를 위해 당부해야 할 점을 이야기해 준다면?

이 게임은 한 마디로 어떤 게임이다, 핵심적인 재미는 무엇이다. 이렇게 딱 설명하는 개발사가 거의 없다. 자신이 만들고 있는 게임이 무엇인지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거창한 미사여구가 없어도 핵심만을 이야기할 수 있다. 이런 저런 부가 기능도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그냥 게임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딱 집어 이야기하는 것이 담당자를 설득시킬 수 있는 첫 번째 지름길이다.

앞서 설명했지만 소싱과정에서 만나는 게임들은 대부분 완성이 덜 된 상태다. 그러다 보니 많은 개발사들이 스스로의 능력보다 더 큰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하며 소싱 담당자의 환심을 사려 한다. 이는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능력은 어디까지이며, 능력 외의 일을 요구 받으면 당당히 못 한다고 솔직히 말해야 한다. '다 할 수 있어요!' 라는 말은 이루기 쉬운 일도 아니고, 담당자도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되도록 눈으로 볼 수 있는 형태로 게임을 설명해줬음 좋겠다. 작은 폰트로 장황하게 적힌 텍스트 문서는 한 눈에 와 닿지 않는다. 원화나 스크린샷, 동영상이나 빌드 등 중간 결과물을 눈으로 직접 확인시켜주는 게 더 큰 도움이 된다.



Q. 개발사 입장에서는 경쟁작이 많은지 아닌지 신경쓸 수 밖에 없다. 검토 의뢰가 몰리는 특정 시즌은 피하고자 할텐데, 언제 검토를 의뢰하는 것이 좋을까?

최적의 시기나 최악의 시기란 없다. 상반기나 하반기나 요청은 많이 들어온다. 엄밀히 말하면 약 4:6의 비율로 하반기에 들어오는 의뢰가 많긴 한데, 이는 아무래도 '올해 내로 어떻게든 해보자!' 라는 개발사의 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하반기를 피해 상반기에 보여준다 해서 경쟁력이 높아지거나 계약 성공률이 증가하지는 않는다.


Q. 완성이 덜 된 타이틀을 보고 가능성을 가늠하는 소싱 담당자의 입장에서, 어느 정도까지 완성하고 검토를 의뢰하는 것이 가장 좋은가?

계약 이후 출시까지 보통 1년 정도 걸리는데, 이를 감안하면 60~70%의 완성도가 가장 좋다. 하지만 현실은 30~40% 정도 완성된 게임이 많다. 완성도가 부족하면 어떤 게임인지 판단하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설사 계약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평균적인 개발 완료 기간보다도 훨씬 기간이 길어지게 된다.

완성도가 너무 높아도 살짝 문제되긴 한다. 게임만 재미있고 모든 것이 완벽하다면 상관없지만, 그런 경우는 흔치 않다. 출시까지는 크고 작은 수정이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 밖에 없는데, 작은 부분만 수정하면 되는 문젠데 게임의 여러 부분을 다 건드려야 되는 불상사도 일어날 수 있다. 이러면 개발사는 게임을 다시 뜯어봐야 하니 힘들어지고, 퍼블리셔는 고칠 게 있어도 선뜻 말하기가 쉽지 않다. 서로에게 부담인 셈이니 적당한 개발된 버전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Q. 글로벌 출시를 노리는 개발사들에게 게임빌은 어떤 조언을 해주는가?

유럽, 북미, 중동 및 아시아 등등...시장은 다양하고 유저층도, 문화도, 유행하는 게임 장르도 서로 다르다. 이런 상황에서 개발사는 특정 지역, 이를테면 중국처럼 잠재력이 높은 시장을 노리고 게임을 기획하게 된다. 하지만 글로벌 사업을 펼치고 있는 입장에서는 썩 바람직한 생각은 아니라 여겨진다. 아니, 오히려 특정 국가 취향을 맞춘 게임이면 경계한다.

일단 개발 및 유지보수에 드는 부담을 최대한 줄여야 하는데, 특정 국가만을 염두에 두면 되려 이것저것 신경쓸 것이 많아진다. 그래서 우리는 개발사들에게 글로벌 모두에게 통용될 수 있는 빌드를 딱 하나만 개발할 것을 권장한다. 중요한 건 '재미'다. 추상적이고 일반론 같은 이야기일지라도 변함 없는 사실이다. 어떤 장르이건, 어떤 세계관이건 재미라는 핵심을 놓지 않으면 사랑받기 마련이다.

