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8일 인벤 방송국에서 진행된 하스스톤 클랜 챔피언십(이하 HCC) 시즌3 결승전에서는 천신만고 끝에 결승에 진출한 양반 팀과 골든코인 팀이 마지막 승부를 펼쳤다.

골든코인 팀의 선봉으로 등장한 'RenieHouR' 이정환 선수의 활약으로 골든코인으로 기울어진 듯했던 경기는, 양반 팀의 대장으로 나온 '도곡2동' 채승재 선수가 '끝판왕' 다운 면모로 역올킬해낸 양반 팀의 우승으로 끝을 맺게 되었다.

채승재 선수의 맹활약으로 HCC 첫 우승을 일궈낸 양반 팀의 'handsomeguy' 강일묵, '개미신' 정찬근, '도곡2동' 채승재 선수 및 양반 전 팀원들과 인터뷰를 해보았다.


▲ 채승재, 강일묵 선수가 시즌 MVP까지 받으며 완벽한 우승을 거둔 양반팀!


HCC 첫 우승을 축하한다. 우승 소감을 한마디 들어보고 싶다.

강일묵 : 예전부터 대회에 많이 출전했는데, 우승은 오늘이 처음이다. 결승에서 큰 도움이 안됐음에도 우승할 수 있어서 미안하면서도 기분 좋다.
정찬근 : 나올 때마다 버스만 타고, 오늘도 버스를 타게 되어 민망하다. 그래도 나올 때마다 이겨서 좋았는데, 오늘도 우승해서 정말 기쁘다.
채승재 : 팀원들이 조별리그와 플레이오프에서 많이 이겨줘서 오늘도 편하게 쉴 줄 알았다. 상대 선수가 3명이나 남은 상황이라 힘들 것 같았는데, 운 좋게 이겨서 다행이다.


4강전 이후 약 7일간의 준비 기간이 있었다. 오늘 경기 어떻게 준비했나?

채승재 : 골든코인 팀이 2일 전에 확정되었는데, 사실 아즈샤라얼라만세 팀과의 복수전에 초점을 맞춰서 결승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래서 골든코인이 올라왔을 때, 그때까지 준비했던 것을 거의 다 바꿨다. 특히 4강에서 보여준 골든코인 팀의 경기력이 좋아서 신경 쓸 것도 많았는데, 팀원들이 다 도와줘서 생각보다 짧은 시간에도 준비를 잘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강일묵 : 개인적으로는 2일 전부터 냉기 마법사에 꽂혀서 그걸 준비했었는데, 팀원들의 반대로 기계 마법사를 등록하게 됐다. 그래서 기계 마법사 운영에서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
정찬근 : 이번에는 게임은 많이 했는데, 대회 준비는 부족했던 것 같다. 이번 우승으로 많은 걸 느껴서, 다음에는 대회용으로 준비를 잘 할수 있을 것 같다.


상대는 4강전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최고의 기세를 올린 골든코인 팀이었다. 오늘 경기의 승부처는 어디였다고 생각하는가?

채승재 : 아무래도 5라운드 3세트였던 것 같다. 앞선 두 세트까지 져서 상당히 분위기가 안 좋았고 3세트에도 스스로 거의 포기할 만큼 상황이 안 좋았는데, 그 경기에서 이긴 게 정말 크게 작용한 것 같다.


선봉에 나간 강일묵 선수가 아깝게 패했다. 오늘 결정적인 패인을 꼽아본다면?

강일묵 : 게임 내적으로 실수도 있었는데, 그것보다는 내가 준비한 것에 확신이 없었던 것이 큰 것 같다. 원래 스스로 준비한 것에 확신을 갖고 하면 이기는 편이었는데, 그 부분이 아쉽다.


정찬근 선수는 흑마법사로 좋은 경기를 보여줬지만, 이후 주술사에게 내리 3연패를 당했다. 강일묵 선수는 주술사를 금지하는 모습까지 보여줬는데, 상대의 주술사 덱을 전혀 예측하지 못했나?

정찬근 : 강일묵 선수의 경우 주술사에 상성이 좋지 않은 직업들이 많아서 아예 금지하는 전략을 꺼냈다. 개인적으로 상대의 주술사가 문제였다기보다, 연습 과정에서 다른 생각을 많이 하다 보니 정말 준비했어야 할 드루이드와 기계 마법사의 준비가 안됐던 게 큰 것 같다.


오늘 냉기 마법사 덱을 준비했는데, 기계 마법사를 포기하면서까지 냉기 마법사를 준비한 이유가 있는가?

정찬근 : 개인적으로 어그로덱 자체를 상당히 싫어하고, 이겨도 찝찝했다. 상대에게 기계 마법사 덱이 있을 것은 거의 확정적이었고, 냉기 마법사가 기계 마법사를 상대로 나쁘지 않은 것 같아 기계 마법사 대신 냉기 마법사를 준비했다.


