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지금의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뿌리가 된 '미르의 전설2(중국명 전기세기)'는 1세대 온라인 게임으로 중국 내 게임 한류를 이끌었다. 당시 온라인 게임의 황무지였던 중국은 '미르의 전설2'를 통해 온라인 게임의 유행을 경험했다. '미르의 전설2'는 동시 최대 접속자가 70만 명에 이르러 중국의 '국민 게임' 지위를 획득했다. 심지어 아버지가 아들에게 계정을 넘겨 주는 등 중국 특유의 가족적인 게임문화 창달에 일조하기도 했다.

10년을 훌쩍 넘긴 '미르의 전설2' 덕분에 위메이드가 웃을 준비를 하고 있다. 샨다에서 개발하고 텐센트가 퍼블리싱할 예정인 '열혈전기'가 그 이유다. '미르의 전설2'의 IP를 활용한 '열혈전기'는 모바일 무협 MMORPG로, 출시를 앞두고 진행한 사전등록 이벤트에 340만 명이 참여했다. 이와 같은 중국발 외풍 덕분에 위메이드의 주식은 상승가도를 달리기도 했다.

최근 히트작이 없어 고민이었던 위메이드에게는 희소식일 수밖에 없다. 바다 건너 집 나갔던 자식이 돌아와 집안 기둥을 다시 세우고 있다. 웹젠에게 전민기적이 있었다면 위메이드에게는 '열혈전기'가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게임 업계보다 경제계에서 더 큰 관심을 받았던 '열혈전기'를 차이나조이 2015 샨다 부스에서 직접 플레이했다.

[ 열혈전기 플레이영상 ]
* 현장에서 직접 촬영해 음질과 영상이 고르지 않습니다.

'열혈전기'는 '미르의 전설2'를 빼다 박았다. 세부 콘텐츠와 편의 사항이 추가됐지만, 그래픽과 타격감은 과거 향수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중국의 국민 게임이었던 '미르의 전설2'를 즐긴 이들에게는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가는 부분이다.

'메이플 스토리'를 즐겼던 이들이 '메이플 스토리2'를 기다리면 흥분했던 이유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미르의 전설2'를 즐겼던 이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그래픽과 움직임은 원작의 그것과 거의 흡사하다. 어쭙잖게 최신예 3D 그래픽을 사용해서 옛 향수마저 이그러트리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았다. 원작을 재해석한다며 원작의 추억마저 부숴놓은 게임이 어디 한두 개였던 말인가. 다만, 너무 '미르의 전설2'를 의식한 탓인지 UI와 타격감마저 2000년대로 복귀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열혈전기'의 이동은 가상패드와 포인트&터치 방식을 동시에 지원한다. 공격은 평타와 스킬로 구성되는데 스킬들이 전부 꺼내져 있는 형태가 아닌 다이얼 형식의 UI를 지원한다. 1번부터 10번까지 예전 전화기처럼 다이얼을 돌려서 사용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좀 불편했다.

그러나 이러한 형식의 UI는 매우 편리한 자동전투 덕분에 금세 잊는다. 실상 사용자가 컨트롤할 부분이 거의 없다. 사냥터의 알맞은 전투력만 보유하고 있다면 자동으로 레벨업을하며 아이템을 획득한다. 바쁜 일상 그리고 모바일 게임이 담당하고 있는 영역을 생각해보면 옳은 선택이라 생각한다.

피로도 높은 MMORPG를 모바일로 구현함에 있어 컨트롤로 인한 피로감을 배척했다. 대신 마을과 여러 사용자가 한 데 모일 수 있는 광장을 제공함으로써 커뮤니티성에 힘을 줬다. 중국의 RPG는 웹 RPG를 기반으로 성장해 왔다. 그들에게는 익숙한 방식이다.

10분 정도의 체험으로 '열혈전기'의 모든 모습을 안다고 말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게임 외적인 모습은 충분히 기대작으로 불릴만하다. 340만 명을 돌파한 사전등록 이벤트와 중국 내 '미르의 전설2'의 인기를 고려해본다면 '열혈전기'에게 쏟아지는 관심이 이해된다. 텐센트와 샨다 그리고 '미르의 전설2' IP의 만남이 중국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궁금해 진다.


▲ 캐릭터 정보창

▲ 미르의 전설2 모바일 이식작이라고 해도 크게 잘못된 말은 아니다.


▲ 스킬 다이얼이 돌아가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