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콘텐츠 제작자가 하는 일은, 장기자랑 무대에 혼자 나가는 것과 비슷합니다. 소품을 들고 하든, 맨손으로 하든. 혼자서 대중들이 좋아할 만한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죠.

독자들도 해보신 적 있지 않나요? 열 명 앞에 나가 장기자랑을 하는 것도 힘들잖아요. 갑자기 말문은 턱 막히고, 얼굴은 빨개지고. 노래해도 제 실력의 반도 안 나오죠. 춤을 춰도 다리가 마비에 걸린 듯 어색합니다. 내 장기자랑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표정이 이상해져요. 정색하면 내가 상처받을 걸 아니까, 어색한 미소만 짓습니다. 그리고 장기자랑 무대에서 내려온 내 어깨를 두드리며 잘했어. 고생했다. 그 순간 느낄 수 있죠. 내 장기자랑은 망했구나.

장기자랑이 특기인 친구도 있어요. 말을 정말 잘하고, 노래와 춤에도 능한 친구들. 소위 잘 노는 친구입니다. 하지만 그 친구도 오늘 인터뷰한 '양띵' 양지영 앞에선 명함도 못 내밀어요. 왜냐하면, 양지영의 장기자랑은 무려 백만 명이 좋아하거든요.

BJ 양띵으로 더 유명한 양지영은 대한민국에서 1인 콘텐츠 제작자라는 직업을 만들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프리카 BJ이자, 유투브 크리에이터이며, 대중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있는 양띵. 지스타 2014가 열리는 부산 벡스코에서 잠깐 만났습니다.


Q. 안녕하세요. 인벤 독자들에게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양지영 : 안녕하세요. '양띵' 양지영입니다. 사실 인터뷰를 할 때 어떤 양띵으로 소개할지 고민하거든요. 아프리카 BJ로서의 양띵일 때도 있고, 유투브 크리에이터로써의 양띵일 때도 있어서요(웃음).


Q. 양띵이란 아이디를 쓰게 된 이유가 뭔가요?

양지영 : 제가 띨띨해서 학생 때 별명이 '양띨띨' '양띨'이었어요. 띨띨하게 돌아다녀서(웃음). 그렇게 불리다 보니 '양띵'으로 만들게 됐어요.


Q. 언제부터 개인 방송을 시작하셨어요?

양지영 : 7년이 조금 넘었어요. 당시엔 학생이었는데, 제가 게임을 좋아했거든요. 친구가 너는 게임도 잘하고, 말도 잘하니까 게임 방송을 해보는게 어떠냐고 제안했어요. 게임 잘하는 여자는 당시에 정말 드물었거든요.


Q. 첫 방송부터 많은 사람이 좋아했나요?

양지영 : 당시엔 여성 BJ가 적어서, 여자 목소리만 나와도 좋아했어요(웃음).


Q. 유투브에 영상을 올린 계기에 대해서 말해주세요.

양지영 : 저는 생방송 위주로 방송했어요. 고정 멤버라고 저랑 같이 게임을 하는 친구가 여섯 명 있는데, 여섯 명의 화면을 편집해 한 개의 영상을 만들었어요. 왜냐하면, 동시간에 방송을 하는데 여섯 명의 화면을 보진 못하잖아요. 그 영상을 올려야겠다고 생각해서 올렸는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걸 알고 전략적으로 준비했어요. 당시에 유튜브를 하는 사람이 매우 적었거든요, 두 세분 정도밖에 없었어요.


Q. 부산 지스타에 방문했는데, 작년에도 오지 않았나요?

양지영 : 작년엔 그냥 놀러 왔어요. 팬들이 절 알아보고 사인을 많이 요구하더라고요(웃음). 방해되는 게 아닌가 생각도 되고. 근데 팬들이 의자도 갖고 오고, 책상도 가져와서 간이 부스가 돼버렸어요. 그 날 사인을 약 3천 장 정도 했어요. 블리자드보다 줄이 길었다나 뭐라나(웃음).

근데, 올해 유튜브 쪽에서 부스를 만들어 줄 테니, 양띵님이 하고 싶은 콘텐츠를 하라 그랬어요. 그래서 올해는 이벤트도 하고 자유롭게 즐기려고요. 팬들과 함께 교감하고 같이 노는 그런 분위기를 만들고 싶어요.


Q. 1인 콘텐츠 제작을 대중화시키는 데 일조를 하셨습니다. 최근 많은 사람이 콘텐츠 제작에 뛰어들고 있는데, 선배 입장에서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양지영 : 내가 좋아하는 것과 남이 좋아하는 것이 다를 수 있다는 걸 알았으면 해요. 내가 좋아하는 콘텐츠도 만들어 보고, 남이 좋아하는 콘텐츠도 만들어 보면서 어느 것이 대중들이 더 좋아하는지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기만의 색깔을 찾는 게 얼마나 중요한 건지 다들 아시겠지만, 그 색깔도 여러 가지 시도를 해 봐야 찾을 수 있어요.


Q. 앞으로 '양띵'은 뭘 하고 싶은가요?

양지영 : 지금까지 양지영이 아닌, 양띵이란 캐릭터를 만들었는데 저와 같이 콘텐츠를 제작하는 고정 멤버들의 캐릭터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까지 쌓아온 노하우를 발휘해서 방송, 유튜버를 직업으로 할 수 있게 만들고 싶어요. 엔터테이먼트쪽의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Q. 인벤 독자들에게 마지막 인사 부탁합니다.

양지영 : 리그오브레전드 인벤은 자주 들어가고 있어요. 내가 하는 챔피언에 좋은 정보를 줘서 감사해요(웃음). 인벤은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였어요. 그리고 댓글이나 글을 보면 깨끗한 문화가 있는 것 같아요. 어떤 것에 무작정 공격하지 않고, 칭찬해야 할 부분은 칭찬하는 모습이 좋은 것 같아요. 앞으로도 좋은 콘텐츠로 여러분들을 찾아갈게요. 많이 응원해 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