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5일, 터틀락 스튜디오의 차기작 '이볼브'의 오픈 베타 테스트가 있었다. 단 3일 간의 오픈 베타 였지만 수많은 사람이 플레이했고, 5명의 플레이어들은 각각 헌터와 몬스터로 역할을 나누어 생존을 위해 싸웠다.

하지만 오픈 베타인 만큼, 공개된 캐릭터는 8명의 헌터와 2개의 몬스터, 그리고 헌트의 단일 모드만 플레이 가능했다. 추가 캐릭터인 3번째 헌터들 4명과 3번째 몬스터 레이스는 예약구매자에 한해 제공되었고, 게임의 메인이 되는 '이베큐에이션' 역시 플레이 불가능 했다.

2월 10일 국내 정식 발매를 앞두고, 2K 게임즈에서는 '이볼브'의 모든 콘텐츠를 담은 버전을 플레이해볼 수 있는 시연회를 열었다. 그동안 베일에 쌓여있었던 '이베큐에이션'과 레이스를 비롯한 신규 캐릭터들은 과연 어떤 모습인지, 지금부터 그 내용을 공개한다.



■ '이볼브'의 메인 콘텐츠, '이베큐에이션(Evauation)'


터틀락 스튜디오의 전작 '레프트 4 데드'는 각 맵 별로 5단계의 챕터가 있었고, 이 챕터를 클리해나가며 최종장에 도달, 마지막 챕터에서 가장 강력한 인공지능 좀비들과 사투를 벌여 승리해 맵을 클리어하는 방식이었다. 당시 이 콘텐츠 구성은 각각의 맵, 챕터별로 확연히 다른 지역과 상호작용, 여러가지 공략 루트를 제공했다.


'이볼브'의 메인 콘텐츠는 이러한 5개 맵을 연달아 플레이하는 구성의 '이베큐에이션(Evacuation, 오픈 베타에서는 '후송'으로 번역)'이다. 이베큐에이션은 AI봇과 함께하는 싱글플레이와 유저간 멀티플레이를 모두 지원하며,게임에 존재하는4개의 게임 모드로 총 5번의 라운드를 16개의 맵에서 플레이 한다.

이베큐에이션은 게임의 메인 스토리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인간들의 우주 식민지인 '시어 행성'에서 탈출하기 위한 헌터들의 사투를 배경으로 한다. 헌터들은 5일 간 탈출을 위해 우주선을 준비시키고, 생존자를 구출하고, 몬스터의 위협을 제거한다. 각각의 하루가 1번씩의 라운드가 되며, 마지막 5일째에는 우주선을 출발시키기 위해 방어전을 펼친다.


각 라운드의 승패와 내용에 따라 헌터가 구출한 인구수와 몬스터가 처치한 인구수를 비교하고, 이에 기반해 경험치등 보상이 주어진다. 이베큐에이션에서 쓰이는 모드는 헌트, 네스트, 레스큐, 디펜드의 4개다. 알파 테스트, 오픈 베타 테스트에서 이미 공개된 적 있는 헌트 모드는 몬스터는 3단계까지 진화를 성공시켜 헌터측의 오브젝트를 파괴해야 하고, 헌터는 그런 몬스터를 먼저 사냥해 막아야 한다.

네스트는 맵에 존재하는 6개의 몬스터 알을 파괴하려는 헌터들과 이를 지키려는 몬스터의 대결이며, 반대로 레스큐는 일정 주기마다 발견할 수 있는 인간 생존자를 헌터가 구출하고, 몬스터는 그 전에 이를 막고 처치하는 모드다. 디펜드 모드에서는 이미 3단계 진화가 이루어진 몬스터가 헌터측의 우주선 기지를 공격, 3차에 걸친 방어벽을 뚫고 우주선의 보급을 파괴하거나, 헌터가 이를 막는다.


