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지스타에서 굉장히 재미있는 개발자를 만났다. 그라비티 부스에서 만난 크리스토퍼 나츠메 PD는 한국에 곧 '마법퍼즐 아일랜드'를 출시할 '붐잡'(BOOMZAP)의 공동 설립자이자 개발자다. 한국은 처음이라고 밝힌 그는 간단한 질문에도 열정적으로 대답해 줄 만큼 의욕이 넘치는 개발자였다.

한국에 자사의 게임 출시를 앞둔 크리스토퍼 PD에게 '마법퍼즐 아일랜드'의 대한 궁금증과 한국, 그리고 지스타에 대해서 굉장히 재미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 붐잡의 크리스토퍼 나츠메(Christoper Natsuume) PD


Q. '마법퍼즐 아일랜드'는 게임이 '3-Match'와 미로가 섞인 꽤 독특한 형태다. 어떻게 해서 이런 방식을 구현했는지 궁금하다.

- 이 방식은 우리가 8년전부터 기획하고 만든 게임이다. 단지 PC로만 제공하고 있었을 뿐이다. 우리는 3-Match 퍼즐 방식이 지금은 2세대라고 본다. 예전에는 그냥 단순히 보여지는 걸 맞추는 형태의 기본적인 3-Match 퍼즐이었다. 처음에는 인기가 좋아서 많이 만들다 인기가 없어지자 차차 사그라들면서 만들지 않게 됐는데, 이후 캔크사처럼 좀 더 복잡한 방식이 2세대로 자리잡게 됐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처음에는 간단하게 맞추면 되는 퍼즐이었지만, 너무 작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퍼즐 맵을 늘리는 것 부터 시작했다. 맵을 크게 만들었지만 한 화면에는 담기 어려워서 어떻게 매칭을 할까하다 캐릭터를 넣었다. 그리고 그 캐릭터를 카메라가 따라다니면서 퍼즐을 맞추게 했다.

이 방식이 사람들에게 아주 좋은 인기를 얻었다. 이것이 우리가 처음 만든 퍼즐 게임이었고, PC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그런데 이와 비슷한 2세대 방식이 요즘 모바일시장에서 엄청 인기를 끌고 있었다.

솔직히 좀 화난다. 난 이미 5년전에 만들어 놨는데, 모바일에 진출하지 않았더니 다른쪽이 우리와 비슷한 방식으로 크게 성공했지 않나. 우리도 그래서 다시 빨리 모바일로 옮겨보자고 생각했다.


Q. 질문이 늦었다. 오래전부터 게임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것 같은데, 붐잡과 자신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 먼저 붐잡은 10년의 역사를 가진 회사다. 현재 85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우리 회사는 가상 오피스를 꾸려서 개발자들이 모두 자택 근무를 하고 있고, 9개 국가의 23개 도시에 개발자들이 분포되어 있다. 우리는 작은 그룹으로 팀을 나누어 타이틀을 맡고 있는데, 지금은 2개가 있다.

개인적으로 첫 번째 게임은 1993년에 만들어 런칭했었다. 붐잡은 10년전에 설립했고, 그 이전에는 '트리플 게임즈'에서 개발자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 '파크라이 1'의 디렉터를 맡은 적도 있다. 붐잡이 그래도 나름 인지도가 있는 회사인데, 한국에서는 유독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18개월전 쯤에 회사의 목표를 2가지로 잡았다. 하나는 모바일에 진출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아시아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자는 것이었다.

재밌는건 우리 회사의 직원들이 대부분 아시아 사람들인데, 오히려 게임은 북미에 게임을 서비스하고 그들을 위한 게임을 만들었다는 거다. 이제 다시 아시아 사람들이 아시아 사람들을 위한 게임을 만들다보니 서로가 뭘 할지 잘 알고 있다.


Q. 회사가 가상스튜디오라니, 굉장히 특이하다. 업무에 지장은 없나?

- 다들 어떤 문제를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가상스튜디오와 자택 근무에서 최고의 문제는 외롭다는거다. 같이 만나서 일하고 싶은데 결국 혼자 일하게 된다. 외로움이 가장 큰 문제다.

우리는 '베이스 캠프'를 사용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고, 개발자들이 프로젝트에 대해 글을 포스트하고 서로 토론과 자료를 공유하면서 진행한다. 전화가 필요하면 스카이프로 해결한다. 사실 전화를 하지 않아도 대부분 일이 해결된다. 커뮤니케이션에 크게 불편한점은 없다.

일단 일을 시작하면 회사 출근하듯이 채팅에 들어와서 일을 시작한다고 남기고 있다. 가상 스튜디오가 좋은 점 중 하나는 아무곳에서나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회의중에도 일을 할 수도 있고. 공동설립자인 내 친구는 격투기를 한다. 격투기 운동을 하는 중에도 편히 일을 할 수 있다.

