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카림이 흔들고, 칼리스타가 흔들고...

'페이커' 이상혁 맞춤 전략. 극초반 4인 갱킹으로 이상혁의 블라디미르를 잡는 데 성공한 진에어. 이어 '마린' 장경환의 헤카림까지 잡아내며 2킬을 달성했다. 1세트보다 더 빠른 공격이었다.



하지만 SKT T1 역시 빠른 반격에 성공했다. '벵기' 배성웅의 세주아니와 '울프' 이재완의 쓰레쉬가 헤카림에게 킬을 선물했다. 양 팀의 정글러가 초반부터 매서운 갱킹과 빛나는 피지컬을 보여주는 2세트였다.

팽팽하게 진행되던 경기였는데, 9분경 진에어 그린윙스의 탑 라이너 '트레이스' 여창동의 실수로 SKT T1쪽으로 흐름이 넘어갔다. 진에어 그린윙스가 다이브 갱킹만 깔끔히 했으면 봇 라인의 균형을 완벽히 무너뜨리는 찬스였다.

진에어 그린윙스는 실수의 타개책을 미드 라인에서 찾았다. 이전 한타에서 소환사 주문을 소진한 '페이커' 이상혁의 블라디미르를 노렸다. 행동은 '체이서' 이상현의 자르반 4세와 '체이' 최선호의 애니가 담당했다. 애니의 궁극기에 이어지는 자르반 4세의 공격은 SKT T1의 그 어느 챔피언도 감당할 수 없었다.

16분경 큰 사건이 일어났다. 진에어 그린윙스는 SKT T1의 탑 2차 타워를 공격했다. 수비를 하던 '마린' 장경환의 헤카림이 쓰러지고, '페이커' 이상혁의 블라디미르도 무너졌다. 갑자기 SKT T1이 불리해졌다. 세 번째 드래곤이 나오기 전까지 말이다.

세 번째 드래곤이 나오고, 둥지 앞에서 큰 한타가 벌어졌다. 드래곤은 '체이서' 이상현이 획득했다. 한타가 계속됐다. 죽어야 할 챔피언이 죽지 않았다. 진에어의 '갱맘' 이창석의 카서스는 죽어야 했다. 마나가 너무 없었던 상황이라 좋은 위치에 '묫자리'를 깔아야 했다. 반대로 '페이커' 이상혁의 블라디미르는 꽤 오래 버텼다. 드래곤 둥지 안에서 최대한 많은 화력을 쏟아냈다. 이 한타에서 SKT T1이 대승을 거뒀고, 글로벌 골드까지 뒤집었다.

이제 SKT T1이 하고 싶은 플레이 모두를 펼쳤다. 스플릿 푸쉬, 시야 장악, 드래곤 컨트롤까지 모두 원하는 대로 했다. 진에어가 뭐라도 할 것 같으면 세주아니가 앞에서 막았고, 헤카림이 뒤에서 덮쳤다. '뱅' 배준식의 칼리스타는 킬을 계속 축적하며 '파일럿' 나우형의 그레이브즈보다 하나 더 많은 코어 아이템을 갖고 있었다.

가장 격차가 많이 난 라인은 탑이었다. '마린' 장경환의 헤카림은 일찌감치 18레벨을 달성했는데, '트레이스' 여창동은 겨우 14레벨. 헤카림의 스플릿 푸쉬를 단독으론 도저히 못막고, 아군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다른 곳에서 도움을 받으면 수비에 구멍이 뚫리는 것이 인지상정. 조그만 눈덩이는 이제 진에어 그린윙스가 막을 수 없을 정도로 거대했고, 구르는 속도도 너무 빨랐다.

SKT T1은 마지막을 준비했다. 바론 버프를 두르고 1-3-1 스플릿 푸쉬를 시작했다. 양 날개는 헤카림과 블라디미르였다. 진에어는 이니시에이팅 자체를 하지 못했다. 봇 라인을 뚫는 데 성공한 SKT T1. 미드 억제기까지 파괴했다.

이대로 끝나는 듯 했지만, 진에어 그린윙스의 저력이 빛났다. '갱맘' 이창석의 카서스는 트리플 킬을 획득했다. SKT T1이 너무 깊숙히 들어왔다. 전방 라인과 후방 라인을 '체이서' 이상현이 잘 찢어놨다.

하지만 이후 한타는 SKT T1이 이겼다. '페이커' 이상혁이 끝까지 잘 살아남았다. 헤카림과 칼리스타가 진에어의 본진을 파괴했다. 결국, SKT T1이 2대 0으로 승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