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되면 빠질 수 없는 3가지 스포츠 종목이 있습니다. 바로 스키와 스케이트, 그리고 스노우 보드입니다. 겨울이 되면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스포츠이면서도 가장 대중적인 스포츠이기도 하지요. 기온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계절 스포츠로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약점이기도 하고요.

반면에 게임으로는 계절의 영향이 거의 없으니,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장르이기도 합니다. 옛날부터 꾸준히 스노우 보드와 스케이트, 스키 등의 계절 스포츠는 좋은 소재로 쓰여왔지요. 오늘 소개할 '레츠 스노우보딩' 역시 계절 스포츠인 스노우보드, 그것도 '하프파이프'라는 역동적인 종목을 다루고 있는 게임입니다.

'하프파이프'는 끝에 둑이 있는 트랙의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미끄러지면서 음악에 맞추어 곡예 동작을 하는 종목, 혹은 트랙 자체를 뜻하는데, 한마디로 말해 '묘기'로 점수를 측정하는 종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범위는 소형 자전거부터 스키, 스노우보드까지도 속해있지요.

PC나 콘솔 게임등에서는 '하프파이프' 종목을 꽤 찾아볼 수 있지만, 모바일에서는 아직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굉장히 생소한 장르라고 할 수 있는데, 어째서 이 종목을 선택한 것일까요? 그래서 개발사인 '원트 소프트'에게 그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Q. 반갑습니다. 먼저 '원트 소프트'를 잘 모르는 유저들을 위해서 '원트 소프트'를 설립한 이유와 간단한 소개를 부탁합니다.


[ 원트 소프트 김충지 대표 ]
김충지 : 우선 내가 원하는 것을 만들고 싶었고, 팀원들이 원하는 것을 만들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더 나아가, 단순히 고객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 주는 회사가 아니라, 우리가 원하는 것과 고객이 원하는 것이 일치하는 그런 회사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게임이라는 컨텐츠를 사랑하고, 내가 원하는 게임을 만들고 싶어서 게임 업계에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정규직으로서 올라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가고 느낀 점은 '여기서 더 올라간다 하더라도 돈은 더 벌 수 있을지언정, 원하는 것을 할 기회는 없을 것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미련없이 회사를 나왔습니다.

회사를 나와서, 큰 욕심 없이 그동안 만들고 싶었던 것 중에서 가장 간단한 것부터 혼자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비록 수익이 높지는 않았지만, 이 길이 맞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내가 원하지도 않는 제품을 고객에게 권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가장 좋았습니다. 초기에 몇몇 투자 제의가 들어왔지만, 모조리 거절했습니다. 원하는 것을 만드는 즐거움을 돈과 바꾸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본래 1년 정도 혼자서 무언가를 해볼 생각이었는데, 명확한 목표와 방향성을 가지고 진행하다 보니 생각보다 빠르게, 그리고 즐겁게 많은 것들이 진행됐던 것 같습니다.


Q. 현재의 팀은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궁금합니다.

김충지 : 현재 원트 소프트의 인원은 3명입니다. 아까도 말했지만, 혼자 무엇인가를 해보려고 했는데 빠르게 팀원이 꾸려진 것 같습니다. 딱히 팀을 구성하려고 큰 노력을 하지 않았음에도, 진정 원하는 무언가를 가진 사람들과 자연스레 함께하게 되면서 별 어려움 없이 팀이 구성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친분이나 실력이 있다 하더라도 진정 원하는 것을 가지지 못한 인원은 자연스레 서로의 길을 가게 돼서 조금은 아쉽기도 합니다. 3명이라는 인원이 적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래도 서로 열정이 있고 원하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모여서 그런지, 사람이 적어서 작업이 힘들다는 느낌을 받은 적은 없습니다.

회사의 첫 번째 목표가 ‘이윤추구’가 아닌 ‘자아실현’이다 보니 딱히 돈 걱정을 해본 적도 없습니다. 그래서 더 즐겁게 진행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주변 지인분들은 우리 회사가 투자를 받은 것도 아닌데, 팀원 연봉은 또 꽤 높다고 제 걱정해주시곤 합니다(웃음).

사명도 이와 비슷한 맥락입니다. 혼자서 무언가 원하는 것을 만들면서, 자연스레 ‘WANT(원트)’란 이름을 정했었습니다. 그런데 상표를 등록하려고 하니 이미 등록된 상표라서, 별수 없이 ‘소프트’를 붙여 ‘WANT SOFT (원트 소프트)’가 되었습니다. 기회가 온다면 사명을 ‘WANT’로 바꿀 생각입니다.


