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게임대상 모바일 1호, 한국 구글플레이 역사상 최장수 매출 1위 유지, 2014년 모바일게임 최고 매출 달성. '블레이드'가 2014년 획득한 업적 목록이다. 4월 22일 대중에게 공개된 이 게임은 90일 연속 1위 자리를 뺏기지 않는 대단한 기록을 세웠다. 엄청난 숫자가 쏟아져 나오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이처럼 장기 집권을 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는 걸 봤을 때, 블레이드의 성적은 놀라울 정도다.

더구나 출시 초반 기록한 매출만 따져봐도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 매출 순위 4위. 매출이 게임의 모든 것을 말해 주는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가 기꺼이 자신의 지갑을 열었다는 것은 '블레이드'가 가지고 있는 매력과 재미를 대중이 인정해줬다는 이야기 아닐까?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120명 규모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4:33의 중심에도 '블레이드'가 있다. 상장을 앞두고 있다 보니 4:33과 개발사 액션스퀘어 모두 '블레이드'의 국내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해외 뿐만 아니라 국내 버전도 착실히 다져나가고 있다. "나 아직 한참이야!"라고 외치듯 6번째 영웅 지역과 함께 대규모 PvP 콘텐츠인 길드 공성전 업데이트를 공개했다. 작년 10월부터 진행돼 온 길드 콘텐츠의 3번째 단계이자 마무리인 길드 공성전. 대규모 업데이트를 맞아 액션스퀘어의 김재영 대표와 새로 추가된 길드 공성전과 해외 진출 전략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액션스퀘어 김재영 대표



김재영 대표는 2014 대한민국 게임대상 이후 많은 것이 바뀌었다며 활짝 웃었다. 대한민국이 인정하는 대상, 특히 모바일게임 최초의 대상이라는 타이틀은 '블레이드'와 함께 액션스퀘어의 이름을 더욱 빛내주었다. 업계 곳곳에 있던 유능한 개발자들이 액션스퀘어에 모여들었고, 회사 규모도 더욱 커졌다.

"게임대상 수상으로 자신감도, 부담감도 갖게 되었습니다. 국내에서 인정받은 게임이라고 확실히 말할 수 있지만, 그만큼 다음에 갈 길은 무엇인지 고민도 많아지더군요. 하지만 좋은 개발자들이 많이 모인 덕분에 회사의 기술력은 한층 더 올라갔습니다. 분명 멋진 게 나올 거에요."

판교에 자리한 새 사무실의 대표실에 잔뜩 진열되어 있던 수 많은 트로피. 게임대상 트로피도 보인다

액션스퀘어의 2015년 키워드는 '글로벌'. 국내 검증이 끝난 '블레이드'를 세계로 널리 알릴 계획으로, 호주 시장에 블레이드를 출시하면서 글로벌 사업의 첫 발을 내딛었다. 호주 출시는 유럽, 북미, 남미 등 서양 국가의 반응을 미리 확인하기 위한 일종의 선행 단계(소프트런칭)로, 여기서 얻는 데이터는 이후 현지 마케팅 전략을 설정할 때 중요하게 쓰일 예정이다.

이처럼 직접 자료를 모으면서도 기존 성공작의 벤치마킹도 착실히 하고 있다. 블레이드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각국에서 인기 있는 게임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는 김재영 대표. 최근 서머너즈워나 도탑전기 등의 성공 사례를 보며 블레이드가 세계적으로 나아가기 위한 방향을 잡고 있는 중이다.

"다행히도, 한국에 비해 해외는 아직 코어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진 않았습니다. '블레이드'가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이죠. 가장 중요한 건 초반 유저 유입입니다. 현지 유저들이 블레이드에 흥미를 느끼고 게임을 시작하는 그 첫 단계만 좀 더 쉽게 풀어낸다면 성공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최근 업데이트에 맞춰 공개한 친근함을 살린 TV광고도 초반인상을 좌우한다

서양 국가 뿐만 아시아도 노리고 있다. 허나 중국이나 일본처럼 까다로운 국가에서 자체서비스를 하기란 어렵다. 우려가 제기되자 김재영 대표는 본인 역시도 이를 잘 알고 있다며, 중국과 일본에는 믿을 수 있는 파트너를 두었다고 설명했다.

"상당히 많은 현지 작업이 필요할 거 같아 일단 중국 버전은 텐센트를 통해, 일본 버전은 라인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개성이 뚜렷한 나라라서 신경 쓸 게 아주 많을 것 같아요. 퍼블리셔의 이야기를 들어보며 네트워크나 기술적인 부분을 좀 더 다듬을 예정이고, 콘텐츠도 현지 사정에 맞게 조금 손 볼 듯 싶습니다. 대신 유럽과 남미, 북미 등의 국가는 자체 서비스를 진행할 거고, 4개 언어를 동시에 지원할 예정입니다."

