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의 섬광'이라는 아이템을 기억하시나요? '평타 기반 정글러의 화력 강화'를 위해 등장한 이 아이템은, 소환사의 협곡 정글을 완전히 뒤흔들어 놨습니다. 이 아이템은 정말 강했고, 좋은 정글러를 선정하는 기준은 '얼마나 야생의 섬광이 잘 어울리는가'로 결정되곤 했습니다. 그러나 얼마가지 못해 야생의 섬광은 너프되었고, 그렇게 평타 기반의 정글러들의 시대도 끝났습니다.

그 후로 지금까지,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육식 정글러들이 파랑 강타를 활용하여 더 강한 CC기를 가지기도 했고, '바미의 불씨'를 활용한 초식 정글러가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룬 글레이브'는 정글러를 넘어 미드 이즈리얼이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평타 기반의 캐리형 정글러는 조용했습니다. '승부의 강타'로 잠깐 이슈가 되었지만, 정말 잠깐의 시간이었죠.

하지만 지금, 평타 기반의 캐리형 정글러들이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원인은 신규 아이템 '마법 부여: 배부른 포식자(이하 배부른 포식자)'! 과연 어떤 아이템이길래, 잠잠했던 평타 정글러를 깨울 수 있었을까요? 그리고 이번만큼은 정말 온전하게 정글러만을 위한 아이템일까요?

▲ 평타 기반의 정글러를 부활시킨 아이템, 마법 부여: 포식자!


■ 일타쌍피! 배부른 포식자, 정글계의 새바람을 몰고오다.

현재 화제의 중심에 있는 배부른 포식자는 '마법 부여: 포식자(이하 포식자)'를 구매하고, 사냥 및 전투를 통해 30스택을 달성하면 얻을 수 있는 아이템입니다. 포식자를 구매하면 챔피언 뒤에 늑대처럼 보이는 환영 개가 등장합니다. 스택을 쌓을때마다 이 환영 개의 크기가 커지고, 30스택을 달성하면 챔피언이 환영 개를 흡수함과 동시에, 포식자가 배부른 포식자로 변신합니다.

환영 개 자체가 가진 능력은 따로 없습니다. 크기를 통해 얼마큼 스택이 쌓였냐를 가늠하는 정도죠. 하지만 상대 입장에서는 쉽게 볼 일이 아닙니다. 실제로 이 늑대가 커진다는 것은, 재앙에 가까운 이야기입니다. 따로 스택을 떨어트리는 방법이 없기에 언젠가는 달성되는 부분이긴 하지만, 그 시기가 늦어질수록 좋은 것은 사실입니다.

▲ 이 귀여운 강아지는 훗날 소환사의 협곡의 재앙이 됩니다


배부른 포식자의 옵션은 간단합니다. 적중 시 효과가 한 번 더 적용된다는 것. 하지만 이 효과는 만만치 않습니다. 조건만 갖춰진다면 과거의 야생의 섬광, 지금의 룬글레이브 이즈리얼급의 캐리력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단순 평타 대미지가 높아 OP가 된 챔피언은 많지 않습니다. 대미지를 증가시키는 스킬이나 아이템이 있기에, 강한 평타 대미지를 낼 수 있습니다. 이렐리아같은 챔피언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렐리아는 교전 상황이되면 W스킬을 활성화하여 트루 대미지를 더 높이죠. 몰락한 왕의 검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아이템이 가진 체력 비례 대미지는, 상대 체력이 높을수록 위협적으로 작용합니다. 이들 같은 경우, 배부른 포식자를 갖추었다면 한 방 타격으로 두 번의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3타 기반'의 챔피언들도 이 아이템의 수혜자입니다. 리그오브레전드는 '3타 오브 레전드'라고 불릴정도로 3타에 추가 효과를 가하는 챔피언이 많습니다. 다이애나와 잭스같은 챔피언이 좋은 예입니다. 그들이 배부른 포식자를 갖추면 단 두 번의 타격으로 3타 효과를 발동시킬 수 있습니다. 이 차이는 전투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크게 벌어집니다. 전황을 뒤집을 정도로 크게 말이죠.

