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했던 봄이 가고, 어느새 무더운 여름이 다가왔습니다. 뜨거워지는 날씨와 함께 용산 e스포츠 경기장의 열기도 뜨겁습니다. 특히, 2015 스베누 LoL 챔피언스 코리아 섬머 시즌(이하 롤챔스)에서는 신예 팀들의 합류로 경기의 재미가 더욱 올라갔습니다. 새롭게 등장한 것은 팀뿐만이 아닙니다. 롤챔스의 마스코트인 버프걸 또한 바뀌었는데요, 그 주인공은 바로 7기 버프걸 고유정 양입니다.

새하얀 얼굴과 또렷한 이목구비를 가진 고유정 양의 첫인상은 도도하고 차가울 것만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나누며 그녀에 대한 인상은 차차 바뀌게 되었습니다. 명랑한 미소를 띠고 게임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고유정 양은 첫인상과 완벽히 다른 따뜻한 여성이었습니다.

아버지와 오빠의 영향으로 일찍이 게임에 빠진 고유정 양은 남성 게이머들의 로망인 '게임을 하는 여자' 입니다. 데이트 코스로 피시방에 가자고 해도 웃으면서 "좋아!" 라고 답해 줄 것만 같은 따스함을 지닌 7기 버프걸 고유정 양! 그녀와 함께한 이야기를 여러분께 전합니다.



Q. 반가워요. 우선 LoL 팬들에게 자기소개를 부탁할게요.

저는 성신여대 서양화과 4학년에 재학 중인 24살 고유정이에요. 이번 여름 시즌 늘 웃음을 잃지 않고 활발하게 활동할 테니까, 잘 부탁드립니다.


Q. 버프걸이 되기 전에는 뭘 하셨나요?

학교에서 계속 공부를 했어요. 4학년이니 졸업 작품 전시를 준비 중이었어요. 그러던 중 버프걸을 모집한다는 글을 봤고, 둘 다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기회가 왔을 때 잡자'가 제 평소 신조에요.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못 할 것 같아서 약간 무리하더라도 꼭 하고 싶었어요.


Q. 버프걸을 지원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네요.

제가 4기 버프걸인 (김)서영이와 학교 동기예요. 2014년 롤챔스 스프링 결승 때 리안드리 분장소에서 페이스 페인팅을 하는 아르바이트를 하루 했거든요. 그때가 저의 첫 e스포츠와의 만남이었어요. 평소에 게임은 좋아했지만 LoL은 안 해봤었거든요. 처음 현장에서 아르바이트할 때 본 현장의 열기가 엄청났었어요. 그리고 저한테 어떤 팀을 응원하는지, 어떤 챔피언을 좋아하는지 물어보셨는데, 제가 아무것도 모를 때라 답변을 못 해 드렸어요.

다음번에 아르바이트할지 하지 않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때에는 대답을 잘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LoL을 시작했고, 결국 30레벨을 찍고 랭크 게임을 했어요. '아무리 못 해도 실버는 찍겠지!' 라는 생각도 했죠(웃음). 이렇게 시작을 했고, 서영이 따라서 직관도 오고 6기 (조)수경과도 친해지며 버프걸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도 듣고, 제 성격과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Q. 원래는 어떤 게임을 좋아하셨나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오빠와 저희 아빠 모두 게임을 좋아하셨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초등학교 때는 CD 게임과 '바람의 나라'를 했고, 중학생 되고부터 '디아블로 2'를 열심히 하기 시작했어요. 헬카우도 돌고, 바알도 잡고 이후에는 '메이플 스토리'를 했어요. 주로 MMORPG 게임을 좋아했어요. 그리고 결승전 아르바이트를 계기로 14년도에 처음 LoL을 시작했어요. '디아블로 3'가 나왔을 때 기대를 많이 했는데, 오픈 초기에 'error37' 이라는 강력한 벽에 막혀 화가 나서 안 하다가 최근에 한 번 해봤어요.


