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사 : 캡콤 ⊙장르 : 헌팅 액션 ⊙플랫폼 : 안드로이드, iOS ⊙발매일 : 미정


헌팅 게임이란 장르를 구축한 게임이 있습니다. PS2 시절 혜성같이 등장, 일약 일본의 국민게임이란 명성을 얻은 게임, 바로 몬스터헌터 시리즈입니다.

몬스터헌터 시리즈는 누계 약 2800만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다양한 플랫폼으로 발매됐는데요. 그 중에서도 PSP와 닌텐도 3DS, 두 휴대용 기기로 거침없는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몬스터헌터 시리즈 였던 만큼, 휴대용과 무선 네트워크 환경이라는 걸 모두 갖고 있는 모바일로의 출시 역시 짐작해볼만 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몬스터헌터 시리즈의 최신작이 '몬스터헌터 익스플로어'란 이름을 달고 모바일 게임으로 공개됐습니다. 휴대용 기기에서 최강자의 면모를 드러낸 몬스터헌터 시리즈의 신작인 만큼, 이번에 출시되는 '몬스터헌터 익스플로어'를 보며 캡콤이 모바일 게임에서의 승부수를 띄운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식 출시에 앞서 7월 10일 오후 2시부터 13일 1시 59분까지 오픈형 비공개 테스트를 실시한 '몬스터헌터 익스플로어'. 과연 몬스터헌터라는 그 명성이 이번에도 통할 것인지 직접 살펴봤습니다.



익숙한 그 모습-시작부터 느껴지는 정겨운 향취

▲ 깔끔하지만 결코 좋다고 할 순 없는 그래픽이다.

처음 본 '몬스터헌터 익스플로어'의 모습은 익숙함이었습니다. 좋게 말하자면 기존의 몬스터헌터 시리즈에서 느껴지는 친숙함이라고 해야겠고, 나쁘게 말하자면 발전이 없다고 여겨지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런 점은 그간 몬스터헌터 시리즈에서 항상 언급되던 단점을 그대로 답습한 느낌이었습니다.

한편, 세로 화면을 채용한 점은 다소 어색하게 느껴졌습니다. 화면이 좁고 길어진 만큼 시야가 제한되는 부분이 많아서 몬스터가 화면을 벗어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모바일에 최적화된 조작법-한 손으로도 몬스터헌터를 즐길 수 있다고?

몬스터헌터 시리즈는 쉬운 게임은 아닙니다. 몬스터의 공격력은 매우 강한 편이고, 다채로운 패턴을 갖고 있는 만큼 조작법에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죽하면 PSP 시기에는 '몬헌잡기'라는 독특한 몬스터헌터만의 파지법이 나왔을 정도로, 몬스터헌터 시리즈의 조작법은 그리 쉽지 않았습니다.

▲ 게임을 하는 손 모양만 봐도 무슨 게임을 하는지 알 수 있다는 '몬헌잡기'

그런 가운데 '몬스터헌터 익스플로어'는 모바일이란 환경에 최적화된 조작법을 들고 나왔습니다. 비록, 세로 화면으로 매우 좁은 화면을 보여주지만 반대로 조작법에 있어선 장점으로 다가옵니다.

3DS 시리즈에서 처음 생긴 오토 타켓팅을 넣어서 따로 시점 조작을 할 필요가 없을 뿐더러, 세로로 된 화면을 채용했기에 한 손으로도 가상 스틱을 전부 활용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다가 전투 모션을 최소화하고 가상 스틱 하나로도 이동과 전투가 가능하게해서 모바일이란 환경에 최적화한 조작법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 가상 스틱을 이용해 공격과 이동을 하고, 화면을 슬라이드 해서 회피를 할 수 있다.

물론, 장점만 있는 건 아닙니다. 화면 하단에 집중된 UI는 직관적이지만, 간혹 시점에 따라서 하단 UI가 캐릭터를 가리는 등의 불편함 역시 존재합니다. 또한 하단에 치우친 UI는 화면의 1/3 을 가려버려 가뜩이나 좁은 화면을 더욱 답답하게 했습니다.



이번 배경은 미지의 섬-섬의 수수께끼를 파헤쳐라!

이번 작품에서 플레이어는 미지의 섬을 탐험하는 것이 주 목표로, 섬을 탐험해서 다양한 몬스터를 쓰러뜨리고 섬의 비밀을 파헤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 눈 앞에 보이는 섬들이 탐험해야 할 섬들이다.

▲ 채집할 수 있는 아이템은 이렇게 주변이 빛나고 있다.