채승재 선수에게 오늘 핵심 덱은 컨트롤 흑마법사였던 것 같다. 채승재 선수는 컨트롤 흑마법사를 상당히 애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 강세를 보이는 도적이나 악마 흑마법사도 있었는데, 컨트롤 흑마법사를 고집한 이유가 있다면?

채승재 : 덱 트렌드에 맞춰서 다양한 직업을 다루는 것도 중요하다고 보지만, 개인적으로 이 덱을 오래 다뤄왔기 때문에 운영에 실수만 없다면 이 덱 하나로도 모든 덱을 이길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다.


양반 팀은 이번 시즌에 예선과 조별리그에서 탈락 위기를 맞기도 했는데, 결국 어려움을 딛고 우승까지 성공했다. 팀 우승의 가장 큰 원동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Levi' 김종인 : 개성이 강한 팀원들이 많은데, 서로 스타일이 다른 팀원들이 일으키는 시너지가 중요했던 것 같다. 서로의 장단점을 보완해주고 덱 개발에도 영향을 주는 부분이 크다.
'FeelFree' 오정훈 : 선비와 양반 팀이 함께 있으면서 서로 교류하는 게 큰 것 같다. 특히 선비 팀의 경우 현재 해외 대회에 도전하고 있는 상황인데, 그런 점에서 서로 다른 덱 트렌드를 비교하거나 안좋은 카드를 바로잡아 주는 것이 큰 것 같다.


우승까지 오면서 가장 힘들었던, 혹은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을 꼽아본다면?

강일묵 : 개인적으로 선비 팀과의 경기에서 이겼을 때가 상당히 힘들었다. 그때 의도치 않은 상황이 여러 가지 겹치면서 팀원들이 전체적으로 다 힘들어했다.


첫 본선 진출에서 우승까지 거두며 2015년을 출발했다. 2015년 팀과 개인 차원에서의 목표를 말해본다면?

강일묵 : 인벤에서 열리는 다음 대회에 우리 팀원들이 더 강해진 모습으로 상을 휩쓰는 것이 목표다.
정찬근 : 이번 시즌에 처음 팀에 합류하면서 사실 친해지는 것도 시간이 걸렸는데, 시즌이 진행되면서 팀의 형들과 친해지며 팀끼리 화합되는 모습이 기분 좋았다. 형들과 함께 2015년 같이 웃으며 계속해서 게임할 수 있으면 좋겠다.
채승재 : 사실 대학 동아리로 시작한 만큼, 학교에서 학점을 잘 받아야 할 것 같다. (웃음) 학업과 게임 모두 계속해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강일묵 : 이번 시즌에 선비-양반 팀이 모두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사실 그렇게 인기 팀이 아님에도 응원해주시는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정찬근 : 나올 때마다 팀에 기여를 못 해서 속상했는데, 그래도 항상 형들이 도와줘서 우승을 함께할 수 있었다. 형들과 앞으로도 많은 우승을 거둘 수 있었으면 좋겠다.

채승재 : 원래 선비라는 동아리에 들어오면서 처음으로 하스스톤을 시작했다. 그래서 다른 선수들보다 하스스톤을 늦게 시작했는데, HCC를 보면서 저기에 서고 싶다는 마음으로 연습했다. 그렇게 열심히 연습하는 것을 보면서 오정훈 팀장이 양반 팀을 만들어주며 나에게도 기회가 올 수 있었다. 이번 시즌 선비와 양반 모두 본선에 올라올 수 있어서 기쁘기도 했지만, 우리 손으로 선비 팀을 떨어뜨리는 아픔도 있었다. 그 이후에도 항상 우리를 도와준 선비 팀과 모든 우리 팀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윤기수 : 항상 학교에 있느라 경기에 못 나와서 아쉬웠는데, 결승에서 함께 우승할 수 있어서 기쁘다. 오늘 드디어 처음으로 팀원들을 오프라인으로 다 봐서, 앞으로 잘 지냈으면 좋겠다.

'Khaizero' 김승훈 : 예선에만 나오고 본선에서는 거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는데, 그래도 팀의 우승에 첫 출발을 맡았다는 점에서 기분이 좋았다. 이번 시즌 유종의 미를 거둬 기쁘다.

김종인 : 사실 본선 이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그래도 팀이 이길 때 같이할 수 있어서 기분 좋다. 앞으로는 내가 팀의 승리를 책임지는 모습을 많이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오정훈 : 선비와 양반의 총 팀장 입장으로서 이번 시즌의 목표는 우리의 모든 팀원들이 실력에 맞는 네임밸류를 갖게 하는 것이 목표였다. 이번 우승으로 그런 부분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었던 것 같아 기쁘다. 앞으로도 우리 팀을 많이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