이베큐에이션을 플레이하게 되면 먼저 각각 헌터와 몬스터의 역할을 맡은 5명의 플레이어들은 해당 이베큐에이션 5개 라운드를 모두 플레이할 때까지 진영을 바꿀 수 없다. 한 번 몬스터는 끝날 때까지 몬스터인 셈. 단 헌터들은 각자의 역할이나 캐릭터를 각 맵을 시작할 때마다 교체할 수 있으며, 몬스터 역시 시작 시마다 다른 몬스터를 선택해 플레이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레프트 4 데드'의 각 맵의 마지막 챕터는 모두 디펜스 모드였듯, 이베큐에이션 역시 최종전은 디펜드 모드로 고정된다. 그리고 이 디펜드 모드의 승패가 이베큐에이션 전체의 승패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각각의 라운드의 결과는 다음 라운드에 영향을 끼치게 되는데, 승패에 따라 승리한 쪽에는 유리한 어드밴티지를 주며, 만약 심각하게 팀 밸런스가 불균형 할 시에는 오토 밸런스를 통해 약한 팀을 조정한다.


라운드를 승리해서 얻는 버프, 어드밴티지는 매우 다양하다. 또 이전에 플레이한 맵들과도 연관이 있는데, 만약 다른 몬스터를 가둔 우리가 있는 맵을 플레이 하고, 만약 몬스터가 그 라운드에서 승리한다면, 다음 라운드에서는 우리에 갇혀있던 소형 몬스터가 함께 나와 몬스터를 돕는 식이다. 그 전 라운드의 맵이 수력 발전소였다면 다음 맵에는 헌터를 위한 역장이 펼쳐질 수도 있고, 레이스를 연구하는 연구소였다면 헌터들이 사용할 수 있는 순간이동 워프기계가 제공될 수도 있다.









■ 3번째 헌터들과 3번째 몬스터 '레이스'


또한 이번 시연회에서는 '파넬', '에이브', '카이라', '캐봇'의 3번째 헌터 4인방과 3번째 몬스터인 '레이스'를 플레이해 볼 수 있었다. 이들 캐릭터는 지난 오픈 베타에서 '이볼브'를 예약구매한 이들만 플레이 가능했다.

어썰트, 트래퍼, 메딕, 서포트의 4가지 병과에는 각각 3명씩의 캐릭터가 있다. 이중 병과 역할에 충실한 기본형이 되는 1번째 캐릭터 4명이 있고, 병과별 2명씩 추가 캐릭터가 있는데, 이들은 보다 독특한 방식으로 자신의 병과 역할을 해내고, 색다른 무기로 보다 뛰어난 데미지딜링을 가할 수 있다.

3번째 어썰트 파넬

'파넬'은 다른 어썰트 병과 캐릭터들과 구분되는 로켓 런처를 가지고 있어, 개인 버프인 슈퍼 솔저와 병과 특성인 퍼스널 실드를 조합하면 일정 시간동안 최상급의 DPS와 생존력을 자랑한다. 다만 2개의 버프가 모두 소진되면 그야말로 취약해지므로 주의를 요한다.

3번째 트래퍼 에이브

'에이브'는 유일하게 작살무기를 쓰지 않는 트래퍼다. 작살이 아닌 스테이시스 폭탄을 이용, 지형에 심어두거나 직접 맞춰서 몬스터의 움직임을 제한한다. 리볼버식 연발 샷건을 사용해 근거리에서의 화력은 트래퍼 중 가장 뛰어나며, 추적다트를 이용해 몬스터에게 직접 맞춰두거나 먹잇감에 심어두어 추적한다.

3번째 메딕 카이라

'카이라'는 오직 하나의 무기를 사용하는 메딕으로, 하나의 유탄 발사기를 화염 모드와 치료 모드로 바꾸어가며 딜링과 힐링 모두에 활용한다. 또 주변의 팀원과 자신에게 적용되는 이동속도 버프를 줄 수 있어 추적과 도주, 전투 모두에 이득이 된다.

3번째 서포터 캐봇

'캐봇'은 공격형 서포터로, 팀원이 가하는 모든 피해를 증폭시키는 대미지 증폭기를 몬스터에게 쏘아 디버프를 걸 수 있다. 또 지형지물을 무시하고 관통해 몬스터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주무기를 들고 있다. 특수장비인 방사능 분말을 이용, 몬스터를 화면에 표시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피해를 줄 수 있다.

