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엔피게임즈. 웹게임을 좋아하거나 즐겨하는 유저들이라면 익숙한 이름일 것이다. 그러나 모바일 게임을 주로 즐기는 유저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이름이기도 하다. 이엔피게임즈는 2013년 웹게임을 다수 런칭하면서 업계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지만, 모바일 사업은 2014년에 처음으로 발을 들여 놓았다.

모바일에서는 다소 잠잠했다. 모두에 눈에 띌 정도로 엄청난 행보를 보였던 것은 아니지만, 몇 종의 타이틀로 다양한 마케팅과 서비스를 경험하면서 조금씩 실력을 다지고 있었다. 2014년 말, 굉장히 독특한 퍼즐 대전 게임인 '마법의 매직'을 런칭하면서 그들은 2015년을 맞이했다.

청양의 해를 맞이해서 이엔피게임즈는 모바일 사업 부문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겠다고 한다. 물론 웹게임의 사업에 주력하면서도 좀 더 모바일 사업에서의 성과를 보이겠다는 각오다. 인벤에서는 이엔피게임즈의 이승재 대표를 만나 직접 2015년의 새로운 각오와 사업 전략에 관해 물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 이엔피게임즈의 이승재 대표 ]

"먼저 이엔피게임즈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자면, 일단 2012년에 회사를 설립해 2013년 첫 타이틀 '대협전'을 런칭했었다. 실적은 썩 좋지 않았다. 다음에 런칭했던 '진미인'이 주력 타이틀이 됐고, 그 이후 웹게임 사업을 주력해서 진행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모바일 부문에서도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다만 우리는 자체 개발 스튜디오가 없다 보니, 퍼블리싱을 전문적으로 하는 퍼블리셔를 지향한다. 앞으로도 퍼블리셔로 많은 유저들에게 좋은 게임을 서비스하려고 노력 중이다."



이엔피게임즈는 작년에 3개의 모바일 타이틀을 런칭했다. RPG부터 독특한 퍼즐 대전까지, 첫 도전으로써는 제법 참신하면서도 괜찮은 소재의 게임들을 선보인 셈이다. 올해부터는 좀 더 모바일 사업에 본격적인 행보를 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엔피게임즈는 작년 한 해 동안 그들이 진행해온 모바일 사업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많이 안 좋았다(웃음). 너무 솔직한가? 사실인 건 솔직히 인정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웹게임은 많은 경험을 해 봤지만, 모바일은 2014년 처음으로 해보는 상황이었다. 경험도 부족했고, 대작 타이틀을 서비스할 역량도 안된 것 같다. 작년 한 해는 우리가 모바일을 좀 더 잘 서비스할 수 있도록 수준에 맞게 하나씩 쌓아가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작년 한 해 동안 모바일 서비스에 필요한 기술 기반이 되는 것들을 준비했다. 카카오톡과의 연동이나 네이버 앱스토어 등 오픈마켓에도 선 출시를 해보고,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해 본 해였다.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이다 보니 이제 다른 회사와 유저들도 이제 좀 이엔피게임즈를 다르게 봐주시는 것 같다."


[ 이엔피게임즈가 선보인 '마법의 매직' ]

조금은 당황스러울 정도로 솔직한 대답이었다. 작년 한 해 모바일 사업에서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올해는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는 각오인 듯 하다. 그렇다면, 좀 더 모바일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움직일 이엔피게임즈는 내년에는 어떤 작품들을 준비하고 있을까.

"이엔피게임즈는 그래도 여전히 웹게임을 주력으로 삼을 예정이다. 그동안 웹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도 했고, 올해도 여섯 개 정도의 타이틀을 준비 중이다. 그중에는 김용 소설을 원작으로 한 정통 무협 MMORPG도 있다. 한 작품에만 집중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소설들의 집합체다. 분신술과 환생도 있고, 무협을 좋아하는 분들은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마 1분기가 끝나기 전에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

다른 작품은 서양 판타지다. 성우도 중국에서 직접 고용해서 녹음을 많이 하고 있고 시네마틱 영상도 많은 작품이고, 중국의 대형 개발사가 엄청나게 공을 들이고 있는 작품이다. 국내에는 5월 정도에 선보일 수 있을 것 같은데, 확정은 아니다.

모바일 부문에도 다섯 개 정도의 타이틀을 준비 중이다. 장르는 MMORPG와 MORPG, 캐주얼과 전략 게임도 있다. MMO는 서양 판타지 풍의 게임이고, 올해 하반기쯤 출시할 예정이다. MO는 액션을 강조한 게임인데, 중국에서 계약을 진행하고 상반기 즈음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

캐주얼 게임은 국내 개발 타이틀의 후속작이며, 꽤 인기가 많았던 작품이다. 정확한 건 언급하기 어렵지만 유추해보실 수 있을 것 같다(웃음). 전략 게임은 머리를 굉장히 많이 써야 되고 오펜스와 디펜스가 적절히 어우러진 작품이다. 약간은 바둑판과 비슷한 형태인데…이게 직접 보지 않으면 설명하기가 어렵다.

