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HN엔터테인먼트 최홍진 PM

꽤 오랜 시간 축구장에 출근하고 있는 축구 애호가이긴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의 야구를 보면 부럽기만 하다. 새로 신축된 구장과 여가 선용의 수단으로 하나의 문화 공간이 된 야구는 이제 확실히 훌륭한 오락거리로 자리 잡은 듯하다.

덕분에 영화나 연극처럼 여가를 즐기기 위해 야구장을 찾는 인구가 늘고 있다. 그로 인해 야구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 야구 게임을 찾는 인구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 문제는 WHIP, pFIP, OPS, wOBA 같은 온갖 야구 통계 용어가 야구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장애물처럼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2015프로야구 개막에 맞춰 NHN엔터테인먼트의 '골든글러브2'를 비롯해 엔트리브소프트의 '프로야구 6:30', 세가의 '프로야구매니저M', 컴투스의 '컴투스프로야구 for 매니저 시즌3', 게임빌의 '이사만루2015 KBO' 등 모바일 야구 게임들이 봇물 터지듯 시장에 나오며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모두 '쉽고 간단하게'를 모토로 내세웠다. 야구 게임의 홍수 속에서 '골든글러브2'의 사업 담당자 최홍진 PM(Product Manager)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에게서 단순히 야구 게임만이 아닌 선수 출신으로서의 야구에 대한 애정. 그리고 현재 시장에 대한 그의 소견을 들을 수 있었다.



'골든글러브2'의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최홍진 PM은 야구 선수 출신이다. 리틀 야구, 사회인 야구나 대학 동아리에서 몇 이닝 던져본 수준이 아니다. 프로 지명을 받기도 했고 봉황대기에서는 데일리 MVP를 받기도 했다. 게임 업계에 특이한 이력을 가진 이들을 많이 봐왔지만 이렇게 접점 없는 경우는 처음이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대학 때까지 13년간 투수로 활약했습니다. 고교 시절 봉황대기에서 당일 가장 좋은 활약을 보여준 선수에게 주는 '데일리 선수'상을 받기도 했고요. 2001년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두산 베어스에 지명을 받기도 했는데 어깨 부상 수술로 선수 생활을 포기해야만 했어요. 의사가 그런 말을 하더라고요. 어깨는 분필이랑 같아서 사용할수록 닳는다고요.

그 후에 게임 업계에 들어와서 네오위즈 '야구의 신'을 시작으로 '컴투스 프로야구'를 거쳐 '골든글러브1, '2에 참여하게 됐죠. NHN엔터테인먼트에 들어올 때는 원래 이 직군이 아니었어요. 그런데 어떻게 하다 보니 다시 야구 게임과 연을 맺게 되더라고요. 야구랑은 운명인가요.

아무래도 야구 게임이 사실성과 게임의 재미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장르이다 보니 야구 선수 출신으로서 제가 가지고 있는 경험이 도움될 것 같았어요. 야구의 재미를 잃지 않으면서도 게임의 재미를 살릴 수 있도록요. 야구 게임 내 펜스, 전광판을 통해 마케팅이 진행되는 것을 눈여겨보며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기도 했고요."



'골든글러브2'는 최근 업데이트를 통해 특정 선수를 모으면 능력치가 상승하는 '덱 시스템', 이달의 선수를 선정해 선수 능력치를 상승시키는 '이벤트 선수 시스템'을 추가하는 동시에 시즌 모드의 보상 시스템을 대폭 개선했다. 보다 편리하고 경쾌한 느낌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한 업데이트였다. 4월 7일에는 구글플레이 스포츠 장르 인기 무료게임 1위, 전체 인기 무료게임 5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골든 글러브2'는 실시간 PvP를 지원하는 야구 게임입니다. 2012년 '골든 글러브'를 처음 선보일 때는 유저 간 실시간 대전이 없었어요. 그 당시부터 꾸준히 서비스해왔기 때문에 네트워크 안정성에 대한 노하우를 갖출 수 있었습니다.