일본, 중국, 북미, 남미, 유럽까지 다양한 국가에 진출할 예정

글로벌 진출로 한창 바쁜 시기지만, 신작도 차곡차곡 준비 중이다. 회사 명칭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당연히 주된 장르는 액션이다. 액션스퀘어의 하반기 동력원이 되 줄 신작 2작은 올해 말이나 내년 어름 정도에는 선보일 수 있을 거란다. 두 타이틀 모두 언리얼 최신 시리즈, 언리얼엔진 4로 제작되어 블레이드보다 훨씬 멋지고 정교한 비주얼이 기대된다.

"아직 초기 단계라 구체적으로 설정하지는 않았지만, 다양한 형태를 시도해 보는 중입니다. 블레이드의 정식 후속작 '블레이드 2(가칭)'는 기존 유저분들을 끌어오면서도 신규 분들도 매력을 느낄 수 있게끔 액션을 강화하고 다양한 기술적인 도전을 해 볼 생각이고요. 다른 브랜드가 되어 줄 또 하나의 신작은 블레이드와는 최종 재미가 다른 타이틀로 구상 중입니다."

"상반기는 글로벌 진출, 하반기는 신작 개발로 바쁠 것 같아요."

액션스퀘어는 현재 상장을 눈 앞에 두고 있다. 글로벌 진출과 신작 준비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도 어찌보면 상장을 위한 것. 다양한 수익원이 확보되어야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기업 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두르지는 않는다. 김재영 대표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내실'이기 때문이다. '블레이드'의 글로벌 서비스 못지 않게 국내 서비스에도 온 정성을 쏟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TV광고 및 티저영상 등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보였으며, 신규 콘텐츠 길드 공성전 업데이트 등을 진행하며 게임성을 더욱 키워나가고 있다.

"이전부터 차근차근 업데이트했던 길드 콘텐츠는 사실 공성전을 위한 초석이었습니다. 아직 모든 기능이 완벽하게 구현된 건 아니지만, 큰 기능부터 다듬은 후 다음 업데이트 때 완벽한 길드콘텐츠를 보여줄 예정입니다. 이번 주 토요일부터 공성전이 시작되는데요. 참여한 유저분들의 의견을 수렴해 길드콘텐츠를 더욱 더 확실히 다잡겠습니다."

블레이드 공성전 전투 영상


▲ 지난 6일 업데이트 된 공성전 콘텐츠(스크린샷은 테스트 버전)

길드 공성전까지 업데이트되며 '블레이드'는 모바일RPG의 엔드콘텐츠라는 PvP콘텐츠까지 완벽히 갖추었다. 특히 오랜 기간 서비스되면서 유저들의 수준도 한층 높아지며, PvE가 중점인 일반RPG에 비해 PvP의 이용률이 아주 많다. 하루 안에 벌어지는 실시간 1:1 전투는 150만 건, 10:10 전투는 50만 건 정도다. 이를 활용한 e스포츠 같은 사업도 벌여볼 만 하지 않을까. 4:33과 액션스퀘어 모두 여러 생각은 하고 있다.

"실시간 전투가 기반인 PvP라 그런지, e스포츠에 관련된 제안은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발일정이 바쁘고 업데이트 준비에 한창이다 보니 아직은 대응할 여유가 안되네요. 그렇지만 가능성은 많은 사업임을 알며, 여러가지로 고민은 많습니다. 하지만 당장은 국내 버전의 완성도를 높이고 글로벌 진출을 착실히 준비하는 작업을 우선 진행해야 하죠."



어느덧 인터뷰도 마무리 단계. 두 개의 신작 개발과 블레이드의 글로벌 진출이라는 과제를 앞에 둔 김재영 대표의 각오를 물어보았다.

"언제까지 계속 순위권을 유지하긴 힘들겠죠. 하지만 모바일도 온라인처럼 오랫동안 생명력을 가질 수 있는 시기라고 봅니다. 예전에는 캐주얼에서 미드코어, 하드코어로 이어지는 명확한 흐름이 보였지만 올해 트렌드는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이건 분명하죠. 게임의 볼륨보다는 깊이와 완성도를 다듬어야 할 시기라는 것. 이제는 개발력을 더 끌어올려 멋진 게임을 보여줘야 할 때입니다. 국내에서도, 세계에서도 블레이드와 신작을 성공시키며 멋진 한 해를 보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