올해는 대략 매달 1개씩 웹게임이든, 모바일 게임이든 출시한다고 간격을 보면 될 것 같다. 상반기에는 약 3종의 모바일 게임을, 하반기에는 2개 혹은 3종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엔피게임즈는 중국과도 많은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몇몇 웹게임들을 국내 시장에 선보여 좋은 성적을 냈던 만큼, 국내 시장에서 통하는 중국의 특성을 잘 알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겠다.

최근 국내 시장에도 중국의 모바일 게임들이 이슈다. 그리고 이엔피게임즈도 이제 국내 시장을 충분히 경험했다. 비록 쓴 맛을 보긴 했지만. 아무튼, 이승재 대표도 꾸준히 중국 모바일 게임들을 봐왔을 터. 그에게 국내 시장 동향과 중국 게임들의 강점, 그리고 매력이 무엇인지 물어봤다.

"일단 국내 모바일 시장에도 중국 게임들이 많이 진출하는 현상에 대해서는 두 가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시장을 빼앗기는 느낌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유저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고 생각한다. 물론 주관적인 의견이다.

또 다른 시선으로 보면 무한 경쟁이 시작됐다고 본다. 국내 개발사들이 한층 더 긴장하는 각성제 역할이랄까…사실 국내 시장인데, 외산 게임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면 업계 관계자나 유저들 모두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더욱 많이 생각하게 되고 고민해서 좋은 게임들을 개발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COC도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마케팅에 대해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고 본다. 지구력 있게 게임을 계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업데이트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반문을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본다."



[ 이엔피게임즈 이승재 대표 ]


"중국 게임의 특징이자 장점은 방대한 시스템과 콘텐츠다. 그렇지 않은 작품들도 많지만, 장기적인 리텐션과 서비스를 전망하면 국내 게임들은 다소 약한 부분이 있다. 1~2주 동안 게임의 이벤트를 즐기는 것 말고는 전혀 할 것이 없는 형태도 있는 것 같다.

반면에 중국의 게임들은 웹게임을 기반으로 개발된 게임들이 많다 보니, 시스템과 콘텐츠의 분량이 방대하다. 그리고 각 콘텐츠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꾸준히 플레이를 유도한다. A를 하다보면 B를 할 수 있고, B를 하다 보면 다시 C를 하고, C를 하면 A로 돌아가는 형태라고 보면 된다. 무의식중으로 빠져드는 걸 잘 만들었다고 본다.

물론 국내 게임들도 각 콘텐츠가 유기적으로 잘 연결된 게임들도 많다. 이게 핵심이라고 본다. 국내 게임들이 생각보다 어려운 느낌이 있는데, 조금은 쉽게 만들어도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육성과 성장이라는 핵심적인 콘텐츠를 잘 느끼게 해주고, 콘텐츠를 유기적으로 구성해서 순환을 잘 시킨다면 리텐션이 오래가는 게임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는 중국의 또 다른 강점으로는 막대한 인력을 기반으로 한 빠른 콘텐츠 업데이트라고 꼽기도 했다. 이는 자본력에서 밀리는 상황이라 어찌할 수 없다며 국내 시장을 걱정했다. 그리고 국내 시장의 투자 분위기가 많이 얼어있다는 점을 들어 우려를 표했다.

중국은 국가적인 지원도 많고, 문화 콘텐츠 산업으로서 게임을 육성하고 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게임이 단순히 게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만화, 소설, 비디오 등 각 문화산업으로 연결되어 투자가 활발해지고, 자금의 순환도 매끄럽게 잘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국내 시장도 중국처럼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국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 '글로벌 원빌드' 전략처럼 글로벌 서비스를 고려하는 기업들이 많아진 것 같다고. 혹시 이엔피게임즈도 글로벌 진출을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아직 역량이 부족하다. 일단 국내 서비스에만 집중하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국내 시장에 좀 더 집중하고 2015년에는 보다 많은 게임들을 선보인 이엔피게임즈. 마지막으로 새해를 맞이하는 이엔피게임즈의 각오를 들어보기로 했다.

"이엔피게임즈의 사훈은 '늘 변화하자, 한 곳에 정체되어 있지 말자'고, 모든 사업의 모토이기도 하다. 실패해도 좋다. 도전을 게을리 하지 말자는 뜻이기도 하다. 그것이 이엔피게임즈의 각오다. 물론 굉장히 힘들긴 하겠지만(웃음).

앞으로도 국내 시장에 좋은 게임을 잘 서비스하도록 할 예정이다. 경험을 토대로 잘 해나가는 부분도 잇겠지만, 그 와중에 실수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끝까지 노력을 멈추지 않고 좋은 게임들은 좋은 여건으로 유저들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 많은 응원과 성원을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