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LoL 히어로의 주인공은 역시 신인이다. 하지만 다른 신인들과 달리, 그의 어깨에는 다소 무거운 짐이 놓여 있다. 자신의 소속팀인 삼성 갤럭시의 화려한 역사, 바로 그것이 그가 짊어져야 하는 짐이다. 부담감과 설렘이 만들어 내는 미묘한 긴장 속에서 자신의 첫 시즌을 헤쳐나가고 있는 그의 이름은 ‘블리스’ 박종원이다.
■ 솔랭 전사에서 삼성 갤럭시를 이끌 차세대 주역으로. '블리스' 박종원의 도전은 시작됐다!
프로게이머가 된다는 기쁨보다는 삼성 갤럭시의 미드 라이너가 된다는 부담감이 컸을 수도 있다. ‘다데’ 배어진과 ‘폰’ 허원석. 리그오브레전드를 상징하는 세계적인 선수이자, 삼성 갤럭시의 화려한 역사를 이끈 미드 라이너. '블리스' 박종원에게 이 두 선수는 동경의 대상인 동시에 극복해야 할 벽이다. 지금도 그러하듯, 그가 만들어 갈 시간은 ‘다데’ 배어진과 ‘폰’ 허원석이 만들어 놓은 역사와 끊임없이 비교될 것이다. 이는 삼성 갤럭시의 유니폼을 입는 순간부터 정해진 잔인한 숙명이었다.
그렇게 프리시즌이 개막됐다. 개막 전, 팬들 사이에서는 삼성 갤럭시에 주어진 롤 챔피언스 시드권에 대한 논란이 불거져 나왔다. 기존 맴버들이 모두 탈퇴한 상황에서 시드 선발전을 치르지 않고, 삼성 갤럭시가 롤 챔피언스에 자동 진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블리스’ 박종원과 삼성 갤럭시는 KT 롤스터와의 개막전에서 논란을 잠재우는 데 성공한다. 비록 경기 중간중간 작은 실수들이 있었지만, KT 롤스터라는 명성에 주눅 들지 않고 승리를 거머쥔다.
이어진 2세트. ‘블리스’ 박종원은 미드 모르가나를 꺼내 든다. 대부분의 모르가나 픽이 서포터로 활용되는 현재 프로리그 흐름 상 다소 특이한 전략이었다. 2주차 경기들을 통해 밝혀졌지만, ‘블리스’ 박종원에게 모르가나는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필살기였다. 하지만 첫 시도는 KT 롤스터의 탑 라이너 썸데이' 김찬호의 활약 앞에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결과는 1대 1 무승부. ‘블리스’ 박종원과 삼성 갤럭시는 신인답지 않은 활약으로 호평을 받았지만, 기존 삼성 갤럭시 팬들의 마음을 완벽히 붙잡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였다.
■ ‘블리스’ 박종원, 모르가나를 통해 삼성 왕조의 새로운 내일을 말하다
삼성 갤럭시의 두 번째 상대는 IM. ‘블리스’ 박종원은 탄탄한 기본기를 자랑하는 미드 라이너 ‘프로즌’ 김태일과 맞서게 되었다. ‘블리스’ 박종원은 지난 경기의 패배에도 불구하고 다시 모르가나를 선택한다. 앞서 말했듯이, 현재 프로 리그 분위기상 모르가나는 주류 챔피언이라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지나치게 수동적인 플레이로 인해 여러 가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블리스’ 박종원은 미드 모르가나라는 승부수를 다시 던졌고, 이는 제대로 먹혀들어간다.
시작은 솔로킬이었다. ‘프로즌’ 김태일의 아리는 다소 성급하게 싸움을 걸었고, ‘블리스’ 박종원의 모르가나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모르가나가 날린 어둠의 속박(Q)은 정확히 아리의 발을 묶었고, 이어진 고통의 대지(W)와 영혼의 족쇄(R)로 압박을 시도했다. 불리한 상황이라는 것을 느낀 아리가 점멸을 통해 성급히 퇴각하지만, ‘블리스’ 박종원은 점멸-점화 콤보를 통해 상황을 마무리 짓는다. 팽팽했던 초반 분위기가 삼성 갤럭시 쪽으로 기울게 되는 계기이자 신인인 ‘블리스’ 박종원에게 자신감이라는 날개를 달아 준 의미 있는 솔로킬이었다.
