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안에서 즐기는 짜릿한 액션이라던가, 손가락 끝에서 터지는 타격감이라던가... 아무튼, '우리가 진짜 모바일액션이다!' 라고 외치는 게임은 많다. 정말 많다. 그런데 막상 시장에 나왔던 액션게임의 성적은 그리 좋지 못하다. 흥행 작품 이래 봤자 블레이드 외에 몇 작품 정도뿐이다.

그렇다고 액션게임이 이제야 갑자기 등장한 것도 아니고, 게임 수가 적은 것도 아니다. 스마트폰의 시조 격인 터치폰 시장에서도 액션게임은 존재해 왔다. 이처럼 꽤나 유구한 전통이 있는 장르인데도, PC와 콘솔 등 다른 플랫폼에 비해 유독 모바일 플랫폼에서는 기를 펴지 못했다.

'액션'은 개발하기 까다로운 장르다. 시각적인 표현에 크게 의존하는 장르라 캐릭터의 움직임과 스킬 효과 등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하며, 사운드 역시도 신경 쓰지 않으면 안된다. 즉각적인 유저 판단이 플레이의 흐름을 좌우하기 때문에 조작체계 역시도 불편하면 안된다. 그렇기에 액션은 기술력이 중요하다.

하지만 모바일같이 작은 플랫폼에서는 기술력이 아무리 좋아도 모든 것을 제대로 구현하기 힘들다. 이게 모바일 액션게임이 성과를 내지 못한 이유다. 솔직히, 앞으로도 액션은 모바일이란 시장 안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힘들 거라 생각하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모바일 액션 게임 하나가 상당히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블레이드' 외 몇몇 액션 타이틀만 이름을 올린 모바일 게임 시장 순위 상위권에서 오랜만에 보는 새 얼굴, 쿤룬코리아의 액션RPG 'Crush On Action for kakao(이하 COA)' 가 그 주인공이다.



■ 다운로드 성적 상위권, 이유는?

= 모바일 안에 액션을 담다

게임명부터 돌직구로 '액션'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COA는 확실히 액션의 기본적 재미를 잘 살린 게임이다. 3D로 이뤄진 캐릭터의 움직임은 매우 역동적인데다 다채롭고, 이펙트도 화려하다. 조작 시스템 역시 상당히 잘 구현해 놓아 컨트롤 실력을 마음껏 뽐낼 수 있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모바일 게임답다. 캐릭터의 움직임 및 스킬 활용에 따라 카메라 시점도 적절히 조정되어 작은 화면 안에서도 액션을 느낄 수 있다. 또한, 가상패드가 없다는 사실이 눈물겹게 반갑다. 대신 화면 곳곳을 터치하거나 누르고, 드래그하는 방식을 채택해 모바일에 맞는 조작법이 가상패드만은 아니라는 걸 확실히 보여준다.

이 모든 걸 잘 구현하긴 했지만 이것만 가지고는 진정한 액션게임으로 인정받을 순 없다. 그래서 COA는 고유의 개성도 몇 가지 갖췄다. 그 중에서도 공중 콤보액션은 단연 최고. 반격의 여지도 없게 적들을 하늘로 띄워 올려 공격을 퍼붓다 보면 스트레스가 싹 사라진다. 공격 도중 기본 무기를 캐논으로 변경하는 기능도 있어 한 캐릭터에서 다양한 액션을 만끽할 수도 있다.

▲ 다양한 스킬과 조작 방식으로 무한 콤보! 통쾌한 액션이 일품


모바일게임에 흔히 있는 자동전투기능을 채택하지 않은 점도 눈길을 끈다. 유저 편의성을 위해 '소탕'이라는 기능이 있긴 하지만, 이것도 던전을 일정 횟수, 일정 수준이상 공략해야만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PvP도 단순 자동전투가 아니라, 유저가 직접 조작해 상대 AI에게 공격을 퍼붓는 형식이다. '우리가 구현한 손 맛을 보세요!'라는 듯이, 직접 플레이를 유도하는 콘텐츠가 꽤 많다.

