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디아블로3 출시 3주년이 됐습니다. 불지옥 난이도가 최상위 단계였던 2012년 당시와 대균열 도전이 한창인 지금의 디아블로3를 비교해보면 거의 모든 것이 바뀌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네요. 불지옥 난이도가 괴물 강화 시스템으로 10단계까지 분화되고, 이후 고행 난이도와 차원의 균열 추가, 현재는 대균열 시스템으로 인해 끝없이 강력해지는 몬스터들을 상대로 분투하게 됐죠.

오리지널 당시 상위권 유저들의 피해량 수준이 10만 단위였던 것과 대조적으로, 3년이 지난 지금은 기본 10억 단위의 피해를 자랑하게 된 것만 봐도 그동안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십 번의 밸런스 관련 패치와 몇 번의 신규 콘텐츠 추가에도 불구하고 크게 바뀌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근접 캐릭터에 대한 인식입니다. 특히나 성전사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성역에서 달음질치던 수도사와 야만용사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안좋은 편이죠. 실제로 2012년, 디아블로3 오리지널 당시 근접 캐릭터들의 입지는 매우 좁았습니다.


▲ 2012년 당시 근접 캐릭터의 입지를 잘 보여주는 수도사 직업 게시판의 대문 그림
원작자 : 수염매니아


그도 그럴 것이 오리지널에서의 최고 난이도였던 불지옥의 몬스터 공격력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여서, 근접해서 전투를 지속한다는 것은 상상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죠.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에도 근접 캐릭터의 전투는 여전히 험난합니다.

그 이유는 몬스터의 전투력이 무한히 증가하는 대균열이 주요 콘텐츠로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전투를 위해 몬스터의 사정권 내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근접 캐릭터들은 대균열 고단계로 갈 수록 그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었죠. 실제로 현재 일반 시즌의 직업별 대균열 순위표를 비교해보면 근접 캐릭터에 비해 원거리 캐릭터의 단계 진척도가 훨씬 높음을 알 수 있습니다.


▲ 오리지널 당시 근접 캐릭터들의 불지옥 2막 진행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사막 쐐기벌

▲ 지금도 주요 콘텐츠인 대균열에서의 근접 캐릭터는 부진한 상태다


하지만 의외의 대균열 성과를 기록하고 있는 곳도 있습니다. 바로 시즌 하드코어 대균열 순위인데요, 근접 캐릭터와 원거리 캐릭터의 대균열 기록 차이가 거의 없어 눈여겨보게 되었습니다. 하드코어 모드에서는 캐릭터가 사망하면 부활하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 플레이가 불가능한 상태로 바뀌므로, 대균열에서의 실수는 사실상 캐릭터 삭제와 마찬가지죠. 이 때문에 하드코어 모드에서의 대균열 난이도 체감은 일반 모드보다 한층 높을 수밖에 없을텐데요, 그럼에도 직업 간의 대균열 기록이 비슷하다는 것은 특기할만합니다.

그렇다면 하드코어의 대균열에 도전하는 유저들이 생각하는 근접 캐릭터의 위치는 어떨까요? 이를 알아보기 위해 현재 하드코어 시즌 대균열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근접 캐릭터 유저 세 분을 인터뷰해봤습니다. 이번에 인터뷰를 요청하게 된 유저는 현재 하드코어 시즌3 수도사 대균열 1위를 지키고 있는 AAAosung 유저, 그리고 야만용사 대균열 1위와 4위에 랭크되어 있는 원펀치보람상조, 싸울아비 유저입니다.


▲ 야만용사 대균열 1,4위를 차지하고 있는 원펀치보람상조, 싸울아비 유저

▲ 수도사 대균열 순위에서 독보적인 기록을 보이고 있는 AAAosung 유저

▲ 대표적인 원거리 캐릭터인 악마사냥꾼 대균열 순위 역시 근접 캐릭터 순위와 큰 차이가 없다




Q. 안녕하세요, 간단히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싸울아비] 안녕하세요. 지난 시즌에는 성전사, 이번 시즌에는 야만용사를 주로 플레이하고 있는 힘 캐릭 전문 유저 "싸울아비"입니다. 게임을 할 때는 제대로 하자는 게 제 지론이라 나름의 계획하에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연구 성과(대개 스탠 유저분들의)와 실제 제 플레이 경험을 접목하여 하드코어에 적용하려고 노력하고, 그 과정을 재미로 삼고 있습니다.

