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베누 소닉붐이 기적을 만들어냈다. 플레이오프를 향해 비행하는 진에어 그린윙스의 날개를 꺾고 2:1로 승리했다. 롤챔스 섬머 본선 무대에서 70여 일 만의 감동의 첫 승리였다. 모든 선수가 잘했지만, 특히, 2세트 팀을 위기에서 구한 '사신' 오승주의 미드 자르반과, 항상 팀의 에이스로 부담을 짊어진 '뉴클리어' 신정현이 활약했다.


다음은 스베누 소닉붐의 미드 라이너 '사신' 오승주와 원거리 딜러 '뉴클리어' 신정현의 인터뷰 전문이다.


Q. 오늘 70여 일 만의 감격의 첫 승을 달성 했는데?

'사신' 오승주 : 정말 열심히 연습했다. 드디어 결실을 본 것 같아서 뿌듯하다. 아직 갈길이 멀었다고 생각한다. 남은 경기 모두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뉴클리어' 신정현 : 우리 팀이 15연패 하면서 다들 심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그 고생 끝에 맛 본 승리라서 정말 기분이 좋다.


Q. 15연패라는 것이 굉장히 무거운 짐이었을 텐데, 오늘 승리하게 된 계기가 있나?


오승주: 15연패하면서 승강전에서 올라왔을 때와 다르게 내 실력이 늘었다고 생각했다. 패배를 통해 배우는 게 많아서 1라운드보다 나아진 경기력을 보여준 것 같다. 드디어 2라운드 끝 무렵에서 승리를 했는데, 나 자신을 믿고 과감하게 게임에 임했다.

신정현: 항상 문제점이 있었다. 오늘 경기에서도 이미 이야기한 문제점들이 다 나왔다. 2세트에서도 나의 실수 때문에 나 자신에게 화가 많이 났다. 결과가 좋아서 조금 화가 풀리긴 했지만 다시는 실수 하지 않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Q. 박외식 감독의 말로는 오늘 승리하는 데 정글러의 역할이 컸다던데?

오승주: 어제 감독님이 제안했다. 우리가 연습 때 라인전에서부터 터져서 스노우 볼을 막지 못해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정글러가 초반 10~15분 동안 정글링 보단 무조건 주요 라인을 봐주는 것으로 전략을 짰다. 그것과 별개로 탑 라이너가 너무 잘해줘서 오늘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


Q. 2세트에서 기적적인 역전승을 했는데, 언제 승리의 확신이 들었나?

오승주: 마지막 바론 앞 한타에서 승리했을 때 승리를 예감했다. 그전까지는 계속 밀리고 있었던 것 같다.

신정현: 2세트에서 잘 안 죽고 성장을 잘했다. 상대방보다 내가 대미지를 훨씬 잘 넣을 자신이 있었고, 봇 라인에서 이득을 한 번 본 뒤부터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Q. 지금까지 본인의 힘으로 승리한 경기가 몇 번 있었는데, 그때마다 어떤 생각이 들었나?

오승주: 1라운드에서는 우리가 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보이지 않았다. 2라운드 들어와서 자신감이 생기면서 뭔가 달라진 것 같다. 실수를 줄이는 것에 초점을 잡아서 연습을 했고 항상 경기전에 문제점을 넣어 놓은 공책을 본다.

신정현: 2라운드 들어서고 우리 숙소를 일산으로 옮기면서 원활한 연습 환경이 구성 됐다. 스크림을 하고 바로바로 문제점을 피드백할 수 있어서 발전하고 있는 것 같다.


Q. 3세트에서는 언제 승리의 확신이 들었나?

신정현: 용 싸움 한타에서 판단을 잘 내린 것 같다. 상대의 구도와 우리의 구도 모두 좋지 않았는데, 순간적으로 내가 라이즈를 자르면 이길 수 있다는 명령을 내렸다. 과감하게 앞 점멸로 들어갔고, 라이즈를 잡아냈다. 거기서부터 뭔가 자신감이 붙었다. 진에어 그린윙스를 우리가 잡을 수도 있겠구나 하고 생각이 들었다.


Q. 앞으로 남은 상대들이 만만치 않은데?

오승주: 나진 e엠파이어도 그렇고 쿠 타이거즈도 정말 강력한 팀이다. 하지만 우리 팀 자체가 실수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상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수를 줄여 꼭 이기도록 노력하겠다.

신정현: 나진 e엠파이어는 상승세고, 쿠 타이거즈는 조금 하락세다. 다가올 나진 e엠파이어 전에서 만약에라도 우리가 이긴다면 쿠 타이거즈전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18경기 중 15패를 할 줄 알았나?

신정현: 1라운드와 2라운드에서 한 팀 정도는 잡을 수 있을 줄 알았다. 계속 지니까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너무 힘들었다. 시즌이 끝나기 전에 1승을 할 수 있어서 기쁘다.


Q. 오승주 선수는 본인이 캐리 한 뒤 다음번에 밴 당해 무력하게 지는 경우가 몇 번 있었는데, 그때마다 팀원이 조금 원망스럽지는 않았나?

오승주: 내가 캐리를 한 뒤에 상대가 그 챔피언을 밴하면 오히려 기뻤다. 팀원에 대한 원망은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내가 챔피언 폭이 넓다고 생각했기에 어떤 챔피언을 가져와도 자신이 있었다. 밴당했다고 다른 챔피언으로 캐리를 하지 못한다면 그건 전적으로 내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신정현: 15연패를 하면서 정말 힘들었다. 팀원들 모두 고생했고 코치진에게도 감사한다.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승리를 다시 맛볼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 팬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내가 팬들의 처지에서 한 번 생각해 본 적 있다. 응원만 하는데 항상 졌다. 그런데도 응원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박외식 감독님과 위대윤 코치님에게 정말 감사하다. 황효진 대표님이 오늘 스케줄 상 오지 못하셨는데 1승의 기쁨을 안겨 드릴 수 있어서 좋다. 많은 지원을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오승주: 상대가 생각지도 못한 챔피언을 준비 많이 했다. 꼭 쓸 수 있는 상황이 나오면 사용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항상 패배하는데도 응원해주신 팬들에게 감사하고, 정말 고생하시는 박외식 감독님과 위대윤 코치님에게 너무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황효진 대표님에게도 정말 감사하다. 패배만 했는데도 많은 지원을 해주셨다. 더 열심히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