Q. 버프걸 면접은 어떻게 준비했나요?

어떤 질문을 하실지 어느 정도 예상지를 만들어서 준비했어요. 근데 이력서를 넣기 전부터 제가 계속 잠을 못 잤어요. 너무 긴장되고 떨리고 간절히 하고 싶은데, 안되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도 들고, 내가 만약에 버프걸이 된다면 또 어떻게 해야겠다. 면접 때 질문에는 이렇게 답해야겠다는 생각을 계속 반복해서 하면서 잠을 못 잤어요. 밤새워서 이력서를 작성해서 제출했어요.

서영이가 도와주긴 했는데 면접을 보는 사람은 저니까 대신 답해줄 수는 없잖아요? 그리고 친구들이 많이 도와줬어요. 내가 만약 버프걸이 된다면 이런 것들을 하고 싶다 등 구체적인 리스트를 작성하는데 친구들이 여러 가지 의견을 제시해줬거든요. 면접 때 리스트에 관해서 설명했던 것이 잘 통한 것 같아요. 친구들에게 고마워요.


Q. 지인들은 버프걸을 하게 된 것에 대해서 어떤 반응인가요?

제가 버프걸이 됐다는 기사가 개막전 때 나갔는데, 갑자기 초등학교 중학교 동창들한테 연락도 오고 친구가 SNS에 기사를 링크하면서 널리 퍼졌죠. 주로 남자 동창들한테 연락이 와요. 놀라면서도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이더라고요.


Q. 개막전에 머리띠를 해왔는데, 퀄리티가 서양화 학도치고는...

원래 버프걸이 되면 배지가 나오는데, 개막전에는 안 나왔어요. 그때 내가 버프걸이라는 것을 팬들이 못 알아볼 거 같아서,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학교에 화구들이 다 있어서 집에 있던 미키마우스 머리띠에 사인펜으로 전날에 급하게 만들었어요(웃음).




Q. 평소 LoL을 많이 하나요?

네. 칼바람 나락을 많이 해요. 소환사의 협곡은 주로 친구들과 하고, 친구들과 할 때는 잘하는 편이에요(웃음).


Q. 티어는 어디인가요?

시즌4에서는 실버였습니다만... 시즌 초기에는 나쁜 친구들이 많잖아요. 이번 시즌은 배치고사를 반 정도 진행한 상태인데 패가 많아요(슬픔). 이러다가 배치고사를 완전히 망칠 것 같아서 일반 게임만 하고 있어요. 일반 게임으로 자신감을 좀 올린 다음에 나머지 반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Q. 버프걸이 어느새 7기까지 오게 됐는데, LoL 실력으로 본인이 몇 위일 것 같나요?

일단 제가 서영이보다는 잘해요(확신). 서영이... 제가 원거리 딜러를 하고 서영이가 서포터를 하면 봇 라인에서는 잘하는데, 솔로 라인에 보내 놓으면 혼자서 7번 죽어 있어요. 소문을 듣자하니 (이)세진 언니가 잘한다고 들었고, (맹)솔지언니는 아무래도 남자친구분이 프로게이머니까 잘할 것이고, (송)채림이는 잘 모르겠어요. (고)윤선이가 항상 모든 라인 다 간다고 하거든요, 실력에 자신이 있는 사람만 할 수 있는 말이죠. 제가 3~4위 정도는 하지 않을까 싶어요.


Q. LoL 팀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선수나 팀이 있나요?

지금은 버프걸이다 보니 모든 팀을 응원하지만, 전에는 SKT T1을 좋아했어요. 처음 게임을 할 때는 잘 모르니까 어떤 팀이 좋다. 어떤 선수가 좋다 이런 것은 없었어요. 근데 제가 커뮤니티 사이트를 종종 보는데 '페이커' 이상혁 선수의 영상이 많이 올라왔어요. 보면서 와 진짜 잘한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SKT T1을 응원하게 됐어요. 선수는 제가 원거리 딜러이다 보니 '뱅' 배준식 선수요. 시비르를 정말 잘하는 거 같아요.