[원펀치보람상조] 안녕하세요! 하드코어 유저 "원펀치보람상조"라고 합니다. 제가 바로 흔히 말하는 바저씨고요. 많이 부족한 저에게 인터뷰라니.. 부끄러우면서도 한편 설레네요. 디아블로1 시절부터 블리자드 광팬이 되었고, 워리어, 바바리안, 야만용사까지 근접 캐릭터들을 위주로 육성해왔습니다.

[AAAosung] 안녕하세요, 별다방 클랜 오성입니다. 주로 플레이하는 직업은 수도사와 악마사냥꾼, 즉 민첩 캐릭터 위주로 합니다. 디아블로3는 2012년 출시 첫날부터 아주 꾸준히 해왔습니다. 기본적으로 게임에 접속하면 시간당 최고의 효율을 낼 수 있는 플레이 방식을 선호하고, 아이템을 하나 맞춘다고 하면 제가 원하는 옵션이 나올 때까지 쭉 달려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 디아블로에서도 마찬가지로 좀 하드하게 플레이하고 있어요. 최고가 되는 게 제 목표입니다.


Q. 근접 캐릭터의 매력이 있다면 어떤 점을 꼽고 싶으신가요?

[싸울아비] 저는 근접 캐릭터 중에서도 야만용사를 좋아하는데요, 하드코어 모드에서 생사를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인 '제어방해', '몹 사이에 갇히는 상황'에 대한 면역 세팅이 가능하다는 점, 그리고 소용돌이나 돌진 등을 이용해서 이동과 동시에 공격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야만용사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원펀치보람상조] 저 역시 야만용사를 무척 좋아해서 디아블로3에서는 시즌마다 야만용사만을 플레이했습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디아블로1에서는 워리어를 플레이했고, 디아블로2에서는 바바리안을 주로 했거든요. 기질적으로 야만용사같이 마초스럽고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캐릭터에 끌리는 것 같습니다.

[AAAosung] 근접 캐릭터의 매력이라면 몬스터의 공격을 맞아가면서 싸운다는 점이 아닐까 싶네요. 근접 전투를 하기 때문에 항상 교전지 중앙에 위치하게 되고, 이런 전투 환경에서 오래 살아남기 위해서는 화면 안은 물론 바깥에서 벌어지는 일까지 감지해야 하거든요. 이렇게 유연하고 넓은 시야를 요구하는 플레이 그 자체에서 매력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Q. 근접 캐릭터로 대균열에 도전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싸울아비] 근접해서 전투한다는 페널티를 안고 있으면서도 원거리 캐릭터에 비해서 피해량이 높지 않다는 점이 우선 근원적인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게 대균열 고단계 파티에서 근접 딜러들이 소외받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하드코어 유저로서 어려웠던 점이라면, 한 번 사망하게 되면 캐릭터를 더 이상 플레이할 수가 없게 되므로 연구 중인 빌드에 대한 대균열에서의 실험이 어렵다는 것을 꼽을 수가 있겠네요.

특히 근접 캐릭터들은 적과 가까이 붙어서 전투하게 되므로 '벽 생성' 속성을 가진 정예 몬스터들이 상당히 까다로운 편이고요. 돌진이나 박치기같이 발동 이후에는 대응하기 힘든 패턴을 가진 몬스터들 역시 위험합니다.

균열 수호자 중에서는 54단계 이상 기준으로 라이지엘과 바위부름이 사실상 공략이 불가능하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공격하기 위해 접근할 수밖에 없는 근접 캐릭터의 한계점을 잘 보여주는 예죠. 이외에는 에스칸디엘이나 대식가, 올라쉬같은 수호자들이 까다로운 편입니다.

일반적으로 속성 공격에만 면역되면 상대할만한 균열 수호자들이 대부분 독 속성에 분포되어 있어서 '마라의 만화경' 목걸이가 상당히 효과적입니다.


