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장: 막 내린 윈체스터 가문의 지배



오랜 세월 동안 아델린 섬을 다스리던 윈체스터 가문이 카일러스 윈체스터 백작과 후계자였던 루엘 윈체스터의 죽음으로 대가 끊기게 되었다.

기사단은 최근 발생한 아델린 섬에서의 사건과는 무관한 일로 애지중지하던 아들 루엘이 지병으로 사망하자 충격을 받은 윈체스터 백작의 건강이 악화되어 죽음을 맞게 된 사건이라고 밝히며 윈체스터 가문의 영지를 물려받아 훌륭히 다스릴 수 있는 새로운 귀족 가문을 곧 영주로 임명할 예정이라고 발표하였다.

베노아 왕국 이전부터 아델린 섬을 다스리던 윈체스터 가문의 부재가 마물의 침공을 겪은 아델린 섬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아델린 섬의 새로운 영주가 될 귀족 가문이 어떤 가문인지에 사람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한편 아델린 섬에서 연이어 전해지고 있는 비보에 기사단의 성명이 아닌 중앙 정부의 책임 있는 의사 표명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사라졌던 볼튼 군단장이 수호자 프리야와··· 충격.

한동안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데빌리언 군단장 볼튼 경이 최근 주최된 금빛 수호회의 기도회에 수호자 프리야와 함께 참석해 눈길을 끌고 있다.

건강 악화설까지 돌던 악마 전쟁 영웅의 건강한 모습에 기도회에 참석한 모든 이들은 환영의 박수를 보냈으며 동행한 프리야와 대중들을 향한 포즈를 취해달라는 요청에 부인이 보았다가는 정말로 건강 이상이 생길 수도 있다는 농담까지 하는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윈체스터 장원의 하인에게서 데빌리언 볼튼 군단장이 아우성 동굴로 끌려갔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동굴 앞에 다다르던 도중, 인기척이 들려 근처의 나무 뒤로 몸을 숨겼다. 조심스럽게 동굴 쪽을 바라보니 동굴 안에서 아스페론의 기사 한 명이 비틀거리며 걸어 나온다.

황급히 달려나가 기사를 부축하고 안전한 곳으로 끌고 나와 보니, 큰 상처는 입지 않았지만 탈수 증세가 심하고 피로가 많이 쌓인 것 같다. 건네준 물을 벌컥벌컥 마시던 기사는 대뜸 볼튼 군단장이 동굴 안에 있다고 하며 데빌리언에게 그를 구해달라고 부탁한다. 자신은 동굴 내부에서 함정에 빠져 도망치고 있었다고 하며, 동굴 안에는 몬스터들이 많아 혼자서는 도저히 길을 뚫지 못한다는 것이다.


▲ 아우성 동굴 앞에서 아스페론 기사를 발견!

▲ 동굴 안의 세르페 족 몬스터는 데빌리언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볼튼이 동굴 안에 있다는 것을 확인한 이상 망설일 것은 없다. 동굴을 가로막고 있던 세르페 족 몬스터들을 처치하며 깊숙이 들어가니 또 다른 곳으로 연결된 문과 그 문을 가로막고 있는 간수를 볼 수 있었다. 방심하고 있는 간수를 기습해서 처치하고 열쇠를 얻어 문을 열어보니, 동굴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 펼쳐졌다.

짐승의 뼈로 만들어진 다리와 곳곳에 널브러진 악마의 시체들. 땅을 지탱하는 건 흙이나 돌이 아니라 마치 살아있는 세포 조직 같다. 구조물인지 뼈 일부인지 알 수 없는 것들은 무엇인가에 반응하기라도 한 듯 일정하게 꿈틀대고 있다. 어떤 악마가 이런 장난을 쳐 놓은 것일까. 동굴 안에 이런 공간을 어떻게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무언가 악마적인 것이 관련되어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 지옥으로 통하는 입구 같다. 이 안에는 어떤 비밀이?