▲ 배부른 포식자 잭스의 캐리력! (영상 출처: Youtube '망망이z')



■ 케일과 신짜오, 배부른 포식자와 함께 날아오르다!

적중시 효과 두 번 적용, 3타 효과를 2타에. 배부른 포식자의 이 환상적인 옵션은 많은 챔피언들의 화력을 증가시켰습니다. 그중에서도 이 효과를 가장 잘 활용 할 수 있는 챔피언이 있으니, 바로 케일입니다.

케일이 배부른 포식자로 노리는 효과는 '적중 시 효과 두 번 적용'입니다. 배부른 포식자를 갖춘 케일은 E스킬 '정의로운 분노'의 AP 대미지를 한 번의 공격으로 두 번 가할 수 있습니다. 케일이 갖추는 아이템도 배부른 포식자와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낳습니다. 케일의 코어 아이템은 '내셔의 이빨'인데, 이 내셔의 이빨이 가진 추가 AP 대미지도 배부른 포식자와 함께라면 두 번 연속으로 들어갑니다. 여기에 루난의 허리케인까지 갖춰 광역 공격까지 가한다면, 상대 입장에선 크나큰 재앙이 아닐 수 없습니다.

▲ 포식자를 갖춘 케일의 캐리력은 LoL 최상급! (영상 출처: Youtube 'HoDoo Pro Replays')


압도적인 캐리력을 갖춘 케일. 현재 케일은 과거 최고의 OP였던 시절을 다시 찾았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엄청난 광역 대미지에 높은 기동력, 고성능의 CC기에 힐과 무적을 활용한 아군의 서포팅까지. 그야말로 완전체라고 할 수 있죠.

성적도 이 사실을 증명합니다. 7월 28일 현재, 케일은 Fow.kr 기준으로 54.22%의 승률을 기록, 솔로 랭크 전체 승률 2위에 랭크되어있습니다. 승률 1위인 말자하의 픽률이 저조하고, 승률 차이가 얼마나지 않는다는 것을 고려해봤을 때, 케일이 달성한 이 기록은 2위 이상이라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 높은 픽률과 승률을 보유중인 케일! (통계 출처: fow.kr)


신 짜오 역시 배부른 포식자로 재조명 받는 정글러입니다. 신 짜오가 노리는 것은 배부른 포식자의 3타 효과를 2타에 발동시키는 기능. 신 짜오는 무려 3타 발동 스킬을 두 개나 가지고 있는 챔피언입니다.

신 짜오의 Q스킬, '삼조격'은 스킬 발동 후 적을 세 번 적중시키면 상대를 에어본 상태로 만드는 스킬입니다. 배부른 포식자를 갖추면, 단 두 번의 공격만으로 상대를 띄울 수 있습니다. 삼조격은 이조격이 되죠. 빠르게 CC를 발동시킬 수 있는 부분은 분명, 정글러인 신짜오에게 있어 큰 이점입니다.

또한, W스킬의 체력 회복 능력도 더욱 빠르게 발동할 수 있습니다. 배부른 포식자를 갖춘 신 짜오의 생존률은 이전에 비해 확실히 증가된 모습을 보입니다. 이것은 곧 삼조격, 아니 이조격을 한 번 더 사용할 수 있다는 것과 이어지기도 합니다.

▲ 3타 스킬을 두 개나 갖춰, 효율도 두배다.


쉬바나 역시 배부른 포식자의 수혜를 입은 챔피언입니다. 쉬바나의 최대 장점은 빠른 정글링과 탱키함입니다. 하지만 이것과 동시에 '정글은 빠르고 탱킨한데, 별로 할 게 없다'라는 평도 함께 받고 있습니다. CC기가 부족하고, 대미지 역시 그렇게 강하지 못하니까요.

하지만 배부른 포식자의 등장으로 '대미지의 부족함'이라는 단점은 극복했습니다. 쉬바나의 Q스킬, '두 번 물어 뜯기'는 배부른 포식자를 갖추면 한 번 활용으로 두 번 사용한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쿨타임도 짧고 대미지도 강력하기에 체력이 낮은 챔피언들은 순식간에 빈사 상태로 만들 수 있습니다.

