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리자드 '조슈아 모스키에라' 디렉터


디아블로3의 디렉터인 '조슈아 모스키에라(Joshua Mosquiera)'는 오리지날에서 확장팩까지 진행하는 동안 많은 교훈을 얻었다는 말과 함께 GDC 2015 강연을 시작했다.

출시 전부터 엄청난 기대를 받았던 디아블로3. 해외 게임 전문지에서 높은 평점을 받았고, 구글 연간 검색어 6위를 기록하는 등 전 세계 게이머들의 관심이 집중된 게임이다. 그러나 출시하는 순간부터 디아블로3의 하락세가 시작됐다. 아직도 조슈아 모스키에라가 입에 담기를 두려워하는 '에러 37'부터 시작해 경매장에서도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

"우리는 무엇이 문제인지 파악하기 위해 근본적인 면부터 다시 시작했다"

디아블로3 팀이 파악한 첫 번째 문제는 바로 유저 심리를 이해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여기에 적합한 예는 무의미한 스토리 반복과 아이템의 랜덤성이다. 아무리 좋은 스토리라 할 지라도 100번 넘게 케인이 죽는 장면을 보면 지겨울 수밖에 없다. 디아블로3는 아이템 파밍이 주 목적인 게임이기에 스토리 모드를 반복하지 않도록 확장팩을 통해 '모험 모드'를 개발했다.

"나 역시 아이템 랜덤성의 피해자다. 내가 첫 전설을 획득하는 데까지 총 103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그 아이템은 석궁이었다. 참고로 그 때 내 캐릭터는 바바리안이었다."

조슈아 모스키에라는 유저들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자 했다. 하지만 당시 디아블로3는 판타지의 주인공이 되어 악마와 싸우는 영웅이 아닌, 특정한 행동을 반복해 게임의 '재미'를 잃게 만들었다. 그래서 유저가 즐겁게 악마를 학살하는 동시에 멋진 아이템을 얻을 수 있도록 '스마트 드랍 방식'을 도입했다.




다음으로 언급된 문제는 바로 아이템의 직관성이었다. 아이템 등급이 높다고 꼭 해당 아이템이 좋은 것은 아니었다. 또, 새로운 아이템이 어떤 면에서 좋은지 파악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조슈아 모스키에라는 자신이 얻은 아이템이 '과연 좋은 아이템인지'에 대해 옆 자리 동료와 45분간 토론을 한 경험을 이야기했다. 개발자도 확신이 없는데, 유저들은 얼마나 힘들까? 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래서 계산하지 않고 편리하게 아이템의 능력치를 확인할 수 있도록 변화 수치를 넣었다,

마지막으로 디아블로3 개발진에게 가장 큰 문제는 바로 경매장이었다. 사람들이 게임을 즐기기보다는 경매장에 나오는 아이템을 지켜보는 시간이 더 많았다. 개발진은 이런 모습을 바라지 않았다. 다른 개발자들은 어떻게든 경매장을 살려보고자 노력했지만, 조슈아 모스키에라는 경매장 폐지를 제안했다. 결국, 경매장이 사라지면서 블리자드가 원했던 디아블로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디아블로3는 정말 많은 문제점이 있었다. 그런데 우리가 베타 테스트 기간도 짧게 했기 때문에 이 문제점들을 빠르게 확인하지 못했다. 당시에는 스토리 스포일러가 가장 치명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정말 짧은 데모를 준비했다. 하지만 디아블로3의 문제점을 통해 확장팩에서는 긴 베타 테스트 기간을 가졌다. 말티엘을 제외한 모든 내용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베타 테스트였다. 그랬더니 말티엘에서 문제가 생기더라. 하지만 우리는 오랜 베타 테스트로 인해 역사상 가장 빠르고 쾌적한 확장팩을 맞이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다. 이는 조슈아 모스키에라에게 가장 어울리는 말이다. 그는 디아블로3에서 실패를 경험했지만, 많은 교훈을 얻어 훌륭한 확장팩을 만들었다.

"어려운 상황에서 끝가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팀원들을 믿으며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단순히 판매량만 높은 게임이 아닌, 유저들이 사랑하는 게임을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