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E '스피릿' 이다윤(좌)과 '미스틱' 진성준(우)

WE는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LoL팀 중 하나입니다. LoL 초창기부터 함께한 WE는 중국 명문 게임단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시즌 WE는 험난한 길을 걸었습니다. 좀처럼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무력하게 패배하는 경우가 많았죠.

하지만 2015 IEM 월드 챔피언십 이후 WE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많은 전문가가 WE는 대회에서 최하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강팀들을 물리치고 당당하게 결승 무대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이 기세를 LPL까지 이어가며 기적같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습니다.

WE 숙소에서 만난 '스피릿' 이다윤과 '미스틱' 진성준은 밝고 유쾌한 선수들이었습니다. 비록 스프링 시즌 아쉬운 성적을 거뒀지만, 이들은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다음 시즌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엄청난 플레이로 전 세계 모든 LoL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다윤과 진성준. 이 둘과 유쾌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Q. 반가워요. 먼저 독자분들께 인사 부탁해요.

이다윤 : 안녕하세요. 중국 LoL 팀 WE의 정글러 '스피릿' 이다윤입니다. 중국으로 온 뒤 인벤과 인터뷰는 처음 같네요(웃음).

진성준 : WE의 원거리 딜러 '미스틱' 진성준입니다. 반갑습니다!


Q. 이렇게 만날 수 있어서 저도 기쁘네요. 두 선수같이 경기를 뛴 지는 얼마 안된 거로 알고 있어요.

이다윤 : 멤버가 바뀐 뒤, 괜찮은 성적을 내고 있어요. 하지만 그 전에 쌓아둔 게 너무 많아서...(웃음) 복구는 힘들고 이번 시즌 강등되지 않고 무사히 마무리 하는 게 목표였어요.

진성준 : 팀에서 함께한 지 한 달 정도 됐어요. 제가 출전한 뒤로는 대부분 승리나 무승부였는데, 이상하게 팀이 강등전을 준비하자는 이야기를 하더라고요(웃음). 분명 패를 기록한 적이 없는데 말이죠. 일단 이번 시즌보다는 다음 시즌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잘 준비할 계획이에요.


Q. 살이 좀 찐 거 같은데요?

이다윤 : 저는 좀 쪘어요. 그런데 (진)성준 선수는 하나도 안 쪘네요.

진성준 : 제가 편식이 심해서 중국 음식을 거의 안 먹어요. 가끔 한국 음식만 먹는 스타일이다 보니 살이 안 찌는 것 같아요. 숙소에서 식사가 준비되면 같은 팀의 중국 선수들이 먼저 먹어보고 제가 먹어도 될지 말해줘요. 이건 먹기 힘들 거 같다 싶은 음식은 먹어보고 '유 다이!'라고 말해주더라고요.


▲ 출처 : IEM 공식 트위터

Q. WE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가 있어요. 바로 IEM이죠. 그 정도 성적을 예상했나요?

이다윤 : 저희도 예상 못했어요. 솔직히 처음 갔을 때 목표는 '한국 팀만 잡자'였어요. 그래도 우리가 한국 선순데, 만약 WE가 한국 팀을 잡으면 우리의 가치가 올라가지 않겠냐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CJ 엔투스를 잡고 나니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이제 한국 1위도 한 번 잡아볼까?'라고 서로 말했어요.

그리고 GE 타이거즈에게 1세트를 지고, 역시 무리였나라고 생각하는 동시에 '생각보다 할만한데?'라는 말이 나왔어요. 어쩌다보니 2, 3세트를 잡고 결승에 진출했죠. 그러자 '혹시 TSM도?!'했지만 역시 무리더라고요.


Q. TSM이 만약 전원 한국 선수로 구성된 팀이었으면 결과가 달라졌을까요?

이다윤 : 결과는 모르겠지만, 저희의 전투력이 200% 상승하지 않았을까요?(웃음)


Q. 롤챔스는 종종 보나요?

이다윤 : 우리 경기 시간이랑 롤챔스 경기 시간이 겹치는 경우가 많아요. 모든 경기는 챙겨보지 못하지만, 주요 경기들을 보는 편이에요. 만약 우리 경기가 좀 이른 시간이면 끝나고 숙소로 와서 다 보고 있어요.


Q.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롤챔스와 LPL 선수들 차이를 듣고 싶어요.

이다윤 : 개인 기량을 떠나서 성향 차이가 커요. 일단 정글러만 본다면, 한국 팀의 선수들은 대부분 팀을 위한 플레이를 많이 해요. 비록 자신의 스타일과 맞지 않더라도 팀의 승리에 초점을 두고 그 스타일을 따라가죠. 거의 팀원들의 말을 듣고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요.

반대로 중국은 정글러의 주관적 판단에 맡겨요. 챔피언 선택이나 흐름 등 여러 방면에서 좀 자유롭게 원하는 대로 플레이할 수 있어요. 기량보다는 이런 성향 차이가 크다고 생각해요.

진성준 : 중국 원거리 딜러들의 피지컬은 좋아요. 하지만 너무 자기중심적인 플레이를 많이 해요. 팬들에게 과시하고 싶은 마음이 큰 거죠. 전체적으로 보면 확실히 한국 선수들이 잘해요. 그래서 '데프트' 김혁규가 더 대단하게 느껴져요.