야구 게임은 '전문적이다, 어렵다'라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 자동 진행으로 진행할 수 있는 시즌을 쉽게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야구 게임의 핵심 재미인 승부의 현실감은 살리면서도 진입 장벽을 낮출 수 있도록 말이죠."



모바일로 출시된, 거의 모든 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의 야구 게임들이 '쉽고 간단하게'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달고 시장에 나온 상황에서 '골든글러브2'의 낮은 진입 장벽은 고유 특색이라고 보기에 힘들다. 봇물 터지듯 터져 나오는 모바일 야구 게임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골든글러브2'가 비교 우위에 설 만한 요소는 무엇이 있을까.

"객관적으로 잘 만들었어요. (웃음) 지금까지 나온 야구 게임을 다 해봤는데 '골든 글러브'는 처음에 구상했던 것처럼 잘 나왔어요. 간단하지만 쫄깃쫄깃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이사만루', '컴투스 프로야구', '마구마구' 등 모두 일장일단이 있어요. 예를 들어 '이사만루'는 야구의 사실성을 현실적으로 잘 살렸지만, 피로도가 좀 있죠. '마구마구'는 진입 장벽이 낮은 대신에 많이 캐주얼하죠. '골든 글러브'는 이 중간 지점을 노렸어요. 캐주얼하지만 타격감이 살아있는 액션을 선사하고자 했죠.

다른 게임들에 비해 연출에 많이 신경을 썼습니다. 사실적인 하이라이트 장면을 구현하는 것보다 관전하기 편하게 했어요. 거기에 승부처에서 등장하는 슬로우 모드 등을 통해 감각적인 연출을 가미했어요. 많은 유저들이 호평을 보내주기도 했고요.

일반적인 모바일 야구 게임들이 문자 중계에서 조금 더 발전된 모습을 제공하는 데 반해 '골든글러브2'는 실제 하이라이트를 보는 듯한 느낌을 전달하죠. 또한, 중간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와 다양한 카메라 각도를 제공하는 것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어요. 유저들이 다양한 행동을 할 수 있게 마련했거든요."



'골든글러브2'는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서 자동 진행 시즌과 각종 편의 요소와 함께 보기 편한 감각적인 연출에 많은 공을 들였다. 최홍진 PM이 밝혔듯 중간 포지션을 잡기 위한 노력이었으리라. 하지만 '골든글러브2'가 내세우는 콘텐츠이자, 엔드 콘텐츠인 실시간 PvP는 분명 간단함과는 거리가 있다. PvP는 필연적으로 피로감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유저들끼리 실시간으로 대결할 수 있는 대회모드가 엔드 콘텐츠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길드 대 길드', '구단 대 구단' 등 그룹 단위의 경기를 생각하고도 있고요.

PvP는 기본적으로 5분에서 7분 사이에 한판을 즐길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사실 리얼하게 만들려면 얼마든지 만들 수 있어요. 하지만 유저가 그 리얼함 속에서 피로감을 호소하면 지속해서 게임을 플레이하기 힘들거든요. 그래서 잠깐 짬이 날 때 할 수 있도록 5분에서 7분으로 플레이타임을 맞췄습니다.

PvP는 스트레스를 동반할 수 있는 콘텐츠이기는 하지만, 확실히 재미있는 콘텐츠임이 틀림없어요. 유저들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잘 유도만 한다면 참 좋은 콘텐츠죠. PvP는 실제 야구 느낌을 살려야 하기 때문에 조금 어려울 수도 있어요. 현실에 가까워질수록 난이도는 올라가기 마련이니까요. 그래도 나머지 콘텐츠는 3~5분 사이에 편하게 즐길 수 있으니까 스트레스는 적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골든글러브2'의 장점을 들었다. 캐주얼과 코어 중간 위치를 노리고 만든 '골든글러브2'. 냉정하게 '중간', '적당히'는 상당히 모호한 말이다. 어쩌면 특색이 없다는 말과 닿아있을지도 모른다. 어느 것이 좋다, 안 좋다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게임과 동고동락하며 직접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최홍진 PM은 '골든글러브2'가 당면한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타격감 이야기가 상당히 많았어요. 사실 타격감은 양날의 검이에요. 타격감을 살리자면 조작이 어려워지니까요. 타격이 쉬우면 때리는 맛이 좀 덜하잖아요? 그래서 보통 야구 게임은 둘 중 하나를 택해요. 완전히 캐주얼하게 가거나, 극도의 사실성을 추구하거나요.