(출처 : 온게임넷)
하지만 IM의 반격 또한 만만치 않았다. 아쉬운 선취점은 내주었지만, 정글러 ‘위즈덤’ 김태완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운영을 펼친 IM은 삼성 갤럭시의 정글러가 탑 라인에 집중하는 사이 드래곤 공략을 시도한다. 삼성 갤럭시 챔피언들의 위치를 보았을 때, 무조건 IM이 드래곤을 가져가는 상황. 하지만 그때! '레이스' 권지민의 잔나가 울부짖는 돌풍(Q)으로 드래곤을 스틸하는 장면을 연출한다.
팽팽했던 분위기 속에서 발생한 의외의 상황은 IM 선수들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여기서 ‘블리스’ 박종원이 승부에 쐐기를 박는 또 한 번의 솔로킬을 기록한다. 드래곤 실패 이후 다소 애매한 위치에 있던 아리를 포착. 정확한 스킬 연계로 깔끔하게 1킬을 추가한 것.
(출처 : 온게임넷)
드래곤 스틸과 미드 라인에서의 솔로킬. 경기의 흐름은 삼성 갤럭시 쪽으로 완벽하게 넘어온다. 한 번 기세를 탄 삼성 갤럭시는 무섭게 IM을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끊임없는 전투 속에서 이득을 거뒀고, 이는 거대한 스노우 볼을 만들게 된다. 결국, 삼성 갤럭시는 IM을 무너뜨린다.
‘블리스’ 박종원의 높은 스킬 적중률은 경기를 지켜본 해설진과 팬들을 매료시키기 충분했다. 스킬 적중이 힘들다는 기존의 편견을 깬 그의 모르가나 플레이는 다음 세트에서 모르가나를 밴창에 올려놓을 정도였다. 비록 2세트에서 IM의 노련함에 무릎을 꿇었지만, ‘블리스’ 박종원의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던 한판 승부였다.
(출처 : 온게임넷)
삼성 갤럭시의 3번째 상대는 최근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나진 e엠파이어였다. ‘블리스’ 박종원은 나진 e엠파이어와의 1세트에서 다시금 모르가나를 꺼내 든다. 그리고 이전 경기에서 그랬듯이, 모르가나의 한계를 극복하는 멋진 활약을 펼친다. 국내 최고 수준의 미드 라이너로 손꼽히고 있는 ‘꿍’ 유병준에게도 밀리지 않았다.
‘블리스’ 박종원은 상대 원거리 딜러 ‘제파’ 이재민의 코르키를 완벽하게 마크했으며, 이는 ‘퓨리’ 이진용의 루시안이 미쳐 날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결국, 루시안은 9킬 0데스를 기록하며 말 그대로 게임을 폭발시켜버린다.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치면서도 필요할 때는 과감하게 적진으로 뛰어드는 ‘블리스’ 박종원의 모르가나는 다시금 높은 평가를 받게 된다. 2세트에서 나진 e엠파이어가 모르가나를 밴한 것은 이런 의미에서 당연한 결론이었다.
(출처 : 온게임넷)
완벽이라 하기에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 삼성 갤럭시의 역사를 짊어질 미드 라이너가 되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과 노력이 요구된다. 모르가나를 제외한 다른 챔피언으로는 뚜렷한 활약을 보여주지도 못했다. 하지만 이것만은 분명하다. ‘블리스’ 박종원은 이번 프리시즌을 통해 삼성의 새로운 희망이 될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는 사실.
그는 단 6게임밖에 치르지 않은 신인이다. 그렇기에 그의 내일이 더욱 기대된다. 삼성 왕조를 재건하고, 전 세계 리그오브레전드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또 한 명의 스타 탄생! ‘블리스’ 박종원에게 수많은 팬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라인 클리어와 한타 파괴의 대표주자, 모르가나
스킬 한두 번이면 라인을 곧바로 밀어버리는 챔피언들이 있다. 한때 탑 라인을 지배했던 레넥톤이나 쉬바나 등이 그랬다. 최근 각광받는 리산드라도 라인 클리어하면 빠질 수 없다. 이들은 상대 챔피언을 1차 타워 안으로 밀어 넣고 다양한 전략적 우위에 서는 플레이를 선보인다.
