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 시즌 많은 아쉬움이 남았을 두 팀이 맞붙는다. KT 롤스터와 CJ 엔투스다. 이 둘의 지난 시즌 성적은 확연히 다르지만, 가능성과 아쉬움이란 공통점이 있다.

KT 롤스터는 스프링 시즌 큰 아쉬움이 남았을 것이다. 뒤늦게 발동이 걸린 KT 롤스터는 지난 시즌 2라운드 막바지에 11연승을 달리던 리그 1위 KOO 타이거즈(당시 GE 타이거즈)를 잡아낸 후, 연전연승하며 하위권에서 중상위권까지 도약했다. 그러나 포스트 시즌 진출은 이미 물 건너간 뒤였고, 많은 아쉬움을 뒤로한 채 다음 시즌을 기약하는 수밖에 없었다.

전 시즌 아쉬움을 가진 채 독을 품고 연습에 임했던 결과인지, 삼성과의 섬머 시즌 첫 경기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승리했다. 삼성이 경기력이 나빴던 것인가? 그것도 아니다. 삼성은 스베누 소닉붐을 상대로 신인 미드라이너 '크라운' 김민호와 서포터 '루나' 장경호를 투입하며, 전 시즌에 비해 훨씬 강해졌다는 평이 많았다. 그런 삼성을 어려움 없이 이겼다.


■ 달라진 봇 라인

KT 롤스터는 강력해졌다. 물이 오른 경기력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가장 큰 요인은 봇 라인이 달라졌다. 약점으로 지목되던 '애로우' 노동현과 '픽서' 정재우가 완전히 변모했다. 별다른 개입 없이도 라인전에서 CS 차이가 나던 것은 이미 오래전 일이다. 그 영향은 봇 라인에 그치지 않았다.

원래 잘하던 '썸데이' 김찬호는 탑에서 날뛰었고, 팀을 캐리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짓눌려 소극적이던 '나그네' 김상문도 공격성을 되찾았다. '스코어' 고동빈도 팀을 믿고 과감한 이니시에이팅을 선보이고 있다. 봇 듀오의 기량 상승이 팀 전체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그렇기에 KT 롤스터의 팬들은 이번 시즌을 기대한다.

CJ 엔투스는 지난 시즌 어떤 팀보다 아쉬움이 크다. 스프링 시즌 3위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지만, 결승전을 목전에 두고 역스윕을 당했다. 정말 안타까웠을 것이다. 한 경기만 이겼더라면 결승전에 올라갔을 것이고, 당시 기세라면 우승까지 바라볼 수 있었다.


■ 실력과 간절함, CJ 엔투스

긴 휴식 시간을 보낸 CJ 엔투스의 첫 상대는 롤챔스에 혼돈을 가져온 아나키였다. CJ 엔투스는 1세트에서 '방어구 관통력' 룬을 들고 온 '미키' 손영민의 블라디미르에게 졌다. 긴 휴식으로 실전 감각이 떨어져서였을까.

룬을 잘못 들고 온 상대에게 졌다는 것은 CJ 엔투스라는 강팀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혔을 것이다. 이어진 2세트에서 CJ 엔투스는 화가 난 듯 과감하고 과격하게 아나키를 몰아붙였다. 3세트도 마찬가지였다. 1승을 올렸지만, 기분이 좋지만은 않을 것이다. 우승을 바라보는 CJ 엔투스가 아마추어 팀에게 1세트를 내줬기 때문이다.

CJ 엔투스에는 우승이 간절한 맴버가 여러 명 있다. 특히, '앰비션' 강찬용이 그렇다. 강찬용은 2012년 스프링 이후 8개 시즌동안 우승을 하지 못했다. 강찬용은 "내가 우승을 못 하고 은퇴하는 것이 두렵다. 저번 스프링 시즌이 정말 좋은 기회였는데, 놓쳐서 아쉽다"고 말했을 정도로 우승에 목말라있다. 하지만 CJ 엔투스의 경기력이면 이번 시즌 우승도 노려봄 직하다.

'매드라이프' 홍민기가 잘 다루는 그랩류 챔피언과 알리스타의 메타가 돌아왔다. 성장만 잘한다면 안정적으로 데미지를 뿜어내는 것은 '스페이스' 선호산도 어떤 선수에게도 밀리지 않는다. '코코' 신진영의 폼은 오를 대로 올랐다. 항상 지적받던 '샤이' 박상면의 챔피언 폭은 달라진 밴픽 전략으로 극복한 지 오래다. '앰비션' 강찬용은 미드라이너에서 정글러로 완벽한 포지션 변경을 완료했다. CJ 엔투스는 스프링 시즌의 아쉬움을 섬머에서 풀어낼 준비가 됐다.

섬머 시즌 높은 곳을 바라보는 두 팀의 대결은 다가올 27일 저녁, 용산에서 펼쳐진다.


■ 2015 스베누 LoL 챔피언스 코리아 섬머 시즌 1라운드 5일 차 일정

1경기 - 진에어 그린윙스 vs 아나키 - 오후 5시
2경기 - KT 롤스터 vs CJ 엔투스 - 1경기 종료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