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7일 진행된 하스스톤 클랜 챔피언십(이하 HCC) B조 4경기에서는 각각 1패를 거두고 있는 형제 팀인 양반과 선비 팀의 경기가 펼쳐졌다.

형제 팀 모두 플레이오프 진출의 가능성이 남아있었던 만큼, 양반과 선비 모두 가동할 수 있는 최상의 전력으로 경기에 임하게 되었다.

뜻밖에도 승부는 빠르게 결정되었다. 아우 팀인 양반의 선봉으로 나선 'handsomeguy' 강일묵 선수가 올킬로 '형님'들을 모두 꺾고 팀에게 시즌 첫 승을 안겨주었다. 형님 팀인 선비는 이날의 패배를 끝으로 플레이오프 탈락을 사실상 확정하였다.

골육상쟁의 아픔으로 형님 팀을 딛고 일어서게 된 양반 팀의 'handsomeguy' 강일묵, '도곡2동' 채승재. 'Levi' 김종인 선수와 인터뷰를 해보았다.


▲ 선비를 떨어뜨리면서 아픈 첫 승을 따낸 양반 팀


Q. 형제 팀을 물리치면서 시즌3 첫 승을 아프게 따냈다. 승리 소감을 한마디씩 해본다면?

김종인: 일단 우리 팀으로서는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이기도 했고, 다른 팀들에게 형제 팀의 운명이 결정되는 것보다 우리가 결정짓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아픔을 딛고 승리했다.
채승재: 지난 경기에 내가 못 나왔는데 져서 뭔가 허무했는데, 오늘은 경기에 나오지 못했지만 그래도 팀이 이겨서 만족한다.
강일묵: 사실 시즌 초에는 선비와 양반 팀의 동반 진출을 목표로 했었는데, 그게 되지 않아서 아쉽다. 승리를 양보할 순 없기 때문에, 어려워도 이겨야 했다.


Q. 골육상쟁의 경기였던 만큼 연습이 더 어려웠을 것 같은데, 오늘 경기 어떻게 준비했나?

강일묵: 일단 우리 두 팀이 원래는 모두 같은 메신저 창을 공유하면서 상당히 소란스러운 사람들이 많았는데, 최근 며칠간 그 채팅창이 조용했다. 게임 내에서도 서로의 게임을 관전도 하지 않으면서 공정하게 경쟁했다. 원래 같이 연습하면서 시너지를 내는 팀인데, 그런 부분에서 오늘은 연습이 모자랐던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아쉬움이 조금 남는다.
채승재: 양반 팀의 엔트리는 무조건 내전 성적으로만 기준으로 뽑는다. 순서는 사실 다른 계획이 있었는데, 경기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 최대한 경험을 많이 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이렇게 짜게 되었다.
김종인: 지난 경기에 대장으로 나와서 이번에 선봉으로 나오고 싶었는데, 결과적으로 승리해서 다행이다.


Q. 전체적으로 양 팀 모두 아쉬운 경기력이었다는 평이 많았는데, 오늘 긴장이 많이 되었는가?

강일묵: 전체적으로 긴장도 많이 됐었고, 자잘한 실수가 많았던 것 같다. 다음에는 이런 부분을 만회할 수 있도록 하겠다.


Q. 선봉에 선 강일묵 선수가 올킬을 따냈다. 사실 서로를 잘 아는 팀이라 올킬이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는데, 오늘 언제 올킬을 예감했는가?

강일묵: 3라운드에서 성기사를 상대로 이겼을 때, 남은 이범용 선수의 덱이 드루이드라서 그때 왠지 이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채승재: 전체적으로 '우측 메타'가 승리를 이끌었다고 본다.
김종인: 아르거스의 수호자가 적절한 타이밍에 들어온 것이 좋았던 것 같다.


Q. 상대의 흑마법사를 집중 금지한 이유가 있다면?

강일묵: 개인적으로 원래 거인 흑마법사 덱을 상대하기 좀 꺼려해서, 성기사 덱에 나 이런 사냥꾼이야를 빼고 아예 그전 타이밍을 노리는 전략을 선택했다.
채승재: 원래는 전체적으로 직업 구성을 보면서 금지하려고 했는데, 강일묵 선수의 성기사 덱에 나 이런 사냥꾼이야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무조건 흑마법사를 금지하는 방향으로 정했다.


Q. 성기사와 사냥꾼 덱의 운영이 돋보였다. 운영의 노하우가 있다면?

강일묵: 사냥꾼은 덱 자체는 평범했지만, 그 자체로 상당히 강해서 명치와 필드 정리 타이밍만 잘 판단하면 됐었다. 성기사는 완전히 사냥꾼을 대비하는 형태로 준비했는데, 오늘 그 사냥꾼에 모두 져서 할 말이 별로 없다.


Q. 김종인 선수가 1경기에 나간 경험이 있어서 오늘 준비가 잘 되었을 것 같은데, 아쉽지 않은가?

김종인: 당연히 아쉽다. 지난 경기도 그렇고 오늘도 팀원들이 긴장을 많이 했는데, 나는 의외로 오늘은 긴장이 안 돼서 게임이 잘 풀릴 것 같았다. 솔직히 선봉으로 나선 강일묵 선수가 올킬할 것이라는 예상은 하지 못했다. 한 경기는 나갈 것 같았는데, 의외로 잘하더라. (웃음) 지난번과는 조금 다른 컨셉의 덱을 가져왔는데, 다음 경기에서 보여줄 수 있다면 좋겠다. 사실 오늘 이범용 선수와 꼭 만나고 싶었다. 최근 타 대회에서 져서 오늘 복수하려고 했는데, 만나지 못해서 아쉽다.


Q. 채승재 선수는 양반팀 내에서 가장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오늘 경기를 지켜본 소감이 있다면?

채승재: 사실 오늘 순서가 정해진 것을 보고 역올킬을 꿈꾸며 나왔다. (웃음) 당연히 나가고 싶었고, 이렇게 끝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선수라면 누구나 HCC 경기에 나가고 싶지 않겠는가.


Q. 이제 아즈샤라얼라만세와의 경기에서 플레이오프 진출이 결정된다. 남은 경기에 임하는 각오가 있다면?

강일묵: 아즈샤라얼라만세 팀이 잘하는 팀이긴 하지만, 등급전에서 만났을 때 내가 이긴 적도 많다. 못 이길 상대라고 생각하진 않고, 잘 준비해서 반드시 이기겠다.
채승재: 다음 경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오늘 준비했던 것을 그때 모두 다 쏟아서 아즈샤라얼라만세 팀을 꺾고 올라가겠다.
김종인: 형제 팀을 처형시킨 만큼, 무조건 올라간다는 각오로 임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