오늘의 주인공 모르가나는 라인 클리어가 정말 쉬운 챔피언 중 하나다. W스킬인 고통의 대지 3레벨을 달성하면 그 스킬만 잘 써도 라인 저 뒤에서 춤만 추고 있어도 저절로 라인이 밀린다. cs획득을 위해서는 그저 근접 미니언을 때에 맞춰 한 대씩 톡톡 쳐주기만 하면 된다. 원거리 미니언은 신경쓸 필요가 없는 것이다.
모르가나의 장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Q스킬인 어둠의 속박을 적중시키기만 하면 엄청난 속박 시간을 활용해 상대 챔피언을 금세 끊어낼 수 있다. 하지만 가장 큰 장점은 역시 궁극기인 영혼의 족쇄에 있다. 한타가 시작되면 적진 한가운데로 뛰어들어 궁극기와 함께 존야의 모래시계를 사용한다면 적들은 '멘붕' 상태가 되고 만다. 자칫 잘못하면 단체로 속박 상태에 빠지기 때문이다. 그만큼 모르가나의 한타 파괴력은 상당한 수준으로 분류된다.
■ 서포터로 변신한 모르가나, 다시 한번 미드 라이너로!
하지만 모르가나는 미드 라이너로써 갖춰야 할 엄청난 대미지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Q스킬로 상대를 가두고 W스킬과 궁극기를 활용하면 어느 정도 준수한 대미지가 나오긴 한다. 하지만 정말 조준을 잘하거나 상대가 운 나쁘게 내 스킬에 맞아주지 않는 한 모르가나의 스킬 콤보에 대한 꿈을 물거품이 되고 만다.
그렇기에 미드 라인에서 모르가나는 점점 모습을 감췄다. 다양한 챔피언이 등장하면서 분명한 단점을 가지고 있었던 모르가나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대부분의 '고인' 챔피언이 그렇듯 모르가나 역시 단점 몇 개가 장점들을 덮어버렸고, 유저들의 선택을 유도하는데 실패했다.
유저들에게 서서히 모르가나의 존재가 잊혀가고 있을 때, 그녀가 다시 한번 대회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평소와는 다른 생소한 모습이었다. 그녀의 첫 아이템은 더 이상 도란의 반지가 아니었다. 그 대신 모르가나의 손에는 주문도둑의 검과 와드가 들려있었다. 그렇다. 모르가나의 새로운 직업은 미드 라이너가 아닌, 서포터였다.
사실 모르가나의 스킬 구성은 서포터에도 상당히 어울렸다. 어둠의 속박을 활용한 CC기와 고통의 대지와 골드 획득 아이템의 깨알 같은 시너지, E스킬인 칠흑의 방패를 활용한 아군 보호 능력. 여기에 궁극기의 한타 파괴 능력은 여전했기에 모르가나는 곧장 대회에 자주 등장하는 서포터가 됐다.
그랬던 모르가나가 최근 들어 다시 미드 라인으로 자리를 옮기기 시작했다. 물론, 아직까지 서포터로 등장하는 경기도 많지만, 모르가나의 최고 장점인 빠른 라인 클리어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위치는 미드 라인이었다. 모르가나가 미드 라인으로 복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이번 프리시즌 들어 떠올랐던 워윅 정글과의 시너지도 좋다. 워윅에게는 궁극기가 가장 중요한 스킬이다. 하지만 워윅의 궁극기는 상대 CC기에 무력화된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모르가나가 쉽게 해결할 수 있다. E스킬을 워윅에게 사용해준다면 워윅은 마음 놓고 상대 챔피언에게 궁극기를 적중시킬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이 모르가나가 미드 라인으로 복귀한 이유가 되진 않는다. 모르가나를 서포터로 기용해도 똑같은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모르가나가 떠오르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밴픽 단계에서 상대에게 혼란을 주기 위한 것도 크다. 모르가나를 선택하는 동시에 서포터나 미드 라인에 주로 가는 챔피언을 선택하지 않는다면 상대하는 입장에서는 골머리를 앓게 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모르가나는 준수한 라인 클리어 능력 덕분에 라인전에서 딱히 상성을 가지지 않는 장점도 있다. 이는 선픽으로도 유용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실제로 '블리스' 박종원은 IM과의 1세트에서 상대 미드 챔피언을 확인하지 않고 모르가나를 먼저 가져갔다.