▲ 해골 몬스터는 그저 귀찮은 짐 덩어리들일 뿐이다.


계단을 내려가 다수의 해골 병사들을 처치하면서 깊숙이 들어가 보니 어떤 장치에 구속된 볼튼 군단장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장치에서는 주기적으로 붉은빛이 뿜어져 나오고, 그때마다 볼튼은 괴로워하는 표정을 지었다.

이내, 그는 데빌리언을 발견하고 도움을 청한다. 그의 힘을 억제하고 있던 마력 흡수장치를 부수자 볼튼을 감싸던 붉은 빛이 사라지면서 그의 구속이 풀리게 되었고, 볼튼에게 이곳에 대한 자세한 정보들을 들을 수 있었다.

볼튼이 묶여 있던 곳은 악마들이 만들어 놓은 지하 감옥으로, 지상에 있는 악마에게 마력을 공급하는 곳이었다. 감옥은 거대한 악마의 신체 중 일부이며, 포로를 잡아 가둔 후 죽을 때까지 마력을 뽑아낸다는 것이다. 모든 마력이 소진 당한 시체는 버려져 악마들의 먹이가 되거나 땅의 일부분으로 흡수된다고 한다. 다행히 볼튼은 구할 수 있었으니, 이제 빠져나가기만 하면 된다.



▲ 구속되어 있던 볼튼 군단장을 풀어주었다.


다행히 감옥 내부는 미로처럼 꼬여있지 않았다. 하긴, 멍청한 악마들이 미로 속에 갇히면 곤란하겠지. 구불구불하지만 갈림길은 없는 단순한 길을 따라가며 악마들에게 마력을 공급해주는 마력 촉수들을 파괴하다 보니 간수장 포에닉스의 집무실까지 다다르게 되었다.

집무실 근처에서 포에닉스의 기습 공격으로 볼튼이 위험에 처할뻔 했지만, 데빌리언이 강력한 공격을 퍼부어서 포에닉스를 처치해 다시 한 번 볼튼을 위험에서 구해내었다. 볼튼 군단장은 집무석에 있는 차원석으로 아스페론으로 통하는 차원문을 만들었다.

그렇게 감옥을 파괴하고 아스페론으로 탈출한 볼튼은 자신을 배신한 윈체스터 백작을 체포하기 위해 데빌리언을 다시 아델린 섬의 바람여울 마을로 보낸다.


▲ 악마들에게 마력을 공급해주는 마력 촉수

▲ 지하 동굴의 최종 보스, 간수장 포에닉스 등장!


윈체스터 백작을 체포하기 위해 왔지만, 상황은 그리 간단하지 않았다. 파견기사 에리카는 윈체스터 가문의 권력이 워낙 강대해 체포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이곳의 주민들은 백작에게 호의적이라 그가 수도로 끌려가는 것을 지켜만 보고 있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일단 윈체스터 백작을 만나 자초지종을 들어보기로 했다. 하지만 과연 경비대원들이 백작을 만나게 해줄까? 만약 반역의 음모가 있었다면 윈체스터 백작은 오래전부터 많은 수의 병사를 준비해왔을 것이다. 큰 싸움이 벌어질 것을 각오하고 영지를 찾아갔지만, 다행히 경비와 싸울 일은 없었다. 경비대원들이 모두 죽어있었기 때문이다.

많은 수의 경비대원들이 늑대나 독수리에게 물어 뜯겨 죽은 상태였고, 장원 입구의 마법 결계가 해제되어 있었다. 누군가가 결계를 해제하고 몬스터들을 풀어 경비대원들을 공격한 것일까? 일단 경비대원의 시체를 수습하고 결계를 재가동한 후 윈체스터 장원으로 들어와 보니, 대피소로 꾸려진 듯한 곳에서 윈체스터 장원의 집사를 만날 수 있었다.


▲ 강대한 권력을 가진 윈체스터 백작의 체포는 쉬운 일이 아니다.