실제, 북미 서버에서는 쉬바나의 밴률이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7월 28일, fow.kr기준으로 50%가 넘는 밴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프로게이머들을 중심으로도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어, 쉬바나가 갖는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 북미 서버에서 높은 밴율을 기록하고 있는 쉬바나 (통계 출처: fow.kr)

▲ IWillDominate의 포식자 쉬바나 강의 영상 (영상 출처: Youtube 'LolClass')


■ 룬 글레이브의 악몽 재현? 베인, 배부른 포식자를 노리다?!

배부른 포식자의 등장으로 정글러 선택의 폭은 확실히 넓어졌습니다. 케일이 다시 등장하기 시작했고, 신 짜오나 잭스, 마스터 이와같은 챔피언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예로부터 정글러 전용 아이템은 곧 라이너의 꿀 아이템으로 변해왔던 것이 사실. 안타깝게도, 이번 역시 이런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룬 글레이브 이즈리얼의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새로운 원딜러가 정글러 전용 아이템인 배부른 포식자를 노리고 있습니다. 네, 바로 베인입니다.

▲ 정글러 아이템을 노리는 검은 손, 베인


사실, 3타 효과를 2타로 앞당길 수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많은 분들이 아마 베인을 가장 먼저 떠올리셨을 것입니다. 베인의 W스킬, 은화살은 그녀의 핵심 스킬이고, 나아가 LoL의 3타를 대표하는 스킬이기도 합니다.

베인의 은화살을 3타가 아닌 2타에 터트릴 수 있다? 베인을 사랑하는 팬들에게 이보다 더 설레는 말은 없을 것입니다. 정말 이것이 가능하다면, 캐리계의 새 지평을 열 정도로 대사건이 될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현실이 됩니다. 강타 베인이 갖는 존재감은 실로 어마어마했습니다.

▲ 강타 베인과 마주친다는 것 = 죽는다는 것 (영상 출처: Youtube 'Young Gooby')


강타 베인이 갖는 캐리력 하나만큼은 확실합니다. 룬 글레이브 이즈리얼과 동급, 아니 그 이상이죠. 그러나 이게 좋은 선택이냐고 한다면, 의문부호가 따릅니다. 강타를 베인이 잘 성장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배부른 포식자를 갖추긴 위해선, 우선적으로 소환사 주문을 강타로 시작해야합니다. 안그래도 라인전을 풀어나가기 힘든 편에 속하는 베인이, 소환사 주문을 하나 버리고 시작한다는 것은 큰 리스크가 따르는 행동입니다.

게다가 포식자를 갖춘 상태에서 30스택까지 쌓아야 하는 추가 과제도 있습니다. 킬에 관여해도 스택이 쌓이긴하나, 30스택을 온전히 킬 포인트로 쌓는건 쉽지 않습니다. (만약 30스택을 킬로 쌓았다면, 포식자 베인이 아닌 그 어떤 스타일로도 승리할 것입니다.) 따라서 정글 몬스터를 사냥해야하는데, 라인 클리어 능력이 부실한 베인이 라인을 밀어놓고 정글 몬스터를 잡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30스택 달성 시점은 계속 뒤로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 힘든 라인전을 펼쳐야하는 베인이, 정글 몬스터를 사냥하긴 쉽지 않다 (영상 캡쳐: 온게임넷)


그렇다면 해답은 베인을 정글로 보내는 것인데, 이것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초반 단계의 베인은 정글링이 빠르지도 않고, 기동력이 뛰어나지도 못하며 갱킹도 여의치 않습니다. 한마디로 성장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건데, 상대 팀이 그것을 가만히 놔둘 리 만무합니다.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많은 팬들은 강타 베인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인내는 쓰나 열매는 달다'랄까요? 성장했을 때의 보상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이죠. 여러가지 방면에서 여러 사람 혈압 오르게(?)하는 이 애증의 챔피언 강타 베인. 과연 이것은 어떤 결과로 이어질까요?

▲ 과연 유저의 생각대로 일이 풀릴까요? 아직까진 의문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