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탄신일을 1주일 남겨둔 5월의 3주차입니다. 이번 주는 크게 이슈가 될만한 사항이 보이지 않습니다. 상위권의 순위는 거의 고정되었다고 봐도 무방할 듯하네요. 중, 하위권의 순위 역시 평소와는 다르게 큰 움직임이 없습니다. 이렇다 할 업데이트 이슈나, 신작의 등장도 없었으니 크게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특이한 점을 꼽자면, '뮤'가 다시 순위권에 올라왔다는 점입니다.

제 기억으로는 '레인보우 식스'와 '스타크래프트'가 PC방에 주력 게임으로 존재하던 시절에 심심찮게 보였던 것 같은데, 서른이 가까워지는 나이에 다시 한번 저 이름을 보게 되니 반갑기는 합니다. 아마도 모바일 게임인 '뮤 오리진'으로 인한 추억 자극이 '뮤'의 순위 상승에 한몫을 한 듯하군요.

한편, 금주는 국내 게임업계의 모든 인원이 주목하고 있는 한 주이기도 합니다. '넥슨'에서 자체적으로 주최하는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 줄여서 'NDC'가 19일 화요일부터 3일간 진행되기 때문이죠. 비록 미국의 'GDC'와 같은 거대 컨퍼런스에 비하면 규모 면에서 아직 비교할 수 없지만, NDC는 가을에 열리는 'KGC'와 함께 국내에서 진행되는 양대 컨퍼런스로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이번 주의 주요 소식은 이렇게 두 가지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다시 순위표에 이름을 올린 '뮤'의 소식. 그리고 20세기 컴퓨터 공학의 발전 역사를 핵심으로 삼은 NDC2015의 소식입니다.

▲ 5월 3주차 온라인 순위



◎ 20세기 과거부터 앞으로의 미래까지. 'NDC 2015'



'NDC'는 저와 같은 게임 기자에게는 썩 반가운 행사는 아닙니다. 초봄까지 그나마 여유로웠던 일정이 NDC를 시작으로 'E3', '차이나조이', '게임스컴', '동경게임쇼' 등등을 거쳐 연말 '지스타'와 '블리즈컨'에 이르기까지 빡빡하게 흘러가게 되거든요. 그 시작이 NDC다 보니, 지금쯤이 되면 매년 예상을 함에도 다가오는 시간의 야속함을 충만히 느끼게 되죠.

올해 NDC의 키워드는 '패스파인더(Pathfinder)'입니다. 영어단어 그대로 직역하자면, 길을 찾아 개척하는 이들을 뜻하죠. 금년도 NDC는 이런 '패스파인더'라는 기조에 걸맞게, 플랫폼과 장르를 불문하고 게임산업의 경향을 짚어줄 수 있는 개발자들이 다수 강단에 오릅니다.

그래서인지, 올해엔 유독 외부 연사나 해외 개발자들이 눈에 띕니다. 라이엇 게임즈와 엔씨소프트, 그리고 블리자드 등 대규모 개발자들은 물론, 모바일 게임의 전설을 하루하루 써나가고 있는 '클래시 오브 클랜'의 슈퍼셀, 그리고 '살아남아라 개복치'의 개발자도 그 중 하나죠.

▲ 올해도 모습을 보이는 '듀랑고'의 이은석 디렉터


작년의 주제였던 '체크포인트(Checkpoint)'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입니다. NDC2014당시의 연사들은 1세대 게임 개발자들이 주를 이루었거든요. 작년의 NDC가 그간 지나온 길을 짚어보고 앞으로의 길을 말한다면, 올해의 NDC2015는 앞으로의 경향을 예견하고, 이를 개척해 나가기 위해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연사들이 주를 이룹니다.

하지만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과거의 사례에서도 충분히 앞날을 대비할 수 있다는 뜻이죠. 그런 의미일까요? NDC2015의 첫날인 19일 화요일엔, 카이스트 명예교수이자 일본 게이오대학의 객원교수인 전길남 박사의 워크샵이 있습니다. 전길남 박사를 포함해 12인의 권위자들이 나서 20세기 대한민국 컴퓨터 개발의 역사에 대해 논하는 자리이지요. 게임업계의 유명인이라 할 수 있는 NXC의 김정주 회장, 그리고 XL게임즈의 송재경 대표의 스승이기도 한 전길남 박사의 강연. 업계 인이라면 놓치지 않으시겠죠?

▲ 전길남 박사와 함께하는 온고지신의 시간


◎ '모바일'을 통해 얻은 추진력? '뮤' 순위권 재진입



매주 순위를 분석할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곤 합니다만, 이번 주는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놀랐습니다. '뮤'라는 이름 자체는 자주 들리지만, '뮤'를 플레이하는 모습을 언제 마지막으로 보았는지 사실 잘 기억도 나지 않거든요. 중학생 시절, PC방에서 보았던 첫 모습은 굉장히 충격적이었습니다. 화려하기로는 그 짝을 찾기 어려운 이펙트, 가슴속 흑염룡을 충분히 날뛰게 해줄 날개와 갑옷까지, 한창 내면의 덕심과 싸워 이기기 위해 쉐도우복싱을 이어오던 중학생의 심금을 울리기엔 충분한 파괴력을 갖추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감히 시작할 엄두는 내지 못했습니다. 첫 번째 이유로는 집 컴퓨터로는 도저히 엄두를 낼 수 있는 사양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였고. 두 번째 문제는 저 게임을 시작했다가는 내 인생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그 어린 나이에도 느껴졌다는 점이었죠.

▲ 사실 지금 나온 '뮤 오리진'과 2001년 당시 뮤 온라인은 그래픽이 비슷비슷합니다


그래서 시작은 하지 않았습니다만, 크게 아쉽지 않았습니다. 2000년대 초반은 게임 그래픽이 하루가 멀다고 발전하던 시기였고, 몇 년 지나지 않아 '뮤'의 그래픽을 월등히 뛰어넘는 게임들이 즐비하게 쏟아져 나왔거든요.

때문에 '뮤'를 순위권에서 다시 보았을 때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모바일 게임인 '뮤 오리진'이 중국에서 '전민기적'이라는 이름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는 소식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습니다. 당시 웹젠의 주식이 엄청나게 상승해 이슈가 될 정도였거든요. 그렇다 해도 그 여파가 온라인에까지 미칠지는 몰랐습니다만, 한국에 '뮤 오리진'이 서비스된 지금. '뮤'는 모바일 시너지를 제대로 받고 PC방 사용량 순위 38위에 자리매김. 서비스 15년 차를 맞이하는 게임이 맞는지 의심될 정도의 상승세를 보여주었지요.

▲ 중국에서 대박을 낸 '전민기적'


'추억 자극'으로 인한 반짝 효과일 수도 있습니다. 기회는 왔습니다. 웹젠에서 이를 살려 '뮤'의 제2 황금기를 열 것인지, 혹은 반짝하고 말 것인지는 알 수 없는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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