터치, 드래그, 스킬 사용 등 조작할 게 많은 데다 자동전투까지 안 되니, 어찌보면 상당히 번거로운 게임이라 여길 수 있다. 하지만 액션을 느끼기에 이만큼 좋은 시스템도 또 없다.

현재 모바일 기기 성능이 예전에 비해 크게 향상되었다는 점도 완성도에 큰 영향을 줬을 것이다. 하지만 이 점을 감안하고 보더라도 COA는 꽤 잘 짜여진 모바일 액션 게임이다. 적절한 경쟁심 유도, 성장 욕구를 자극하는 콘텐츠들이 잘 맞물려 있다. PvP콘텐츠에서 종종 문제되는 직업 및 유저 간 밸런스도 적절히 맞춰두었다. 게임성은 확실히 합격점이다.

▲ 랭킹 평가 기준이 되는 전투력을 올리기 위해 열심히 게임하게 된다


= 액션에 대중성을 더하다

COA는 지난 9월 중국에 이미 출시되어 천천래전(天天来战)이란 이름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앞서 설명했듯이 액션을 모바일 환경에 걸맞게 잘 표현한 게임이다 보니 중국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는 다운로드 1,100만, 일일 평균 이용자 수(DAU) 250만 명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 정도면 게임성은 충분히 검증됐다. 작년 국내 성적이 신통치 않아 다작보다는 대작 타이틀에 마케팅을 집중하겠다고 정책을 바꾼 쿤룬이 2015년이 되자마자 선보일 만한 타이틀이다. 이에 쿤룬코리아는 COA 출시 전부터 사전등록 이벤트는 물론, TV CF까지 온갖 마케팅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액션이란 장르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기는 건 아니다 보니, 만일 잘 짜여진 게임성과 호쾌한 액션만 내세웠더라면 되려 마케팅에 실패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에 쿤룬코리아는 인기 드라마 '미생'에서 똑소리라는 연기를 보여준 배우 강소라를 COA의 홍보모델로 기용했다. 이는 유저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데 크게 작용하고 대중성을 챙기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 똑소리나는 이미지의 배우 강소라 기용으로 대중성 UP!


출시 과정도 꽤 전략적이었다. 게임이 그리 많이 출시되지 않는 연초에 서비스 일정을 잡아 경쟁력을 강화하고 유저의 흥미를 이끌어냈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버전 모두를 동시에 선보인 것도 신의 한 수. 깐깐한 검수로 안드로이드에 비해 게임이 많지 않아 '고통받고 있다'고 슬퍼하는 아이폰 보유 게이머들에게 할 만한 게임을 쥐어 준 셈이다.

이미 중국에서 검증된 게임성을 바탕으로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마케팅을 하며 삼박자를 다 갖춘 만큼, COA가 다운로드 순위 상위권을 차지할 거라는 건 초반부터 예상할 수 있는 결과였다. 출시된 지 보름이 지난 2월 5일 기준으로도 구글플레이 다운로드 10위, 애플 앱스토어 다운로드 15위 등 아주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 애플, 안드로이드 동시에 출시해 유저 풀을 확대했다


■ 액션에 대중성을 더하다

= 무한 성장은 STOP! 부가 콘텐츠에 집중하다

매출 순위도 좋다. 현재 구글플레이 19위, 애플 앱스토어 23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이유를 알기 위해 COA의 유료 요금 체계도 유심히 살펴보았다. 성장을 향한 욕구와 타 유저를 이기고 싶다는 경쟁심을 자극하는 액션 장르답게 곳곳에 캐릭터 성능 강화 기능을 많이도 만들어두었고, 기능 대부분에는 유료결제가 배치되어 있다.

일단, 던전 공략 횟수와 이에 사용되는 체력에는 딱 '제한'을 두었다. COA는 '시간을 돈으로 산다'라는, 모바일시장에서 통용되는 그 말이 먹히지 않는다. 성장하는 데 드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기능과 아이템을 구축해 판매하는 다른 게임들과 다르게 COA는 되려 성장에 제한을 걸어버리고, 유료 결제로도 이를 해결하지 못하게 했다.

