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전문 웹툰 서비스인 '배틀코믹스'와 웹툰 작가 '그로녹'이 부당계약을 종용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공식 입장 해명을 발표하는 등 서로간의 의견 충돌을 빚고 있다.

처음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그로녹' 작가가 올린 글로 촉발된 이 논란은 '배틀코믹스' 홈페이지 및 다양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이에 인벤에서는 '그로녹' 작가 및 '배틀코믹스'와 연락을 취해 직접 양측의 입장을 들어보았다.



■ '그로녹' 작가의 주장


▲ '그로녹' 작가의 게시글

2일 새벽, 웹툰 작가 '그로녹'은 한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자신이 연재중이던 웹툰 '폭풍의 부름'의 연재를 중단한 이유를 공개했다. 이 글은 '배틀코믹스' 측은 '그로녹'이 특정 게임 관련 웹툰을 연재하는 동안 매우 낮은 고료를 지급했으며, 또 부당한 내용이 포함된 계약서를 내밀며 계약을 종용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그로녹'은 이러한 '배틀코믹스'의 계약 내용이 자신을 비롯한 여러 작가들에게 제안되었고, 나이가 어린 웹툰 작가들은 법에 대한 지식 없이 이러한 계약을 체결하여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인벤에서 '그로녹' 작가와 직접 연락을 취한 결과, 해당 커뮤니티에 글을 남긴 것이 작가 본인이 맞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인벤은 '그로녹' 작가로부터 '배틀코믹스'에게서 제안 받은 계약서를 입수할 수 있었다. '그로녹' 작가가 주장하는 이 계약서의 문제 중 일부는 다음과 같다.

▲ '그로녹' 작가가 '배틀코믹스'로부터 제안받은 계약서

  • 이 계약서는 작가가 개별 작품이 아닌 작가의 작품활동 전반에 대한 권한을 거래하도록 하고 있다.

  • '배틀코믹스'의 동의가 없는 제 3자와 교섭 및 작품활동을 불허하며, 대신 '배틀코믹스'가 작가를 대신해 제 3자와 작품활동에 대한 교섭을 전담한다.

  • '배틀코믹스'와 협의되지 않은 휴재시 고료를 차감하는 조항이 있다.

  • 대개 웹툰 계약의 경우 3개월 단위로 계약을 맺은 뒤 재계약을 하는데, '배틀코믹스'는 1년 단위의 계약을 제시했다.

  • 군 문제, 작가활동과 무관한 이유로 병원에 장기 입원하는 경우 등 개인 신상 문제로 활동이 불가할 경우 그 기간만큼 자동으로 계약이 연장된다.

  • 이 외에도 '그로녹' 작가는 계약서 내의 여러 조항들이 작가 개인의 권리나 자유로운 창작활동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은 '배틀코믹스'와 정식 계약을 맺지는 않았으나, 동일한 조건으로 다른 웹툰 작가들이 계약을 맺었고, 이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 '배틀코믹스' 배승익 대표의 주장


    ▲ '배틀코믹스' 홈페이지에 개재된 공식 입장 해명

    하지만 이에 대한 '배틀코믹스' 배승익 대표의 입장은 다르다. 해당 계약서는 작품을 연재할 때 체결하는 작품별 계약과 별개의 '매니지먼트'를 관리하는 '전속계약서'라는 것이다. '그로녹' 작가와는 '폭풍의 부름' 연재시 별도의 작품 계약을 구두로 맺었으며, 브랜드 웹툰 계약의 경우 계약시 작가의 원고료와 이를 게시하는 플랫폼 비용을 통합해 총 비용을 추산해 계약하고, 이에 따라 지급한 고료도 결코 낮지 않다고 했다. 이들이 밝힌 주 1회 1편당 고료는 50만원 선으로, '그로녹'은 기존에 다른 포털에서 연재한 경력이 없는 아마추어 작가임에도 기존의 대형 포털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많은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또 '전속계약서'를 제안하게 된 것은 기존의 작품 계약이 종료된 이후로, 3개월 단위의 작품별 계약이 아닌 1년 단위의 작가 매니지먼트 계약으로 지속적으로 작품을 공급받고, 그만큼 안정적인 월수익을 보장해 웹툰을 그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답했다. 때문에 '그로녹' 작가가 제기한 계약서 상의 조항들은 작가로부터 안정적으로 작품을 공급받기 위해, 또 이를 매니지먼트사로서 관리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이고, 작가의 거부권도 명시되어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그로녹' 작가는 이 계약을 진행하며 보장 수익을 올려줄 것을 요구했고, 이에 2배에 해당하는 월 400만원, 편당 100만원의 액수를 제시했으나 '그로녹' 작가는 3배인 월 600만원을 요구해 협상이 결렬되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배틀코믹스'의 배승익 대표는 차후 필요할 경우 해당 내용이 포함된 메신저 대화 및 계약 협상 내용을 모두 공개할 수 있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로녹' 작가의 재계약 불발로 '폭풍의 부름' 브랜드 웹툰은 게임사와 계약을 취소하여 금전적 손해를 기록했으며, '배틀코믹스'는 지금까지 작가에게 고료 지급을 연체한 적이 없고, 이 매니지먼트 계약은 이미 다른 여러 작가들과 체결하여 현재 활동 중이거나 작품 구상중인 작가들이 모두 효과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 양측이 전하는 말


