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게임계를 살펴보다 보면, 일정 주기로 특정 장르의 게임들이 유행처럼 몰아치고 지나간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과거의 FPS가 그랬고, 최근에는 MOBA, 혹은 AOS라 불리는 장르가 그랬죠. 한편 이번 E3 에서는 또다른 유행이 감지되었는데요, 바로 '팀 포트리스2' 를 연상케하는 액션 팀 배틀 게임들이 상당수 출전했기 때문입니다.

베데스다의 '배틀크라이'를 비롯, 2K의 '배틀본'이 좋은 평가를 얻었고, E3에는 출전하지 않았지만 블리자드의 '오버워치'도 동일 기간 계속해서 신규 영상을 공개하며 존재감을 뽐냈죠. 이 장르가 이렇게 늘어난다는건 전체적으로 팀을 기반으로 한 협동 게임이 현재 시장의 대세라고 보아도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흐름에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게임, TPS 방식의 MOBA '자이겐틱(Gigantic)'의 프레젠테이션이 E3 2015 마이크로소프트 부스에서 열렸습니다. 이번 프레젠테이션은 기존의 다른 게임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는데요. 대여섯명의 개발자들이 매우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듯 이런저런 농담과 장난을 치며 유쾌한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어느정도 게임에 대한 소개가 이어진 후, 바로 개발자 중 한명과 시애틀 본사에 있는 아홉명의 다른 개발자가 참여한 10명의 실제 게임플레이를 시연했는데요. 그 소감을 알려드리겠습니다.


■ 5명의 영웅, 하나의 가디언


'자이겐틱'은 5대5 팀베이스 배틀 게임입니다. 현재 E3에 출전한 버전은 개발중인 알파 버전입니다. 이번 E3 2015이 Xbox One 버전을 선보이는 첫번째 행사입니다. '자이겐틱'은 현재 윈도우즈10과 Xbox One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물론 키보드와 마우스 및 컨트롤러 조작을 모두 지원합니다.


기본적으로 '자이겐틱'은 F2P(Free to Play) 게임입니다. 두개의 플랫폼과 컨트롤 옵션이 있기 때문에 유저들은 자신이 원하는 환경에서 이 게임을 플레이하는게 가능합니다. 이 두 플랫폼 간의 크로스 플랫폼 플레이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F2P 하에서 유저가 구입한 항목 등도 공유가 되죠.

각각의 캐릭터는 서로 다른 스킬셋과 능력치를 가지고 있으며, 플레이어는 자신이 자신있는 능력, 플레이 환경에 따라 캐릭터를 골라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슈팅에 자신이 있다면 원거리 공격을 사용해 기존의 TPS나 FPS처럼 플레이할 수도 있고, 보다 트리키한 플레이를 원한다면 다양한 CC기를 가진 캐릭터를 고를 수도 있겠죠.

▲ 인간형 개구리, 혹은 개구리형 인간인 우(Wu)


한 예로 개구리맨인 '우(Wu)'가 있습니다. 프레젠테이션에 참석한 개발자 중 한명이 정말 좋아하는 캐릭터였는데요. 이 캐릭터는 속도도 빠르지 않고 데미지도 낮고, 체력도 적지만 정말 좋은 군중제어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혓바닥을 이용해 적을 당기고, 어퍼컷으로 상대를 날려버리기도 하죠.

각 팀에는 하나씩의 가디언이 있으며, 이것이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오브젝트 역할을 합니다. 가디언은 팀에서 가장 강력한 공격수단이자 방어수단이며, 가디언이 죽게되면 게임은 패배로 끝이 납니다. 결국 전체 게임의 흐름은 가디언의 움직임을 제어하고, 이를 중심으로 이득을 취하는 방식으로 이어집니다.