3번째 몬스터 레이스

'레이스'는 개발 초기 '스토커'라고 불리기도 했는데, 이름처럼 은신과 배후공격에 특화된 몬스터다. 기습적으로 돌진해 주변에 폭발을 일으켜 큰 데미지를 주는 워프 폭발, 먼 거리를 달려가 적 하나를 붙잡아 돌아오는 납치, 자신과 똑같이 생긴 분신을 만들어 공격하게 하고 자신은 은신 상태가 되는 미끼, 순간적으로 공격속도를 압도적으로 늘려 공격능력을 극대화하는 초신성의 네가지 스킬을 가지고 있다.

골리앗의 2/3이 채 안되는 적은 체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 대신 기본적인 기동성과 워프를 활용한 빠른 이동이 장기다. 골리앗처럼 전면전을 펼치거나 크라켄처럼 원거리, 근거리를 오가며 맹공을 퍼붓는 것과는 또 다르게, 치고 빠지는 전략적 플레이를 구사하게 된다. 때문에 헌터측의 빠른 대응을 필요로 한다.

실제로 시연회에서 익숙한 플레이를 보인 골리앗은 모두 패배했지만, 변칙적인 운용을 보인 레이스와 크라켄은 승리를 거뒀다. 애석하게도 4번째 몬스터로 알려진 '베히모스'는 플레이할 수 없었다.

'이볼브' 레이스 플레이 영상








■ 시연회에서 본 '이볼브'의 미래


시연회에서는 모두가 참여하는 멀티플레이로 1번, AI봇들과 함께하는 싱글플레이로 1번 총 2번의 이베큐에이션을 플레이할 수 있었다. 5라운드 짜리 이베큐에이션을 2번 플레이한 시간은 다합쳐 2시간 남짓. 아무리 오래 걸려도 이베큐에이션 1번에 한시간반을 넘기기는 힘들어 보였다.

재미있었던 점은 각각의 모드 별로 플레이 패턴이 크게 바뀐다는 점이었다. 가장 흔한 헌트 모드에서는 추적과 포위, 성장과 섬멸의 대립구도였지만, 각측에 보호해야 하는 오브젝트가 추가되는 네스트와 레스큐 모드에서는 보다 전략적인 플레이가 펼쳐졌다.


네스트 모드에서는 몬스터가 초반 몇개의 알을 내어주고, 빠르게 성장한 뒤 다음 알에 함정을 파고서 기다린다거나, 레스큐 모드에서는 레이스로 생존자들만 빼내어 사냥해 오브젝트 달성을 방해하는 등 몬스터의 특성을 활용해 특정 모드에서의 강점을 십분 발휘하기도 했다.

때문에 매 라운드 다른 몬스터와 특성을 선택할 수 있고, 또 16개의 맵마다 승리 보상으로 주어지는 어드밴티지가 달라, 각각의 상황에 맞춘 전략적 플레이, 쉽게 말해 플레이어가 게임 깊숙히 파고들만한 요소가 매우 많았다. 기자 조차도 그 두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어떻게 하면 더 이 몬스터를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만 할 정도였으니. 만약 여기에 주기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신규 몬스터나 헌터가 추가된다면 상성을 고려한 심리전 등 전략적 플레이가 보다 넓게 확대될 수도 있다.


오픈 베타 이후 '이볼브'에 대해 많이 이야기되곤 하는 부분이 1VS4 술래잡기의 재미 등 장점과 그에 반해 '불확실한 게임 볼륨'이란 단점이었다. 하지만 한가지 재미있는 부분은, '이볼브'는 그 부족해보이는 볼륨을 어떻게 확장해나갈지 한눈에 방향성이 보이는 게임이란 점이다.

이베큐에이션을 중심으로 한 유저들의 경쟁플레이 자체가 확실한 재미를 보장하는 만큼, 16개의 맵, 4개의 모드, 12개의 헌터 캐릭터, 4개의 몬스터가 이제 그 숫자를 착실히 늘려나간다면, 플레이타임 역시 정직한 비례곡선을 그릴 것이다.


2월 10일까지 약 2주 남짓의 시간이 남아있는 지금, 친구, 혹은 지인들과 같이 몇시간이고 돌아가며 같이 플레이할만한 게임을 찾는다면 이보다 더 좋은 게임이 과연 있을까 싶다. 또 매치메이킹을 통해 플레이에 따라 나날이 높아지는 각종 실력 지표들을 보는 것을 즐긴다면 역시나 '이볼브'는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지속 가능한 플레이, 그것이 오히려 '이볼브'를 재미있게 하는 가능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