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성공 궤도에 올려놓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그중 작품의 완성도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사후관리라는 것은 이미 널리 퍼진 공식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고의 품질을 지녔음에도 서비스 과정에서 조금씩 그 색을 잃어가는 작품은 지금도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풍경이다.

게임커넥트 2일차 강연자로 선 이정인 아마존 웹 서비스 영업 대표는, 자사의 기술이 이러한 리스크를 줄이는 데 어떻게 도움을 주는지에 대하여 강연을 펼쳤다.

▲ 아마존 웹 서비스 이정인 영업 대표





아마존 웹 서비스는 게임을 서비스하는 데 필요한 서버를 클라우드 방식으로 게임사에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API나 웹콘솔을 채용하여 접근성을 높였으며, 대부분의 서비스 관련 인프라를 자동화시켜 유지 비용도 적다는 것이 장점이다.

넥슨, 게임빌, 위메이드, 슈퍼셀, 로비오를 비롯한 국내외 대기업들의 현재 아마존 웹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으며, 데브시스터즈나 네시삼십삼분, 핀콘과 같은 게임사들 역시 아마존의 솔루션을 이용해 성공적인 스타트업 사례로 남았다는 게 이정인 대표의 설명이다.

"게임이 성공하려면 반복적인 시도와 거기서 오는 수익 상승이 비례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실패에서 오는 위험성을 최소화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정인 대표는 실패에서 오는 금전적 손해는 최대한 적게 하되 최대한 빠르게 매듭짓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꾸준히 강조했다. 특히, 게임 개발 주기가 빠른 모바일 게임산업에서 아마존 웹 서비스는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로비오'나 '슈퍼셀'같이 장기적으로 성공을 거둔 게임사의 공통점으로 '반복적 시도', '수익화', '위험', '비전'에 대한 준비가 철저했음을 꼽았다.



1. 반복적 시도

가장 유명한 스마트폰 게임 중 하나인 '앵그리버드'도 초기부터 대박 게임의 조짐이 보였던 것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플래피 버드'에 가까워 보일 정도로, 어떻게 보면 다소 조악한 캐릭터성을 갖고 있었다고 이정인 대표는 말했다. 개발하면서 조금씩 다듬어간 결과 지금의 '앵그리버드'가 탄생하게 되었다고.

실패를 거듭하던 로비오는 세 가지를 주안점으로 두고 있었다. '실패하려면 빨리 실패하자', '실패에서 오는 리스크가 없어야 한다', '실패는 성공에 반드시 영향을 미쳐야 한다'는 것. 서버에 게임을 띄운 후 대중에게 피드백을 받고 일주일 간 수정 작업을 한 후 다시 새로운 서버에 게임을 띄우는 방식이었다. 고정된 서버가 아닌,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하는 아마존 웹 서비스의 유동성이 일련의 과정을 뒷받침했다.

슈퍼셀은 '팀을 최대한 작게 유지하는 것'을 기본적인 성공의 법칙으로 꼽는 개발사다. 사람이나 조직 프로세스가 실타래처럼 얽혀 있으면 성공과도 거리가 멀어진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나의 게임을 런칭하기 위해서는 개발, 퍼포먼스 테스트, 기능 테스트 등 다양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러한 과정은 필히 반복성을 지니게 되지만, 서버 운용의 상당수를 자동화로 돌린 아마존 웹 서비스는 슈퍼셀이 자신들의 이념대로 게임을 제작하는 밑거름이 됐다.



2. 수익화

게임을 런칭하기 전에는 아무도 성공 가능성을 점칠 수 없다. 슈퍼셀 대표는 '게임의 성공은 서비스 이후에야 알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인 대표는 자신 역시 이 말에 동의한다고 밝히면서 게임은 만드는 과정 뿐 만 아니라 이후의 관리 분석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마존에서도 앱스토어를 통해 테스트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룹 A 인원들에게는 상위 50개 게임을 설치하도록 했고, 그룹 B 인원들에겐 그 밖 순위의 게임 50개를 설치하게 했죠. 그리고 약 2주 후 그들의 사용량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50위 밖 게임들은 금방 지울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룹 A나 B는 설치 숫자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어요. 차이는 다른 곳에서 보였습니다."

이정인 대표의 말에 따르면, 그룹 A 인원과 그룹 B의 인원은 게임의 평균 러닝 타임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하루에 접속하는 유저 회수 그래프는 그룹 A가 약 두 배 가량 높았고, 종합해 본 결과 더 큰 차이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A그룹, B그룹 모두 게임 내 아이템 결제 횟수는 비슷했지만, 평균 구매액은 A그룹 인원이 두 배 이상 높았다는게 테스트를 통해 드러났다. 즉, 개발사가 갖는 수입은 A그룹 쪽이 훨씬 높았다. 앱스토어 및 구글플레이 게임들은 특히 분석 및 관리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이정인 대표는 말했다.



