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의 한 고등학생이 블리자드의 CCG '하스스톤'으로 진화론을 연구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7월 26일 한 게임 커뮤니티에 '고2때 하스스톤으로 진화론 연구했던 썰.evolution'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글쓴이 '집부릉'은 약 1년 전, 유튜브에서 유전적 알고리즘에 입각한 진화론과 관련한 영상을 본 후 영감을 얻어 자신만의 진화론 연구를 시작했다.

그는 카드게임 분야에서도 진화의 원리를 적용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했고, 블리자드에서 출시한 '하스스톤'을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제 1세대 덱 10개를 무작위로 만들고, 인공지능 상대와 20회 게임을 시킨 후 승패를 기록했다. 이후 승률이 가장 높았던 덱 4개에서 '자녀' 덱을 얻기 위해 설정해둔 함수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약 5세대까지 반복 실험이 이루어졌다. 그 결과 예상보다 가파르게 상승하는 승률을 볼 수 있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본 연구를 약 2개월 가량 진행하며 결과를 낸 '집부릉'은 교내에서 진행하는 과학 자유연구 발표대회에 해당 연구과정 및 결과를 제출했다. 하지만 순위권에는 들지 못했고, 당시 한 분은 진화론 연구 소재가 '게임'이라는 사실을 알자마자 큰 적의를 나타냈다고 토로했다.

열정적으로 진행한 연구가 허무한 결말을 맺으면서 크게 상심한 그는, 해당 논문을 덮어두게 된다. 이후 약 1년의 시간이 흐른 뒤, 게임 관련 커뮤니티에 당시 연구한 과정을 소소하게 정리해 올렸다.

해당 연구 논문은 국내외 게임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불렀다. 여러 게임기업에서 개인적인 미팅 및 면접을 요청했고, 미래학자이자 융합 전문가로 유명한 정지훈 교수는 고경곤 블리자드 아시아마케팅 부사장에게 논문 작성자와의 만남을 추천하기도 했다.

이에 블리자드 코리아 측은 "매우 참신한 연구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후 일정에 대한 공식적인 답변은 아직 밝히기 어렵다"라고 입장을 전했다.


▲ 커뮤니티에 게시된 연구 논문의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