Q. LoL 말고 다른 게임도 좋아하시는지, 또 다른 취미는 없으신지?

최근에 GTA5를 했어요. 자동차 운전하는 게 너무 재밌어요. 미션은 어려워서 잘 못하겠더라고요. 그냥 운전하고 도망치고... 그리고 요즘은 손을 안 대고 있지만 1학년 때까지 밴드부를 했어요. 한참 밴드부 활동할 때는 일렉기타를 했고, 좀 있다가 통기타도 사서 연주해보고, 다음에는 우쿨렐레가 눈에 들어와서 우쿨렐레까지 연주했어요. 좋아하는 밴드는 '델리 스파이스'와 '데이브레이크'를 좋아해요.

기타 실력은 코드가 있으면 보고 치는 정도에요, 그렇게 잘 치지는 못해요. 제가 손이 좀 작은 편인데, 처음 할 때는 파스도 많이 붙이고 다녔어요. 그리고 방송 댄스도 좋아해서 종종 추곤 해요.


Q. 빼놓을 수 없는 질문이 있죠. 이상형이 어떻게 되나요?

맞춤법을 잘 지키는 남자가 좋아요. 호감이 있다가도 '~해야 되' 이렇게 메시지가 오면 호감도가 떨어져요. 저는 맞춤법이 틀린 걸 보면 답답해서 고쳐주고 싶은데, 이게 막상 지적했다가 상대방이 기분 나쁠 수도 있으니까 미안해서 말을 못하겠어요. 가끔 종합 선물 세트로 '왜 않되' 이렇게 쓰는 분들이 있는데, 정말 호감도가 확 떨어져요. 외적인 면으로는 어깨가 좀 넓었으면 좋겠어요, 좁지만 않으면 평균이어도 좋아요. 개인적으로 체격이 큰 사람을 좋아해요.


Q. 얼마전 개막전이 있었는데, 처음으로 무대에 올라가고 현장에서 활동해본 소감을 듣고 싶어요.

저는 진짜 많이 떨 줄 알았거든요? 준비하는 동안 계속 시뮬레이션을 했어요. 올라가면 이렇게 말하고 이어서 이런 이야기도 하고, 제가 긴장을 하면 잠을 못 자요. 면접 때처럼 잠을 못 자고 밤새 계속 연습을 했는데, 직관을 자주 와서 경기장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아서 그런 것인지, 막상 무대에 올랐는데 생각보다 긴장이 안 되더라고요.

교수님들은 강의하실 때 안 떨고 잘하시잖아요. 내가 교수님이 됐다는 생각을 하면서 관객분들이 모르는 것들을 내가 알려줘야 한다고 계속 마인드 컨트롤을 하면서 진행을 했어요.




Q. 팬들에게 어떤 느낌을 주는 버프걸이 되고 싶나요?

제가 첫인상이 차가워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 근데 저는 오빠가 있어서 어렸을 때부터 같이 레슬링도 보고 따라 하기도 하고, 게임도 같이했어요. 그런 오빠의 영향으로 실제 성격은 털털하거든요. 외모에 대한 평가는 어차피 취향이니까 쿨하게 넘어가요. 저도 커뮤니티 사이트를 많이 하거든요. 친구같이 편안한 버프걸이 되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독자분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제가 커뮤니티 사이트를 즐겨봐요. 여러분의 의견이나 댓글 같은 것도 자주 보거든요. 의견 주신 것도 많이 봤어요. 대표적으로 코스프레를 해달라는 의견을 봤는데, 온게임넷의 허가가 난다면 한번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제가 SNS를 이용한 이벤트를 진행 중이에요. 선수들 캐리커처를 그려서 선수분들에게 사인을 받아서 추첨을 통해서 드리는 행사를 하고 있어요. 많이 호응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비판은 겸허히 수용하면서 더 열심히 할 테니까, 원색적인 비난만은 안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많이 예뻐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