Q. 스포츠게임은 많지만, 이렇게 '스노우보딩' 같은 특정 종목만 선택한 게임은 굉장히 드문 편인데, 어떻게 기획하고 개발을 결정하게 됐나요?


[ 원트 소프트 김용진 AD ]
김용진 : 국내의 큰 게임회사와 함께한 프로젝트가 끝나고,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도중에 '겨울이니까 스노우 보드 게임 한번 만들어 보자'는 제안이 나왔습니다. 팀원 모두가 좋아했고, 유저들에게도 만들어서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게 다입니다(웃음). 그 자리에서 일사천리로 게임의 큰 기획이 다 나왔고, 이후 완성까지 뒤돌아보지 않고 달렸습니다.


Q. 겨울부터 제작했다면, 개발속도가 굉장히 빨랐을 것 같은데요, '레츠 스노우보딩'을 제작하는 데에는 얼마나 걸렸나요? 그리고 그 비결이라고 할 만한 게 있을까요?

조태영 : 개발인원 3명이서, 2달 조금 넘게 개발했습니다. 발매를 10주차에 하는 것이라, 전체 개발기간은 9주 정도라 볼 수 있습니다.

주변에서는 3명이라는 인원과 개발기간을 들으면 깜짝 놀라거나 믿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팀원 모두가 만들고 싶은 것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발하면서 우리가 원하는 것을 더 잘 표현하기 위해 많은 수정과 추가가 있었지만, 큰 목표는 처음과 변한 것이 없었어요. 우리가 어떤 게임을 만들고 있는가에 대해서 다들 명확히 알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각 팀원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작업에 임했고, 부족한 부분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알아서 채워 나갔습니다. 기획의 내용을 문서가 아닌 대화를 통해 진행했고, 괜찮다 싶은 아이디어는 약간 시간이 걸리더라도 실제 적용해보고 넣을지 말지를 결정지었습니다.

팀원 모두가 개발 경력이 있다는 것과 게임에 대한 철학이 명확하다는 것이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네요. 물론 더 중요한 것은, 우리부터가 정말 재미있게 즐기는 게임을 만들었다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만일 우리가 재미없었다면 스펙의 완성과는 별개로 개발 기간은 더 늘어났을 거로 생각합니다.



김충지 : 레츠 스노우보딩’을 제작하기 전에, 이름만 대면 알만한 큰 회사와 진행한 프로젝트가 몇 개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6개월 정도로 기간을 예상한 게임을 3개월 이내에 완성했습니다. 물론, 모두가 만족할 만한 퀄리티로요.

이전에 출시한 작품들이 몇개 있어서 그런지, 우리 팀의 작업 방식과 팀원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마 팀원에 대한 확신과 명확한 기획 의도를 이해한 점, 그리고 우리 모두가 재미있어하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원동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원트 소프트'는 아직 일 년이 채 안 된 회사지만, 앱스토어에는 벌써 9개의 게임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원하는 것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으로 작업을 진행했는데, 이번에 출시될 ‘레츠 스노우보딩’까지 합하면 올해에 무려 11개의 게임을 만든 셈이 되었습니다.


▲ 원트 소프트가 제작한 '샐리' 시리즈


Q. '레츠 스노우보딩'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부탁합니다.

김용진 : '레츠 스노우보딩'은 스노우보딩 종목 중 하나인 '하프파이프'를 핵심으로 잡은 게임입니다. 현재까지 나온 프리라이딩 위주의 스노우보드 게임보다는, 새로운 컨셉의 스노우보드 게임을 유저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스노우보드에서 프리라이딩 만큼이나 중요한 종목인 하프파이프를 메인으로 다룬 게임은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하프파이프가 익숙한 해외조차 하프파이프를 메인으로 한 스노우보드 게임이 없었습니다. 아직 아무도 하지 않은 분야였기에 할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기에 소싯적에 스케이트보드 좀 탔다는 대표님의 경험담도 좋은 참고가 됐어요.

본격적으로 하프파이프를 다룬 스노우보드 게임은 모바일뿐만 아니라, 스노우 보드 게임 장르 전체로 봐서도 최초가 아닌가 싶습니다. 기존 스노우보드 게임의 경우, 하프파이프를 서브모드로 가진 게임도 있긴 했지만, 프리스타일 위주의 게임 플레이를 하프파이프에 그대로 적용하면서 하프파이프가 주는 특유의 재미를 느낄 수 없었습니다.