Q. 전에 몸담았던 한국 팀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이다윤 : 현재 삼성 갤럭시 팀이 성적이 잘 나오고 있진 않지만, 안타까운 마음은 없어요. 지금 삼성 갤럭시나 WE나 같은 처지라서...(웃음)

진성준 : 진에어 그린윙스는 저 있을 때는 항상 졌는데, 요즘 잘하더라고요. 저 나오니까 잘해진 걸까요? 제가 억제기였나 봐요. (지나가던 김남훈 코치를 보며) 아니면 저 형이 억제기였나?



Q. 중국 선수들과 관계는 어때요?

진성준 : 선수들이 정말 잘해줘요. 비록 말은 안 통하지만, 서로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으므로 별문제는 없어요.


Q. 비록 스프링 시즌은 아쉬운 성적을 거뒀지만, 섬머 시즌은 자신 있나요?

이다윤 : 솔직히 말하면 EDG를 제외하고 다른 팀들은 다 이길 자신 있어요. 지금 멤버로 간다면 저는 2위 정도로 생각하고 있어요.

진성준 : OMG가 무재배(무승부) 전문인데, 저희가 OMG보다 무승부를 더 잘 만들 자신 있어요. 그러니까 전 3~4위 정도를 예상해요. OMG도 무승부를 잘 만들지만, 저희와 느낌이 다르죠. 제가 무승부 전문가 같아요.


Q. 휴식 시간에는 주로 뭘 하시나요?

이다윤 : 오는 길에 보셨겠지만, 이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어요. 연습에 집중하기 좋은, 아니 집중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에요.

진성준 : 인터넷이 자주 끊기는 편인데, 그러면 다들 실업자가 되고 아무것도 안 해요. 정말 말 그대로 아.무.것.도 안 해요(웃음). 예전에는 지뢰 찾기라도 했는데, 요즘엔 그냥 메모장에 혼잣말 쓰고 그래요.


Q. 중국 생활을 해보면서 느낀 중국의 e스포츠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요?

이다윤 : 확실히 커요. 인구수 자체가 워낙 많은 탓도 있겠지만, 정말 많은 사람이 즐겨봐요. 그래서인지 커피 한잔 하려고 카페에 가더라도 저희를 알아보고 사진 찍어서 SNS에 올리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진성준 : (이다윤을 보며) 그건 너만 인기가 많아서 그러는 거 아니야? 난 모르겠던데...

이다윤 : 아니야! 저번에 밥 먹는데 막 뒤에서 어떤 남성분이 '미스틱 미스틱' 하면서 형 사진 찍고 그러던데?




Q. 두 분이 중국 팬들에게 정말 인기가 많다고 들었어요.

이다윤 : 중국 팬들은 정말 열정적이에요. 주변에 경호원이 없으면 막 달려들어서 사진 찍고 사인해달라 하세요. 물론 열정적이시지만, 저희를 배려해주는 경우도 많아요. 그런데 저보다 (진)성준이형 팬분들이 대박이에요.

진성준 : 비록 제가 (이)다윤이 만큼 팬이 많진 않지만, 다들 정말 저를 사랑해주시고 챙겨주시는 분들이에요. 저번에는 먼 숙소까지 찾아오셔서 음식을 주고 가셨어요. 또, 추운 날에는 고가 브랜드의 패딩까지 선물로 주시더라고요. 정말 감사하게 생각해요.

이다윤 : 제 팬분들은 어린 분들이 많은데, (진)성준이형 팬분들은 정말 결혼까지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웃음).


Q. 한국에 있는 친구나 가족들과 연락은 자주 하시죠?

이다윤 : 이게 시차도 거의 없고 거리도 가까워서 좋은데, 문제는 볼 수가 없어요. 아무래도 한국에 갈 시간이 거의 없으니까요.

진성준 : 중국에 오니까 잊혀지는 거 같던데... 이상하게 중국에 온 뒤로 대부분 사람이 연락을 안 해요.


Q. 두 선수 개인적인 목표를 듣고 싶어요.

이다윤 : 저는 당연히 롤드컵 우승이요. 모든 프로게이머라면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지 않을까요?

진성준 : 원래 롤드컵이 목표였는데, 일단 LPL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 해서 목표는 LPL 상위권이에요.


Q. 좋은 인터뷰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에 있는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해요.

진성준 : 멀리서도 저를 잊지 않고 항상 응원해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합니다. 그 응원에 보답할 수 있게 차기 시즌에는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다윤 : 중국에 온 이후로 많은 분이 저희를 잊은 줄 알았어요. 그러나 IEM 이후로 저희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정말 기쁘고 감사해요. 비록 이번 시즌 저희가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WE는 그렇게 약한 팀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항상 먼저 이렇게 찾아와 인터뷰해주시는 인벤과 모든 팬분께 감사합니다. 꼭 좋은 모습 보여드릴 테니 앞으로도 잘 부탁합니다.

진성준 : (이다윤을 보며) 말 잘하네? 그래서 네가 중국 최고의 인기 선수구나.

이다윤 : 아니라니까! (진)성준형이 더 인기 많다니까!
▲ 차기 시즌에도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