■ 승리의 열쇠 - 팀플레이, 그리고 오브젝트


프레젠테이션이 끝나고, Xbox One을 이용해 한 직원이 10인 매치를 직접 플레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온라인 매치를 통해 시애틀 모티가 본사에 위치한 다른 아홉명의 직원과 팀을 짰고, 시연자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인 개구리맨 '우'를 골랐습니다.

▲ '자이겐틱' 일반 시연대 영상

맵의 구조는 상당히 단순했습니다. 두번 꺾인 S자 형 맵에 하나의 중앙 통로가 놓아져있고, 몇개의 우회 루트가 나있었죠. 기본 몬스터는 상대 진영으로 전진했고, 몇 곳 씩 점거 오브젝트로 보이는 것들이 놓여있었어요. 맵의 시야를 확보하고, 상대의 진영으로 몬스터 웨이브를 밀어냈습니다. 기본적인 구성은 조금 더 단순화된 MOBA, AOS 방식의 맵과 비슷했죠.

오브젝트를 탈취하거나 상대 플레이어를 처치할 때마다 스코어가 오르는데, 이 스코어는 가디언들이 한번씩 움직일 때마다 누적치가 초기화됩니다. 때문에 조금 늦게 스코어를 쌓아 상대의 가디언이 먼저 움직여도, 다음 기회를 노려 반격하기가 조금 더 수월해지죠.


스코어가 일정수치 이상이 되면 해당 팀의 가디언이 움직인다는 메세지가 출력되며 양쪽 진영의 베이스에 머물러있던 가디언이 맵의 중앙으로 이동합니다. 곧 가디언끼리 일기토를 벌이는데, 먼저 점수를 채워 먼저 움직인 쪽이 선빵을 날려 맞은 상대는 쓰러지게 됩니다. 쓰러진 가디언에게는 플레이어 캐릭터들이 공격을 가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가디언의 체력을 깎아내리게 됩니다.

한번의 그로기 상태마다 최대 1칸의 체력을 깎을 수 있으며, 그로기 시간이 다 되기 전까지 딜이 부족하다면 많은 체력이 남은 채로 다시 일어납니다. 가디언은 3칸씩의 체력 바를 가지고 있으며, 이론상 가장 빠르게 패배한다면 단 3번 만의 그로기 상태로 가디언을 처치할 수 있습니다.


시연자가 플레이했던 캐릭터인 '우'는 '리그 오브 레전드'의 블리츠크랭크를 떠올리게 하는 촉수 당기기와 어퍼컷, 그리고 광역 공격기 등을 갖추고 있었어요. 그래서 팀과 함께 행동하거나, 혹은 도망치는 적을 추격해 마무리짓는 역할을 맡았죠. 캐릭터는 3, 5, 7, 9 레벨마다 특성을 찍어서 능력을 강화하고, 각각의 스킬은 두가지 중 한가지 방법으로 진화시킬 수 있습니다.

게임은 10분이 조금 넘는 시간이 걸렸는데, 상대 가디언의 체력을 60% 정도 깎는데 성공했지만 결국 아군의 가디언이 사망해 게임은 끝이 났습니다. 게임이 끝나고 "절대 우(Wu)는 하지 마세요."라며 장난스레 시연자를 놀리던 개발자들의 유쾌함을 잊을 수가 없네요.


■ 가장 핫한 MOBA 전쟁에 끼어들기 위한 준비들


그렇게 짧은 시간 만에 프레젠테이션은 끝났지만, 마이크로소프트 부스에 마련된 시연대에서 직접 '자이겐틱'을 플레이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 보았을 때에는 '팀 포트리스' 처럼 팀 베이스 액션 게임을 생각했지만, 더 파고들고보니 오히려 현재 유행하고 있는 다양한 AOS 와 MOBA와 비슷한 점이 많더군요.


'자이겐틱'은 차후 진행될 오픈 베타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 베타 테스트는 주로 밸런싱 문제에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만큼 최종적인 발매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겠지요. 언젠가 정식 버전으로서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