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처3: 와일드 헌트(이하 위처3)'. 2015년을 강타한 대작 라인업의 선두라 봐도 과언이 아니며, 그간 '그럭저럭 잘 만든 RPG 시리즈'정도의 평가를 받던 '위처' 시리즈를 단숨에 트리플A급 게임의 반열에 올려놓은 작품이다. 수십 시간에 이르는 메인 스토리 플레이타임, 그리고 매력적인 NPC들과 방대한 량의 대사량과 매력적인 주인공 '게롤트'까지. 위처3는 꽤 높은 사양이라는 단점과 썩 좋지 못한 조작감을 제외하면 딱히 단점으로 꼽을 만한 점이 없는 게임이다.

세계 3대 게임쇼 중 하나로 꼽히는 '게임스컴'에 앞서 이틀간 진행되는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 'GDC유럽'에서 '위처 시리즈'의 제작사로 널리 알려진 폴란드의 'CD Projekt RED'의 '매튜 슈타인케'를 만나 '위처3'의 경제 체계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위처3의 경제 체계는 크게 특별하다곤 할 수 없었다. 경제 지표인 '골드'를 곧 전투력의 연장으로 두고, 골드에 맞춰 적당한 아이템의 수준을 분포하는 식이다. 물론 조금의 편차는 생길 수 있지만, 그 편차가 곧 게임의 다양성을 만들어내는 요소가 된다.

▲ 골드 = 전투력(+-)의 공식은 다를 바가 없었다.

특이한 점이라면, 문제가 되는 밸런스를 테스트함에 있어, 변경 폭을 굉장히 과감한 숫자로 잡는다는 것이다. 가령 100이라는 전투력 수치가 너무 높다고 생각될 경우, 대부분의 경우는 수치를 95로 낮추고, 이어 90으로 낮추어가며 점진적 변화를 준다. 하지만 매튜는 과감이 데이터 값을 50으로 수정한 이후, 이게 너무 낮다고 여겨지면 그 중간점인 75로 수정하며 균형을 맞춘다고 말했다. 이는 추후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밸런스 관련 이슈에 대한 위험 부담을 줄이고, 더 정확한 데이터 값을 얻는데 도움이 된다.

사실 매튜가 말하는 위처3의 경제 체계는 사실 국산 온라인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표적 경제 지표, 즉 골드를 전투력(아이템 수준)과 결부시키는 과정에서, 특정 아이템이 너무 높은 가성비를 보이게 되거나, 혹은 너무 낮은 효율을 보여 유저들이 전혀 사용하지 않는 아이템이 되는 경우를 방지하는 일련의 매커니즘은, 지금까지 나와 있는 대부분의 게임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발견한 오류나 특이 사항을 해결하는 과정이 일반적인 예와는 사뭇 다르다는 점이었다.

▲ 아이템의 디테일한 구성을 결정하는 데이터 수정 과정이 사뭇 다른 건 특이했다.

강연은 길지 않았다. 매튜는 실제 그렇게 설계된 위처3의 각종 데이터를 보여주며 실제 본인이 디자인한 위처3의 각종 요소를 선보였고, 이어 관객의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하며 강연의 막을 내렸다.

▲ 위처3의 대표적 소모품 생산 체계인 '연금술' 또한 비슷한 과정을 겪으며 만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