기본적인 성장 콘텐츠의 이용에 제한을 거는 이유는 대강 추측해 볼 수 있다. 첫째는 과금유저와 무과금유저 간의 밸런스 조정일 테고, 둘째는 성장 콘텐츠 외에 붙어 있는 다른 부가적인 유료 결제 콘텐츠에 좀 더 힘을 실어주기 위함일 것이다.

솔직히, 부가적인 콘텐츠에 붙은 유료결제는 좀 '노골적'이다. 기본 던전보다 보상이 더 많은 이벤트던전은 입장할 때부터 캐쉬를 요구한다. 스킬도 일정 이상 강화하면 이후에는 캐쉬다. 장비 강화나 착용하는 보석 등은 당연하고, 골드 충전 및 보조 캐릭터도 어느 정도 성장시키고 싶다면 캐쉬 사용은 거의 필수다.

▲ 입장료가 너무 비싸다...좋은 보상 받으려면 또 캐쉬써야 한다...

▲ 스킬도 좀 올리면 슬슬 캐쉬 압박이 오기 시작한다


주어진 던전 공략 횟수를 딱 끝내버리고 나면 할 게 없으니 상위를 차지하고 싶은 과금유저는 다른 기능을 활용해 장비강화 및 보석 세팅, 제련, 스킬 강화 등의 시스템을 활용해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더 강해지려 한다. 성장제한 때문에 과금여부에 상관없이 기초 능력치 자체는 다 비슷하다 보니 격차가 크진 않다. 대신 어떤 노력을 해도 무과금 유저가 이를 메꿀 방도가 없을 뿐.

게임성이 별로라면 과감히 어플을 삭제하면 될 테지만, COA는 확실히 재미있다. 액션 장르가 가진 경쟁심 유발과 맞물려 지갑을 열 수밖에 없게 된다. PvP, 길드전, 매번 갱신되는 랭킹 등 강자만이 살아남는 콘텐츠가 많다 보니 자연스레 더 성장할 거리를 찾게 되고, 이에 자연스레 결제하게 된다. 욕구를 자극하는 콘텐츠와 구매 행위를 연계한 것. 이게 현재 COA의 매출순위가 상위권인 이유다.

▲ 서비스 초반부터 상위권과 하위권의 격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 유저 유입은 성공! 이젠 운영에 집중할 때

게임 서비스 역시 사업의 일환이기에, 유저가 자발적으로 구매하게 적절히 콘텐츠를 배치하는 것은 좋다. 다만 '노골적'이라는 느낌은 좀 덜어두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중국에서 건너온 게임이라 가격도 현지 기준으로 책정되었다는 점도 아쉽다. 한국 유저가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정도로 가격을 책정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든다.

당장은 초기라 큰 문제는 없지만 과금 정도에 따른 격차는 앞으로도 좀 더 벌어질 것이고, 메꿀 수 없는 그 간극에 실망하는 유저도 분명 있을 것이다. 따라서 지금부터는 운영이 무척 중요하다. 유저들이 지속적으로 게임을 즐기고 기꺼이 구매하게끔, 그러면서도 서로 간에 갈등이 생기지 않을 적절한 혜택과 서비스, 업데이트를 보여줘야 할 것이다.

현재 중국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버전을 살펴보니 앞으로 국내에도 업데이트될 콘텐츠가 상당히 많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대부분 유저 간의 커뮤니티가 중요한 콘텐츠다. 이런 콘텐츠가 들어올 예정이라면 더더욱 COA에는 '유저'가 중요해진다. 출시 초반에 보여줬던 행동력으로 신규 유저를 사로잡고, 다양한 콘텐츠와 이벤트로 기존 유저를 만족하게 한다면 2015년 모바일 히트작이 COA가 될 가능성은 충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