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호의 단단함과 점멸 추적자는 역시 명품이었다. 중요한 순간에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를 적극 활용한 김준호가 생애 첫 국내 개인리그 4강의 기쁨을 누렸다.

6일 강남 곰 eXP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5 GSL 시즌1 코드S 8강 4경기 이병렬(진에어)과 김준호(CJ)의 대결에서 김준호가 마지막 5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4강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이병렬이 계속해서 빌드 싸움에서 웃었지만, 단단한 김준호를 뚫지 못했다.

만발의 정원에서 펼쳐진 1세트. 이병렬이 김준호의 눈을 속여 다수의 저글링을 모았다. 이를 확인하지 못한 김준호는 병력을 상대 멀티 지역 견제를 위해 전진시켰다. 말 그대로 프로토스의 본진은 빈 집 상태였다. 엄청난 수의 저글링이 프로토스의 앞마당과 본진에 심대한 타격을 입히며 이병렬에게 승리를 물어왔다.

2세트 맵은 세종과학기지였다. 전 세트와 달리 무난한 초반이 지나갔다. 김준호가 다수의 파수기로 상대 멀티 지역을 노렸지만, 성공시키지는 못했다. 이병렬의 선택은 군단 숙주와 살모사, 타락귀 조합이었다. 김준호 역시 최종 테크 유닛을 다수 모으며 장기전을 노렸다. 그렇게 시작된 반반 싸움에서 먼저 지친 쪽은 이병렬이었다. 김준호가 불멸자와 광전사를 통한 게릴라로 꾸준히 이득을 봤던 것. 이후 프로토스의 대규모 병력이 압박을 가하자 이병렬은 GG를 선언할 수밖에 없었다.

동점 상황에서 3세트가 시작됐다. 이번 세트도 초반에는 별다른 움직임이 발생하지 않았다. 이병렬은 아무런 수비 병력도 없이 마음 놓고 일벌레를 찍어냈다. 한 차례 위기만 넘기면 이병렬의 세상에 펼쳐지기 직전, 김준호가 본인의 장기인 점멸 추적자 러쉬로 엄청난 타격을 입혔다. 김준호가 원하는 이득만 빠르게 취하고 본진으로 귀환하자, 이병렬이 남은 병력 전부를 이끌고 분노의 러쉬를 선보였다. 화가 잔뜩 난 저그의 병력이 닥치는대로 프로토스 병력을 학살했다. 다시 이병렬이 앞서 나갔다.

회전목마에서 펼쳐진 4세트 초반, 이병렬이 발업 저글링을 통한 타이밍 러쉬를 통해 경기를 빨리 끝내려고 했다. 하지만 김준호가 입구를 단단히 틀어 막으며 수비에 성공했다. 아직 저그가 많이 유리한 상황이었지만, 김준호의 차원 분광기가 시간을 많이 끌었다. 상대가 거신을 갖추기 전에 뚫어내야 하는 이병렬이 저글링-히드라 조합으로 압박에 박차를 가했지만, 계속해서 막히고 말았다. 이 악 물고 버틴 김준호는 병력 구성이 완성되자 한 방 러쉬를 감행해 2:2 동점을 만들었다.

마지막 5세트의 전장은 폭스트롯 랩이었다. 김준호가 상대 앞마당 지역에 수정탑을 짓고 일벌레 다수를 끌고 다니며 자원 채취를 방해했다. 기분 좋게 시작한 김준호는 몰래 우주 관문을 시도했지만, 이병렬의 저글링이 완벽한 코너링으로 이를 발견했다. 이후 병력 구성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한 양 선수. 뮤탈리스크를 다소 의외의 타이밍에 추가한 이병렬이 게릴라를 통해 시간을 벌고자 했지만, 김준호의 눈에는 저그의 본진만 보였다. 결국, 김준호가 엘리전에서 집중력을 발휘해 4강 진출에 성공했다.


■ 2015 GSL 시즌1 코드S 8강 4경기 결과

이병렬(진에어) vs 김준호(CJ) - 3:2 김준호 승리

1세트 : 이병렬(Z, 1시) 승 vs 패 김준호 (P, 7시) - 만발의 정원
2세트 : 이병렬(Z, 5시) 패 vs 승 김준호 (P, 11시) - 세종과학기지
3세트 : 이병렬(Z, 5시) 승 vs 패 김준호 (P, 11시) - 데드윙
4세트 : 이병렬(Z, 6시) 패 vs 승 김준호 (P, 10시) - 회전목마
5세트 : 이병렬(Z, 5시) 패 vs 승 김준호 (P, 11시) - 폭스트롯 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