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콤은 도쿄게임쇼2015에서 몬스터헌터 IP를 활용한 신작 RPG '몬스터헌터 스토리즈(Monster Hunter Stories)'의 체험 존을 마련했다.

'몬스터헌터 스토리즈'는 지난 4월 12일 개최된 '몬스터헌터 페스티벌 결승전'에서 깜짝 발표된 신작이다. 기존 몬헌 시리즈와는 다르게 몬스터를 타고 싸우는 '라이더'와 몬스터와의 인연에 포커스를 맞춘 RPG로, 츠지모토 료조 프로듀서가 5년 전부터 기획하고 있던 작품이다.

RPG라는 장르를 통해 지금까지의 시리즈에서는 다루지 못했던 몬스터헌터 만의 깊은 세계관이나 테마, 방대한 설정을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냈다.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성장하는 주인공을 관찰할 수 있으며, 미지에 싸인 몬스터나 세계를 발견해 나가는 것도 '몬스터헌터 스토리즈'의 거대한 재미 중 하나다.


헌터가 사는 세계 한 편에는 몬스터와 함께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몬스터 라이더'. 몬스터를 키워서 함께 살고, 잠재된 힘을 일깨워 준다. 몬스터와의 인연을 중시하는 라이더의 이야기를 다룬 것이 바로 '몬스터헌터 스토리즈'이다.

주인공은 라이더 마을에서 태어나 자랐으며, 밝은 성격에 호기심 왕성한 12살의 소년(소녀)이다. 그리고 주인공과 함께 모험을 다니는 고양이의 이름은 '나비루'이다. 다소 감정적이고 수다스러운 캐릭터로 설정되어 있다.

몬헌 시리즈에서 자주 보아왔던 아이루도 등장하지만, 나비루는 일반적인 아이루와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츠지모토 료조 PD는 "현실감 있는 스타일을 채택하지 않은 건 진지한 분위기를 전달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어디까지나 모험을 떠나는 것에 대한 설렘을 전하기 위해 멋있으면서도 귀여운 디자인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 몬스터헌터 시리즈 '츠지모토 료조' 프로듀서

'몬스터헌터 스토리즈'의 가장 큰 특징은 '오토몬'을 통한 다양한 액션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우선 플레이어는 오토몬으로 얻은 몬스터를 탈것으로 이용해 이동할 수 있다. 물론 오토몬을 타면 이동속도가 빨라지며, 오토몬에서 내리지 않아도 채집 및 채광이 가능하다.

주인공이 알을 부화시켜서 얻을 수 있는 오토몬은 이번 TGS 데모에는 총 4마리가 구현되었다. 얀쿡과 리오레우스, 바바콩가, 도스란포스가 있다. 시연을 할 때 이 중에 랜덤으로 한마리가 등장한다. 직접 시연을 할 때는 얀쿡이 등장했다.


특히 전투 시스템 중 '인연기술(키즈나와자)'이 구현되어 있어, 플레이어와 오토몬 간의 연계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적 몬스터를 공격하면 '게이지'가 축적되며, 100% 차게 되면 이 스킬을 발동시킬 수 있다. 스킬 버튼을 한 번 누르면 플레이어가 오토몬에 올라타며, 한 번 더 누르면 연계스킬을 펼친다.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카툰 스타일의 그래픽을 도입했지만, 효과음이나 사운드는 기존 시리즈의 요소를 차용했다. 등장하는 몬스터 역시 기존 작에서 보아왔던 것들이 많아, 새롭게 즐기려는 유저는 물론이며 기존 팬들에게도 친숙하게 다가간다.

TGS 시연판은 총 20분 분량이었으며, 소년과 소녀 중 선택하면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된다. 주인공은 나비루(주인공 아이루)와 함께 알을 구하기 위해 길을 나서게 된다. 길을 따라 숲을 걸어가면서 기존 몬헌에서 했었던 채집이나 채광 스타일 그대로 해볼 수 있다. 효과음이나 안내문구 역시 동일하다.


숲을 지나면 언덕 높은 곳에 있는 몬스터의 둥지를 발견하게 된다. 거기서 알을 하나 집어서 마을로 가져와야 한다. 그러나 자신의 알이 위험하다는 걸 인지한 어미 얀쿡이 잠에서 깨며, 분노해 날뛰기 시작한다. 무거운 알을 들어 제대로 달리지 못하는 주인공은 얀쿡을 피해서 마을로 무사히 골인해야 한다. 무사히 귀환하면 첫번째 미션을 달성한 셈이다.

마을에 도착하면 촌장에게 간단한 설명을 듣고 나서 얀쿡의 알을 부화시킨다. 부화는 A버튼 혹은 화면 터치를 통해 할 수 있다. 알을 톡톡 건드리면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하고, 그 속에서 얀쿡이 태어난다.

오토몬이 된 얀쿡을 데리고 모험을 떠나면 넓은 초원이 눈 앞에 펼쳐진다. 초원에는 다양한 동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가까이 다가가면 전투가 시작된다. 그래서 전투를 원치 않고 빠르게 목적지까지 가고 싶다면 요리조리 잘 피해다니면서 달려야 한다.