▲ 일반적으로 가장 쉬운 균열 수호자로 분류되지만, 근접 캐릭터에겐 강력한 몬스터 중 하나다


[원펀치보람상조] 이번 2.2 패치 이전 래코르를 주력으로 사용할 때부터, 야만용사는 광역딜에는 뛰어나지만 보스나 정예 몬스터같이 개체수가 적은 상대에게는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같은 경우 대균열 51단 이상 진입할 때에는 맵운이 어느 정도 따라줘야 클리어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야만용사는 몬스터가 계속 근처에 상주해야 지속적으로 피해를 입힐 수 있다보니 치고 빠지는 패턴을 가진 몬스터들이 너무 까다롭습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몰락자 영매를 정말 싫어하는 편이고, 운석만 쏘고 사라지는 몰루 소각술사나 사막 말벌이 어려운 유형의 몬스터입니다.

균열 수호자 중에서는 단연 라이지엘을 최악의 상대로 꼽고 싶네요. 라이지엘이 균열 수호자로 등장하면 포기하고 나와야 할 정도입니다. 다음으로는 에스칸디엘이 정말 어려운데요, 사방에 깔리는 비전 파수기 때문에 딜로스가 발생하고, 가끔 시전하는 냉기 파동 피해량이 상당해서 위협적인 보스라고 할 수 있겠네요.


▲ 모든 근접 캐릭터가 고단계 공략 불가 몬스터로 꼽는다는 라이지엘


[AAAosung] 대균열은 난이도가 무한히 올라가므로 결국 어렵다, 쉽다라는 건 상대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수도사는 악마사냥꾼같은 주요 원거리 캐릭터에 비해서 딜이 굉장히 약하다는 점이 최대 단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마지막 균열 수호자를 상대할 때의 난이도는 악마사냥꾼과 비교할 수가 없지요. 공략이 불가능한 균열 수호자도 있으니까요.

근접 캐릭터는 공통적으로 라이지엘이 사실상 공략 불가능인 상태고, 면역 목걸이를 착용 중이 아니라면 대식가 역시 답이 안나오는 유형의 균열 수호자입니다. 공략이 불가능하진 않지만 까다로운 균열 수호자로는 하멜린을 꼽고 싶네요. 물리 피해가 상당하면서도 독 속성 공격 역시 상당히 치명적이라 상대하기 어려웠습니다.

일반 몬스터 중에서는 수렁덩치가 가장 까다롭습니다. 주요 패턴인 돌진의 시전 행동이 거의 없어서 미리 대응하는 것이 어렵고요, 고단계에서는 돌진 한 방에 임사가 발동되므로 위협적이죠. 게다가 수렁덩치가 소환하는 부하 몬스터들은 대균열 게이지 채우는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아 여러모로 까다롭습니다.


Q. 반대로 근접 캐릭터라서 대균열에서 유리한 점도 있을까요?

[싸울아비] 아무래도 원거리 캐릭터보다는 강인함을 높이기 쉬운 편이라, 타임 클리어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면 50단계 중후반까지 들어가보고 사전 답사가 가능하다는 점, 그리고 시간 효율은 떨어지지만 전설 보석 50등급 초중반까지는 혼자서 무난하게 올릴 수 있다는 정도입니다.

특히 야만용사의 경우에는 같은 근접 캐릭터 중에서도 대균열 내에서의 각종 위험 변수에 대한 예측이 수월하다는 특징이 있어 다른 캐릭터를 제쳐두고 선택하게 됐습니다.

[원펀치보람상조] 야만용사 전용 세트인 래코르와 황야 세팅 모두 몬스터를 선택해서 처치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까다로운 정예 몬스터는 돌진이나 소용돌이로 다 무시하고 지나가며, 좀비같이 느리고 단순한 패턴을 가진 몬스터들만 집중해서 처리할 수 있죠.

[AAAosung] 이것은 하드코어 입장에서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앞서 두 분이 말씀하셨듯이, 원거리 캐릭터에 비해서는 딜이 낮은 대신 내가 상대할 수 있는 몬스터와 그렇지 않은 몬스터를 골라잡을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굉장히 유연한 플레이가 가능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이에 반해 악마사냥꾼같은 경우 정예 몬스터가 달라붙으면 회피할 수 있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이 경우에는 대균 자체를 포기할 것인지, 무리해서 상대해볼 것인지의 기로에 놓이죠. 즉, 소위 말하는 '몹빨'의 영향 면에서 수도사는 악마사냥꾼에 비해 유리하다고 봅니다.


