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잘하고 똑똑하다. 심지어 예쁘기까지 하다. 요즘 방송가와 광고계에서 뜨거운 활약을 펼치고 있는 생활 게이머 레이디제인을 인벤이 만났다. 넘치는 애교와 함께 진지한 질문에서는 또박또박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모습에 기자의 마음은 이미 복날 팥빙수 녹듯 녹아버렸다. 그녀의 달달한 매력. 궁금하지?

* 게임&피플은 네이버 제휴 콘텐츠로 모바일 페이지 '게임·앱' 코너에 함께 게재됩니다.


■ 방송인 레이디 제인 - "음악적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려고요."
매력적인 목소리와 외모로 홍대 인디신에서 주목을 받았던 레이디제인. 그러나 그녀를 메인스트림에 올려놓은 것은 음악이 아닌 그녀의 언변이었다. 한 TV 프로그램에서 조리 있으면서도 재미있게 말하는 모습에 많은 이들이 그녀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게다가 똑똑하다. 지금이야 토익 900점이 기본 스펙이지만, 그녀가 데뷔 전에는 그렇지 않았다. 아나운서를 해도 되겠다 싶었다.

"원래 어렸을 때는 남들이 다 그러하듯 꿈 많은 소녀였어요. 그 중 성장하면서 계속 간직한 건 가수뿐이고요. 학창시절부터 가수에 대한 갈망이 컸기 때문에 다른 직업은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다만, 제가 가지고 있는 재능을 충분히 발휘해 노래만 하는 가수가 아니라 다방면으로 활용하고 있어요.

음반 계획은 항상 가지고 있어요. 올 초에 싱글이긴 하지만 앨범(스무 살이니)을 선보였고요. 음원 발표는 꾸준히 하고 있는데 성적이 좋지 않아서 그런지 부각이 안 돼요. (웃음) 간혹 '당신 음악을 들어보지 못했다', '어떤 노래 하나?'라는 질문을 받긴 하는데 꾸준히 음악 활동을 하고는 있어요. 음악적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죠."


▲ 출처: KBS1 '스포츠 대작전'

레이디 제인은 '스포츠 대작전'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현직 해설위원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거침없이 좋은 선수들을 고르는 모습을 보여줬다. 약간의 예능적 재미가 가미되었다고는 하지만 놀라운 선택을 거듭하며 '트레이드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그녀의 별명첩에 추가했다.

"요즘 스포츠에 관심이 많아요. 스포츠는 게임이랑 비슷한 면이 많아서 좋은 거 같아요. 사실 프로그램을 하기 전에는 스포츠에 대해 문외한이었는데 방송 준비를 하면서 공부를 많이 했어요. 그랬더니 아는 만큼 보인다고, 정말 재미있는 거에요. 스포츠의 재미를 알게 됐어요.

'트레이드의 여왕', '홍대 여신' 등등 상당히 많은 별명으로 불러주신다는 걸 잘 알고 있어요. 별명이란 게 프로그램에서 어떤 캐릭터로 보이느냐에 따라 결정되잖아요. 소비성 이미지는 금방 사라지고 캐릭터가 계속 이어지면 별명이 생기는 거고요. 관심을 두고 별명을 붙여준다는 사실은 매우 감사한 일이죠. 지금은 한정적인 이미지가 있는 것 같아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해요."


프로그램을 위해 야구를 공부했고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답변했다는 그녀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항상 방송에서 봤던 웃는 모습과 애교의 이면에는 프로다운 모습이 자리 잡고 있었다.

"기본적으로 애교가 많은 편이에요. 그렇다고 아무 사람에게나 '삐꺄꾜야'하면서 애교 부리는 건 아니에요. 예능 프로그램은 과장된 모습을 요구하고, 그 요구에 부응해야 하다 보니 평소보다 과장해서 표현하는 거죠. 너무 과한 모습에 거북한 분들도 있을 텐데 예능적 재미를 위해 더 많이 보여드리는 거로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 아니다. 과하지 않다. (출처: tvN 로맨스가 필요해)



■ 게이머 레이디 제인 -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소통의 도구"
레이디 제인하면 '게임'을 빼놓을 수 없다. 한 케이블 채널에서 자신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을 다독이며 '리그 오브 레전드'를 열정적으로 즐기는 모습은 뭇게이머들 가슴에 불을 지폈다. 게다가 '여성 게이머'의 모법이라고 불릴 정도로 잘하기까지 한다.

