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야 타이거즈는 창단과 동시에 화제의 중심으로 떠올랐습니다. LoL 마스터즈 해설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날카로운 분석을 보여줬던 '노페' 정노철과 스타성을 가진 5명의 선수들이 모였기 때문이죠. IM에서 리븐으로 인상적인 플레이를 보여줬던 '스멥' 송경호, 나진 소드에서 포텐셜을 확인한 '리' 이호진, 어떤 상황에서라도 묵묵히 1인분을 하는 '쿠로' 이서행, 한때 세체원이라고 불렸던 '프레이' 김종인, 그리고 전 나진 실드에서 멋진 활약을 한 '고릴라' 강범현.

이렇게 화려한 멤버로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한 후야 타이거즈는 시드 선발전에서도 승승장구했습니다. 비록 IM에게 1패를 당하고 말았지만, 승리한 경기에서 '클래스'를 보여줬죠. 이미 충분한 경험치를 쌓았고 개인 기량까지 출중한 선수들인 만큼 단번에 차기 시즌 LoL 챔피언스 리그에 합류했습니다.

인벤은 최근 가장 화제의 팀으로 떠오른 후야 타이거즈의 감독으로 변신한 '노페' 정노철과 팀의 주장 '리' 이호진은 만나봤습니다. 평소와는 다르게 다소 긴장한 표정으로 인터뷰에 임한 두 사람. 많은 팬들의 기대가 고마우면서 부담스럽게 느껴졌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새로운 시작인 만큼 마음이 들떴기 때문일까요?


Q. 후야 타이거즈 소속으로는 첫 인터뷰네요. 간단히 인사 부탁드립니다.

'노페' 정노철 : 안녕하세요. 해설 위원이 아닌 한 팀의 감독으로 인사드리는 '노페' 정노철입니다. 오랜만에 인벤과 인터뷰를 하는 것 같네요. 반갑습니다(웃음).

'리' 이호진 : 안녕하세요. 아직도 자기소개가 어색한 후야 타이거즈의 주장이자 정글러로 활동하고 있는 '리' 이호진입니다. 경기에서도 매번 긴장하지만 인터뷰도 긴장되네요.


Q. 시드 선발전 일주일 전쯤 창단을 하면서 화제의 팀이 됐어요. 무서운 '다크호스'로 꼽혔죠. 선발전을 지배했다고 생각해요.

'리' 이호진 : 지배할 뻔했죠(웃음). 완전히 지배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사실 전승으로 올라가고 싶었지만 IM에게 1패를 당하고 말았네요. 그래도 일단 1차 목표인 차기 시즌 합류를 달성한 점에 의미를 두고 있어요.


Q. 창단 과정을 자세히 알려줄 수 있을까요?

'리' 이호진 : 자고 있었는데, 같이 하자고 연락이 오더라고요. 사실 당시에 고민이 많았어요. 팀을 나오고 개인 방송을 하다가 입대할 계획이었거든요. 그런데 친한 선수들과 즐겁게 경기에 임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함께 하기로 결심했어요.

'스멥' 송경호는 '쿠로' 이서행과 이야기 끝에 팀에 들어왔어요. (이)서행이가 설득해서 팀에 들어왔기 때문에 상당히 친하다고 생각했는데, 생활하는 거 보니 의외로 별로 안 친하더라고요(웃음).

'노페' 정노철 : 사실 시작은 순조롭지 못 했어요. 선수들을 영입하는 과정에서 전 소속 팀과 계약 부분에서 약간의 마찰이 있었거든요. 물론 현재는 다 좋게 해결된 상황이에요. '프레이' 김종인은 '고릴라' 강범현이 설득해서 팀에 합류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예전부터 친분이 있었고 함께 팀에서 활동하고 싶었던 모양이더라고요.

저 같은 경우는 한국이나 외국팀 가리지 않고 정말 많은 팀에서 코치 제의가 왔어요. 하지만 저는 당시에 해설 위원에 집중하고 싶어서 모두 거절했죠. 팀에서 가장 먼저 저에게 연락 온 선수는 강범현이었어요. 물론 거절했죠. 그런데 대표님이 직접 연락하셔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팀 멤버도 흥미로웠고 제가 꿈꿔왔던 것을 이룰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팀에 합류하게 됐어요.