■ 초반부터 상대를 압도한 '블리스' 박종원의 모르가나, 남들과는 다른 선택을 보여주다!
대부분의 유저들은 모르가나의 첫 코어 아이템으로 존야의 모래시계를 선택한다. 모든 스킬이 중요하지만, 모르가나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임무는 한타가 시작되면 적진 한가운데로 파고들어 궁극기를 시전하고 존야의 모래시계로 상대를 당황시키는 것이다. 그만큼 모르가나는 존야의 모래시계를 빠르게 갖출수록 좋다.
하지만 '블리스' 박종원의 선택은 조금 달랐다. 그의 상대는 아리였다. AP 암살자로 통하는 아리를 상대로 물리 방어력을 올려주는 존야의 모래시계를 첫 코어 아이템으로 선택하면 라인전을 스스로 망쳐 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렇다면 박종원은 어떤 아이템 빌드를 선택했을까?
그의 선택은 모렐로노미콘이었다. 최근 AP 계열 챔피언들에게 효율이 좋은 것으로 유명한 아이템이다. 준수한 마법 대미지 상승효과와 재사용 대기시간 감소 효과가 매력적이다. 거기에 깨알 같은 마나 재생 효과도 모르가나의 라인 관리 능력을 한층 상승시켜 준다.
그다음 아이템은 존야의 모래시계였을까? 그렇지 않다. 생각보다 경기가 손쉬운 승리를 향해 달려가자, '블리스' 박종원은 존야의 모래시계 구매를 한 번 더 뒤로 미뤘다. 그가 선택한 두 번째 코어 아이템은 심연의 홀이었다. 상대 조합은 탑 럼블과 미드 아리, 즉 AP 대미지가 주를 이루는 조합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팀원과 자신의 마법 저항력은 올려주며 상대 마법 저항력은 감소시켜주는 심연의 홀이 적절한 아이템이라고 생각했던 것.
그렇다. 오래 참았다. 이쯤 되면 존야의 모래시계가 나와야 마음이 편할 것 같다. 모르가나를 직접 플레이한 '블리스' 박종원 역시 그렇게 생각했던 모양이다. 세 번째, 그리고 그 경기에서의 마지막 아이템으로 그가 선택한 아이템은 존야의 모래시계였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기대했던 모르가나의 멋진 궁극기-존야 콤보는 나오지 않았다. 이미 경기는 삼성 갤럭시 쪽으로 완벽하게 기울었기에.
※ 삼성 왕조의 막강했던 미드 라인, '블리스' 박종원이 이어받다!
'블리스' 박종원은 분명 프리시즌 들어 처음으로 프로게이머 생활을 시작한 신인이다. 프리시즌에서의 승패가 정규시즌에서의 그것보다 중요도가 많이 떨어진다고는 하지만, 박종원에게 프리시즌은 팬들 앞에서 처음으로 경기를 펼치는 큰 무대인 것이다.
또한, 그가 IM전에서 싸워야 했던 상대는 최근 솔로랭크에서 엄청난 실력을 뽐내고 있는 '프로즌' 김태일이었다. 다른 팀의 선수들은 물론, 관계자들도 김태일의 플레이에 물이 올랐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만큼 박종원은 거대한 상대를 만나게 됐다.
'블리스' 박종원이 느꼈던 부담감은 그것만이 다가 아니었다. 그가 앉아있던 자리에는 과거 찬란했던 '삼성 왕조'를 수립하는데 엄청난 공을 세웠던 '다데' 배어진과 '폰' 허원석이 있었다. 자칫하면 그들의 그림자에 가려 빛 한 번 못 보고 주저앉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블리스' 박종원은 기죽지 않았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자신의 가치를 침착한 솔로킬 두 번으로 입증했다. 더 이상 용산e스포츠경기장 삼성 갤럭시의 부스 가운데에는 신인 선수가 앉아 있지 않았다. 거기에는 삼성 갤럭시의 미드 라이너라는 타이틀에 어울리는 모습을 선보인 '블리스' 박종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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