Q. 대균열 도전을 위한 아이템이나 기술 세팅을 할 때 스탠다드 유저들의 사례를 많이 참고하는 편인가요?

[싸울아비] 저는 스탠다드 유저들의 실험 결과나 세팅을 꾸준히 확인하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 사례는 54단 이상 도전을 위한 전설 보석 세팅이고요. 이와 별개로 직업을 불문하고 스탠다드나 하드코어 해외 유저들의 인터넷 방송을 보면서 하드코어에서 감당할 수 있는 최대 단수를 지속적으로 계측하고 있습니다.

스탠다드와 하드코어 세팅의 가장 큰 차이라면 보험 기술인 "강철 신경"을 하드코어에서는 절대로 빼지 않는다는 것이고요, 개인적으로는 제어방해 면역을 위한 '광전사의 진노' 무한 유지를 절대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 광전사의 진노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고 한다


[원펀치보람상조] 물론 어느 정도 스탠다드 세팅을 참고하긴 하지만, 실제 대균열에서의 세팅은 많이 다르다고 봅니다. 하드코어에서는 한 번 실수하면 그대로 죽음으로 이어지므로 최대한 안정적으로 클리어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작정 스탠다드의 주류 세팅을 따라하기보다는 자신의 파밍 상황에 따른 강인함과 딜량을 최대한으로 확보할 수 있는 적절한 세팅이 필요합니다.

저같은 경우는 여러가지 아이템을 써보면서 다양한 빌드를 직접 실험해보는 스타일인데요, 최근에는 황야 6세트에 불카토스 쌍검, 황도궁의 흑요석 반지, 원소의 회동, 시간의 향취 등을 착용하고 재사용 대기시간 옵션을 최대한 챙겼습니다. 여기에 소용돌이의 '싹쓸바람'룬을 이용해 팔씨름 효과를 보면서 일반 몬스터 위주로 처치하는 방식으로 대균열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 적을 끌어당기는 효과가 있어 손목 방어구 '팔씨름'의 고유 효과 발동이 가능하다


[AAAosung] 사실 스탠다드와 세팅이 다르진 않습니다. 아이템 구성은 똑같고, 능력치 분배에서 약간 차이가 있는 편인데요, 죽음을 모면하기 위한 최소한의 활력을 투자합니다. 이를테면 고대- 장갑, 투구, 무기에서 높은 수치의 활력을 살리느냐, 아니면 피해 관련 옵션을 붙이느냐, 이것을 항상 고민하지요.

확실히 다른 점은 스탠다드와 캐릭터 컨트롤 방식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하드코어에서는 한 번의 실수가 죽음을 부를 수 있다보니 위험한 패턴이나 상황이 오면 재빠르게 감지해서 대응하는 편인데요, 대균열 고단계 트라이를 거듭하다보면 점점 생존에 필요한 컨트롤 센스나 전조 감지 능력이 향상되는 걸 느낄 수 있으실 겁니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대균열에서의 세팅은 스탠다드 유저분들과 큰 차이가 없고요, 비룡일천 세팅을 주로 사용합니다.


▲ 스탠다드와 다른 점이라면 활력 옵션의 비중이 더 크다는 것이라고 한다



Q. 대균열에서는 근접 캐릭터가 불리하다는 인식이 일반적인데요, 세 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싸울아비] 아무래도 스탠다드 유저들의 수가 더 많다보니 근접 캐릭터가 불리하다는 인식이 생긴 것 같습니다. 현재 하드코어 1인 대균열 순위를 확인해보시면 알 수 있겠지만, 적어도 '원코인 플레이' 상황에서는 근접 캐릭터가 전혀 불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50단까지의 진입은 원거리 캐릭터보다 쉽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4인 대균열 50단계 이상부터는 근접 캐릭터가 불리하다기보다는 파티 자리가 없는 상태입니다. 던전 설계 자체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하네요. 개인적으로 "환경"보다는 유저들의 "선입견"의 영향이 크다고 봅니다.