    '그로녹' 작가는 "웹툰 작가, 그리고 만화를 하는 사람들은 창작자로서의 권리나 자신이 당연히 받아야할 권리와 대우에 둔감한 경우가 많다. 잘 몰라서이기도 하고, 감정적으로 대처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작가와 퍼블리셔가 상호간 신뢰로 해결해나갈 문제이지, 이러한 부당계약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이러한 일들은 장차 위대한 만화가가 될지도 모르는 유망주 작가들에게 개인적으로 손해를 끼칠 수도 있고, 이것이 만화계 전체의 손해가 될 수도 있다. 만화를 그리는 이들에게도 만화를 보는 이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일이다. 이러한 악습이 타파될 수 있도록, 모두가 이에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한다"고 관심을 촉구했다.

    한편 '배틀코믹스'의 배승익 대표는 "어찌되었건 무조건 저희의 잘못이다. 독자적으로 시작한 스타트업인 만큼 초창기부터 훨씬 좋은 조건을 제시하지 못했고 아직 성장기에 있기에, 그 과정에서 부주의하고 부족한 일들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대표인 저의 책임이고, '그로녹' 작가님의 탓만을 할 수 없다. 이 일로 인해 '배틀코믹스'를 지지하고 보아와주신 분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려 죄송할 따름이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 플랫폼이 만들어진지 7개월이 되었다. 다른 메이저 포탈처럼 안정적인 수익이 고정된 것은 아니고, 수익 모델을 현재 완성해나가고 있는 과정에 있다. 여기까지 올라오는데 작가님들의 힘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새로운 수익 나눔 모델을 만들어 적용했고, 이 수익의 50% 이상을 작가 분들에게 지급하고 있다. 계속해서 성장하고자 노력하고 있고, 그 결과로 작가분들이 같이 성장해서 더 좋은 환경에서 작품활동을 해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 독자분들이 이 사건으로 큰 상처를 받지 않으셨으면 하고, '그로녹' 작가님도 부디 앙금을 푸시고 앞으로 다시 같이 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을 마쳤다.




    ※7월 2일 23:30분 내용 추가: 배틀코믹스 공식 게시판에 '그로녹 작가님 관련 사과문'이라는 제목으로 배승익 배틀코믹스 대표의 글이 추가 등록되었다. 아래는 사과문 전문이다.

    배틀코믹스를 지켜 봐주시는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 그로녹 작가님과 관련된 이슈로 많은 우려를 하고 계신 것 알고 있습니다.
    먼저 이런 일이 발생하게 만든 점과 초기 미숙한 대응에 대해 그로녹 작가님과 배틀코믹스 유저 분들께 고개 숙여 사과 드립니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오늘 그로녹 작가님께서 문제 제기 하신 부분을 모두 받아들이고 사과를 구하며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먼저 홍보 웹툰 고료에 대한 부분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초기 고료 협상 과정에서 저희 측 부주의와 실수로 잘못된 정보를 전달 드렸으며, 계약서 작성 등의 절차적인 과정도 미흡하였습니다.

    그로녹 작가님이 말씀 하신대로 게임사 측에서 지급받은 금액의 33%를 고료로 지급한 것이 맞습니다.
    나머지 금액은 서버비, 인프라비, 인건비 등의 배틀코믹스를 유지를 하는 비용으로 사용되었지만, 이 내용을 투명하게 처음부터 말씀 드리지 못한 점 다시 한번 사과 드립니다.

    재계약건 역시, 저희가 준비했던 매니지먼트 계약의 내용이 작가님의 정당한 권리를 부정하는 내용이었다면 이 역시 저의 잘못입니다.

    변명하지 않겠습니다. 작가님이 보시기에 독소조항이 많다고 느껴진다면 좋은 계약서가 아닌 것이 맞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배틀코믹스는 다시는 이러한 일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다음과 같은 조처를 취하겠습니다.

    첫 번째로 고료와 관련해서 기존 배틀코믹스 작가님들의 고료를 전면적으로 재검토 하고, 작가님들이 납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재조정하겠습니다.

    두 번째로 작품 계약서와 관련해서 이번 달까지 ‘만화 분야 표준계약서’(문화체육관광부기준)에 의거, 공정한 계약서를 작성하고 만화가협회 공증을 받아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배틀코믹스는 대기업 중심의 웹툰 시장에서 작은 스타트업 회사로서 많은 유저 분들에게 과분한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이스포츠배틀 때부터 저희를 지켜주셨던 많은 유저 분들과 아마추어 웹툰 작가님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삼아, 초심으로 돌아가서 문제가 되었던 부분들은 개선하고 발전된 방향으로 바꾸겠습니다.

    오늘 많은 걱정과 우려를 하셨을 여러 작가 분들에게도 개별적으로 연락 취해서 약속 드린 내용을 실행하겠습니다.

    이번 일로 마음 고생이 많으셨을 그로녹 작가님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이 모든 것은 대표인 저의 책임입니다 .
    실수를 기회 삼아 더 좋은 서비스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지켜봐주십시오.

    배틀코믹스 대표
    배승익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