저는 선수 시절부터 항상 큰 대회 결승 무대에 오르는 꿈을 꿨어요. 물론 이 부분은 해설 위원으로도 가능한 꿈이겠죠. 하지만 느낌이 다르잖아요. 선수로서 이루지 못한 그 꿈을 감독으로 이뤄보고 싶다는 생각이 팀에 합류하게 된 가장 큰 이유 같아요.



Q. 후야 타이거즈에서 생활한지 한 달 가량 지났는데, 소감을 듣고 싶어요.

'리' 이호진 : 상당히 재밌어요. 함께 하는 동료 선수들하고 모두 마음도 잘 맞고, 무엇보다 팀의 맏형이다보니 새롭게 보이더라고요. 생활할 때에는 동생들이 말을 잘 따르지만, 가장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게임 내에서는 맏형 취급을 안 해주네요(웃음).

'노페' 정노철 : 저도 새롭고 재밌어요. 하지만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안 좋아진 제 피부가 그걸 증명해주네요.


Q. 팀의 데뷔 무대가 용산이 아닌 부산이었기 때문에 걱정되지는 않았나요?

'리' 이호진 : 저는 제가 제일 걱정됐어요. 다른 선수들은 모두 경험이 많지만, 저는 큰 무대 경험이 전혀 없었거든요. 안 그래도 경기장에서 엄청 긴장하는 스타일인데... 사실 전 소속 팀에 있었을 당시에는 경기 전날부터 떨면서 잠도 제대로 못 잤어요. 일상생활에 문제가 있을 정도로 계속 떨었거든요. 하지만 이제는 계속 괜찮다가 무대에서만 떠니까 조금은 발전한 것 같아요(웃음).

'노페' 정노철 : (이호진을 보며) 저도 얘만 걱정됐어요.


Q.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떻게 프로게이머가 됐는지 궁금하네요.

'리' 이호진 : 원래 개인 방송을 즐겨 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팀 코치님들이 친구 추가를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테스트 보고 들어가게 됐죠. 항상 프로게이머를 꿈꿔왔던 저였기 때문에 거절할 이유가 없었어요. 바로 팀에 합류하게 됐고 그 꿈을 이룰 수 있게 됐네요.


Q. 고향이 대구라고 하셨는데, 서울로 올라가는 부분을 집에서 반대하지 않았나요?

'리' 이호진 : 제발 좀 집에서 나가라고 하시던데...(웃음) 부모님이 저를 믿고 응원해주시는 분들이라 흔쾌히 승낙해주셨어요.


Q. 팬들 사이에서 이호진 선수가 '예비군' 느낌 난다는 말이 많아요.

'리' 이호진 : 예비군은 모르겠는데 만화가 이말년씨랑 비슷한 느낌이라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어요. 정말 닮았나요?



Q. 그런데 이호진 선수는 유난히 경기장에서 긴장하는 듯 해요. 솔로 랭크에서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던데?

'노페' 정노철 : 이호진 선수가 기분 나쁘게 들을 수도 있겠지만, 사실 처음 팀 멤버 이야기를 들었을 때 봇 듀오야 뭐 전혀 걱정이 없었지만 탑, 미드, 정글 선수들이 정말 불안했어요. 위에서 제가 좋은 선수들이라고 생각했다는 부분은 실력적인 부분을 떠나서 성격이나 인성 같은 부분이에요. 그래도 일단 팀에 합류해서 연습 경기하는 걸 봤는데 정말 잘하더라고요.

미드 같은 경우는 소극적이고 안정적으로만 경기하는 선수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적극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챔피언도 상당히 잘해서 깜짝 놀랐어요. 탑과 정글도 마찬가지예요. 많은 경기를 볼수록 저절로 '와 잘한다'라는 소리가 나오게 만드는 플레이를 보여줬어요.

특히, 정글러는 초반에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경기를 주도해야 돼요. 이호진 선수가 그러지 못할 거라고 예상했는데 팀원들과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면서 흐름을 만들더라고요. 시간이 지나면서 긴장도 덜하고 팀원들과 커뮤니케이션도 더 좋아지면 멋진 선수가 될 거라고 믿어요.