'골든 글러브2'는 중간을 찾기 위해서 한 게임에 몇 점이 나는지 전수 조사했어요. 3이닝으로 구성된 게임에서는 3~4점 정도가 적당한 점수지 않을까 싶어서 스코어도, 경기 시간도 신경을 많이 썼어요. 중간 점을 찾으려고 노력을 정말 많이 했어요.

결국엔 야구 본연의 재미와 게임 본연의 재미 사이에서 절충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겠죠. 그런 맥락에서 다양한 시도도 했어요.

단순한 덱보다는 재미를 위한 덱도 그 고민의 산물이에요. 보통 뚱뚱한 타자 3명이 모이면 파워가 올라가잖아요? 그런데 '골든글러브2'에서는 주력이 올라요. 유쾌한 비틀음 정도라 할 수 있겠네요.

유저들이 야구 게임을 하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봤어요. 실제와 같은 극사실적인 느낌을 받기 위해 게임을 하는 유저도 있겠지만, 현실과 다른 느낌을 받기 위해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야구가 가지고 있는 핵심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요.

손아섭 선수가 홈런타자가 될 수도 있고 이승엽 선수가 교타자가 될 수 있는 것처럼 말이죠. 현실에서 아쉬운 부분을 게임에서 해소하길 원한다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확장의 여지를 만들었어요. 강화 단계에 따라 스타일이 올라가기도 하고요. 선수들의 특이 모션 역시 계속 추가할 계획입니다. "



NHN엔터테인먼트는 최근 다수의 게임 서비스를 종료했다. 게임사업부문 축소 이야기까지 제법 신빙성 있게 다뤄지고 있다. 이에 대해 NHN엔터테인먼트는 유망한 게임 부분에 대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채택해 힘을 싣고자 한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골든글러브2'는 그 전략에 포함된 것일까.

"실제 야구와 접점이 있는 사람들이 주 이용층입니다. 그래서 자회사 티켓링크를 통해 티켓 관련 이벤트를 진행하거나 홍보 모델인 이대호 선수 경기 관람권을 주는 방향으로 게임과 현실 둘 다 즐거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어요. 지하철 종합운동장역 광고나 야구 중계 중간에 광고를 노출하는 방식도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죠.

사실 모든 야구 게임의 공통적인 특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야구 게임은 재미 꼭지를 잡기 어렵습니다. 야구의 룰이 변하지 않는 한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죠.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기본 콘텐츠를 얼마나 충실하게 구현했는가의 싸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게임을 알리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완성도 높은 게임을 출시하는 것이 첫 번째라고 생각합니다.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시장의 흐름이 물량전으로 흘러가는 경향이 있어요. 그 결과 게임 간 변별력이 많이 흐려지게 됐죠. A게임, B게임, C게임 모두 비슷한 타겟에 노출하고 있으니까요.

야구 게임의 시장 파이는 한정되어 있죠.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저런 마케팅을 펼치면 회수를 못할 텐데?'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어요. 물량전의 한 단면이죠. 너무 표면적인 성장에만 집착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하곤 해요.

선수생활 13년, 야구 게임 개발 참여 6년이에요. 덕분에 야구 게임 시장의 전체 파이를 정확하게 알고 있어요. 모바일과 온라인을 모두 합쳐도 야구 게임 시장의 파이는 점점 줄어드는 추세에요. 야구 게임은 한 번쯤 실제 야구나 야구 게임을 경험했던 사람들이 플레이하거든요. 지금까지 야구 게임을 접하지 않은 사람들은 앞으로도 진입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요.

