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벤 유저가 뽑은 지스타2014 최고의 온라인 기대작'

거창한 수식어는 필요없다. 단지 이 사실 하나만 언급하는 것으로 이 게임에 대한 설명은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그건 영상 두개만으로 광풍을 몰고 온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도, 전통의 기대작 '리니지 이터널'도, 김학규 사단의 신작 '트리 오브 세이비어'도 아니다. 다름 아닌 '파이널판타지14'의 이야기다.

어쩌면 의외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파이널판타지14'는 전격적인 재보수를 거친 '렐름 리본' 이후로도 2년이나 지난 '구작'이다. 이미 북미와 일본 등 기존 서비스 지역에서는 초반의 흥행몰이를 지나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기엔 무리인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본다면, 이런 유저들의 기대는 다른 결과물을 장담할 수 없는 신작들이 아닌 이미 한차례 '검증'된 평가가 있는 구작이기에 가능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최근 1~2년간 이렇다 할 유저의 기대를 초월한 온라인 게임이 없었던 것 역시 크다.

그런 유저들의 기대와 힘입어 2년 전 '파이널판타지14'를 북미서버에서 직접 플레이해본 경력자가 지스타2014 현장의 액토즈 부스를 방문, 체험버전과 레이드 시연을 모두 확인해보았다. 자, 이제 그 이야기를 풀어본다.



■ 1인당 15분, 개인 체험 시연대



지스타2014 일반 체험대 버전에서는 한명당 15분의 시간동안 체험을 해볼 수 있었다. 독특하게도 게임 시스템 상 하나의 캐릭터가 모든 직업을 플레이할 수 있으므로, 각각의 종족별로 전 직업을 마스터한 캐릭터가 접속되어 있었다.

기자는 라라펠을 플레이했는데, 최근에 추가된 닌자를 제외한 9개의 직업을 모두 플레이해 볼 수 있었다. 가장 처음 선택한 것은 '파이널판타지14'를 플레이할 때 주로 키웠던 용기사였다. 그리고 다른 직업을 번갈아가며 일종의 필드 퍼블릭 퀘스트인 '페이트(F.A.T.E)를 플레이하고 나니 15분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파이널판타지14'의 공격 기술들은 직업을 불문하고 대부분 콤보처럼 순서대로 연계해 사용하도록 짜여져있다. 성장을 해나가면서 자연스럽게 콤보 기술들을 차례대로 배우는데, 사용시마다 노란 점선박스로 다음에 쓰면 좋을 스킬을 표시해준다. 때문에 초심자도 딜사이클을 익히는데는 큰 어려움이 따르지 않는다.

조작방법은 매우 익숙한 WASD의 전형적인 MMORPG식 조작체계를 따른다. 전작인 '파이널판타지11'이 패드가 아니면 거의 불가능한 조작을 자랑했던 것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물론, '파이널판타지14' 역시 패드 조작에 최적화되어 있다. 실제로 시연장에도 자리마다 패드가 설치되어 양쪽 모두의 조작을 체험할 수 있었다.

개인 시연대에서 체험 가능한 내용은 거의 각 직업의 특징과 전투 방식 정도였다. 영문버전인 만큼 자세한 스토리라인을 알려주긴 어려웠고, 캐릭터는 주요 '페이트'가 다수 준비되어있는 필드에서 체험을 시작해 간단한 전투와 퀘스트를 느껴볼 수 있었다.


사실 '파이널판타지14' 자체가 개개인 캐릭터가 혼자 펼치는 전투는 크게 독특한 점이 없었기에 개인 시연자들에겐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시연대였다.

하지만 액토즈 소프트와 스퀘어에닉스도 그를 알고 있었던 것인지, 한켠의 무대에서는 여섯명의 스탭과 두명의 유저가 번갈아가며 참여해 총 여덟명씩 보스 레이드를 체험하고, 중계진의 설명과 함께 모든 유저가 대형 스크린을 통해 그 장면을 감상하는 기회를 가졌다.

▲ '파이널판타지14' 일반 시연대 영상
※현장 사정으로 영상이 다소 흔들리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 MMORPG의 꽃, 단체 레이드 시연



가히 '파이널판타지14'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PVE 콘텐츠들은 몇가지 단계로 나뉘는데, 대표적인 것이 인스턴스 듀티와 인스턴스 던전이다. 인스턴스 던전은 익히 알고 있는 긴 롤러코스터처럼 한 던전을 탐험해 나가며 적을 상대하는 것이고, 인스턴스 듀티는 작은 결전장 같은 필드에서 하나의 강력한 보스몬스터를 상대하는 방식이다.