"그 프로그램 진행할 때 아이디가 노출돼서 도저히 게임을 할 수 없는 지경이 됐어요. 시도 때도 없는 귓말과 어머니 안부에 좀 힘들더라고요.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아 아이디를 바꿨어요.

스케쥴을 마치고 12시 넘어서 귀가해도 게임은 몇 판 정도 즐기고 자요. 잠을 줄이더라도 게임을 몇 판 정도 하는 편이에요. 게임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거든요. 밖에서는 사람도 많이 만나고 말을 많이 하다 보니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해요. 번잡한 스트레스를 게임을 통해 해소하는 거죠. 온전히 혼자만 즐기는 시간이니까요."



게임에 매력에 반해 하루의 스트레스를 게임을 통해 푼다는 레이디 제인은 어떻게 게임에 입문하게 됐을까. 그것도 피로도 높기로 유명한 '리그 오브 레전드'로 말이다.

"스트레스를 풀려고 했는데 쌓여요!!! 이상한 게임이에요. 패배가 떠도 더하고 싶고, 승리가 떠도 더 하고 싶고.

처음에 친구 추천으로 게임을 접하게 됐어요. 그때는 정말 정말 하기 싫었는데 PC방에 끌려가서 어쩔 수 없이 하게 된 거에요. 5명이 한 팀이 돼야 한다면서... 4명이 준비되어있었기 때문에 선택권이 없었죠.

그때는 초급 AI한테도 질정도였어요. 계속 지니까 흥미가 떨어질 법도 한데, 이상하게 승부욕이 타오르더라고요. 중급 AI를 목표로 설정하고 열심히 했어요. 그렇게 앉은 자리에서 7시간을 했더라고요. 그 후 30레벨을 달성하고 랭크 게임을 돌리게 된 거죠.

함께 시작한 친구들 가운데 아직도 게임하고 있는 사람은 저밖에 없어요. 어렸을 때부터 문제집을 얼마큼 풀겠다고 목표를 정하면 무슨 일이 있어도 목표를 달성하고 잤어요. 그만큼 승부욕이 강한데 지금은 랭크에 집착하고 있죠. 플레티넘 진입을 준비하고 있어요. 그런데 자꾸 미끄러져서 화나요."


'리그 오브 레전드'와 같이 하드코어한 게임은 남자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게다가 아직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여자는 게임을 못한다'와 같은 잘못된 신화가 남아있기도 하다. 게이머의 스펙트럼이 넓어졌다지만, 아직 여성 게이머에 대한 인식은 과거와 별반 다르지 않다. '여자'이기 때문에 겪은 일화가 있을지 물었다.

"여자니까 당연히 못할 거라는 선입견을 품고 있는 거 같아요. 사실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게임에서 채팅을 많이 할 필요가 없잖아요. 핑을 찍거나 초반에 '인베', '부시' 등 꼭 필요한 말 정도뿐이죠. 그런데 몇 마디 하면 '너 여자지?' 이러면서 시작도 전에 졌다며 팀원 사기를 꺾는 사람들이 있어요.

개인적으로 원딜이나 미드를 자주하는 편인데 '와드 좀 사와죵'이라고 채팅을 하면 '여자인 게 벼슬이냐!'라는 등 말도 안 되는 말을 하면서 욕하는 사람도 봤어요. 제가 여자라고 한 적도 없는 데 말이죠. 채팅이 귀여워서 그런가요? 그렇게 게임을 하면 집중력도 흐트러지고 거친 말도 듣게 돼서 이제는 일부러 남자 말투로 말해요. '형'이라고요.

'걸스데이'의 소진이랑 유라가 '리그오브레전드'를 배워보고 싶다고 해서 숙소에 놀러 가서 가르쳐준 적이 있어요. 그런데 몇 번 하다가 적응을 못 했는지 그만두더라고요. 아무래도 여자가 하기엔 거친 게임인 것 같아요."



그녀의 이상형은 '멘탈이 건강한 남자'다. 게임상에서 너무나 쉽게 쓰이는 멘탈이라는 단어. 그녀는 열악한 상황에서도 꿋꿋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관철하는 우직함과 신의를 건강한 멘탈이라 설명했다. 자신은 멘탈이 강한 편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덕분에 게임에서도 이득을 보는 경우가 있다고.

