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내 수비를 뚫겠느냐!

20일 강남 넥슨 아레나에서 펼쳐진 SK텔레콤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2015 시즌 2라운드 준플레이오프에서 김대엽(KT)이 SKT의 모든 선수들을 올킬하는 기염을 토했다.

김대엽은 박령우의 저글링 올인, 김지성과 이신형의 치즈 러시를 손쉽게 막아내면서 승리를 따냈고 김도우와의 마지막 경기에서는 거신 싸움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SKT를 상대로 올킬을 기록해 팀의 승리를 홀로 견인했다.

이하는 김대엽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Q. 올킬을 달성한 소감이 어떤지?

이런 기분을 느껴보는 게 정말 오랜만이다. 위너스리그에서 이렇게 올킬을 한 건 물론이고 하루에 2킬 이상 한 것 자체도 너무나 오랜만이다. 오늘이 내게는 정말 행복한 밤이다.


Q. 선봉 출전이 아니었다. 원래부터 두 번째 주자로 배치됐었나?

원래부터 두 번째 주자로 배치됐다. 무조건 1킬은 한다고 예상했기 때문에 2세트는 물론 3세트도 열심히 준비했다.


Q. 두 번째 상대가 김지성이라는 의외의 카드였다. 당혹스럽지 않았나?

솔직히 조금 의아하긴 했다. SKT에 (어)윤수나 (조)중혁이 등 강한 선수가 많은데 김지성이 나와서 조금 당황스러웠다. 래더에서 연습할 때 많이 져서 개인적으로 조금 두려웠다.


Q. 2라운드 정규 시즌에서 6승 1패를 기록했고 오늘 승리까지 더해 10승 1패다. 엄청난 상승세인데 비결이 무엇인지?

특별히 뭔가를 한 건 없다. 그런데 이렇게 성적이 잘 나오니까 스스로도 정말 신기하고 나는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인 것 같다.


Q. SKT의 선수들 상대로 상대 전적이 좋은데 SKT와 경기하면 본인 이상의 실력이 나온다고 생각하나?

스스로도 이상하다. 매번 경기할 때마다 마음가짐은 똑같은데 중요한 경기가 있을 때마다 분위기도 좋고 경기력도 상승한다. 그것 때문에 팀 내에서 별명이 '돈대엽'이다. 큰 무대에서 자주 이기다보니 그런 별명이 붙은 것 같다.


Q. 오늘 네 명의 상대 중 가장 긴장되는 상대는 누구였나?

첫 번째로 상대한 박령우 선수와의 경기가 가장 긴장됐다. 내 빌드가 상대 빌드를 잡아먹는 상성이었는데 박령우 선수의 공격성 때문에 질 뻔해서 긴장됐다.


Q. 김지성과의 경기에서 예언자가 너무 빨리 잡혔을 때 기분이 어땠나?

그 후에 내가 해야할 일을 빨리 했었다. 우주공항에서 기술실이 달리는 걸 보고 무조건 밤까마귀가 나올 거라고 생각해서 불사조를 모아 잡을 생각을 했다.


Q. 올킬을 할 거란 생각은 언제부터 들었나?

만발의 정원에서 (이)신형이를 잡았을 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건 잘하면 올킬 각이다'란 느낌이 오더라.


Q. 조성주를 상대로 위협을 가했는데 자신감의 표출인가?

그렇다. 설마 내가 진짜로 (조)성주의 팔다리를 그렇게 하겠나(웃음). 성주의 의료선 견제를 깔끔하게 막고 병력을 잡아버리겠다는 의도로 한 말이었다.


Q. 진에어에서는 누가 가장 상대하기 까다롭다고 생각하나?

성주도 그렇지만 (김)유진이가 까다롭다. 내가 유진이 스타일에 약한 것 같다. 유진이가 상식을 벗어난 이상한 플레이를 많이 해서 조금 걱정된다.


Q. 1라운드와 비교해서 본인의 무엇이 바뀐 것 같은지?

잘 모르겠다. 나도 스스로 뭐가 바뀌었는지 알 수가 없다. 최근에 바뀐 거라곤 연습 시간이 1라운드 때보다 오히려 줄었다는 것 뿐이다. 아마 그래서 그런 게 아닐까?(웃음)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김)성한이, (남)윤석이, (강)현우, (박)근일이, (전)태양이가 연습을 정말 많이 도와줬다. 그 덕분에 오늘 올킬이란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항상 부모님께서 경기 이길 때마다 "너는 왜 인터뷰를 안하냐"고 물으셨는데 앞으로 더 잘해서 이번 포스트 시즌에서는 내가 다 인터뷰를 맡겠다고 전해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