▲ 윈체스터 장원의 경비대원들이 모두 살해당했다.


윈체스터 장원의 집사 랜달 로번은 윈체스터 장원이 악마들에게 점령당했다고 한다. 주위의 악마들을 처치하고 악마를 피해 숨어 있던 백작을 찾아가니, 이 모든 악마를 자신이 불러낸 것이라고 순순히 시인한다. 아들 루엘이 앓고 있던 병을 고쳐주겠다는 악마의 유혹에 넘어가 버렸던 것이다.

백작은 언제라도 볼튼 군단장에게 가서 무릎 꿇어 죗값을 치를 준비가 됐다고 하지만, 아들 루엘의 생사를 확인한 뒤에 가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검은 진리회가 치료를 목적으로 아들을 데려갔는데 도통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고 하며 데빌리언에게 그를 되찾아와 달라고 부탁했다.


▲ 윈체스터 백작과 그의 호위 하녀 샤이나


하지만 백작의 영지 어디서도 루엘을 볼 순 없었다. 아들의 병을 고쳐준다는 것은 단지 백작을 유혹하기 위한 검은 진리회의 미끼였을 뿐, 루엘은 오래전에 죽어버린 것이다. 백작의 영지에는 몬스터들만 즐비할 뿐 아들의 시체조차 찾을 수 없었고, 근처의 좀비에게서 루엘이 가지고 놀던 장난감 칼을 하나 구할 수 있었을 뿐이다.

윈체스터 장원의 하녀 로잔나에게 루엘이 가지고 놀던 장난감 칼을 보여주자 그녀는 극심한 슬픔으로 눈물을 쏟으며, 평소 루엘이 즐겨 찾던 휴식 장소에 장난감 칼을 묻어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장난감 칼을 땅에 묻는 도중에 갑자기 유령이 나타나 데빌리언을 습격했다. 유령의 정체는 윈체스터 백작 부인! 그녀는 성난 기세로 데빌리언을 공격하지만 결국 데빌리언에게 제압당하고, "용서 못 해···· 윈체스터도, 로잔나도··· 절대···." 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고 사라진다.

로잔나에게 돌아가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사실 루엘은 백작 부인의 아들이 아니라고 한다. 루엘은 윈체스터 백작과 로잔나의 사이에서 생긴 아이였던 것. 로잔나는 이 일이 절대로 밖으로 퍼져서는 안되는 가문 내부의 비밀이라며 외부에 발설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 유령이 되어 나타난 백작 부인!

▲ 루엘은 윈체스터 백작이 하녀를 통해 얻은 자식이었다.


주위의 몬스터를 몰아내면서 볼튼 군단장을 납치하기 위해 검은 진리회와 윈체스터 백작 사이의 계약 내용이 담긴 두루마리와 백작의 아들 루엘에게 벌어진 사건 등의 자료를 모아, 집사 랜달 로번에게 되돌아가니 그가 윈체스터 백작의 유서를 데빌리언에게 건네주었다.

아델린 섬을 위기로 몰아넣고 데빌리언 군단장 볼튼 경을 납치한 모든 책임을 지고 죽음으로 사죄한다는 것이다. 아델린 섬의 푸른이끼 숲에 악마의 세상과 연결된 통로가 남아있어, 그 통로를 막아 달라는 부탁으로 유서는 끝을 맺었다.


▲ 윈체스터 백작의 자살로 일이 마무리되었다.


윈체스터 가문의 일을 마무리 짓고 다시 바람여울 마을의 기사 에리카에게 되돌아가 그간의 일을 전했다. 자살을 선택한 윈체스터 백작은 어쩔 수 없으니, 백작이 알려 준 푸른이끼 숲의 악마부터 처리하기로 했다. 결국, 윈체스터 백작의 일을 마무리 짓지도 못한 채 황급히 푸른이끼 숲으로 떠나게 되는데···.

다음 이야기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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