"전 팀원들이 칼서랜(칼+SURRENDER)을 치자고 해도 다독여서 게임을 하는 편이에요. 덕분에 인생 게임을 경험하기도 했어요.

20킬 정도로 지고 있는 게임이었어요. 당연히 팀원들은 칼서랜을 치자는 분위기였죠. 그 때 제가 원거리 딜러를 맡았는데 '내가 열심히 할게, 내가 커서 잘할게.'라고 팀원을 다독였더니 팀원들이 고양되어 다시 게임에 집중하기 시작했어요. 포탑을 잘 지키면서 버텼고 결국엔 역전승할 수 있었어요!!!

보통 게임 끝나면 채팅창에서 그냥 나가잖아요? 그런데 다들 흥분해서 나가지 않고 지난 게임을 곱씹으며 서로 칭찬했어요. 감동적이고 훈훈한 분위기가 연출 된 거에요.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게임이 후반 한 타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게임이잖아요. 질 것 같다고 우물로 들어가지 말고 끝까지 멘탈 잡고 게임을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오더라고요."


스스로가 멘탈이 강하다고 자부하는 그녀는 강한 내면에 비견될 정도의 아름다운 몸매를 자랑한다. 속옷 화보 모델이기도 했으며, 한 남성 잡지의 커버를 장식하기도 했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동안 짧게는 1시간 길게는 2~3시간 이상 한자리에 앉아 게임에 집중하는 게이머들에게 몸매를 유지하기 위한 비법을 알려달라고 했다.

"게임뿐만 아니라 사무직처럼 한 장소에 오래 앉아있는 게 건강, 특히 허리에 안 좋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몇 시간에 한 번씩 스트레칭을 하는 게 좋데요.

예전에 유상무씨가 '롤 로딩 시간에 공부했으면 서울대를 갔겠다.'라고 한 적이 있어요. 그러고서는 로딩 시간에 기타를 연습하더라고요. 완전 초보였는데 지금은 무척 잘 쳐요.

핵심은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죠. 로딩 시간 같은 자투리 시간에 틈틈이 일어나서 간단한 운동이라도 하는 거에요. 저 역시 오래 게임을 해도 번잡하게 왔다 갔다 하면서 게임을 하는 편이에요."



그녀는 바쁜 스케쥴을 소화하면서도 틈틈이 모바일 게임을 즐긴다. 요즘은 '컴투스 프로야구 2015'와 '광개토태왕', '다함께 차차차2', '갓오브하이스쿨' 등 출시되는 웬만한 게임은 다 해보는 편이라고 말했다. 특히 '컴투스 프로야구 2015'는 프로그램 진행을 위해 공부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리그오브레전드'를 플레이하기 전에는 게임에 대한 편견이 있었어요. 현실과 다른 세상에 집중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거든요. 그런데 제가 게임을 접해보니 현실과 다른 세상이기보다는 소통의 도구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현대인은 항상 외로워요. 그런데 게임이라는 미디어를 통해 친구를 만들고 나를 표현하면서 안정감을 느끼는 거 같아요. 본질은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여 앉아 즐기던 윷놀이와 별반 다르지 않아요. 도구가 컴퓨터로 바뀐 거고 무대가 온라인으로 바뀌었을 뿐 결국엔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소통하는 광장인 거죠.

게임이 아직 사회에 만연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깨고 양지로 나오기 위한 사회적인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게임 산업의 발전으로 인식이 많이 변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게임을 무턱대고 싫어하는 여자들도 있을 정도거든요. 여자에게 인기가 없으면 광고, 마케팅 활용이 적을 수밖에 없고... 게임이 좀 더 대중적인 관심을 끌 수 있도록 지원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방송계를 종횡무진 뛰어다니고 있는 레이디 제인. 가수로서, 예능인으로서, 게임을 즐기는 유저로서 그녀는 대중에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을까.

"그건 제가 만드는 게 아니라, 기억해주는 사람들의 머릿속에 '쟤는 어떤 아이다."라는 생각으로 만들어지는 것으로 생각해요. 그런 기억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만드는 것이 저의 역할이자 욕심이고요. 그러려면 끊임없이 활동해야겠죠? 조금이라도 쉬면 쉽게 잊히는 직업군이다 보니까요.

잘 모르는 사람도 오래 보고 익숙해지면 호감이 생기는 것 처럼 저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최선인 것 같아요. 앞으로 더 열심히 활동할 생각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