하드코어 기준 44단계 이상의 레벨업 파티의 경우 근접 캐릭터 위주로 구성한 파티가 생존과 클리어 속도 양 쪽을 모두 잡을 수 있는 형태라고 생각합니다. 원거리 캐릭터 위주의 파티는 구성원의 기량에 따라 안정성과 속도 편차가 심하지만 근접 캐릭터의 경우 그런 문제없이 44단계 이상 대균열을 3~5분 이내로 원만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원펀치보람상조] 어느 정도 수긍은 합니다. 아무래도 고단계로 갈 수록 근접 캐릭터로 공략이 어려운 균열 수호자도 생겨나고, 한계점이 조금씩 보이거든요. 하지만 앞서 싸울아비 님이 말씀하셨다시피 하드코어 기준으로 대균열 밸런스는 수도사를 제외하곤 어느 정도 잘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하드코어에서도 역시 고단계 대균열 파티에서의 근접 캐릭터 자리가 많지 않은 편입니다. 단순히 제 개인적인 입장만 말씀드리자면, 하드코어 자체가 게임을 독특하게 즐기고 싶어하는 유저들이 찾는 모드인 만큼, 효율만 찾기보다는 다른 방식으로 게임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자신의 캐릭터에 애정을 가지고 플레이하다보면 사실 파티 플레이에서의 캐릭터 위치같은 문제는 개의치 않게 되더군요.

[AAAosung] 하드코어에선 특별히 근접 캐릭터가 불리하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부활이라는 개념이 없는 환경에선 원거리 캐릭터나 근접 캐릭터나 대균열 성취도에 큰 차이가 없음을 하드코어 대균열 순위표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현재 4인 파티 플레이가 원거리 캐릭터 위주로 짜여지는 것 때문에, 근접 캐릭터는 고단계 도전을 위한 파밍이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고단계 도전 성공에 정복자 레벨의 영향이 상당히 크므로, 이는 근접 캐릭터의 불리한 점이라고 봐도 문제가 없을 것 같네요.


▲ 시즌3 하드코어 AAAosung 유저의 정복자 레벨은 무려 969다



Q. 만약 무한 군중제어기 시전이 불가능해진다면, 근접 캐릭터의 대균열에서의 입지는 어떻게 될까요?

[싸울아비] 저는 비관적인 입장입니다. 무한 군중제어기를 막는 것만으로 50단계 이상 파티에서의 근접 캐릭터 자리가 생긴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더불어 몬스터들의 공격력을 낮춘다면 근접 캐릭터의 입지는 더 좁아지겠죠. 원거리 캐릭터로도 어느 정도 몬스터들의 공격을 버텨낼 수 있을 테니까요.

[원펀치보람상조] 유리한 입지를 가지게 될지는 미지수지만, 다양한 파티 구성을 위해선 꼭 필요하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패치가 되기 전까지는 섣부르게 판단할 수가 없는 문제같네요.

[AAAosung] 하드코어를 기준으로 말씀드리자면, 1인 대균열에서는 확실히 유리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파티 플레이에서는 현재 유행하는 군중제어기 조합이 바뀔 것 같진 않습니다.


Q. 자신이 선택한 직업의 이상적인 모습, 혹은 방향성은 어떤 형태인가요?

[싸울아비] 무적까지는 아닌 95% 피해감소이긴 하지만, 야만용사에게도 강철 신경이라는 일종의 보험 기술이 생겼다는 사실이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그리고 근접 캐릭터들도 현재 원거리 캐릭터 중심 4인 파티 수준의 대균열 단계에 도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시즌별로 특정 기술에 국한되지 않고, 동일 수준의 직업별 3~4종의 세트 아이템이 구현되어 다양한 스킬을 사용하는 동일 직업 캐릭터들이 파티 플레이를 할 수 있는 형태로 나아갔으면 합니다.

[원펀치보람상조] 저는 사실 래코르 세트 등장부터 현재까지 나온 황야 세트까지 전부 야만용사답다고 생각해서 굉장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물론 야만용사가 완벽한 캐릭터는 아니지만, 그걸 극복하면서 한계를 돌파할 방법을 찾아가는 게 진정한 재미가 아닐까 싶네요.