두가지 콘텐츠는 크게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 플레이를 해보면 느낌이 좀 다르다. 특히나 인스턴스 듀티의 경우 독특한 택틱을 가진 매우 강력한 보스를 상대하게 되는데, '짧고 굵다'가 무엇인지 그야말로 몸소 보여준다.다소 빡빡해질 수 있는 점 때문에 던전은 어느정도 단순한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인스턴스 듀티는 한명의 보스가 엄청난 포스와 난이도를 자랑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파티플레이 콘텐츠를 보조하는 시스템으로 '듀티파인더'가 있는데, 이 듀티파인더는 각 서버를 초월해 원하는 콘텐츠를 즐길 유저들을 파티매칭을 시켜준다. 그렇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보아온 그 익숙한 시스템이다. 세세한 사항이 차이가 나고 이제는 제법 일반적인 시스템이 되었기 때문에 무엇이 먼저인가 하는 의미는 없지만.

여하튼, 현장에서 보여진 레이드 콘텐츠는 바로 인스턴스 듀티였다. 여러가지 보스가 돌아가며 선보여져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 사실 기자 역시 '파이널판타지14'의 시연대가 마련된다는 말에 처음 인스턴스 듀티가 유저들에게 선보여질 것이라 예상했었다. 왜냐하면, 이 인스턴스 듀티 자체가 게임 내에서 기초적인 PVE레이드 콘텐츠의 선생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유저가 처음 듀티파인더를 사용하게 되는 것도, 이 인스턴스 듀티에 있는 불정령 이프리트를 잡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프리트는 기초적인 장판 무빙과 최적의 딜타이밍 등 PVE 레이드에서 교양삼아 익혀야할 부분을 가르쳐준다. 때문에 파티 콘텐츠를 체험한다면 이것이 적절하지 않나, 하고 예상했던 것이다.

실제로 무대에서 진행된 인스턴스 듀티 시연은 매우 인기가 좋아서, 무대 앞의 앉아서 볼 수 있는 공터는 연속 만원이었고, 부스 밖까지 구경하는 인원이 줄지어 서있었다. 전체 공격기 회피, 힐링, 데미지 딜링, 포지셔닝 등 기본적인 요소를 해설자가 설명하고, 그에 따라 몇번 전멸하며 몬스터를 잡아내는 장면은 구경만으로도 상당히 재미가 있었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 궁금해할 유저들을 위해 기자가 하나의 인스턴스듀티 클리어 영상 전체를 준비했다.

▲ '파이널판타지14' 인스턴스듀티 이벤트
※현장 사정으로 영상이 다소 흔들리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 시작된 기다림



결론을 내리자면, '파이널판타지14'의 지스타2014 시연은 완벽하진 않았지만 그 자신의 매력을 드러내기엔 충분했다는 생각이다. 개개인의 체험으로 간략하게 나마 직업별 특징을 파악하고, 무대에서 펼쳐지는 레이드를 보며 게임이 대략적으로 어떤식으로 흘러가는지 유저들이 머릿속에서 흐름을 그려볼 수 있는 시연장이 되었기 때문이다.

최근 공개된 신작들에 비하면 '파이널판타지14'의 그래픽이나 기획이 압도적으로 특출나지는 않지만, 특유의 잘 조율된 듯한 시스템과 적당히 컨셉을 잘 살려낸 그래픽, 레이드를 통해 보여지는 멋진 이펙트 등은 유저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기 적당했다.


실제로 몇몇 유저들과 '파이널판타지14'를 처음 플레이하고 구경한 동료기자들의 의견을 들었을 때, 가장 많았던 의견은 '새로워 보이진 않지만 재미있을 것 같다. 한번쯤 해보고 싶다' 였다. 이렇게 '새로움' 보다는 '완성도'에 목말랐던 유저들이 기대할만한 게임이 '파이널판타지14'가 아닌가 싶다.

촉박한 일정에 한국어 현지화 버전이 아닌 영문 버전이었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지만, 그에 맞춘 듯 스토리텔링보다는 직접적인 체험과 시스템 시연에 촛점을 맞춘 점은 칭찬할만한 점이다. 유저들이 기대하고 확인하고 싶었던 부분을 딱히 가리기 보다는 잘 정리하여 보여준 듯한 느낌이 든다.


결론적으로, 몇몇 온라인 대작이나 다수의 모바일 게임을 제외하고는 유독 시연대가 적었던 이번 지스타2014에서 가뭄의 단비같은 시연이 아니었나 싶다. '파이널판타지14'의 국내 서비스 일정은 아직 확정된 사항이 많지 않지만, 충분히 기다리고 기대해볼 수 있게 해준 체험 시연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