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ADA 스튜디오의 'Shadowmatic'은 특정한 물체를 이용해 그림자로 물건을 만드는 독특한 퍼즐 게임이다. 어렸을 적 형광등 불빛을 이용해 손 그림자로 나비를 만들던 놀이와 비슷하다.

게임의 규칙은 매우 간단하다. 물체의 그림자로 스테이지에서 요구하는 형상을 만들면 된다.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한다."라는 말처럼 더 설명하려고 해도 설명할 거리가 없다. 백문이 불여일견. 영상부터 보고 가자.

▲ 돌리고 돌리고~♬


개인적으로 초등학교 때 짝꿍을 괴롭힌 이후 머리를 거의 쓰지 않았기 때문에 퍼즐 장르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지만, 'Shadowmatic'의 시각적 쾌감은 게임에 몰입할 수밖에 없게 한다. 2014년에 '모뉴먼트 벨리'를 처음 만났을 때와 비슷하게 생경하지만, 치명적인 아름다움이랄까.

지구 상에 모든 단어를 동원해도 여체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처럼 'Shadowmatic'의 빛과 그림자가 만드는 아름다움과 섹시함을 글로 설명하기엔 무리가 따르리라 생각한다.

스테이지에 들어가면 기하학적이며 딱히 지칭할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 매우 모호하고 추상적인 개체가 공중에 떠 있다. 마치 고장난 3D 프린터가 막 뱉어낸 결과물 같은 이 개체를 돌리고 뒤틀며 벽면에 형상을 완성해야 한다.



조작은 간단하고 직관적이다. 하나의 손가락으로 회전, 두 손가락으로 축 회전, 그리고 서로 다른 객체를 동시에 움직이고 회전하는 것이 요구하는 조작의 모든 것이다. 화면 좌측 하단에 있는 버튼을 이용해 다른 객체로 이동할 수 있어 3개 이상의 객체가 공중에 널려있어도 어렵지 않게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인지할 수 있다. 조작을 하기 위해서 학습하는 단계가 크게 필요 없기 때문에 매우 직관적이라 할 수 있겠다.

어쩌면 공중에 떠 있는 객체를 보는 순간은 막막할 수도 있다. 하단에 제공되는 진행 미터는 클리어에 얼마나 다가섰는지 표시해 준다. 전혀 감을 못 잡을 것 같으면 힌트를 사용할 수도 있다.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하나의 장르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인터렉티브 아트(Interactive art)'를 떠올리게 된다. 완성된 개체로서 고정된 가치를 탈피해 플레이어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작품이 완성되는 작품을 지칭하는 것인데 이런 작품은 굉장히 유동적이다는 특성을 지닌다. 10명의 유저가 있다면 10개의 과정이 있기 마련이다.

물론 'Shadowmatic'은 결과적으로 하나의 과정을 요구하기 때문에 잘 통제되고 있는 엄청나게 넓은 테마파크 같은 느낌이지만, 완성에 이르는 길을 어떻게 구성할지는 각각의 유저마다 다른 선택이다. 개발자가 넣어 놓은 장치에 따라 제작자와 플레이어가 끊임없이 상호 작용을 한다. 이 게임의 본질은 제작자와 플레이어, 빛과 그림자의 상호 작용이다.

▲ 두 개 이상이 되면 슬슬 뉴런들이 경련을 일으킨다.


'Shadowmatic'은 아름다움을 자아내는 몽환적인 분위기와 함께 놀라울 정도로 대단한 사운드를 제공한다. 사운드는 진정 게임 플레이를 아름답게 만드는 것으로, 그래픽과 주위의 환경요소까지 강화하는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영상에서 사운드를 넣지 않은 이유는 앞으로 플레이하게 될 유저들에게 놀라운 경험을 뺏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얼마나 빨리 해결할 수 있느냐에 따라 획득할 수 있는 점수가 바뀌며 부가 목적과 비밀도 존재한다. 게임센터에는 24가지 업적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 게임의 진짜 목적은 빠른 클리어가 아니다.

단지 클리어를 목적으로 하는 게임요소를 넘어서면 더 멋진 광경이 플레이어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림자가 투사되는 벽, 배경과 미묘하게 흐릿한 조명효과,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는 먼지들. 'Shadowmatic'은 플레이하는 기쁨뿐만 아니라 보는 즐거움까지 결합한 종합 선물 세트다.

'Shadowmatic'을 올해 현재까지 나온 퍼즐 게임의 최고 수작이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아름다운 그래픽과 편안하게 몰입할 수 있는 분위기, 환상적인 음악과 간단한 조작은 게임에 몰입할 수 밖에 없게 한다.

많은 고민할 것도 없이 4.5점을 줬다. 0.5점은 퍼즐을 잘못하는 기자의 개인적인 감상일 뿐, 퍼즐을 좋아하는 유저라면 5점 이상의 만족도와 즐거움을 느낄 수 있으리라 장담한다. 어쩌면 올해 최고의 완벽한 선택이 될지도 모르겠다. 편안하게 소파에 앉아 헤드폰을 끼고 나른한 주말 오후에 하길 강력히 권장한다. 현재 애플 앱스토어에만 출시되었으며 가격은 $2.99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