어짜피 내가 어디서 일하는지, 진짜로 일을 하는지 아무도 모르지않나? 하지만 업무는 잘 진행되고 있다. 끝내준다(Awesome).


Q. 가상스튜디오가 굉장히 인상적이다. 그렇다면 이번 지스타는 처음인가.

- 그렇다. 지스타는 이번에 처음으로 방문해봤다. 왜 이런 좋은 곳을 아무도 나에게 이야기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게임들도 많고, 부스도 굉장히 크고 아는 사람들이 다 여기 모여있다. 작년에 내 친구가 이곳에 와서 사람이 엄청 많다고 끔찍하다고 다시 안온다고 해서 걱정을 많이 하긴했었다(웃음). 그러나 나는 너무 좋은 것 같다.

토요일에는 티셔츠를 입고 B2C에서 각잡고 게임을 즐겨볼 생각이다. 비즈니스 부분도 다 생각하고 있는데, 어짜피 나는 게임 디자이너 출신이다. 한 번쯤은 비즈니스나 업무를 생각하지 말고 게임에 푹 빠져있는 날도 있어야 한다. 우리 모두가 어짜피 게이머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B2C는 정말 좋은 곳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에 필리핀 컨벤션에서 회의를 했을 때, 우리 게임을 직접 현장에 있는 학생들에게 보여주면서 그걸 회의에 실시간으로 중계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유저들의 반응을 직접적으로 확인하고 어떤 피드백이 오는지 알 수 있었다.

B2C에서는어떤 게임에 대해 퍼블리셔나 중간자 없이 그대로 솔직한 소감이나 게임에 대한 의견을 들을 수 있다. 내가 만든 게임이 아니더라도, 유저들이 봤을때 그 게임이 어떻게 반응을 보이는 지 확인할 수 있고 내가 참고할 수도 있어서 좋은 것 같다.


Q. 다시 게임에 대해 좀 물어봐야할 것 같다. 그렇다면 '마법퍼즐 아일랜드'는 언제쯤 출시될 예정이고, 어떤 매력이 한국 유저들에게 통할 것이라고 보는지 궁금하다.

- 우리가 그래서 그라비티와 같이 업무를 하고 있는 것이다(웃음). 직원이 아시아 사람들이 많긴 하지만, 한국과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3-match 퍼즐 게임이 일본에서는 잘된다고 들었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일본과 한국 문화를 둘 다 잘 알고 있는 그라비티가 잘 해줄거라고 믿는다.

여담이지만, 내가 1994년부터 한국에 약 6개월 정도 살았던 적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6개월 이상 살아야할 것 같다. 지금도 어려워서 한국이 어떤 나라냐 하면 잘 모른다고 대답하겠지만, 한국의 게임 문화 만큼은 엄청 심도있다고 말할 수 있다.

한국에서 서비스를 결심하고서 그라비티에서 도움을 받은 부분도 많다. 예를들어 메신저와 게임을 연동하는 법 역시 한국에서 배울 수 있었다. '마법퍼즐 아일랜드'는 해외는 칠링고를 통해 서비스될 예정이고, 다음주 수요일에 글로벌 버전이 런칭 될 것 같다.


Q. 한국에 '마법퍼즐 아일랜드'를 출시하면서 각오를 듣고 싶다.

- 음…이 질문은 너무 어려운 것 같다(웃음). 그냥 열심히 하겠다가 제일 좋은 대답이지 않을까? 한국 유저들을 위해서 밸런스도 조절하고 그래픽과 폰트를 바꾸고 많은 조언을 얻어 게임을 한국에 맞추는데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우리가 제대로 했기를 바라며 한국 유저들도 우리 게임을 많이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한국과 다른 나라들을 비교하면 뭔가 많이 다르다. 다른 국가들은 게임이 어렵다고 쉽게 쉽게 할 수 있도록 요구하는 반면, 한국은 게임의 난이도를 더 어렵게 해달라는 요청이 많았다. 유럽은 주부들이 주로 모바일 게임을 하게 되고, 평생 게임을 하지 않다가 하는 사람들이다.

그런 유저들은 대부분 한 번 실패하거나 어려우면 게임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쉽게하는 플레이를 요구하고, 한국은 게임오버가 되더라도 다시 도전해서 클리어해내곤 한다. 그래서 게임을 어렵게 해달라는 것 같다.

한국 사람들에게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아직 끝난게 아니다"라는 것이다. 게임을 런칭하고 피드백을 받으면 게임이 제대로 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갈 것이다. 걱정하지 말고 적극적인 피드백을 부탁한다. 우리는 아직 끝난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