물론 특정 장르가 강한 국가가 있다. 어떤 문화권은 하드코어한 RPG를 선호하고, 어떤 곳은 캐주얼을 좋아하기도 한다. 따라서 글로벌로 나가야 할 게임이라고 판단되면 흥행력이 좀 부족할 것 같은 국가의 특성을 조언해주고 의견을 조율하곤 한다.

▲ 해외 파트너와의 미팅도 끊임없이 진행되던 게임빌 B2B부스 현장


Q. 비즈니스의 관계다 보니 개발사와 퍼블리셔가 항상 입장이 같을 수는 없을 것이다. 서로 간의 의견에 충돌이 있어 어려움을 겪는 경우는 무엇인지, 극복 방안은 무엇인지 듣고 싶다.

개발 기간에 대한 시각 차이가 좀 다르다. 서로 성공을 바라는 마음은 똑같지만, 절박함에는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개발사 입장에서는 성공에 대한 열망과 생존에 대한 절박함 사이에서 어떻게든 빨리 출시를 하고 싶어하지만, 퍼블리셔 입장에서는 수익 가능성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가끔 의견조율이 힘들 때가 있다.

'사업PM은 PD의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라는 말을 모토로 삼고 있는데, 이는 게임 개발 과정을 간섭하고 아는 척 하자는 뜻이 아니다. 개발의 과정과 일정 조율 등 개발사의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아야 하는 사람이 바로 담당 사업 PM이라는 의미다.

서로의 입장을 알기 위해서 개발사와 담당PM는 자주자주 의사소통을 해야 한다. 입장 차이 때문에 소통이 다소 힘들다며 드문드문 연락하는 건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최대한 빠르고 최대한 많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중요한데, 막상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보니 종종 문제가 발생한다.

게임빌에서는 사업 담당자가 게임사에 최대한 집중할 수 있도록 최대한 소수의 게임만 맡도록 하고 있다. 업무가 많으면 그만큼 조급해져서 각각의 일도 대충 처리해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단순히 사업적인 모습만 볼 것이 아니라 '같이 게임을 만들어 가는 파트너'로서 서로를 이해할 것. 이 마음가짐이야 말로 게임을 성공으로 이끄는 지름길이라 믿는다.


Q. 이 대화를 통해 다시 한 번 소싱 담당자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 게임의 발굴부터 서비스까지 결정하는 소싱 담당자가 가져야 할 자세나 자격이 있는가?

개발사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자기 자식같은 게임을 선보이고 같이 커 나갈 파트너를 찾는 셈이다. 소싱은 물론 두 회사의 만남이지만 '사람간의 만남'이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소싱 분야는 강한 친화력을 바탕으로 타인에게 호감과 신뢰를 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물론 가장 기본은 게임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다. 이런 마음이 있어야 '내가 사랑하는 게임 시장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좋은 게임을 찾자!' 라는 사명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소싱이라는 것이 본디 완성된 게임보다는 개발 중인 게임을 보고 판단해야 하는데, 사실 위험부담은 크지만 그만큼 미래를 여는 포문이 될 수도 있다. 좋은 개발사와 좋은 기회를 나눠가진다는 마음, 중요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책임감. 이 모든 것이 갖춰져야 소싱을 잘 해나갈 수 있다.


Q. 이제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할 때다. 2015년에는 어떤 개발사를 만나고 싶은가?

해가 몇 번씩 바뀌었어도 우리가 찾는 게임사는 항상 같았다. 좋은 게임을 만들겠다는 신념과 성공에 대한 열정이 있는 게임사라면, 특히 글로벌 진출에 관심이 많은 곳이라면 언제나 환영한다. 그런 게임사가 마냥 품에 오기만을 기다리지도 않고, 우리도 스스로 많이 찾아다니고 있다. 어떤 편법이나 외부 도움 없이 '게임'으로 인정받고 싶은 진심어린 개발사들을 많이 만나고 싶고, 같이 성장해 나가고 싶다.

▲ "우리의 이야기가 개발사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게임빌과 함께 걸어갈 열정적인 파트너를 찾고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