‘레츠 스노우보딩’을 통해서 하프파이프라는 무대가 주는 짜릿함과 스킬에 성공했을 때의 쾌감을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Q. '레츠 스노우보딩'의 조작 방식을 보면 마치 리듬 게임과 같습니다. 조작법을 이렇게 설정하신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김용진 : 게임을 만들면서 중점을 둔 부분이 얼마나 현실을 똑같이 시뮬레이션하느냐 보다, 하프파이프에서 보드를 탈 때 느끼는 감정을 얼마나 살리느냐였습니다. 또, 좌우로 일정하게 왔다 갔다 하면서, 양 끝에서 묘기를 펼치는 하프파이프 게임은 그 자체로도 마치 리듬게임과 같은 요소가 있습니다.

그러한 배경에서 현재의 조작 방식이 나왔습니다. 이 방식이 하프파이프에서 보드를 탈 때의 느낌을 가장 잘 전달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조작 방식에 익숙해지면서 느끼는 감정 또한 하프파이프를 배울 때 느끼는 감정과 매우 유사합니다.

하프파이프에서 보드를 탈 때 주는 긴장감, 스킬을 성공하기 위한 노력, 성취감과 짜릿함을 모두 느낄 수 있는 조작 방식이라 생각합니다.


▲ 마치 리듬게임처럼 타이밍에 맞게 커맨드를 입력해야 하는 '레츠 스노우보딩'의 조작


Q. '레츠 스노우보딩'이 가진 최고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 원트 소프트 조태영 프로그래머 ]
조태영 : 그동안 접해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스노우보드 게임이라는 것, 타 스노우보드 게임에서 느낄 수 없었던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현재 나온 모든 스노우 보드 게임 중, 하프파이프란 무대가 주는 재미를 가장 잘 전해주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만 플레이해보면 누구나 적응할 수 있는 쉬운 조작 방식을 가지고 있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캐릭터는 총 몇 종이 준비되어있나요? 혹은 캐릭터별로 꾸밀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요소라던가, 수집 요소 등도 존재하는지 궁금합니다.

김용진 : 현재 캐릭터는 총 4종을 준비 중이며, 캐릭터의 개성을 위해 커스터마이징 보다는 하나의 완성된 형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물론 다음부터는 간단한 악세사리, 예를 들면 헤드폰과 같은 것에 대한 아이디어는 가지고 있습니다. 캐릭터는 지속해서 업데이트할 예정입니다.

게임 내에서 가장 중요한 아이템은 보드인데, 서비스 스펙으로 8종이 준비되어 있으며, 빠른 업데이트를 통해 다양한 보드를 지속해서공급할 예정입니다. 최소한 보드가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 정도로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레츠 스노우보딩’만의 독특한 수집 요소로 보드 마스터란 요소가 있습니다. 모든 보드는 기본적인 성능 이외에, 연습을 통해 마스터할 수 있는데, 마스터를 하게 되면, 50~100%의 보너스 점수를 추가로 받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보드를 어떻게 마스터 하느냐에 따라, 조금 안 좋은 보드라도 더 높은 랭킹을 바라볼 수 있는 좋은보드로 만들 수 있습니다.

보드 마스터는 게임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이기에, 과금 여부에 상관없이 모두에게 공평하게 열려 있습니다. 과금 보다는 유저의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 현재 4종의 캐릭터가 준비되어있다.


Q. 영상을 보니, 국내 출시뿐 아니라 글로벌 출시도 노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구체적인 계획이 있나요?

김충지 : 물론, 기본적으로 글로벌을 생각하고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게임을 즐기고 있는 유저들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자 합니다. 향후, iOS 버전을 출시하여 아이폰에서도 우리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며, 글로벌 출시는 그 이후에나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게임 출시를 앞두고 유저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김충지 : 우리는 모바일 게임을 만든다고 생각하지 않고, 게임을 만든다는 마음가짐으로 ‘레츠 스노우보딩’을 만들었습니다. 자체 출시 또한, 돈 버는 게임보다는 더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에 내린 결정입니다.

또, 과금 유저와 무과금 유저를 무리하게 나누면, 무과금 유저에게는 게임이 반감되기 때문에, 컨텐츠에 대해서는 과금유저와 무과금 유저의 구분을 완전히 없앴습니다. 즉, 무과금 플레이로도 모든 컨텐츠를 즐길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저들이 우리 게임을 재미있게 즐겨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게임을 더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 아낌없이 조언해 주신다면, 그러한 조언을 감사히 받아들여 업데이트에 반영하겠습니다. 많은 의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