사실 진입 장벽을 낮춘 건 모바일 게임 유저들의 성향도 있지만, 시장 자체를 키워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에 기반한 것도 있어요. 개인적으로 여성 유저들이 게임을 해주면 참 좋을 것 같아요.(웃음) 과거 프로야구가 어린이와 여성팬을 유치하기 위해 정말 많이 노력했잖아요? 다양한 이벤트와 장치를 기획했듯 야구 게임의 방향도 마찬가지로 흘러가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러려면 비주얼부터 다가가기 쉬워야된다고 생각했어요. 얼마든지 실사로 멋지게 표현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면 야구팬들만을 위한 무거운 게임이라는 이미지가 생길 수 있을테니까요.

말을 장황하게 했는데 결론은 가장 좋은 마케팅은 질 높은 게임이라는 것이죠. 그것과 더불어서 '골든글러브'의 IP를 장기적으로 끌고 가기 위해 비용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까지 하나하나 세심히 고려해 진행해나갈 생각입니다. "



"아직 계획 단계라 말하기가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특별한 콘텐츠를 하나 기획하고 있습니다. 게임 내 전광판, 펜스 영역은 가상 영역이지만, 광고가 붙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구역이잖아요. 그곳을 광고 영역으로만 사용할 필요가 있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재는 광고가 붙어있는 그곳에 도움이 필요한 구호 단체 등의 로고를 노출해서 의미 있는 활동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싶어서 진행하게 됐어요. 이미 여러 단체와 접촉해서 허가는 받아놨고 시기를 조율 중입니다. 일종의 기부인 셈이죠.

소아 백혈병 재단 등에 "여기 게임 회사인데 도움을 드려도 되겠습니까?"라고 물었어요. 처음에는 안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아무래도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좋지만은 않으니까요. 그런데 예상외로 굉장히 좋아하시더라고요. 야구 게임의 파이를 넓히는 과정에 이런 움직임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스포츠 게임이 해야 할 역할이나 의무라고 생각해요. 거창해 보일 수도 있지만, 게임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을 전환하기 위해 여러 가지 의미 있는 활동을 고려하고 있어요. 스포츠가 표방하는 꿈과 희망이라는 가치도 있고요."



일종의 기부. MBC에서 방영 중인 '무한도전' 레이싱 특집 때 레이싱 차량에 광고 대신 홍보가 필요한 단체의 로고를 부착했던 것과 같은 의도다. 게임의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고자 연탄 배달이나 도배, 교육 등의 행사를 회사 차원에서 진행한 것은 본 적이 있지만, 가상 공간 내에서의 활동, 그리고 그 배경은 제법 울림이 컸다.

"'골든 글러브'라는 IP를 장기적으로 키우는 것에 투자 가치가 있다고 봤습니다. 야구 게임의 시장 파이가 커지지 못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같은 콘텐츠와 같은 BM이 반복되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야구의 룰이 바뀌지 않는 이상 완전히 새로운 혁신적 콘텐츠가 나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봐요.

그래서 '골든 글러브2'는 야구의 기본 재미는 잃지 않으면서도 살짝 비트는 것을 준비했어요. 야구를 좋아하는 여성 중에서도 야구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 분들도 있거든요. 그런 분들은 야구 선수들을 좋아하는 거죠. 조작하지 않아도 선수를 뽑아서 구단을 꾸리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거든요. 그래서 커스터마이징이나 SNG 요소를 덧붙였습니다.

이제 야구 게임이 표면적인 성장에서 벗어나 옆으로 다양한 가지를 펼칠 시기가 아닌가 고민하고 있어요. 앞서 말했듯 야구와의 접점은 한계가 있는데 시장의 파이는 줄어들고 경쟁은 점점 더 심해지고 있으니까요. 예전에는 비용이 비싸도 투자 대비 수익이 생겼는데 요즘은 그렇지만도 않아요. '골든 글러브2'같은 경우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IP를 키우는 방향으로 가려고 합니다."