Q. 그러면 팀원들이 이호진 선수가 긴장하면 도와주나요?

'리' 이호진 : 생각보다 안 도와주던데...(웃음) 다들 긴장하니 각자 긴장 푸느라 바쁘더라고요.

'노페' 정노철 : 사실 이 친구는 긴장도 긴장이지만, 자신감이 너무 없어요. 아마 스포트라이트를 한번 받는 순간 자신감 가지고 날아다닐 거예요. 대회에서 자신이 원하는 대로 경기가 풀리는 걸 경험하면 그 맛을 잊을 수가 없거든요. 처음이 힘들지, 한번 자신감을 가지게 될 계기만 생긴다면 충분히 좋은 모습 보여줄 선수에요. 팬 여러분들이 조금만 더 우리 호진이 믿고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Q. 지난 시즌을 돌이켜봤을 때 무엇이 가장 아쉬웠나요?

'리' 이호진 : 지금 하고 똑같아요. 너무 긴장했고 자신감 있게 플레이하지 못 했어요. 전 소속 팀에서도 항상 그 부분을 코치님들이 이야기해주셨지만 쉽게 고쳐지지 않더라고요.

'노페' 정노철 :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 부분은 홀로 극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결국 LoL은 5명이 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서로 믿고 밀어줘야 해요. 5명 중 누군가는 주목받을 수밖에 없겠죠. 그러나 주목받는 선수가 나오기 위해서는 다른 4명의 선수들이 잘 해주고 희생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상황에서도 팀이 하나 될 수 있도록 실력적인 부분을 떠나서 서로 '신뢰'가 깨지지 않도록 팀원들을 도와주고 싶어요.

선수 생활을 하면서 팀원들에게 불만을 쌓아두면 안 돼요. 그래서 그것을 이야기할 공간을 만들어주고 풀어주려고 중간에서 노력하고 있어요. 서로 양보하고 믿어주는 게 가장 이상적인 LoL 팀이라고 생각하는데, 후야 타이거즈가 그런 팀이 됐으면 좋겠어요.


Q. 나진 출신 선수가 4명이나 돼서 '스멥' 송경호 선수가 위축될까 봐 걱정하는 팬들도 있더라고요.

'리' 이호진 : 나진 출신 선수가 4명이라 저희가 '스멥' 송경호를 왕따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있던데, 오히려 그 친구가 저희 4명을 왕따시키는 것 같아요(웃음). 평소에는 팀의 막내인 만큼 형들에게 정말 잘하는 조용하고 착한 동생인데, 게임에만 들어가면 성격이 완전히 바뀌어요. 가장 말도 많고 봐주는 부분도 많아요.


Q. 많은 팀들이 스트리밍을 하고 있는데, 계획이 있나요?

'노페' 정노철 :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스트리밍은 할 예정이에요. 모든 선수들이 마이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려고요. 팬 여러분들과 선수들이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Q. 인터뷰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차기 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듣고 싶어요.

'노페' 정노철 : 솔직히 말하면 조금은 부담이 돼요. 저희가 처음 등장했을 때 '다크호스'라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우승 후보다. 드림 팀이다'라는 말이 돌더라고요. 봇 듀오는 경험이 많기 때문에 그럴 수 있지만 타 라인들은 아직 큰 무대 경험이 부족하거든요.

어떻게 보면 이미 실패를 경험한 친구들이에요. 이런 친구들에게 그렇게 많은 기대를 해주시는 부분이 감사하지만, 선수들에게 너무 큰 부담으로 다가가지 않을까 걱정이 많아요. 물론 봇 듀오는 대단했고 인지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세 선수를 위해서라도 '이제 막 출발하는 갓난 아이 같은 팀'으로 봐주시면 좋겠어요. 그래야 팀이 성장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더 많이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처음부터 너무 높게 평가해주시면, 그것을 보답하지 못 했을 때에 다가오는 절망감과 상실감이 엄청나거든요. 저희가 넘어야 할 산이 정말 많아요. 밑 바닥부터 시작하는, 이제 막 출발선에 오른 팀으로 봐주시고 많은 응원 부탁합니다.

'리' 이호진 : 프로게이머라면 모두 우승을 꿈꾸겠죠? 저도 마찬가지예요. 비록 지난 시즌에는 실패했지만, 많은 걸 배우고 스스로 문제점을 알았기 때문에 더 발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번 시즌은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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