이와 관련해 츠지모토PD는 "귀찮은 녀석들이 지도 내에 몇 마리 있다. 정말 분위기 파악 못하는 몬스터가 아닐 수 없다. 시간을 아끼려면 그들에게 들키지 않도록 잘 도망다녀야 한다"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전투가 시작되면 가장 먼저 공격할 대상을 고른다. 대상을 선정하고 나면 파워와 스피드, 테크닉의 3가지 요소 중 하나의 공격패턴을 결정해야 한다. 각 요소별로 상성관계가 있으며, 파워형 몬스터라면 스피드 공격을, 테크닉형 몬스터라면 파워형 공격을 해야 한다.

모든 몬스터에게는 공격 속성이 있지만, 처음에는 공개되지 않은 상태로 시작한다. 그렇기 때문에 해당 몬스터가 어떤 성격인지를 유추해서 첫 공격을 날려야 한다. 한 번 공격하고 나면 어떤 속성인지가 나오기 때문에 보다 공격하기가 용이해진다. 다만, 도중에 공격패턴을 바꾸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안심할 수는 없다.


오토몬의 경우 스스로 공격패턴을 결정해서 공격하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공격패턴과 맞는 경우 더블어택이 발동돼 더 많은 대미지를 주기도 한다. 전투 중간에는 적과 힘을 겨루는 미니게임 요소가 랜덤으로 들어가며, A버튼을 연타해서 힘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이번 데모에서의 최종 보스는 하늘의 왕자 '리오레우스'였다. 일반 공격 외에도 커맨드에는 별도의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 '기술'버튼과 '아이템' 버튼, 오토몬을 교환할 수 있는 버튼 등이 구현되어 있다.

공격을 시전할 때마다 '인연기술(키즈나와자)' 게이지가 조금씩 차며, 완전히 채우게 되면 Y버튼을 눌러 오토몬을 탈 수 있다. 한 번 더 누르게 되면 인연기술이 발동한다. 흥미로운 점은 인연기술의 표현 방식이다.

얀쿡의 경우 앞에 지나가는 곤충을 먹고 황홀해 하고, 공격하지 않고 정신을 다른데 두고 있는 얀쿡에게 주인공이 꿀밤을 먹인다. 놀란 얀쿡이 먹었던 곤충을 뱉어내고, 이것이 적에게 대미지를 입힌다. 황홀해 하는 얀쿡의 표정과 먹었던 곤충을 뱉어 공격을 한다는 재미있는 연출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커맨드를 내리기 전에도 화면이 멈추어 있는 것이 아니다. 주인공과 얀쿡, 상대 몬스터를 다각도로 비춰주면서 그들의 행동을 계속해서 보여준다. 이러한 연출이 더해져 실제감이 느껴지는, 마치 진짜로 눈 앞에서 몬스터가 살아 숨쉬고 있는 듯 했다. 전투를 마치고 나면 기존작과 동일하게 결과창이 뜬다. 총합 보너스 포인트가 전투를 통해 누적되며, 여러 소재도 수집할 수 있다.

츠지모토 PD는 TGS 현장에서 "본래 몬스터헌터는 RPG 장르와 매우 가까운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기존에 몬헌을 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몬스터헌터 스토리즈'를 통해 몬헌의 세계로 들어오는 것이 우리들이 추구하는 바이다. 향후 통신기능을 활용한 시스템도 도입할 생각이다"라며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처음 '몬스터헌터 스토리즈'가 공개됐을 때, 첫 트레일러 영상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몬스터헌터의 신작이 발표된다고 했는데 지금까지의 몬스터헌터와는 그림 스타일이나 게임성이 전혀 달라보였기 때문이다.

아이루의 모습도 사실 좀 충격적이었다. 고기를 구울 때 옆에서 귀엽게 춤추던 그 아이루가 아니었다. 현실감보다는 만화 스타일로 표현됐으며, 귀여운 느낌보다는 다소 강하고 억세(?) 보이는 인상이었다. 영상만 보고는 별로 기대가 되지 않았다. 몬스터헌터 IP만 따온 그저 그런 게임으로 봤다.


하지만 도쿄게임쇼에서 출품된 체험판을 시연해보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다. 솔직히 말하면 플레이를 해보고 충격받았다. 기대를 전혀 하지 않아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게임을 해보고 나서 '일본판 3DS 기기를 살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몬스터헌터의 세계관이나 기본 시스템, 사운드 등은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RPG라는 전혀 다른 장르의 게임이 탄생한 것이다. 전체적으로 시스템이 복잡하지 않고 컨트롤이 요구되지 않아 진입 장벽도 상당히 낮다. 츠지모토 프로듀서의 말대로 몬헌을 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몬스터헌터 세계로 입문할 수 있는 '창구'가 될 게임으로 전망된다.

단순히 IP활용한 신작이 아니다. 몬스터헌터 시리즈 총괄 프로듀서인 츠지모토 료조PD가 5년동안 개발하고 있는 타이틀이다. 단순히 그래픽 스타일만 보고 '어린이용 게임'으로 치부해서는 절대 안된다. 시스템은 복잡하지 않지만, 그 속에 담긴 게임성과 독특하면서도 흥미로운 요소들이 꽉꽉 담겨있다.

심플하면서도 깊이감 있는 턴제 배틀 시스템을 통해 게임이 진행되며, 알에서부터 부화되는 몬스터 '오토몬'과의 인연을 다져가며 모험을 즐길 수 있다. 기존 액션 장르와는 다르게 접근했지만, 몬스터헌터의 세계를 기반으로 구현된 타이틀이기 때문에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 몬스터헌터 스토리즈 영상(18분 30초부터 플레이 시작/ '인연기술'은 34분 15초에 확인 가능)