"아이템을 결제 시스템을 넣는데, 추가 보상으로 몇 퍼센트를 유저에게 제공할지, 또 튜토리얼 시스템의 적용 여부 등이 게임의 재구매율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담당합니다. 개발이 오래 걸리는 것은 아니지만, 작은 변화가 큰 차이를 불러오는 좋은 예라고 생각합니다."

이어서 이정인 대표는 "아마존 웹 서비스는 이러한 로그를 분석하는데 용이하며, 이러한 부분을 지원해 줄 전문 인력도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마존 웹 서비스는 'AB테스트'를 진행하는 데 최적화됐다. A, B 시나리오를 동시에 가동하고, 이중 용이하지 않은 시스템을 삭제함으로써 게임 서비스 도중에도 유기적으로 개발 방향을 전환할 수 있다는 게 이정인 대표의 설명이다.

아마존 스튜디오 내 한 개발사는 자사의 게임 화면 한구석에 다른 작품을 연동해주는 아이콘을 넣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어떤 아이콘이 효과적으로 유저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지 알 수 없었고, 결국 '아마존' 아이콘과 '게임센터' 스타일의 아이콘을 모두 적용해보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게임센터 아이콘이 두 배 이상으로 유저들을 유입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아마존 아이콘은 과감히 버리는 판단을 내렸다.

"사소하지만 자신들의 게임을 바꿀 수 있는 요소로는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마존 닷컴에서 무료로 시연해볼 수 있는 툴도 제공하고 있으니 확인하셔도 좋을 듯 합니다."


3. 위험



"완성되지 않은 게임의 성공을 앞서 걱정하는 것, 서버 수량을 미리 산정하는 등 사전에 너무 많은 준비를 하는 게 아닌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이러한 부분들이 모이면 잠재적인 위험 요소로 변할 우려가 있습니다."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은 서비스를 시작하고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후, 기하급수적인 유저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아마존 웹 서비스를 통해 단기간에 서버를 확충할 수 있었고, 이로 인하여 안정적인 서비스를 보장받았다.



현재 쿠키런은 고객들이 회사에서 퇴근하는 시간대에 서버를 60대 정도까지 늘리고, 상대적으로 유저가 적은 새벽 시간에는 20대 정도의 서버를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은 아마존 웹 서비스의 자동화에 기반을 두고 있다. 자동으로 트래픽을 체크하고 서버 투입량을 조절하기에 별도의 인력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 모바일 게임은 업데이트 주기에 특히 높은 매출을 보인다. 트래픽에 따라 변하는 서버 덕분에, 예측에 소비되는 스트레스도 덜 수 있다고 이정인 대표는 강조했다.

"대다수의 카카오톡 게임은 사용자가 적은 월요일 새벽에 랭킹을 정산하지만, 쿠키런은 사용자가 몰리는 일요일 저녁에 랭킹이 초기화됩니다. 랭킹 정산을 앞두고 유저들 간 치고 나가는 재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하는데요. 아마존 웹 서비스의 유기적인 서버 환경이 그러한 자신감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4. 비전



현재 아마존은 전세계에 11개의 데이터 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는 28개의 세부 데이터 센터로 구분된다. 한국에서는 2개의 데이터 센터가 운영 중이다. 일본의 게임 기업 닌텐도는 자국의 아마존 데이터 센터를 통해 3DS와 Wii U의 타이틀 40개 가량을 미국, 유럽 등지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닌텐도는 '기존 서비스 비용과 비교해 약 10분의 1정도의 절감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마존은 '앱스트림'이라는 이름의 스트리밍 플랫폼도 서비스하고 있다. 한 명의 유저가 여러 디바이스를 소유하는 시대에 대응하기 위하여 개발한 것으로, 이를 통해 하나의 코드를 여러 디바이스에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고 이정인 대표는 말했다. 즉, 스마트폰에서 즐기던 게임을 앱스트림을 통해 TV 화면으로도 출력할 수 있다는 것.

스트리밍 기술은 보다 창의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 '이브 온라인'을 서비스하는 CCP는, 기가바이트 단위의 패치를 등록할 때마다 다수의 유저가 이탈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들은 패치하면서 동시에 아바타 스킨을 만드는 기능을 스트리밍 서비스로 제공했고, 그 결과 유저들의 이탈률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아마존 웹 서비스는 단순히 서버 인프라만 제공하는 게 아닙니다. 실시간 테스트, 분석, 글로벌 서비스, 확장성, 리스크 관리 등 전반적인 비즈니스에 상당히 깊은 연관성을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창의적으로 활용하면 긍정적인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