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OF97 HD 플레이영상 1 ]


⊙개발사: 51PK ⊙장르: 대전액션 ⊙플랫폼: 안드로이드, IOS ⊙출시: 미정


중국인에게 '더 킹 오브 파이터즈(The King of Fighters, 이하 킹오파)'의 인기는 각별합니다. 한국에서 '철권 태그 토너먼트'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처럼 킹오파, 특히 97은 중국인들이 여전히 즐기는 대표 오락실 게임이죠. 어느 정도냐고요? 출시된 지 10년도 넘은 '킹오파 97'을 가지고 'e스포츠 대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런 인기 때문일까요. 중국의 최신 게임 트렌드를 엿볼 수 있는 '차이나조이2015'에 '킹오파97 모바일'이 공개되었습니다. '킹오파 97'을 좋아하는 중국 유저에게 모바일 버전 개발 소식은 대단한 뉴스인데요. 만약 제대로만 구현됐다면 손 안의 오락실이 생기는 셈이니까요. 과연, 모바일 게임으로 개발된 킹오파는 어땠을까요? 한걸음에 부스로 달려가 직접 플레이해 봤습니다.

▲그래픽은 거의 완벽에 가깝게 이식되었습니다

일단,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완벽하게 재현된 그래픽입니다. '킹오파 97'의 향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최근 기술로 97년도 작품의 그래픽을 표현하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오락실 느낌 그대로 옮겨왔다는 점이 참 친근하게 다가오더군요. 더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고 딱 그대로 옮겨 담았습니다.

아케이드 대전액션 장르를 모바일로 개발할 때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조작입니다. 조이스틱의 느낌을 터치 디바이스에 옮겨 담는다는 게 녹록하지 않거든요. '킹오파 97 모바일'도 그런 고민의 흔적이 많이 느껴집니다. 특수기인 A+B, C+D 키를 한 번에 눌러야 할 때는 인식 오류가 발생할 확률이 높은데 아예 전용 버튼을 따로 만들었더군요.

최신 기술도 잘 접목했습니다. 블루투스, 와이파이를 통해 옆 친구와 대결을 벌일 수 있고 무작위로 대전 상대를 찾아 게임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그 밖에도 4인 토너먼트 경기를 치를 수도 있고 랭크게임을 통해 자신의 실력을 과시할 수도 있습니다. 레버 앞에 있는 마이크 아이콘을 누르면 상대와 대화도 가능합니다. 친구랑 같이하면 꽤 재미있겠죠.

▲ 다양한 방법으로 대전 상대를 찾을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잘 만든 게임은 틀림없는데 역시 터치 디바이스의 답답한 조작법을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쉽게 말해 방향키 조작이 어려워 당최 기술이 나가지 않았습니다. 특히, 이오리의 '백이십칠식 규화'는 ↓↙← + A or C를 연달아 세 번 쓰는 기술인데 단 한 번도 끝까지 해내지 못했습니다. 이런 상황에 필살기인 '리백팔식 팔주배' (↓↙←↙↓↘→ + A or C) 같은 기술은 엄두도 내지 못했죠.

킹 오브 파이터, 철권 같은 대전 격투 게임에서 콤보는 재미의 핵심입니다. 상대가 하나의 실수를 했을 때 그 기회를 잡고 얼마나 큰 피해를 줄 수 있느냐는 개인의 역량입니다. 그런데 이 게임은 콤보를 넣는 것이 너무 어려웠습니다. 조작에 익숙해진다면 점점 쉬워지겠지만, 재미있는 모바일 게임이 매달 수 천개씩 출시되는 중국에서 잘 되지도 않는 게임을 인내심을 가지고 연습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겁니다.

[ KOF97 HD 플레이영상 2 ]

두 번째로 눈에 띈 단점은 회선 불량으로 인한 랙이었습니다. 영상을 보면 인터넷 속도 때문인지 엄청난 랙이 발생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실시간으로 서로 액션을 주고 받는 것이 중요한 대전 격투 게임에서 개인의 능력이 아닌 인터넷 문제 때문에 패배한다? 당장 흥미가 떨어질 것입니다. 물론 아직 개발 중인 단계만큼 개선의 여지는 있겠죠.

짧은 체험을 한뒤 KOF 팬의 입장에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직접 경험한 '킹오파 97 모바일'은 나이먹고 만난 첫사랑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반갑고 기쁘긴한데 설레였던 예전의 기분은 안나더군요. 아직 개발 버전인 만큼 출시 버전은 또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어쩐지 기대반 걱정반입니다.

▲ 부스 한 켠을 장식한 일본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