투자 대비 수익. 예민할 수밖에 없다. 같은 BM. 어떤 방식인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더구나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이 발의한 게임산업진흥법 때문에 업계에는 이런저런 말까지 떠돌고 있다. 사실 확률형 아이템의 사행성은 그다지 새로운 이슈가 아니다. 2008년 자율규제안 발표 등 오래전부터 수차례 도마 위에 올랐다. 한 게임의 사업 담당자로서 그는 같은 BM -확률형 아이템-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야구 게임이 변해야 되는 것은 맞아요. 같은 콘텐츠, 같은 BM... 사업 담당자로서 수익을 포기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유저 스스로 구입한 금액에 대해서 정당하게 소비했다는 느낌이 들도록 만들 수는 있잖아요?

확률 아이템 같은 경우도 한정된 범위에서 너무 쥐어짜니까 이슈가 되고 있는 것 같아요. 밥, 영화처럼 유저 스스로 기꺼이 지갑을 열어 소비했다는 느낌을 들게 해야 하는데 말이죠.

'골든 글러브2'는 처음 출시 당시 캐시로만 파는 상품이 거의 없었어요. 가장 관심을 많이 받는 선수카드도 게임 내 골드로 구매할 수 있었거든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난 시간이 부족해서 비용을 지불하고 선수카드를 획득하고 싶은데 왜 골드로만 구입할 수 있는 거요?"라는 불만사항이 많이 들어왔어요. 그래서 추가했어요.

캐시로 구입할 수 있는 패키지 상품에서는 확정적으로 급에 맞는 카드를 무조건 획득할 수 있게 했습니다. 정당한 비용을 지불했으면 그에 걸맞은 보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을 만드는 사람이 "이 아이템은 얼마야."라고 지정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 유저가 그 가치를 어떻게 느끼느냐가 더 중요한 것이거든요. 그 후에 유저들은 지갑을 열어요. 이 같은 '골든글러브2'의 시도는 조금 새로울 수도 있습니다만, 장기적으로는 좋은 결과를 내지 않을까 싶어요.

앞으로 '골든 글러브'의 IP를 공들여 서비스할 생각이라 눈앞의 사소한 수익 때문에 욕심내고 싶지 않아요. 하나하나 차근차근 다져 나가는 것이 우리의 전략입니다."



그런 말이 있다. 운동선수 출신은 멍청해서 운동 망하면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그래서 최홍진 PM도 한때 운동선수 출신인 것을 숨기고 다닐 정도였다고 한다.

내 주위에 운동선수 출신들이 대부분 음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을 떠올려보면 어쩌면 맞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사회 구조적인 문제이든 개인의 문제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결과적으로 그러니까.

그러나 최홍진 PM은 나의 이러한 선입견을 완전히 깨트렸다. 자신의 전공이라 할 수 있는 야구에 대한 애정과 경험을 바탕으로 야구 게임을 통한 기부, 시장 성장 등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은 그 어떤 석사 못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그의 고민이 담긴 '골든글러브2'를 접할 유저들에게 전할 말이 있는지 물었다.

"초반 3분만 넘기면 '골든글러브2'가 가진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데이터로 나와 있는 지표만 보더라도 뒤로 가면 뒤로 갈수록 잔존 유저들이 다른 게임에 비해 더 많았으니까요. 게임의 재미나 지속성에 대한 검증은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주변에 이렇게 이야기해요. "한두 판만 해봐." 사실 지인이 PM이라고 해도 게임을 계속하기는 쉽지 않잖아요? 해야 될 이유를 본인이 찾지 못한다면 게임을 바로 삭제해버리니까요. 그러나 '골든글러브2'는 한두 판을 해보고 난 뒤에는 본인이 게임을 해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그만큼 많이 고민했거든요.

개발팀도 저도 야구게임, 야구와 10년 이상 연을 맺어왔어요. 야구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사람들이 만든 게임인 거죠. 단순히 상업성만을 위해 만든 게임은 아닙니다.

야구를 좋아하고 야구 게임을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IP를 장기적으로 끌어가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어요. 유저들이 이점을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플레이타임, 유저 경험, BM 등 세세한 면에서 모두 고려하고 만든 게임이니 3분만 플레이해보고 판단하시라고 말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