몬스터헌터의 메인 콘텐츠는 누가뭐라 해도 몬스터를 사냥하는 것일 겁니다. 재료 채집과 장비의 제작등은 어찌보면 사냥이라는 콘텐츠의 부산물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작의 경우는 마을에서 몬스터를 퇴치한다는 헌터의 입장보다는 수수께끼의 섬을 탐색한다는 모험가의 입장이 부각된 만큼, 기존의 헌팅이란 색이 많이 옅어진 느낌입니다.

심지어는 몬스터헌터의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몬스터를 사냥, 재료를 채집해 장비를 만드는 것 역시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장비를 주는 것으로 변화했습니다. 이런 채집과 제작이 몬스터헌터의 고유의 색을 만드는 만큼, 이런 변화는 결코 반갑지만은 않다고 여겨졌습니다.



아쉽다, 너무 아쉬워!-모바일이란 이름 아래 너무 많은 걸 포기한 건 아닐까?

▲ 초보 헌터에겐 공포 그 자체인 '리오레우스'지만 너무 약하고 쉬워졌다.

게임을 하면 할수록 씁쓸함이 강하게 밀려왔습니다. 기대가 너무 컸던 걸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너무 많은 부분이 사라진 '몬스터헌터 익스플로어'를 보면서 이게 정말 몬스터헌터의 공식 후계작인가 하는 의문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몬스터헌터 시리즈라 하면 떠오르는 것이 있을 겁니다. 저의 경우로 보자면 우선 파티를 맺어서 강한 몬스터를 사냥하는 것을 손에 꼽을 듯 합니다. '몬스터헌터 익스플로어' 역시 파티 시스템은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 모바일에 맞춰서 너무 많이 바뀌어버렸습니다.

모바일이란 측면에 맞춰서 너무 간소화 되면서 기존 시리즈에 있던 음폭, 마비함정 등의 다양한 아이템이 없어진 만큼 기존에 보여준 파티 플레이의 전략적인 요소는 거의 사라져버렸습니다.

▲ 무기는 강화할 수 있으며, 아이템은 채집이 아닌 보상 형식으로 얻을 수 있다.

바뀌어버린 '몬스터헌터 익스플로어'에선 예전 몬스터헌터의 정취를 더이상 느끼기 힘들었습니다. 자신보다 강한 몬스터를 고전하면서 사냥하는 고양감도, 완벽한 전술로 몬스터를 농락하는 플레이도 '몬스터헌터 익스플로어'에선 없었습니다.



전작들의 명성을 넘을것인가?-'몬스터헌터 익스플로어'의 라이벌은 바로 몬스터헌터!

만일 누군가가 제게 '몬스터헌터 익스플로어'의 라이벌은 누가 될 것이냐고 묻는다면 전 지체없이 그건 바로 몬스터헌터 전작들이라고 언급할 것입니다.

전작의 아성을 뛰어넘어야 한다거나 하는 그런 얘기가 아닙니다. 너무 많은 것이 바뀐 '몬스터헌터 익스플로어'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과연 몬스터헌터의 팬들이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하는 걱정이 됐습니다.

▲ 아이템 제작 없음, 채집 없음, 함정 아이템 없음. 너무 많은 것이 사라졌다.

이런 시스템을 채용하게 된 배경에는 모바일이라는 플랫폼이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있을 겁니다. 하지만 모바일이니까 이런 시스템이 됐다는 건 결코 '몬스터헌터 익스플로어'의 면죄부가 될 순 없습니다.

시리즈가 오랫동안 진행된 게임의 팬들은 자신들이 즐기는 게임에서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을 가지기 마련입니다. 일종의 팬으로서의 오기이자 자신이 즐기는 게임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부분만은 고수해 줬으면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몬스터헌터 시리즈의 정체성이라면 강한 몬스터와의 사투, 수렵을 통한 재료의 채집과 장비의 제작이 바로 그것입니다.

▲ '몬스터헌터 익스플로어'(좌), '몬스터헌터 포터블 2nd G for iOS'(우)

이전 '몬스터헌터 포터블 2nd G for iOS'의 경우 조작이 어렵다는 점 외에 게임성 자체로는 기존의 포터블 2nd 와 동일하였기에 딱히 흠잡을 부분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나온 '몬스터헌터 익스플로어'는 다릅니다. 모바일로의 이식이 아닌, 글자 그대로 모바일로 재탄생한 이 게임은 기존 팬들에게 있어선 '모바일로 즐길 수 있는 몬스터헌터' 가 아닌 '몬스터헌터를 흉내낸 모바일 게임' 으로 불릴지도 모릅니다.

일본에선 여전히 국민 게임이라고 불리는 만큼, 몬스터헌터 시리즈의 팬층은 두텁습니다. 그런 그들에게 인정받아야만 진정한 몬스터헌터의 후계작이라고 할 수 있는 만큼, '몬스터헌터 익스플로어'가 진정 넘어야 하는 건 다른 무엇도 아닌 바로 전작들의 거대한 존재감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