[AAAosung] 수도사가 최소한 다른 캐릭터들과는 비슷한 능력치를 보유했으면 합니다. 지금도 인벤 수도사 직업 게시판에 가보면 오늘 어떤 세팅으로 대균열 고단계 도전을 했다, 몇 단계를 돌파했다, 이런 글보다는 수도사가 왜 이렇게 약하냐는 식의 글이 더 많죠.

수도사가 다른 직업과 비슷한 전투력만 갖추게 되어도 다양한 빌드에 대한 더 많은 연구와, 수도사라는 캐릭터에 대한 유저들의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게임 내적인 면에서 건의사항같은 것이 있다면?

[싸울아비] 아까도 말씀드렸던 부분이지만, 근접 캐릭터로 구성된 파티로도 현재 유행하는 원거리 캐릭터와 군중제어기, 버프 조합에 준하는 효율을 낼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궁극적으로는 군중제어기 없는 4딜러 조합이 디아블로의 본래 콘셉트에 잘 맞지 않는가 생각하네요.

[원펀치보람상조] 강철 신경의 재설계로 인해서 하드코어에서는 사실상 필수적인 지속 기술이 되어버렸는데요, 이걸 넣고 있으니까 다른 지속 기술들이 정말 아쉽더군요. 덕분에 지속 기술을 하나 추가시켜주는 지옥불 목걸이에 관심을 갖게 됐는데요, 이것처럼 현재 캐릭터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으면서도 유저들의 파밍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여러 콘텐츠가 추가되었으면 합니다.


▲ 지옥불 목걸이같은 새로운 파밍 콘텐츠가 추가되었으면 한다는 원펀치보람상조 님


[AAAosung] 6개의 한정된 기술칸에 가장 효율적인 기술들을 배치하다보면 결국은 기술 구성이 고착화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이고요.

다만 현재와의 다른 플레이 스타일을 추구하기 위해서 '진언' 기술을 살렸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지금 응보의 진언과 치유의 진언은 그 누구도 쓰지 않아 사장된 기술입니다. 예전에 35단계 대균열에 도전하던 시절과 지금의 진언 효과가 전혀 달라진 게 없거든요.


Q.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보게 될 인벤 유저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남겨주세요.

[싸울아비] 자발적으로 연구 성과나 세팅 정보 등을 공유해주시는 분들께 항상 감사하다는 말씀을 이번 기회에 드리고 싶습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제가 발언한 내용들은 하드코어 환경만을 고려한 주관적인 생각이기에 스탠다드 유저분들은 오해 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묵묵히 하드코어를 플레이 중이신 분들이 많을텐데, 단지 시즌3 초반에 상위권에 잠시 머무르게 되었다고 인터뷰를 하게 된 것은 아닌지 송구스러운 마음이 드네요.

마지막으로, 항상 죽음을 곁에 두고 분투하는 재미가 있는 하드코어에 많은 유저들이 오셨으면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영원한 죽음이 있기에 도전을 준비하는 재미가 더 깊다라고 해야 할까요. 직접 플레이해보시고 매력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원펀치보람상조] 많이 부족한 저에게 인터뷰라니, 굉장히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말주변이 없어서 성의없게 보이진 않았나 하는 걱정도 드네요.

항상 즐겁고 유쾌한 인벤 가족분들 덕에 하루 일과 시작은 인벤 게시판 보는 게 일이 되어버렸네요. 혹시나 스탠다드가 조금 무료하다는 생각이 드시는 분들이 있다면, 한 번쯤은 꼭 하드코어 모드에 오셔서 플레이해보시길 강력히 권하고 싶습니다. 대다수 유저가 매너 좋고 친절하고, 서로 배려하는 마음이 가득하답니다. 마지막으로, "무장합시다!" (무장 : 무렉장수의 줄임말로 하드코어 특유의 인사말)

[AAAosung] 하드코어 유저분들, 항상 안녕하시고 무렉장수하십시오.


▲ 세 명의 유저 모두 영원한 죽음으로의 초대장을 던지며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